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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뭔가 있다 (73/183)

73. 뭔가 있다2022.01.08.

예나가 눈에 바짝 힘을 주고서 지헌을 빤히 바라보았다. 지헌은 할 말을 잃었다. 난데없는 위기상황에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 정오가 상냥하게 미소 짓고는 고개를 기울여 예나를 바라보았다.

16551154709401.jpg“예나야. 엄마가 도빈이네 엄마한테 뭐라고 부르지?”

16551154709407.jpg“진서 씨.”

16551154709401.jpg“그리고 또?”

16551154709407.jpg“도빈이 어머니.”

16551154709401.jpg“그래. 그거야. 남의 어머니도 어머니라고 부를 수 있어. 바둑학원 선생님도 엄마한테 어머니라고 부르잖아.”

관록 있는 정오가 현명한 대답을 내놓았다. 그럼에도 예나의 입술은 삐죽 나와 버렸지만. 국순이 타이밍 좋게 끼어들어 지헌을 맞았다.

16551154709431.jpg“어서 들어와요. 오느라고 힘들었겠네.”

지헌이 들고 온 과일바구니와 꽃다발을 국순에게 내밀었다.

16551154709438.jpg“과일은, 예나랑 어머님이 좋아하신다고 해서 가져왔습니다.”

16551154709431.jpg“그걸 믿어요?”

애플망고, 샤인머스캣, 한라봉…… 바구니 안의 과일들을 확인한 국순이 픽 웃으며 대꾸했다.

16551154709431.jpg“지가 좋아하는 것들만 사달라고 했구먼. 오늘 같은 날까지 꼬옥 그렇게 식탐을 부려.”

특별한 날을 맞이한 정오가 평소엔 가격이 부담스러워 편하게 사 먹지 못하는 과일들의 이름을 열거한 것이다. 지헌은 이를 진지하게 귀담아들었고. 지헌은 눈을 슴벅거리며 정오를 바라보았다. 능청스럽게 고개를 돌리고서 딴청을 하는 정오의 모습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정오의 취향을 알지 못하여 이렇게 되었으니 제 탓이기도 했다. 국순은 지헌이 주춤하며 서 있는 사이에 그의 얼굴을 차분히 살폈다. 손녀딸 예나의 아빠……. 처음엔 전혀 몰랐는데, 자세히 보니 예나와 닮았다. 특히 이렇게 무표정일 때는.

16551154709431.jpg“내가 바빠서 떡을 맞춰놓고 안 가져왔지 뭐야.”

지헌을 가만히 바라보던 국순이 말했다.

16551154709431.jpg“이정오, 네가 좀 가져와야겠네.”

16551154709401.jpg“응. 알겠어.”

정오가 다시 현관 쪽으로 걸어가니 지헌이 말했다.

16551154709438.jpg“떡은 무거울 테니 어딘지 말씀해주시면 제가 다녀오겠습니다.”

16551154709431.jpg“아니에요. 손님을 시킬 수는 없지. 우리 정오가 밥을 잘 먹어서 힘이 좋아.”

그 공공연한 비밀을 서슴없이 털어놓은 엄마에게 슬쩍 눈짓한 정오가 찬찬히 신발을 신었다.

16551154709407.jpg“엄마, 나도 갈래!”

예나가 정오를 쪼르르 쫓아갔다.

16551154709401.jpg“그냥 있어.”

16551154709407.jpg“싫어. 따라갈 거야!”

예나가 정오의 팔에 매달렸다. 평소보다도 고집스러운 목소리에 정오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국순은 두 사람에게 손짓했다.

16551154709431.jpg“그래. 얼른 둘이 같이 갔다 와.”

정오가 국순과 지헌을 바라보다가 예나의 손을 잡고서 떠났다. 이제 집 안에 남은 사람은 국순과 지헌. 단둘.

16551154709431.jpg“잠깐 저쪽에 앉을까요?”

국순이 식탁 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작은 거실에 상 두 개가 붙어 있었고 몇 가지의 음식이 이미 올라와 있었다. 그런 거실 상을 두고 주방 쪽으로 지헌을 이끌었다. 바짝 긴장하고 있던 지헌이 ‘네’ 하고 짧게 대답하고는 국순을 따라갔다. 지헌이 맞은편에 앉자 국순은 먼저 말문을 열었다.

16551154709431.jpg“7년 동안 기억이 없었다면서.”

16551154709438.jpg“네. 기억을 잃는 바람에 정오가 혼자 고생하게 했습니다. 면목이 없습니다.”

국순에게는 첫인상 그대로 깍듯하고 공손한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년 전의 기억이 되살아나며 가슴이 울렁거렸다. 예쁜 내 딸, 평생 속 한번 썩이지 않았던 똑똑하고 착한 내 딸에게 가장 큰 절망을 안겨주었던 사람. 괜찮아, 다 지난 일이야, 라고 시원하게 말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화를 낼 수도 없었다. 잠시 침묵을 지키고 있던 국순은 픽 웃으며 힘 빠진 목소리로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16551154709431.jpg“……회초리를 꺾으러 갔는데 꺾을 수가 없더라고.”

16551154709438.jpg“…….”

16551154709431.jpg“내 자식이 귀하니 남의 자식도 귀하겠지. 그 생각을 하니 그냥 우리 이사님의 인생도 참 짠하더라고.”

16551154709438.jpg“…….”

16551154709431.jpg“여기까지 오느라고 고생했어요.”

받아들이기로 했다. 몸 둘 바를 모르는 듯 잔뜩 굳어 긴장한 이에게 모진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딸이 받아들인 남자를 자신이 내칠 수도 없었다. 기억을 잃은 것 또한 그의 잘못이 아니니 마냥 그를 탓할 수가 없다. 그의 엄마가 두 사람 사이에 개입돼 있다고 해서 왜 그런 어머니를 가졌느냐고 원망할 수도 없었다. 그의 잘못이 아니었다. 국순이 할 수 있는 것은 애초부터 없었다. 제 목숨보다 아끼는 딸을 두었기에 언제나 딸의 관계에 있어서 국순은 을의 입장이 될 수밖에 없다. 나무라지 말아야겠다 생각하고 지헌을 보니 그 긴장한 모습이 몹시도 애틋했다.

16551154709431.jpg“나도 미혼모라는 건 들었죠?”

16551154709438.jpg“……네.”

16551154709431.jpg“우리 애는 그렇게 태어났어요. 내가 물려줄 게 없어도 그런 걸 물려주면 안 되는 건데, 내 딸도 그렇게 되니까 얘한테 내가 너무 면목이 없더라고. 내가 엄마라서, 애가 고생하는 걸 지켜보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그런데도 정오는 차암 잘 컸어.”

국순은 오랜만에 딸 자랑을 했다. 딸을 생각하니 이 심각한 와중에도 자연스레 미소가 그려졌다.

16551154709431.jpg“내가 회초리 꺾으러 간다니까 정오가 그래. 남의 자식을 때리려고 그러느냐고.”

16551154709438.jpg“…….”

16551154709431.jpg“남의 자식이 내 자식만큼 귀한 줄을 알면, 그 어려운 환경에서도 참 잘 컸지 싶어요.”

숨기지 못한 국순의 미소에 지헌은 조용히 고개를 들어 국순을 바라보았다.

16551154709431.jpg“아주 옛날에 말이야. 나는 나를 좋아할 수가 없었거든. 미혼모인 나를 말이야. 근데 우리 정오가 나를 닮았어. 나하곤 다르게, 세상에서 제일 예쁘고 사랑스러운데 나를 닮았어.”

16551154709438.jpg“…….”

16551154709431.jpg“……그러니까 나를 사랑할 수도 있겠더라고.”

엄마 이국순, 그리고 사람 이국순의 이야기. 지헌도 국순과 정오가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의젓한 모습으로 조근조근 말을 이어가는 어머니, 그 인상만으로도 따뜻함이 배어 나오는 어머니를 보며 지헌은 처음으로 정오가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지헌의 눈시울이 서서히 젖어가는 순간.

16551154709431.jpg“스스로를 너무 미워하지 마. 자책하지도 말고. 어쩔 수 없었던 건 그야말로 어쩔 수가 없어. 이제는 앞으로만 생각해요. 우리 예나 아빠도 본인 닮은 아이를 보면서 스스로를 더 사랑하게 될 거야. 그게 나를 닮은 아이의 힘이지.”

16551154709438.jpg“…….”

16551154709431.jpg“오늘 식사 끝나고, 예나한테도 얘기해요.”

결국 그것은 그의 이야기, 정지헌의 이야기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 예나 아빠’. 처음 들어보는 호칭에 목 안쪽이 뜨거워졌다. 지헌은 고개를 숙여 붉어진 두 눈을 감추었다.

16551154709438.jpg“제가 이런 말씀을…….”

호되게 혼날 것을 각오하고 왔는데.

16551154709438.jpg“이런 격려를 받아도 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격려에 더욱 죄스러웠다. 가슴이 아렸다. 차라리 혼쭐이 났다면 덜 아팠을 텐데, 하는 어리석은 생각이 들 만큼.

16551154709431.jpg“아유, 벌써 감격할 거 없어요. 예나 아빠는 앞으로 고생길이 훤해.”

하지만 우리의 이국순 여사는 이런 애틋 절절한 분위기에는 영 적응하지 못하는 위인이었다. 국순이 손을 휘휘 저으며 소리를 높이자 한 방울 떨어지려 했던 지헌의 눈물도 쏙 들어갔다.

16551154709431.jpg“우리 예나가 보통 독한 게 아니거든. 누굴 닮았는지 원.”

‘누굴 닮았는지’라는 구간에서 그녀의 목소리는 특히나 컸다.

16551154709431.jpg“원래 다 시행착오란 게 있어. 예나가 너무 뭐라고 해도 날 닮아서 그렇겠거니, 하고 사랑해줘요.”

국순은 지헌의 앞날에 대한 조언을 단단히 덧붙였다. 그녀가 따뜻하게 맞아주어도 지헌이 마냥 꽃밭을 걷지는 못할 거라는 걸, 국순은 알고 있었다. 이 난관을 헤쳐나가는 것은 아빠로서의 발돋움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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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나는 엄마 손을 잡고 떡집에 갔다. 엄마의 걸음은 평소보다 빨랐다. 집에 놓고 온 물건이 있는 사람처럼, 빨리 돌아가야 하는 사람처럼 서둘렀다. 하긴 집에 놓고 온 게 있긴 하지. 물건은 아니지만. 엄마가 하도 걸음을 재촉해서 예나는 숨이 찼다. 결국 떡집에 가는 길에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떡집에서 떡을 찾아가지고 돌아오는 길에는 엄마의 걸음이 느려졌다. 예나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정오에게 말했다.

16551154709407.jpg“엄마, 오늘 어떤 아줌마가 나한테 오만 원 주려고 했어.”

정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16551154709401.jpg“누가? 식당에 찾아왔던 그 아줌마가?”

16551154709407.jpg“아니. 그냥 모르는 아줌마.”

16551154709401.jpg“언제? 어디서?”

16551154709407.jpg“학원 가는 길에 학원 엘리베이터에서.”

16551154709401.jpg“왜? 왜 돈을 줘?”

16551154709407.jpg“아줌마 팔찌가 내 머리에 붙어가지고 이렇게 이렇게 머리를 망가뜨렸어. 그래서 미안하다고 돈 주려고 했어.”

16551154709401.jpg“그래서 어떻게 했는데?”

16551154709407.jpg“돈은 안 받았어. 선생님이 아줌마한테 괜찮다고 했어. 머리는 다시 묶어주면 된다고.”

16551154709401.jpg“아, 그래. 다행이다. 예나야. 앞으로도 그런 돈은 받으면 안 돼. 알았지?”

16551154709407.jpg“응.”

대답한 뒤에도 왠지 마음에 껄끄러움이 남았다. 이 마음을 무어라 표현할 수가 없어 예나는 시무룩하게 걸었다. 정오를 잡은 예나의 손에는 더욱 바짝 힘이 들어갔다. 이윽고 집 앞에 도착한 정오가 계단을 눈앞에 두고 한숨을 쉬었다.

16551154709401.jpg“무겁다. 엄마는 무슨 떡까지 해가지고…….”

16551154709407.jpg“엄마, 내가 들어줄까?”

16551154709401.jpg“아니야. 우리 공주님은 먼저 올라가.”

정오가 야무진 호의를 거절하며 예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래도 나는 도와주고 싶은데. 예나는 다시 시무룩해졌다. 그렇게 터덜터덜 계단을 올라가는데 아래쪽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16551154869131.jpg“예나 어머니, 안녕하세요.”

16551154709401.jpg“어머, 경사님 안녕하세요. 지금 퇴근하세요?”

16551154869131.jpg“네. 근데 무거워 보이네요. 도와드릴까요?”

16551154709401.jpg“아, 아니에요. 괜찮아요.”

16551154869131.jpg“혼자 올라가시면 계단 다 올라가는 데 한 시간은 걸릴 것 같은데.”

예나는 다시 계단을 내려갔다. 권배일 경사와 정오가 나란히 서 있었다.

16551154709407.jpg“아저씨, 안녕하세요.”

16551154869131.jpg“그래. 예나야, 잘 지냈지?”

배일이 인사를 하며 정오가 들고 있는 짐을 가져갔다.

16551154709401.jpg“아니, 아니, 저기…….”

16551154869131.jpg“올려다 드리겠습니다. 카트 들고 올라오시죠.”

정오가 무안해하는 사이에 배일은 먼저 계단을 올랐다. 예나가 앞장섰다. 정오도 서둘러 카트를 끌고 배일을 뒤따랐다. 역시, 경찰관 선생님이 도와주시니 4층까지의 시간이 잠깐이었다. 배일은 문 앞에 상자를 내려놓고 바로 돌아섰다.

16551154709401.jpg“아아…… 정말 감사합니다. 경사님.”

16551154869131.jpg“아닙니다. 도움이 되어서 저도 뿌듯하네요. 그럼 가보겠습니다. 예나야, 안녕.”

16551154709407.jpg“네. 안녕히 가세요!”

정오는 배일이 계단을 내려가는 것을 한참 지켜보다가 현관문을 열었다.

16551154709407.jpg“할머니, 다녀왔습니다.”

예나가 명랑하게 인사했다. 그사이에 거실 상에는 음식이 그득 차려져 있었다. 지헌은 바쁘게 움직이는 국순의 뒤를 졸졸 따르고 있었다. 어정쩡한 자세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눈치만 보는 모습이, 맡겨진 일도 없고 할 수 있는 것도 없어서 방황하는 신입사원처럼 보였다. 국순이 정오에게 물었다.

16551154709431.jpg“떡을 혼자 들고 계단을 올라왔어? 엄마를 부르지.”

16551154709401.jpg“아니, 요 앞에서 경사님 만나서 올려다 주셨어.”

16551154709431.jpg“아유, 고마워라. 이따가 떡 좀 갖다줘야겠다.”

경사님? 지헌은 누구를 말하는 걸까 궁금했지만 정오와 국순의 대화에 선뜻 끼지 못하고 계속 눈치만 살폈다. 국순이 마지막 음식을 상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16551154709431.jpg“얼른 앉자. 우리 이사님도 앉아요.”

네 명이서 먹기엔 너무나도 넘치는 상차림이었다. 예나는 조금 서운했다. 오늘이 대체 무슨 날이라고 내 생일날보다 음식이 많은 거지? 그런 예나의 마음을 아무도 돌보지 않고, 정오와 국순의 대화가 이어졌다.

16551154709401.jpg“엄마, 뭘 이렇게 많이 했어.”

16551154709431.jpg“모자라는 것보단 낫지. 이사님, 다 드실 수 있죠?”

국순의 물음에 지헌이 의기 좋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16551154709438.jpg“네. 그럼요.”

흥. 어디 다 먹나 보자, 아저씨. 예나는 심술 난 눈으로 지헌을 쳐다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지헌은 인생 처음으로 밥 두 그릇을 비웠다. 지헌이 밥을 비우기 무섭게 국순이 떡과 과일을 들고 왔다. 지헌은 이마저도 꿋꿋하게 비워냈다. 속으로는 계속 긴장한 상태였다. 식사 후, 예나에게 모든 사실을 얘기하기로 했다. 예나의 반응을 예측할 수가 없어 긴장되었고 떨렸고, 두렵기도 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예나는 조용히 서운한 마음을 감추고 있었다. 아저씨가 다 못 먹으면 놀려주려고 했는데 너무 잘 먹어서 놀릴 수가 없었다. 꾸역꾸역 후식 접시까지 비운 지헌이 당황스러웠다. 이를 보고 기뻐하는 국순의 모습에는 서운했다. 잘 먹으면 잘 먹는 만큼 칭찬받는 사람은 나뿐이었는데. 잠시 후 국순이 정오를 주방 끝으로 조용히 불렀다. 예나가 잠잠히 숨을 죽이고서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노력했건만 잘 들리지 않았다. 이윽고 주방에서 국순과 얘기를 마치고 거실로 돌아온 정오가 지헌에게 말을 걸었다.

16551154709401.jpg“오빠.”

딱 그 말뿐이었다. 무언가 신호를 보내는 듯이. 뭔가 있다! 예나의 마음에는 격한 파도가 일렁였다. 게다가, 오빠? 오빠라고? 이사님이 아니라 오빠? 수상한 낌새를 파악한 예나의 눈동자가 좌우로 흔들렸다. 그사이에 지헌이 예나에게 다가왔다. 정오도 그 옆으로 바짝 앉았다.

16551154709438.jpg“예나야.”

예나는 아저씨의 그 나긋한 목소리에도 대답하지 못했다.

16551154709438.jpg“아저씨가 사실은.”

두근두근……. 아저씨가 무슨 얘기를 하려는 거지? 예나는 저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켰다. 말을 다 듣기도 전에 벌써부터 두 눈에 물기가 돋아났다. 두근두근두근두근…….

16551154709438.jpg“아빠야. 예나 아빠.”

툭. 시간도, 심장도, 멈춰버린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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