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화 〉 198화.
* * *
아리아와 에오스가 첫 합동 방송을 무사히 마친 다음 날
영어권 리스너들이 가장 즐겨 찾는 커뮤니티 플랫폼인 레딧에서 다음과 같은 글이 올라왔다.
[분석글어째서 아리아가 다른 버튜버에게 인기가 좋은가?]
들어가기에 앞서, 내 소개부터 해볼게.
나는 흔히 어둠의 메이드단이라고 하는 아리아 이전의 메이드 라를 좋아하고 따라다니던 팬이야.
일본어와 영어가 둘이 다 돼서 메이드의 방송과 아리아의 방송을 놓치지 않고 다 챙겨봤지.
그래서 나름 팬 중에서는 라=아리아에 대해서 제법 잘 안다고 생각해.
아무튼 내가 이 글을 올린 이유가 뭐냐면, 이따금 커뮤니티에서 아리아에 대해서 비판하는 글들이 보이는 게 안타까워서 그래, 특히 JP 선배들과 합방을 자주 하고, 한 달 넘게 GB의 선배들을 챙기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서 화내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볼 수 있지.
거두절미하고 말하자면, 아리아의 안사람은 굉장히 인기가 좋은 사람이고, 그런 사람의 방송 데뷔를 기다려온 JP 선배들이 훨씬 많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일어난 거니까, 너무 화를 내지 않았으면 좋겠어.
먼저 아리아의 매력, 그러니까 캐릭터가 아닌 안의 사람에 관한 이야기들을 종합해볼게.
(1) 엄청난 미인
[영상 1] [영상 2] [영상 3]
영어 자막을 첨부한 영상을 올릴게, 각자 유리아, 클레스타인, 카린의 발언이야.
셋 다 공통점으로 말하는 게 있다면, 아리아의 안 사람이 굉장히 미인이라는 거야.
특히 선라이즈 버튜버들 중에서 가장 핫하고, 성적(??)인 것에 관심이 많은 카린이 공인한 ‘선라이즈의 제일 미인’이라는 말에 대해서 주목해봐야 해.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카린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본인 또한 굉장한 미인이고 그것 때문에 피곤한 삶을 살았다고 증언한 게 많은데, 그런 미인조차도 이렇게 말하는 거 보면 아리아의 안 사람이 미인이라는 거 알 수 있음.
무엇보다도 [영상 3]은 단독 토크가 아닌 다른 버튜버 4명이 있는 꽤 수다스러운 방송인데 거기에 있는 버튜버 전원이 아리아의 미인에 대해서 태클을 걸지 않았지.
여기서 일단 우리는 아리아의 안 사람이 굉장한 미인이라는 걸 알 수 있어.
(2) 마마
이건 아리아 이전의 메이드 라를 알고 있던 사람들이라면 다 아는 사실일 거야.
가장 유명한 콘텐츠라고 하면 [메이드의 간식] 콘텐츠지.
요즘엔 안 올리지만, 유리아와 메이드가 결합하고 난 이후 8개월 가까이 방송 도중에 먹을 수 있는 간식이나 식사 같은 것을 메이드가 직접 해주었지.
문제는 간단하게 데운 냉동 버거 같은 게 아니라, 수제 닭가슴살 소시지, 집에서 직접 만든 파이, 오이 샌드위치 등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들을 해주었지.
그리고 [영상 4]나 [영상 5]만 보더라도 그녀가 오프라인 파티에 참여해서 만든 음식들을 엿볼 수 있는데, 솔직히 저 정도면 요리사급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예쁘고 맛있게 만드는 편이야.
그런데 자신의 솜씨를 썩히지 않고 자신이 직접 한 요리들을 선물하러 다니기도 하고, 혼자 사는 버튜버들과 합동 방송을 할 때면 직접 밥을 먹인다거나 이러는 편이라고 해.
[사진 1] 이걸 보면 어제 합동 방송한 에오스가 ‘아리아가 만들어 준 식사’라고 하면서 맛있어 보이는 스테이크 사진 올렸잖아?
그야말로 어머니인 셈이지.
(3) 인싸
이건 어둠의 메이드단들 사이에도 제법 견해가 갈리는 의견인데, 아리아는 굉장히 외향적인 성격이다 못해 파티 메이커 같은 분위기가 있다는 거지.
메이드의 목소리가 차갑고, 활동 초기에는 합동 방송을 그다지 내켜 하지 않는듯한 태도를 취해왔잖아? 그리고 뉴스로 데뷔하고 나서도 본격적으로 나서지 않고 보이스로만 참여해서 굉장한 부끄럼쟁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사실 그것도 아니라고 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
[링크 1]
이건 유명한 키리누키 영상인데, 한국인이 만든 영상이긴 해도 영어 자막이 있어서 볼 수 있어.
이게 무슨 영상이냐면, 30분에 걸친 긴 영상 속에서 버튜버들이 언급하는 ‘메이드 라’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영상이야.
같이 쇼핑을 나갔다는 이야기, 심심할 때 불러서 같이 고기 먹으러 간 일, 자신의 집에 놀러 가서 음식을 해주었다는 이야기…. 이런 이야기들이 온갖 버튜버들 입에서 나오고 있어.
선라이즈에 소속된 버튜버의 절반 이상에서 그녀의 이야기를 알 수 있지.
특히 자동차를 가진 모양인지, 이따금 멀리 사는 버튜버들을 직접 데리러 가는 픽업 서비스도 한다고 하는데. 그만큼 낯가림이 없고 쉽게 친해질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거지.
(결론)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거야.
메이드 라는 엄청난 미인에, 남을 챙겨주기 좋아하는 마망 캐릭터를 가지고 있고 외향적인 인싸라는 점이지.
그런 사람이 수동적인 메이드 캐릭터가 아닌 능동적인 버튜버라고 할 수 있는 아리아로 데뷔를 했는데 메이드 라로 활동하며 1년 가까이 그녀를 알게 된 사람들이 과연 아리아를 내버려 둘까?
아니지, 실제로 그녀는 콜라보 제한이 풀리자마자 엄청나게 합동 방송에 불려 나갔잖아?
집에서 하는 합동 방송은 물론이고, 오프라인에서 하는 합동 방송에 자주 불려 나가고 그러면서도 메이드의 역할을 다하면서 선라이즈의 아나운서로 활동하고 있는 거 보면 진짜 대단하긴 해.
아마 데뷔 정해지자마자 버튜버들이 제비뽑기로 순번 정해서 아리아와 합동 방송하려고 예약 대기 걸었을 걸?
(하고 싶은 말)
사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거야.
아리아라는 사람, 굉장히 매력적인 거 알겠는데 그걸 넘어서 바람둥이 기질을 가진 거 아닐까?
왜냐면 온갖 썰들 들어보면 아리아에 대해 호감을 지닌 버튜버들이 엄청 많아.
물론 인터넷 방송인 특유의 과장이나 일본인들 특유의 예의 차리는 문화 때문에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는데….
나는 어제 방송을 보고 깨달았지.
울고 있는 에오스님에게 서툰 독일어로 괜찮아요, 내가 옆에 있잖아요~ 라고 빌드업 들어간 다음에 아기처럼 우는 에오스님에게 독일어로 자장가를 불러줬잖아?
이건 그냥 미쳤지.
사람을 꼬시는 게 보통이 아니야.
마치 로맨스 드라마의 매력적인 남주인공처럼 사람들을 꼬시는 게 보통이 아니야.
너희들이라면 의무로 해야 하는 공포 게임에 겁을 먹고 멘탈이 터져서 2만 명 앞에서 울고 있는데 자신의 모국어로 이런 거 듣고 나서 반하지 않을 자신 없어?
상냥하고 능력도 좋고 남 돌보기를 좋아하는 성격에 미인이라고 하는데….
나는 걱정이야.
아리아 다음으로 좋아하는 게 에오스님인데, 에오스님이 아리아에게 홀려버려서 마음고생 할까 봐, 이미 그녀의 하렘 후보 버튜버는 일곱이 넘어간다고.
다소 장황한 글이었으나, 이 긴 글은 아리아에 대해서 잘 모르던 팬들, 그리고 아리아에 대해서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녀의 전생이라고 볼 수 있는 메이드에서 잘 모르던 사람들에게 많은 정보를 주었다.
2개월 넘게 보이면서 알게 된 아리아의 매력은 알고 있고, 아리아가 데뷔하기 이전 메이드 라로 활동하면서 버튜버의 경력을 쌓았다는 건 알고 있지만, 일본어로 주로 진행된 방송이 많았기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영어권 리스너들은 이 글을 보고 그녀의 일본 내 인기를 깨달을 수 있었다.
글쓴이 정성 추
그런데 이 글 내용 모아보면 말이 안 되는데?
뭐가
사람들이 지나가다가 돌아볼 만한 미인에, 가사 능력 우수, 사람이 부지런하고, 노래도 잘 부르고 게임도 잘해, 그러면서도 사람 챙기는 거 좋아하며 외향적인 성격에, 마음이 무너진 사람을 위해 외국어로 노래를 불러준다?
ㅋㅋㅋ…. 어떻게 이런 사람이 존재하냐고
와 근데 돌이켜보니 독일어로 자장가 불러준 거 너무 소름 돋지 않냐?
진짜 태생이 바람둥이다, 나라면 반할 듯
정말로 ㅋㅋㅋㅋ 안 반하는 게 이상할 듯?
ㅉㅉ 뭘 모르네, 에오스 셀레네는 진리 커플이다. 떼어놓지 마라
응 아니야, 아리아가 셀레네도 꼬신 다음 하렘 차릴 거야
아리아가 능력이 대단한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방송인으로서의 매력으로 대단한 것이었고, 그녀의 사회성이나 인간성을 알기에는 2개월이라는 시간은 부족한 시간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울고 있는 에오스를 달래는 달콤한 위로와 동시에 아리아의 다른 삶이라고 할 수 있는 ‘메이드 라’라는 캐릭터가 얼마나 다른 버튜버들에게 자주 언급되고 같이 지내고 싶은 사람이라는 것이 알려진 이후 아리아의 인지도는 다시 한번 올라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괴물 신인, 그다음에는 역대급 슈퍼 채팅 내역과 일본 내 사회적 흐름을 일으킨 기부 활동, 그리고는 숨겨진 그녀의 바람둥이 기질
그야말로 한 캐릭터가 담아내기에 어마어마한 캐릭터성이었지만 또 다른 삶을 뻔뻔하게 고수하는 메이드 라의 활동 덕분인지 그녀의 캐릭터는 2개월의 활동 기간에 비해서 다른 시청자들에게 깊게 와닿았다.
이런 영어권 커뮤니티의 흐름을 읽은 일본 측의 팬들도 그들의 반응을 재미있게 캡처하고 클립을 딴 이후, [메이드의 매력을 알게 된 야니키들(영어권 형들)]이러면서 게시글과 동영상들을 만들었다.
**
아무튼 이런 팬들의 반응을 민감하게 지켜보는 이가 있었으니, 다름 아닌 코이즈미 이사였다.
날이 갈수록 회사의 체계가 잡혀가고, 주먹구구식으로 움직이던 동인 오타쿠 집단에 가까웠던 선라이즈가 비로소 회사 꼴을 갖추기 시작하자 업무의 지옥에서 벗어난 그녀의 최근 취미는 자신이 좋아하는 버튜브들을 덕질하는 일이었다.
당연히 그녀의 가장 첫 번째는, 아리아였다.
“와, 유나 요것 봐라, 이래놓고 꼬실 생각 없었어요? 이러겠지?”
이미 유나의 행동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는 코이즈미는 해외 커뮤니티의 반응을 정리한 글을 끄고는 중얼거렸다.
“우리의 보물인 유나가 왜?”
일요일임에도 아무렇지 않게 출근해서 업무를 볼 겸 자신의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GB의 일본 담당인 마츠시타가 반응했다.
“아니 그냥, 어제 에오스의 방송 하이라이트를 보고 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지.”
“아, 확실히 독일어로 노래 불러줬을 때는 진짜 감동이긴 했었어.”
“문제는, 그런 그녀의 태도를 달갑게 보지 않을 사람들이 좀 있어서 그래.”
아니 외국에서 방송인 생활하며 조이기만 했던 긴장 끈이 풀린 에오스를 달래주는 게 뭐 어때서 아리아의 친절을 달갑게 보지 않는 사람이 있단 말인가?
그 사실을 이해할 수 없던 마츠시타는 날카롭게 말했다.
“그게 무슨 소리야? 미친 거 아니야?”
“미치긴 미쳤지, 우리 귀염둥이 유나의 매력이.”
아까와 대비되게 울적한 목소리로 대답하던 코이즈미는 책상 한쪽에 치워둔 서류뭉치를 가리켰다.
“그게 뭔데?”
“유나가 살고 있는 우리 사택에 들어오고 싶어 하는 버튜버들의 지원 목록이야.”
호기심이 동한 마츠시타는 서류를 싹 뒤져보았다.
선라이즈 소속의 버튜버 절반 가까이가 지원을 했다고 한다.
그중에서는 이미 자기의 집을 가지고 완벽하게 독립을 한 이들도 있다는 사실이 그녀를 놀라게 했다.
사택이라고는 해도 어디까지나 사회 초년생들이 자기가 살 집을 마련하기 위해 돈을 아끼며 돈을 회사의 복지로 아끼면서 사려고 하는 게 아닌가?
그런데 구태여 집을 마련한 이들이 왜 다시 그런 조그만 집으로 돌아오셔한단 말인가?
“그거 알아? 이나리는 이미 그쪽 동네 옆집으로 이사하였어.”
“...”
“클레스타인하고 카린은 자신의 계약 조건을 수정하면서도 우리 사택에 들어오고 싶어 해.
이미 입주가 끝난 코모레비의 옆집은 물론이고, 설계 잘못으로 전선 쪽을 고쳐야 하는 최상층에 들어오고 싶다는 애들이 스물 가까이 된다.”
“이, 이게 무슨.”
“하아, 진짜 우리 회사 버튜버들 데리고 하렘을 차리려고 한다니 참 기가 찬단 말이지.
걔 옆에는 진짜 무서운 쿠로가와 씨가 있는데도 말이지.
아니 마왕성에 납치된 공주님은 얌전히 있는 게 국룰 아니야? 어째서 자신의 매력을 사방팔방 뿌리지 못해서 안달이지?”
“그, 그러게…. 심지어 두 사람 서로 좋아하는 거 아니야?”
“아…. 그거? 내가 생각하기에는 유나가 말하는 ‘좋아요’ 하고 쿠로가와 씨가 말하는 ‘좋아요’하고는 좀 무게가 많이 다른 거 같더라.”
“...”
“난 말이지, 이따금 생각해, 언젠가 완전히 정신줄을 놓아버린 쿠로가와 씨가 방송에 난입해서 유나를 데리고 납치할까 봐.”
농담처럼 들리지만, 쿠로가와의 진짜 텐션을 알고 있는 몇 안 되는 사람인 마츠시타는 힘 빠진 목소리로 ‘하하’라고 말하는 수밖에 없었다.
구미호 캐릭터를 연기하라고 했지만, 원체 태생이 바람둥이 기질이 다분했던 유나는 정말로 회사 차원으로 제제가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성장했기에, 마츠시타는 고민에 빠져들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