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9화 〉 10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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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구나 그렇게 두 사람이 크리스마스 파티의 참가라… 그리고 거기에 참가하는 대상은 코모레비, 타마, 유리아 이렇게고.”
“아무래도 크리스마스 때에는 아는 사람 다 불러서 놀자는게 헤헤.”
“그리고 GB쪽에서는 에오스 셀레네의 듀오라, 확실히 화려한 멤버이긴 하네, 다들 유나 손길이 묻어 있고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버튜버라는 점에서는 말이야, 참 너하고 친하다고 할 수 있는 클레스타인이나 미카엘은 안 나오니?”
“아무래도 클레는 센터 시험을 위해서 잠시 떠난 셈이 되었는데 할로윈이면 모를까, 1월달에 시험이 있는데 크리스마스에서 즐기기엔 조금 그렇잖아요.
그렇다면 팬들에게도 실례고 다른 버튜버들에게도 실례잖아요. 그리고 미카엘은 단순하게… 나이 문제 때문에요. 중학생을 밤 9시 이후에 수익나는 방송을 시키면 안 되잖아요?”
“윽, 그건 그렇네. 그렇게 해서 다섯 사람인가… 어디보자, 너하고 같이 정기적으로 방송 녹음에 들어가는 에이아는 그날 이나리와 함께 게임 듀오 방송이 예약되어있고… 엘프 카린은?”
“그 사람은 모닥불에서 사랑 이야기를 하는… 자신의 팬들 염장 지르는 콘텐츠를 한다고 하네요.”
“……진짜 그녀 답구나.”
“아무튼 더 물어보실 건 없나요?”
“응, 미리 말해줘서 고마워 아무래도 유나의 명절 파티 기획은… 부러운 콘텐츠가 될 것 같아서 말이야.”
“저희 파티에 지지 않게 선라이즈 본사에서도 성대하게 열어주세요.
아무래도 저희 업계는 크리스마스에 방송을 안 하면 쓸데없는 소문에 휩싸이잖아요… 그게 설령 가족들하고 보내는 거라고 해도 말이죠.”
그 말을 들은 코이즈미 언니는 쓰게 웃으면서 바쁘게 움직이던 손을 멈추었다.
“확실히 그렇긴 하지.”
“사실 저도… 크리스마스에 굳이 방송을 해야하나 싶었긴 했어요. 제가 아무리 방송각을 만들기를 좋아하기는 해도 크리스마스 파티만큼은 아늑하게 가족 같은 느낌 들도록 편안한 분위기로 진행하고 싶었거든요.”
“그러니까 캐롤을 들으면서 선물을 준비하는 거?”
“늦잠꾸러기 버튜버들을 갈구면서 잠에서 깨운 다음 근사한 크리스마스 쿠키를 먹인 다음 눈싸움을 하고 교회에 가서 찬송가도 부르고 기부도 좀 하고, 평소에 사고 싶었던 물건도 좀 산 다음에 파티 준비를 즐기면서 빵도 굽고 고기도 굽고 달콤한 디저트도 만드는거죠.
그 다음에는 집에서 엉망진창인 음색으로 캐롤을 부르고 같이 가족 영화나 보면서 낄낄거리다가 샴페인을 터트리면서 근사하게 달리는거죠.”
“….처음의 그 경건한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어디 가고 왠 술이야?”
손으로 턱을 짚으며 가만히 듣던 코이즈미 언니가 뭔가 깬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나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대답했다. 저번 온천 여행에서도 그렇고 언니는 은근히 술을 좋아하지 않는 편인 것 같았다.
“에이, 파티에 술이 빠져서 되나요? 이미 알코올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 마실 술들을 하나하나 다 고르고 있습니다.”
“… 너 우리 애들 술 마시고 난 다음에 이상한 이미지 만드려는 거 아니지?
애들이 술 마시고 난 다음에 자신의 털 모양이 이렇고 저렇고 하는 만취 방송을 다시 한번 보게 된다면 진짜 기절할지도 몰라.”
“어… 음… 그런 일은 없을거에요. 아마도요.”
“나… 진짜 유나 믿어도 되지? 우리 회사에 빛을 가져다 온 개쩌는 매니저님을 믿어도 되는거 맞지??”
신상에 기도를 올리는 신자처럼 나의 손을 붙잡으며 언니가 뜨거운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아마… 술은 내가 제일 강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만 믿어요 언니, 저 술고래에요.”
“그래 진짜 너만 믿는다.”
마지막 불안 요소를 점검한 언니는 마침내 유나네 크리스마스 파티 계획안에 허가 도장을 찍어주었다. 아무래도 비공식이라고는 하나 처음으로 GB의 인원과 일본의 인원이 한꺼번에 나오는 방송이다 보니 걱정되는게 많았나 보다.
그도 그럴게 GB의 인원들을 보고 버튜버이 입덕한 외국인들은 아직까지 일본의 버튜버들을 잘 모른다. 거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긴 하다. 일본의 버튜버들을 보기 위해서 요구되는 일본어의 장벽과 일본의 인터넷 방송 문화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만 제대로 즐길 수 있었고, 밤낮이 뒤바뀐 시간대의 생방송을 보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무엇보다도 아직까지 GB의 인원들은 다섯 사람끼리 서로 합동 방송을 하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에 아직까지 일본의 버튜버들이 서양권에 알려지지 않다는 점이 컸다.
때문에 서양인들에게는 낯선 일본 버튜버들의 인상을 그녀들을 통해서 알려질 수 있기 때문에 첫 합동 방송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회사의 방침이었다.
그렇기에 서양의 문화권에서 축일로 기리게 되는 크리스마스야 말로 두 서버의 버튜버들이 만나기에 적절한 자리라고 나는 어필을 했다. 아무래도 생각해도 일본에 들어와 있는 GB의 두 사람의 존재야 말로 이 방송을 빛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하여간 말은 잘하긴 해요. 그리고 직접 그 귀찮은 파티 준비들을 다 하겠다는 그 행동력도 참 대단해. 너는 정말 체력이 무한인가 보구나.”
“저번에 쓰러지고 나서 아주아주 비싼 비타민들을 먹기 시작했어요.
평소에는 건강 식품을 그닥 신뢰하지는 않았지만 한 달에 지출하는 금액이 2만엔이 넘어가다 보니 아주 효과가 확실한 것들 것 많더라구요.”
“아무튼 비공식이기는 해도 첫 오프 콜라보 진행 잘 부탁해. 유나야 너만 믿는다. 언니가 너 좋아하는 거 알지?”
“네, 믿고 맡겨만 주세요.”
총괄 매니저의 허가가 떨어졌다.
이제 남는 것은 닭들을 굽고 감자들을 튀기고 술병의 뚜껑을 까서 신나게 먹고 마신 후에 즐겁게 노는 일뿐이다.
회사를 나서는 나는 차가운 겨울 바람에도 미소지을 수 있었다.
야호 파티다 파티, 크리스마스 파티다!
***
“우와 결국 외국인 여자들도 꼬셔버리는구나 무섭도다 유나야, 네가 내 집을 고돔과 소모라 같은 타락한 도시로 만들 것 같아서 말이야.”
크리스마스 파티 준비를 위해서 시장에 온 나는 마미 선배에게 파티 계획 허가서를 받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더니 그렇게 대답했다.
“크리스마스에 소돔과 고모라라니 이 무슨 배덕적인 말인가요? 선배 은근히 그런 중2 자극할만한 말 하는거 보면 확실히…”
“응~ 직장 선배의 집에서 여자들 불러서 놀겠다는 너보다 건전해.”
“도대체 사람을 무슨 음란마귀 취급하는 것도 정도가 있지! 너무 하신거 아니에요?”
“가슴에 손 얹고 생각해보려구나 유나야, 그 GB의 두 여성들과도 오해살만한 짓을 하지 않았는지 말이야.”
윽
그렇게 말하니 할 말이 없다.
특히 초창기 말리아에게는… 목욕 직후 나온 모습을 보여준적도 있지 않았던가
코토나시 양하고는 여름 축제 때 나에 언니가 우리 두 사람을 의심하기도 했고…
“거 봐. 늘 말하지만 우리 집에서 음란 행위는 안 된다.”
“씨이!”
“유나야 이제 너는 나에게 안 돼.”
마미 선배가 까치발을 하여 나의 머리를 툭툭 쓰다듬으면서 그렇게 말했다.
그녀에게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큰 신세를 지고 있는 나는 얼굴을 붉힌 채 아무 변명도 하지 못했다. 실제로 그녀가 하고 있는 말이 틀린것도 아니고… 하긴 나라도 내가 빚 내서 산 집에서 동생이 이런저런 행위를 한다고 하면 대번에 불쾌감이 들 것이었다.
그냥… 마미 선배가 천사인거지 천사
나는 오늘도 마음속으로 마미 선배를 찬양하면서 마트에 물품을 쓸어담았다.
“그나저나 선배는 정말 안 오실건가요?”
“응, 크리스마스에는 작곡가들과 그 동안 신세 진 가수분들하고 같이 파티를 보내던 게 오랜 관습이라서 말이야… 뭐… 그래도 저녁에는 잘 하면 들어갈 지도 모르겠네?”
“앗, 정말요?”
“왜, 가사일 같이 도와 줄 소중한 메이드 겸 선배님이 없어서 아쉬운거냐?”
“그, 그런건 아니에요.”
“하긴 손님만 여섯인 대규모 파티를 혼자서 준비하는 건 쉬운 게 아니지. 이번 기회에 두 사람도 좀 써보는게 어때? 특히 내 언니 말이야. 네가 해달라고 하면 꼼짝없이 들어줄 걸?”
“그, 그럴까요?”
“응, 우리 언니 아직도 너 무서워 해.”
“그건 좀…충격인데요.”
사실은 실망이다.
아니 같이 먹은 밥만 해도 몇 끼고 같이 논 시간만 몇 시간이고 같이 부른 곡만 몇 곡인데!
너무한 거 아닌가!
아직도 나를 무서워하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그래 모든 여자가 너에게 헤롱헤롱 넘어갈 거라고 생각하지 말렴. 언니는 태생적으로 널 무서워 해.”
“어, 어째서요?”
“몰라, 어릴 적에 언니를 왕따시킨 누군가가 떠오른다고 해야하나? 태생적인 인싸 분위기에게 짓눌리는거지.
그러니까 언니 너무 괴롭히지 마, 저래 보여도 엄청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그치만… 사람이 저렇게 귀여운 걸 어떻게 참아요?”
“우와 그거 방금 너무 기분 나쁜 오타쿠스러운 말이야. 소중하니까 괴롭히고 싶다는거야 뭐야?”
“하지만 타마의 …큿! 하는 소리 너무 귀엽지 않나요?”
“아… 버튜버의 덕질인거구나.”
마미 선배가 짜게 식는다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다.
뭐! 버튜버 좋아하는 사람이 버튜버 덕질 한다는 게 뭐가 어때서란 말인가!
“아무튼 언니는 이번에 좀 많은 기대를 하고 있어. 내가 없는 사이에 크리스마스 파티, 집 주인은 자기 혼자고 파티를 도와주는 끝내주게 유능한 메이드 한 사람과 친구 한 사람… 평생토록 고통스러운 파티만 했던 언니에게 있어서는 정말 큰 기회인거야.”
진열대의 스파게티 소스 한 통을 집어들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은 마미 선배가 말했다.
“그러니까 부탁한다 유나야, 언니에게 부디 최고의 크리스마스 파티가 되게 해줘. 다시는 언니를 괴롭히는 그 못된 생각이 나지 않게 말이야.”
“걱정마세요. 제가 누군가요? 선라이즈 최고의 메이드 유나라고요. 끝내주는 크리스마스 파티, 맡겨만 주세요!”
“고맙다. 정말로.”
“에이 뭘요.”
서로 미소를 교환한 우리는 다시 쇼핑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먹고 마시게 될 예정이다보니 마트를 종횡무진하며 우리들은 교회를 약탈하는 중세 시대의 바이킹처럼 쇼핑 카트에 식재료를 쓸어 담았다.
알면 알수록 사람 애틋하게 만드는 타마의 뒷 이야기를 들은 이상 가벼운 마음으로 준비할 수 없기에 나는 예상보다 큰 지출을 각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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