〈 77화 〉 76화.
* * *
“Trick or Treat!”
과자를 주지 않으면 장난을 치겠습니다. 라는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협박이 들려온다.
일본인 특유의 혀 짧은 발음이 아직까지 아이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듯
거대한 호박 머리를 쓴 꼬마, 유령 로브를 뒤집어 쓴 꼬마, 유명하지만 내가 보지는 않는 어린이용 마법 소녀의 무언가를 입은 꼬마에게 사탕을 안겨주는 것은
“히이이익! 여기있습니다!”
꼬마 아이에게 겁을 먹은 타마와
“옳지 옳지~”
아이를 유령 로브를 쓰다듬어 주는 나에 언니
“나에게서 과자를 받으려면 탭 댄스를 추어야 할것이야!”
유치하게 역으로 장난을 거는 미우였다.
마법 소녀의 발이 다다닥 움직이면서 탭 댄스를 추자 미우 또한 같이 춤을 추면서 두 사람은 마당에서 빙글 빙글 춤을 추었다.
그 모습이 재미난 지, 과자를 얻은 두 꼬마도 덩달아 춤을 추고
그 재미난 광경에 구경을 하던 꼬마의 부모님들이 웃음을 터트리셨다.
세 사람은 각기
겨울 왕국의 엘사로 분장한 타마
수녀로 분장한 나에 언니
그리고 마지막 꼬마와 같은 마법 소녀 변신 만화의 마나카 라라로 분장한 미우
오타쿠 아니랄까봐 높은 퀄러티의 질을 유지하는 세 사람의 코스프레는 아이들의 경탄을 자아냈다.
사실 코스프레는 어른들의 놀이란다 얘들아, 라는 말을 참고 아이들과 노는 건 세 사람에게, 부모님과 어울리는건 나와 마미 선배가 맡기로 했다.
“하나카와 댁의 아가씨들 정말 예쁘네요!”
“네, 감사합니다. 두 분 이것 좀 드셔보세요! 간단히 바나나에 장식을 붙인 디저트랍니다.”
“어머나 고마워요. 그런데 아가씨는 하나카와씨의…”
“네, 후배입니다.”
“세상에 세상에, 아가씨 참 이쁘네요.”
“어머나~ 아주머니도 가방이 참 이쁘세요. 이거 마루마루 백화점에서 팔던 그거죠?”
이웃 아주머니들과의 대화는 나의 특기였고
마미 선배 또한 평소 이웃과 교류를 하는 지, 아주머니들과 평범하게 대화를 이끌었다.
“네~ 다음에 봐요~!”
“들어가보세요~”
아이들이 인사를 하고, 다른 집 보다 두툼한 과자 봉투를 들고 희희낙낙하며 돌아가자 우리들 또한 집으로 돌아왔다.
“미우, 아이들 하고 노는 거 잘 하는구나?”
“네, 전 언제나 외동이었으니까요. 항상 동생이나 언니가 생겼으면~ 하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거든요.”
“윽, 남동생은 없어도 괜찮아.”
“어머나, 언니 너무해~”
“그나저나 미우가 입은 그 마법…”
“하아? 마법 소녀 아니거든요! 프리 파라는 아이돌 애니메이션으로서!”
“나에게 있어서는 반짝 반짝 빛나면서 변신하면 다 마법소녀야.”
“언니이이!”
미우와 그런 잡담을 하고 돌아오자, 마미 선배가 슬슬 요리를 준비하고 있었다.
“자, 이제 방문하기로 한 가정들은 다 한 거 같으니 우리들은 슬슬 요리에 돌입해 볼까?”
“좋아요.”
우리들은 그렇게 요리에 돌입을 했다.
그리고 미우는 공부를, 나에 언니와 타마는 우리들의 일상을 비디오로 찍고, 공개 될 만한 부분을 커뮤니티에 업로드를 했다.
그리고 본격적인 식사 준비가 다 되는 오전 열한시 반
이제 남는 건 고기가 다 구워지길 기다리는 그 마법의 두 시간을 앞둔 시점
별안간 마미 선배는 잠시 나보고 나가달라는 말을 하더니 이내 모든 사람들을 소집했다.
깔끔히 치운 주방에는 네 개의 제과 준비 세트마냥
넉넉한 쿠키 반죽과 아이스 버터, 퐁당 아이싱, 반짝반짝 빛나는 과자, 맛있어보이는 달콤한 소스 등이 널려져 있었다.
의아해하는 우리들을 향해 마미 선배가 자신만의 기획을 말해 주었다.
“그, 그러니까 과자 만들기 챌린지라고요?”
“네, 여러분들의 재주 껏 만들어 보세요.”
어쩐지 반죽이나 장식용 퐁당이나 아이스 버터나 색소가 많다 싶더니
이러려고 준비한거구나.
마미 선배가 준비를 한 건 다름이 아닌
마미 선배가 구운 예쁜 쿠키를 보면서 따라 굽기다.
보통 쿠키를 굽는 데 40분 정도 걸리니까
모양을 잡고 굽는 데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고 선배가 말했다.
“재미있겠다!”
“반죽들은 여기 준비 되어 있으니 다들 한 번씩 도전 해봐요.”
“나에 언니, 화이팅!”
“참고로 쿠키 사진들은 커뮤니티에 찍어서 올려서 투표를 받을 건데, 1234등을 정해서…”
“정해서…?”
“뭐긴, 작곡가인 내가 줄 게 다를게 더 있어?”
그리고 마미 선배의 온라인의 이름은 작곡가 니아
그녀는 이미 천 만 재생횟수의 곡을 다섯 곡 이상 작곡한 천재 작곡가다.
세 사람의 두 눈에 투지가 깃든다.
이렇게 된 이상 메이드인 나도 질 수 없지!
마미 선배가 제시한 유령 모양의 쿠키는 하얀 배경에 검은 턱시도를 입고있는
25센티 가량의 쿠키다.
쿠키의 모양을 자르기 위한 칼과
옷을 입히기 위한 퐁당 아이싱과 그 위를 꾸며 줄 장식 과자나 소품들이 준비되어 있다.
“자 그럼… 시, 작!”
마치 요리 프로그램에 등장한 게스트들과 같이
타마, 나, 미우 그리고 나에 언니 네 사람은 비장한 얼굴로 주방에 들어섰다.
“화이팅~ 화이팅~”
그리고 메이드 복을 입은 마미 선배가 우리들을 촬영하면서
우리들은 본격적인 베이킹에 도전했다.
***
할로윈 같은 큰 축제에 자신의 버튜버가 어떤 기발한 방송을 기획하는지 기대하는 건 팬들의 특권이다.
할로윈을 하면 가장 많이 떠오르는 테마는 역시 알록달록한 호박무늬로 꾸민 방송 송출 방으로 진행하는 할로윈 테마의 잡담 방송
혹은 공포 게임 방송이다.
특히 공포 게임은 겁이 많은 사람이 할 경우 도와줄 사람을 꼭 찾아서 함께 하기 때문에
두 사람이 비명을 지르건, 한 사람이 패닉상태에 빠진 것을 지켜보는 사람을 보건 보는 맛이 있다.
누군가는 할로윈을 기념해서 공포 체험 테마관을 마인 크래프트에서 짓거나
할로윈 컨셉 가챠 캐릭터를 뽑기 위해서 재산을 탕진하는 등,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했는데
이런 버튜버들의 할로윈 활동에 대한 커뮤니티에는 모두의 이목을 끄는 글이 올라왔다.
[실시간으로 레전드 갱신 중, 얘들 진짜 재밌게 논다.]
그 글에는 태그에 타마, 유리아, 클레, 메이드가 걸려 있었다.
최근 자주 화제에 오르는 그녀들이었기에 꽤 많은 사람들이 그 글을 눌렀다.
하이 버생친구들
타마의 마루마루군, 유리아의 마계 하층민들은 모두 알고 있겠지만 이 둘이 할로윈때 재미있게 놀거라고 예고 했잖아
그런데 우리는 믿지 않았지 ㅋㅋ 에이 어떻게 선라이즈 최고 아싸 둘이서 재미있게 놀겠어?
하지만 그게 되더라
우리는 이제 이 의문을 해결할 마법의 단어를 알고 있지
그래 메이드
심지어 이번엔 메이드가 두 명이다 ㅋㅋㅋ
[사진 1][사진 2]
이거 봐봐 ㅋㅋ 이게ㅋㅋ엌ㅋㅋ호텔ㅋㅋ레스토랑ㅋㅋ이아니라ㅋㅋ집에서 만든 요리래
세상에 이게 말이 되냐?
할로윈 음식이 저렇게 귀여울 수 있어? 데포로메로 만든 손가락 파이나 유령 분장한 바나나
귀여운 쥐형태로 구운 햄버그 스테이크라니 ㅠㅠ 너무 귀엽지않아? 여자력 흘러넘치는데 진짜 미치겠다.
여기서 주목 해야할 건 유리아의 매니저이자 메이드인 라짱이 아닌
타마의 매니저이자 이번에 메이드로 분장한 메이드N씨인데
여기 보이지? 귀여운 쿠키들과 케이크 이거 전부 직접 만든 거래...
대박이지 않아? 물론 프로들의 그것과 비교하는 건 아쉽긴한데
어떻게 매니저가 이렇게 이런 활동에 진심일 수 있지?
진짜... 대단하다...
[사진 3] [사진 4] [사진 5]
[링크 1] [링크 2] [링크 3]
그리고 타마와 유리아,클레의의 트위터에 올라온 건데... 이거 봐봐 ㅋㅋ
과자만들기 챌린지 태그를 붙여서 만들었는데, 보아하니 과자를 잘 굽는 메이드N씨가 제시한 과자를 따라하는 과자 만들기래.
그래서 타마 유리아 클레 메이드 라짱 네 사람이 도전을 했는데 유리아의 과자가 레전드다...
이게 진짜 할로윈 쿠키 아니냐? 정말 꿈에 나올까봐 무섭다.
타마의 것도 만만치 않는데... 의외로 클레가 손이 섬세한지 쿠키가 예쁘게 굽혔더라...
물론 제일 재현도가 높은 건 메이드인데... 이건 모두가 예상했잖아?
[링크 4] [링크 5]
아무튼 할로윈에 이렇게 서로 모여서 쿠키를 굽고 음식을 만든다고 하니 진짜 2차로 망상을 하는데 내 가슴이 다 웅장해진다...
그리고 다 함께 잭 오 랜턴 만드는 영상 올린 것도 봐봐 진짜 애들 목소리 들리면서 재미있게 노는데 보는 내가 다 행복해진다.
이렇게 보면 어떻게 회사 동료가 아니라 정말 가족 같은 분위기 아니냐?
진짜 여성 다섯 명이 행복하게 지내는데 내 백합회로가 불타서 쓰러질 거 같아.
게다가 5인 코스튬 파티라니 진짜... 하아, 정원의 잡초가 되어서 지켜보고싶다 정말ㅋㅋ
그리고 밤에는 메이드도 참가해서 4인 노래방송을 한다고 하더라고ㅋㅋ
안 보는 흑우 업재?? >>
전날 밤부터 이어진 예고 공지를 캡쳐한 다음
할로윈 오후 다섯 시에 이목을 집중한 이 글은 순식간에 화제에 올랐다.
회사 소속 버튜버 세 명이서 할로윈에 코스프레 파티
그 멤버는 최근에 핫한 듀오인 타마와 유리아
그리고 공부를 위해 잠시 방송을 떠난 클레의 새로운 소식과
선라이즈 최고의 잘생긴 목소리로 평가되는 메이드 라의 소식 등
인기를 끌 만한 요소들이 넘쳤기에 순식간에 다른 커뮤니티에 퍼져 나갔다.
[어떻게 할로윈의 근본지인 서양보다 잘 노냐고]
[부럽다... 나도 저렇게 파티를 즐긴 지 오래 되었는데]
[크윽, 코로나만 아니었어도 나도 저렇게 즐기는 건데]
[근데 코스프레 퀄리티 뭐냐ㄷㄷ전문인에게 의뢰한 수준인데?]
[굉장해ㅋㅋ메이드가 둘 이라니... 행복하다...]
[이제 선라이즈 매니저=메이드 설?]
[그거 다른 평범한 분에게는 실례가 될 수 있으니 지양해달라고 글이 있잖아요.]
[사실 메이드 라가 특이한거지... 사실 그녀는 버튜버로 데뷔할 인재였지만 지병으로 인해...]
그렇게 사방 팔방으로 퍼진 버튜버 3인의 할로윈 파티 글로 인해서
오후 8시에 진행 예정인 4인 음악 방송에는 무려 실시간 동시 시청자 10만 명을 찍는 진풍경을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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