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가 투자하면 다 오른다-26화 (26/180)

다섯 번째 투자.(5)

[뉴*템]

[총 매수금액 : 422만 원]

[총 평가금액 : 614만 원]

[평가손익 : + 192만 원]

2022년 1월 12일.

오후 3시 29분.

장 마감 1분 전.

주식 투자를 시작한지 한 달 만에.

일일 수익금이.

내 월급을 뛰어넘게 되었다.

* * *

'192만원이라..'

주식 계좌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데.

"뭐야, 이건.."

등 뒤에서, 윤 대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뭔가를 보고 놀란듯한 목소리였는데.

나는 본능적으로 그것이. 뉴*템과 관련된 것임을 직감했다.

그리고..

이윽고 들려온 그의 대답에.

내 직감이 맞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뭔데 그래?"

"뉴*템. 이거 진짜 호재가 있었는데요?"

"뭐?"

두 사람은 이미.

뉴*템과 관련된 이야기를 주고 받은 듯했다.

앞 뒤 다 자르고, 호재가 있다는 윤 대리의 말에.

박 과장은 서둘러 키보드를 두드렸다.

이윽고.

"하아.. 이번엔 정말이네.."

박 과장도 뭔가를 발견하고는, 아쉬운 소리를 냈다.

"들어가 볼 걸 그랬네."

"그러게 말이에요. 그냥 세력 장난인줄 알았는데.."

두 사람의 대화를 가만히 듣고 있는데..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이번에도 뉴스는.

주가가 급등한 뒤에야 나왔다.

그리고 내 예감은.

이번에도 틀리지 않고 적중했다.

* * *

윤 대리와 박 과장이 나눈 이야기를 들은 후.

나는. 내 눈으로 직접 관련기사를 확인하기 위해, 검색을 시작했다.

기사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뉴*템. 미국-일본 시장을 뚫다.]

제목부터 임팩트가 강한 기사에.

나는 기대감을 가진 채로. 기사를 클릭했다.

그런데.

'응?..이게 뭐야..'

기사를 읽다보니, 뭔가 이상한 부분들이 발견되었다.

거창한 기사 제목과 달리.

본문 내용은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

뉴*템이 미국의 자동차 업체에, 자사 부품을 납품하기로 했다는 내용이었는데.

정작 중요한 내용이 나와있지 않았다.

'도대체 무슨 업체랑 계약을 맺었다는 거야..'

미국 자동차 업체와 계약을 맺었다고 하는데.

어떤 업체와 계약을 맺었는지.

기사 본문에 나오지 않았다.

일본 시장을 뚫었다는 부분역시 마찬가지였다.

거창한 제목과 달리.

일본 업체와 계약을 따냈다는 소식은 아무리 찾아봐도. 전혀 없없다.

단지. 1차 시양산 테스트를 통과 했다는 내용만이 나와있을 뿐이었다.

결론은 2차 테스트를 진행 중 이라는 건데..

이게 어떻게 일본 시장을 뚫었다는 소식이 되는건지.

내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상한것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뉴*템. 글로벌 업체와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진행 중.'

애매모호한 표현이 너무 많이 들어가 있었다.

향후 10년안에 뉴*템의 부품이.

모든 전기차에 들어갈 것이라는데.

무엇을 근거로 그런 이야기를 하는건지도 나와있지 않았다.

'흠..'

머리끝까지 치솟던 흥분이.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뭔가 느낌이 쌔했다.

'호재가 있는것은 사실이지만.. 팩트를 너무 부풀리는 느낌이다.. 이렇게 된다면..'

매도 시점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었다.

아무리 목표가를 정해놓았다고 해도.

상황 변화에따라, 유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했다.

나는 잠시동안 고민 했다.

그러다가 이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단, 저녁에 나오는 기사들을 마저 훑어 보자.'

* * *

오후 4시 30분.

평소보다 조금 이른시각에, 저녁 회의가 시작 되었다.

오늘 브리핑을 맡은 사람은 박 과장.

그는 의자에 걸쳐두었던 외투를 걸쳐 입고는 앞으로 나왔다.

그리고 프로젝터를 가리키며.

2022년 1월 12일자. 마감 브리핑을 시작했다.

"오늘 코스피 지수는 1%, 코스닥 지수는 2% 상승한채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양적긴축이 올해 말에나 시행될거라는, 연준(FED)의장의 발표가. 시장에 즉시 반영된 결과 같습니다."

박 과장의 브리핑은 간단했다.

당초 연준(FED)은.  2022년 3월까지 양적긴축을 끝내기로 했었다.

그 여파로 시장이 바짝 얼어붙어 있었는데.

지난 밤. 뜬금없이 제롬 파월 연준(FED)의장이 말을 바꾸었다.

양적긴축을. 예정던 시기보다 늦게 시작한다고 말이다.

그리고 그런 연준의 발표는. 곧바로 국내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박 과장은 브리핑을 이어나갔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는 1조원 규모의 주식을 사들인 반면. 개인 투자가들은 1조 원 규모의 주식을 팔았습니다. 이같은 방향성이 나타난 이유는.."

나는 박 과장의 발표를 귀담아 들었다.

오늘 외국인은 4,500억.

기관은 6,000억어치의 국내 주식을 사들였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오늘 하루동안에만, 1조 7백 억 어치의 주식을 팔았다.

짧은 시간에 치고 빠지는 단기 투자자들이,

지수가 오르자말자. 주식을 팔아서 수익을 실현한 것이다.

그런데 들으면 들을수록..

이상했다.

박 과장은 연신 연준(FED)을 언급하고 있었다.

'연준이..'

'제롬 파월 의장이..'

'양적 긴축이..'

'금리 인상이..'

등등.

연준(FED)이 무엇을. 언제. 할 것인가.. 라는 예측이.

그가 전망하고 분석하는 것들의 가장 기초가 되는 부분이었다.

'하긴..'

생각해보니, 연준(FED)의 영향력은 거의 절대적이었다.

그들의 말 한마디에.

전 세계 경제가, 출렁이고 있으니 말이다.

나는 박 과장의 발표를 들으며, 다시한 번 생각했다.

연준에 대해서.

반드시, 더 깊이. 공부해야겠다고 말이다.

* * *

2022년 1월 13일.

새 아침이 밝았다.

나는 오늘도 가장 먼저 사무실에 도착해서.

간밤에 있었던 기사들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유럽과 미국 증시가.

일제히 상승세를 유지한채, 마감한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영국 런던 0.8% 상승.

유로 지수 0.8% 상승.

프랑스 파리 0.75% 상승.

독일 프랑크푸르트 0.4% 상승.

그리고..

미국 다우존스 0.1% 상승.

S&P 0.3% 상승

나스닥 0.2%상승.

'다 올라갔네.. 그러면 우리나라도 올라갈까..'

외국의 증시들이 모두 상승한 가운데.

국내증시는 어떻게 될지 궁금했다.

그래서 국내 전문가들이 예측하고 있는 자료를 살펴보았다.

증권 뉴스에는.

각 증권사별로 소속된 연구원들이.

오늘 증시를 어떻게 전망하는지, 발표한 자료가 나와있었다.

나는 해당 자료들을 하나씩 읽어보았다.

'먼저 A증권 연구원.'

그는 1월 13일.

국내증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1,189 원이며.

앞으로도 원화 강세가 예상된다고 했다.

따라서 외국 자본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였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돈의 가치가 올라가면.

우리나라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득을 보기 때문이었다.

이른바 환차익을 말하는 것이었다.

'그 다음은 B증권 연구원'

이어지는 B증권 전문가의 예측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단지, 그는 조금더 세부적인 사항을 언급을 했는데.

외국인들의 강한 매수세를 전망하며.

그들이 선호하는. 전자, 자동차 부문이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나는 각 전문가들이 어떻게 예측했는지 노트에 옮겨 적었다.

이따가 장이 끝나고.

그들의 예측이 적중했는지.. 한 번 비교해볼 참이었다.

'그건 그렇고..'

이제 최종 단계에 들어와서.

내가 보유한 뉴*템의 주식을 언제 처분해야 할지 결정해야 했다.

나는 호흡을 가다듬었다.

내 느낌이 말하는 지점은 어디인가.

나는 그 지점을 찾으려, 다시 애를 썼다.

그런데..

마치 뿌연 안개속을 걸어가듯.

감에 잡히는것이 없었다.

아직은 감을 따라, 조금더 걸어가야 할 듯 했다.

* * *

오전 9시.

마침내 장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예측과 달리.

국내 증시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2,979 포인트에서 시작한 코스피 지수가, 계속해서 하락세를 그리는 가운데.

나는 뉴*템의 주가를 확인했다.

[2022년 1월 13일]

[뉴*템]

[시가 : 5,540원]

[전일대비 : ↑8.2% 상승중]

놀라웠다.

내가 매수한 뉴*템의 주가는.

시장 전체의 방향성과 상관없이.

어제에 이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었다.

목표가 도달을 560원 남겨놓은 시점.

키보드를 잡고 있는 손이 덜덜 떨렸다.

'언제 놓을 것인가.'

언제 착지할 지.

타이밍을 잡아야했다.

'침착하자..'

나는 호흡을 가다듬으며.

조금 더 기다려보기로 했다.

* * *

오전 10시.

'지금은 얼마일까.'

'올랐을까.'

'아니면.. 떨어졌을까..'

일을 하고 있는 중에도, 주식 생각이 머리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주식을 매수한 직후와 매도 타이밍을 재고 있을때가.

가장 평점심을 유지하기 어려운 구간 같았다.

그러다가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죄송합니다. 다시 한 번 말씀해 주시겠어요?"

주식 생각을 하다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메세지를 놓쳐버렸다.

두 번 이상 물어보면. 짜증내는 직원들도 있기에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는데.

방금 전에는, 같은 말을 무려 두 번이나 반복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는 차분했다.

"KWX980입니다."

"네. 바로 연결해 드리겠습니다."

정보 열람 신청 프로그램은 왜. 어째서.

이름으로 검색이 되지 않게 만들어놨을까.

왜 아이디로만 검색이 되게 만들었을까.

주가를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계속해서 걸려오는 전화에.

신경이 날카로워졌다.

그러다가 이내.

"후우.."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마음을 다잡았다.

누구를 탓하고, 원망할 문제가 아니었다.

누구도 내 등을 떠밀지 않았다.

지금 하고 있는 투자는. 온전히 내가 원해서. 나 스스로 결정하고 하는 것이었다.

'불평하지 말자. 내가 선택한 거잖아.'

그렇기에.. 불평하지 말아야했다.

나는 그렇게 마음을 다스리며. 업무에 집중했다.

* * *

누군가 나에게.

매번 성공하는데.

왜 그렇게 두려워 하냐고 묻는다면.

난 이렇게.

말 할 수 밖에 없다.

'내 실력으로 얻은 결과물이 아니기에.. 언제나 두렵다.'

그렇다.

모두가 비웃을지 모른다.

그것은 언제 바닥으로 추락할지 모르는.

한 순간의 행운일 뿐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지금이라도 그 정도 수익을 실현했으면.

발을 빼고 일상으로 돌아가라고 조언해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계속 더 가고 싶었다.

멈추지 않고.

쓰러지는 순간까지 나를 따라와주는 행운과 함께.

걸어가 보고 싶었다.

오후 2시.

마지막으로 뉴*템의 주가를 확인했을때가.

주당 5,820원이었다.

나는 심호흡을 하고.

어플을 천천히 실행했다.

그리고..

뉴*템의 현재 주가를 확인했다.

두근.. 두근..

다섯 번째 투자의 성공여부가 갈리는 순간.

나는 떨리는 심장을 억누르며.

눈 앞에 나타난 숫자를 바라보았다.

[뉴*템]

[현재가 : 6,150원]

[전일대비 : ↑20.1% 상승중]

'왔다!!'

현재가를 확인하는 순간.

손이 빨라졌다.

결정은 내려졌다.

뒤는 돌아보지 않는다.

나는 즉시. 보유물량 전부를 매도하겠다고 주문을 냈다.

그러자 잠시 후.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라는 알림음과 함께.

눈 앞에.

최종 거래내역이 나타났다.

[김수호님의 거래 내역]

[종목 : 뉴*템]

[총 매수금액 : 422만 원]

[총 매도금액 : 738만 원]

[실현수익 : + 316만 원]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