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가 투자하면 다 오른다-30화 (30/180)

여섯 번째 투자.(4)

"수호 씨! 찌라시가 사실이었어요. 에*버스가 터졌어요."

김연희 사원의 말에.

나는 즉시 관련기사를 검색해보았다.

그러자.

[에*버스 19.7%↑. L8엔솔과 이차전지 장비 공급계약]

[에*버스. L*엔솔 수혜주 기대감에.. 주가 고공행진]

에*버스와 관련한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것을.. 발견 할 수 있었다.

'역시..'

이번에도 내 예감은 적중했다.

나는 먹고 있던 샌드위치를 책상에 내려 놓은 채.

에*버스의 주가창을 바라보았다.

에*버스의 주가는.

내가 보고 있는 순간에도.

계속해서 오르고 있었다.

[에*버스]

[현재가 변화]

【12:21】- [4,870 원] ↑

【12:22】- [4,880 원] ↑

【12:23】- [4,890 원] ↑

【12:24】- [4,910 원] ↑

【12:25】- [4,930 원] ↑

쉴새없이 올라가는 주가.

그와함께 더불어 늘어나는 평가손익.

[평가손익 변화]

【12:21】- 128만 1천 원. ↑

【12:22】- 129만 9천 원. ↑

【12:23】- 131만 7천 원. ↑

【12:24】- 135만 2천 원. ↑

【12:25】- 138만 8천 원. ↑

나는 높아져 가는 숫자를.

가만히 응시했다.

또다시 온 몸에.

전율이 감돌기 시작했다.

* * *

2022년 1월 14일. 오후 1시 26분.

에*버스의 주가가 5천원 선을 돌파하였다.

현 시점에서의 평가손익은 153만원.

'대.. 박..'

하루만에 벌어들였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어마어마한 수익이었다.

그리고 내가 한 참 기쁨에 잠겨 있던 그 때.

한 줄의 긴급뉴스가.

사무실 모니터링에 잡혔다.

나는 의자에 앉은 채.

사무실 상단 모니터에 떠오른 기사를 바라보았다.

[기준금리 1.00→1.25% 또 인상. (종합 1보)]

그리고.

2분 후.

또 한줄의 기사가 화면에 나타났다.

[기준금리 1.00→1.25% 또 인상. 코로나 위기 이전으로.(종합 2보)]

기사의 내용은 간단했다.

연준(FED)의 금리 압박에 이어.

우리나라의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렸다는 것이다.

한 차장은 업무를 처리하면서.

곁눈질로 모니터링 화면을 응시하였다.

그리고 새로 뜬 속보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미간을 좁힌채로,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하... 참.."

박 과장도. 윤 대리도.

모두들 마찬가지였다.

다들 심각한 표정으로 모니터링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뉴스 속보는,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금리인상과 관련한 속보가.

또다시 모니터링 화면에 잡혔다.

[이주열 한은총재. 추가 금리인상 시사(종합 3보)]

[이주열 한은총재. 금리 올렸지만 여전히 '완화적']

[이주열 한은총재. 금리 1.5% 인상 가능성 밝혀]

[이주열 한은총재. 1.5%로 금리를 올려도 긴축으로 볼 수 없다.]

나는 긴급히 기사의 내용을 확인하였다.

대한민국은 코로나 19위기가 발생하자.

2020년 3월 16일.

금리를 한 번에 0.5%나 낮추는. 이른바[빅 컷]을 단행했었다.

그리고 2020년 5월 28일.

추가로 한 단계 더 금리를 낮추어.

0.5% 수준의 금리를 유지했었다.

'그렇게 대한민국의 금리는 15개월간 0.5%금리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작년 8월과 작년 11월.

그리고 올해 1월까지.

0.25%씩 금리를 연속적으로 올리며.

0.5%의 금리가 순식간에 1.25%로 올라갔다.

문제는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한국은행 총재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금리를 추가로 올릴 가능성을 시사했다.

금리를 1.5%로 올린다고 하더라도.

긴축이라 말할 수 없다는 발언을 한 것이다.

그 결과.

시장은 더욱 위축되었다.

나는 서둘러 내가 매수한 에*버스의 주가를 다시 확인해 보았다.

'하지만 다행히도..'

내가 매수한 에*버스의 주가는.

한은총재의 금리인상 발언에도 끄떡하지 않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었다.

[에*버스]

[현재가 : 5,080 원]

[전일대비 : ↑25.4% 상승중]

[총 매수금액 : 737만 원]

[총 평가금액 : 903만 원]

[평가손익 : + 166만 원]

* * *

장 마감을 20분 남겨놓은 시점.

나는 에*버스의 주가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어쩌면 이번 여섯번째 투자로.

내 투자자산은 사상최초로 천 만원을 넘게 될지도 모른다.

나는 틈이 나는대로 주가창을 바라보며.

에*버스의 주가흐름을 주시했다.

【3:10】- [5,030 원] ↑

【3:15】- [5,100 원] ↑

【3:20】- [5,140 원] ↑

【3:25】- [5,170 원] ↑

주가는 그칠줄 모르고 계속 올라갔고.

마침내.

【3:26】- [5,190 원] ↑

【3:27】- [5,210 원] ↑

【3:28】- [5,230 원] ↑

【3:29】- [5,240 원] ↑

【3:30】- [5,260 원] ↑ 전일대비 29% 상승.

에*버스의 주가는.

최종 5,260원으로 마감하게되었다.

그와함께 내가 거둔 평가손익도 당일 기준으로 신기록을 세우게 되었다.

[에*버스]

[현재가 : 5,260 원]

[전일대비 : ↑29% 상승중]

[총 매수금액 : 737만 원]

[총 평가금액 : 935만 원]

[평가손익 : + 198만 원]

* * *

2022년 1월 14일.

오후 3시 30분.

마침내 장이 마감되었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발표에 의해 크게 하락한 상태로 마감하였다.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0.1포인트(1.35%) 내린 2,921에 거래를 마쳤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8포인트(1.2%) 내린 971에 거래를 마쳤다.

"담배나 한 대 피고 오죠."

박 과장이 자리에서 일어났고.

모니터를 가만히 응시하고 있던 한 차장이 곧 자리에서 일어났다.

쓸쓸하게 사무실을 나가는 직원들.

걸어나가는 그들 뒤로.

오늘 국내 사업부의 투자결과가 담긴 모니터가 눈에 들어왔다.

[제국금융투자 국내사업부]

[2022년 1월 14일 거래현황]

[총 투자금액 : 972억 8천만 원]

[총 평가금액: 971억 7천만 원]

[총 평가손익 : 마이너스 1억 1천만 원]

그래도 오늘정도면 사업부 전체로 봤을 때.

큰 손실액을 본 것은 아니었다.

그런이유때문일까.

황 부장의 표정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시가총액 상위 10종목은 일제히 하락한 상태에서.

손실액을 최소화 했다고 생각하는듯 했다.

나는 황 부장의 시선을 따라.

그가 바라보는 시황판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오늘 하루 거래된.

주요 종목들의 주가 흐름이 담겨 있었다.

[코스피 상위 10개 종목 마감 현황]

삼*전자 [- 0.77%]

S*하이닉스 [-0.77%]

삼*전자우 [-0.14%]

삼*바이오로직스 [-1.73%]

N*VER [-1.72%]

L*화학 [-5.17%]

현*차 [-0.48%]

삼*SDI [-2.85%]

카*오 [-2.90%]

기* [-1.30%]

'내가 산 것만 올라갔네..'

나는 손에 쥐고 있는 스마트폰 화면을 다시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온통 마이너스로 가득한 시황판과 달리.

플러스와 붉은 색으로 표시된 숫자들이.

내 눈을 빛나게 해주고 있었다.

* * *

"다들 한 잔 하러 가지."

금요일 오후. 5시 15분.

좋지 않은 실적임에도 불구하고.

내일은 주말이라는 생각때문인지.

직원들의 표정은, 두 시간전보다는 많이 좋아진 상태였다.

황 부장은 일찍 회의를 끝내고.

곧장 회식을 하러 가자고 제안했다.

당연히 대다수의 직원들이 알겠다고 대답을 했는데..

"죄송해요. 부장님. 저는 오늘 약속이 있어서요."

김연희 사원이 자신이 약속이 있어 참여하지 못하겠다고 답하였다.

남자를 만나러 가는걸까..

고객을 만나러 가는걸까..

그런 생각을 하며 김연희 사원을 바라보다가.

그만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나는 황급히 시선을 회피하였다.

* * *

오후 5시 50분.

"연희 씨. 약속 있다며. 안 가?"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한 차장이, 김연희 사원에게 말했다.

그러자 김연희 사원은.

"아직 끝내고 갈게 있어서요. 먼저 퇴근하세요."

라고 답했다.

한 차장은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려는듯 했으나.

이내 생각을 고쳐먹었는지 외투를 걸쳐입고는.

"그럼 수고하라고."

라는 짧은 말만 남긴 채,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도대체 무슨 할 일을 하려는걸까..

평소. 가장먼저 퇴근하던 김연희 사원이었기에.

그녀가 무슨 일을 하려는건지 궁금했다.

그런데 그 순간이었다.

김연희 사원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고개를 돌렸다.

또각.또각. 구두 발자국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아마도 화장실을 가는 것이거나.

아니면 커피를 내리러 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또각. 또각.

구두 발자국 소리가 점차 가까워져 오더니.

이내 내 등뒤에서 멈추었다.

그리고 김연희 사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수호 씨. 오늘 저녁에 뭐하세요?"

* * *

2022년 1월 16일. 월요일.

새아침이 밝았다.

나는 그 어느때보다 기쁜 마음으로 회사에 출근했다.

지난 주 금요일은 내 인생 최초로 김연희 사원과 데이트라는 것을 해보았고.

오늘은. 에*버스 주식이 또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수호 씨. 좋은 아침이에요. 주말 잘 보내셨어요?"

오늘도 두번째로 출근한 김연희 사원이.

나를 보고 방긋 웃어주었다.

지난 주 금요일에 데이트를 한 이후.

그녀의 시선은 한결 더 부드러워진것 같았다.

나는 자리에 앉아 호흡을 가다듬었다.

여자도 좋고. 다 좋지만..

일단 내 일을 성공시키지 못한다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것이라는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일단 지금은. 내가 하려는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나는 장이 시작되기 전.

어젯 밤 뉴욕 증시 상황과. 한국은행은 왜 이렇게 금리를 가파르게 올리려고 했는지에 대해. 보충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 * *

2022년 1월 17일 월요일.

오전 9시.

마침내 장이 시작되었다.

나는 언제나 그렇듯.

떨리는 마음으로 주가창을 천천히 바라보았다.

내가 생각해둔 에*버스의 목표가는 6,700원.

그 금액에 도달하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바로 매도할 생각이었다.

'과연.. 내가 산 에*버스의 주가는 어떻게 시작했을까..'

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천천히 화면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내.

나는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온 몸에 전율이 감돌고. 기쁨이 전신을 휘감았다.

화면에는 내가 바라던 숫자가. 그대로 나타나있었다.

[에*버스]

[시가: 6,830 원]

[전일대비 : ↑30% 상승중]

[총 매수금액 : 737만 원]

[총 평가금액 : 1,214만 원]

[평가손익 : 477만 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나는 속으로 만세를 부르며.

내가 보유한 에*버스의 주식 전량을. 매도 하겠다고 주문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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