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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투자하면 다 오른다-81화 (81/180)

< 열아홉 번째 투자.(2)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과 함께 국내 증시는 하락했다.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41% 하락한 2,705포인트에서 시작했고.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1.72% 하락한 869포인트에서 시작했다.

하지만 지수의 방향이 내리막을 향해 달리는것과는 다르게.

내가 매수한 종목들은 대부분 상승세를 보였다.

【전일 종가 → 시초가 변화】

[빅* : 6,320원 → 6,790원(상승)]

[대*에너지 : 9,750원 → 11,050원(상승)]

[지*스이 : 4,855원 → 5,800원(상승)]

[한*석유 : 16,000원 → 17,400원(상승)]

[보*파워텍 : 4,255원 → 4,060원(하락)]

방산주, 정유주, 도시가스 관련주는 상승했고 원전주는 하락했다.

하지만 내 직감은 말하고 있었다.

상승하는 시기가 다를 뿐.

보*파워텍의 주가 역시.

반드시 오를 것이라고 말이다.

나는 초조해 하지 않고 주가가 오르기를 차분히 기다렸다.

* * *

'얼마나 올랐을까?..'

평가손익은 그 시점의 순간적인 손익일뿐.

확정 수익이 아니기에 내 돈이라고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장전거래를 통해 매수한 종목들이.

무려 네 가지나 갭 상승을 띄운 상황이 되자.

나는 현재 시점의 내 평가손익을 확인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계좌에 있는 평가금액을 확인해보았다.

【종목별 평가금액】

[1. 빅* : 17,400 주 x 6,790원 = 1억 1천 8백만 원]

[2. 대*에너지 :11,200 주 x 11,050원 = 1억 2천 3백만 원]

[3. 지*스이 : 22,600 주 x 5,800원  = 1억 3천 1백만 원]

[4. 한*석유 : 6,800 주 x 17,400원 = 1억 1천 8백만 원]

[5. 보*파워텍 : 25,800 주 x 4,060원 = 1억 5백만 원]

[총 평가금액 : 5억 8천 5백만 원]

[총 매수금액 : 5억 5천만 원]

[총 평가손익 : (+) 3천 5백만 원]

위로 향한 화살표.

붉은 색으로 그려진 숫자들.

그리고 (+)기호까지.

기분을 좋게 만드는 화면이 눈 앞에 펼쳐진 가운데.

내 평가손익은 무려 3,500만 원을 기록하고 있었다.

* * *

한 종목에 몰빵하여 투자하던 때와 달리.

이번에는 다섯개 종목으로 분할하여 투자했기에 평소보다 손이 더 많이 갔다.

나는 30분 단위로 종목들의 주가 변화를 체크해보았다.

그리고 잠시 후.

상승폭이 눈에 띄는 두 종목을 발견하였다.

[종목 : 대*에너지]

전일 종가: 9,750 원

오전  9시 00분 : ↑ 11,050 원

오전 11시 00분 : ↑ 11,800 원

오전 11시 30분 : ↑ 12,350 원

전일 종가 대비 : 26.6% 상승

[종목 : 지*스이]

전일 종가 : 4,855 원

오전  9시 00분 : ↑ 5,800 원

오전 10시 30분 : ↑ 6,100 원

오전 11시 30분 : ↑ 6,310 원

전일 종가 대비 : 29.9% 상승.

오전 11시 30분.

지*스이는 상한가에 도달했고.

대*에너지는 상한가 도달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냥 지금 팔아버릴까..'

지금 당장 두 종목을 팔아버리면 6천만 원의 확정수익이 생긴다.

이쯤에서 두 종목을 처분하고.

나머지 세 종목만 가져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들었다.

하지만 그 순간.

나의 직감이 그런 생각을 거부하고 나섰다.

'그래. 원칙을 지키자.'

상한가에 도달했지만.

아직 목표가에는 도달하지 않았다.

나는 원칙을 지키자는 마음으로 차분히 더 기다렸다.

* * *

"수호씨. 리스크 관리에도 신경쓰는건 어떠세요?"

"리스크 관리요?"

"네."

오후 12시.

김여희 사원과 같이 점심을 먹기 위해 휴게실로 들어왔는데.

김연희 사원은 도시락을 꺼내면서 무심한듯 그렇게 첫 마디를 내뱉었다.

그녀는 유부초밥이 들어있는 도시락 뚜껑을 열고.

도시락 통을 내 앞으로 밀어주며 말했다.

"한번에 다 팔거나 사지 말고. 분할 매수와 분할 매도를 하는거에요."

김연희 사원의 설명은 간단했다.

목표가를 1차 목표가와 2차 목표가로 세분화 한 후.

주가가 1차 목표가에 도달하면. 주식의 절반을 매도하고.

주가가 2차 목표가에 도달하면.

남은 물량 전부를 매도하라는 것이었다.

"100만원을 투자해서 20만원을 벌어들이면. 주식의 절반을 파세요. 그렇게하면 10만 원의 확정 수익을 얻기때문에. 남은 60만원의 투자금이 다음날에 곧바로 -30% 하한가를 맞는다 하더라도. 2만원의 수익을 남길 수 있어요. 생존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훌륭한 매매기법이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위험 관리를 하지 않고 수익을 쌓아 올리다가.

한방에 망하는 사례를 여러차례 들었기 때문이다.

"그거 좋은 기법이네요. 기억해뒀다가 나중에 한 번 써먹어 봐야겠어요."

나는 언젠가.

내 직감이 사라진다면.

김연희 사원이 가르쳐준대로 매매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연희씨. 이제 점심 먹죠."

나는 내가 싸온 도시락을 개봉했다.

평소에는 샐러드 위주였는데.

오늘 마침.

김연희 사원도 나도.

간편한 점심 식사보다는 밥이 먹고 싶었는지.

둘 다 평소보다는 풍성한 도시락을 사왔다.

"와.. 맛있겠다.."

"한번 먹어봐요. 저번에 먹어보니깐 맛있더라고요."

내가 사온 장어 도시락을 보며.

김연희 사원이 기대에 찬 듯 박수를 쳤다.

나는 김연희 사원이 먹기 편하도록.

장어 도시락을 테이블 중앙으로 밀어주었다.

* * *

오후 3시 30분.

장이 마감되었다.

장 초반 2700선까지 무너졌던 코스피 지수는.

장 막판 지수가 오르면서 결국 2,706포인트로 마감했다.

그리고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1.83%하락한 869포인트로 마감했다.

유럽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말미암아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무너지고.

달러로 표시되는 러시아 주가지수가 13.2%나 폭락한 것을 생각해본다면.

국내 증시의 하락폭은 매우 양호한 수준이었다.

이에 관하여 박 과장은.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대거 매수한 덕에.

지수를 방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22년 2월 22일의 거래내역을 보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는 소식과 함께.

외국인은 3,300억.

기관은 3,800억을 순매도 했다.

하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개인은 3,700억을 순매수 했다.

외국인과 기관.

그리고 개인의 투자 판단이 엇갈린 것이다.

'개인과 기관. 그리고 외국인은 왜 항상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까..'

이에 관하여 유튜브에 검색해보니.

내가 평소에 자주 보던 주식 유튜버가 올린 영상이 나왔다.

직원들은 아직 회의를 진행중이었기에.

나는 음량을 최대한 낮춘채로 영상을 재생했다.

왠만한 유튜브 영상은 자막이 달려 있기에. 귀로 듣지 않아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외국인,기관,개인은 편의상 세 그룹으로 나눈 것 뿐이지. 같은 그룹에 속한다고 해서 동일한 선택을 하는것은 아닙니다. 기관 전체의 합. 그리고 외국인 전체의 합으로 나타나는 것일뿐. 외국인이나 기관끼리도. 서로 판단이 다른 경우가 많거든요."

영상속의 유튜버는.

같은 그룹으로 분류되더라도.

투자 판단이 다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A기관은 사고 B기관은 팔듯이 말이다.

그러니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를 한다고 해서.

그것에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나는 퇴근 후에.

내가 직접 관련 자료를 찾아봐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 * *

푸틴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군의 진입을 명령했지만.

서방세력의 강력한 조치는 나오지 않았다.

심지어 혹독한 대가를 치룰 것이라고 경고했던 것던 미국 마저도.

러시아를 향해 '침공했다'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대답을 애매모호하게 하는 백악관 대변인을 향해.

기자가 다시 한번 더 물었다.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까지만 들어가면 침공이 아닙니까?"

그러자 백악관 대변인은.

"앞으로의 행보가 중요합니다. 러시아가 어떻게 하는지 지켜본 뒤. 그에 맞게 대응하겠습니다."

라며 '침공'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회피하는 답변을 했다.

나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자국의 군사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더 깨닫게 되었다.

* * *

안보리 긴급회의가 열리고.

각국이 제재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발표하는 가운데.

푸틴은 국영 방송을 통해 대국민 담화를 했다.

담화의 내용은 간단했다.

"우크라이나는 역사적으로 러시아의 일부다."

"지금의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식민지일 뿐이다."

"잘못된 것들을 되돌려 놓겠다."

푸틴은 연설내내 분노를 표출했다.

하지만 연설의 내용은.

우크라이나의 주권 자체를 부정하는. 광기에 사로잡힌 연설 그 자체였다.

'아무래도 단기간에 사태가 진정되지는 않겠네..'

나는 뉴스 속보를 지켜보는 것을 끝으로 퇴근 준비를 마쳤다.

* * *

오후 7시.

김연희 사원과 함께 퇴근을 하는 길이었다.

옆에서 길을 걷던 김연희 사원이.

정면을 응시한 채 입을 열었다.

"수호씨."

"네."

"수호씨는 삶에 대한 철학이 있어요?"

"철학이요?"

"네. 가치관이나..아니면 삶의 신조 같은..그런거요."

여자친구를 사귈때 마다 느끼는거지만.

가끔 여자들은 이렇게 진지한 질문을 던지곤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하여 성의없게 답할 수는 없기에.

나는 생각을 정리한 뒤.

진지하게 답변을 해주었다.

"있죠. 매순간 최선을 다해서 살자. 현실에 불평하지 말자. 평범한 일상을 감사하게 생각하자. 이런거요."

"그런 생각을 갖게 된 계기가 있어요?"

"당연히 있죠."

"어떤 계기에요? 알려주세요."

"음.. 예전에 대학생 때. 횟집에서 알바를 한 적이 있어요. 그날도 알바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는데.. 횡단 보도 옆에서 "쾅!!!" 하는 소리가 울려 퍼지더라고요. 그 소리가 얼마나 컸던지. 천둥소리를 몇 배로 증폭해 놓은 느낌이었어요."

"헐.. 사고가 났던 거에요?"

"네. 맞아요. 무슨 일인가 싶어서 고개를 돌려보니. 검은색 승용차와 택시가 정면으로 충돌해서 반파가 되어 있더라고요. 그리고 잠시 후. 앰뷸런스와 경찰차가 달려 오는데..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자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떤 생각이요?"

"승용차 안에 있는 사람이 죽었다면.. 그렇다면.. 그 사람은 오늘이 자신의 마지막 날이라는것을 알고있었을까.. 그런 생각이요."

"······"

"그래서 그 뒤로 가끔.. 그런 생각을 해요. 지금 이 순간이 마지막이라면. 나는 후회가 없도록 마지막 순간을 살고있는 것일까.. 그렇게요."

"······"

"얘기가 너무 진지해졌네요. 아무튼 제 요점은 그거에요. 언제나 마지막인 것처럼 살자. 어떻게 답변이 됐나요?"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우리는 어느새 지하철 정류장까지 도착해있었다.

내 옆에 서있던 김연희 사원은.

뭔가를 생각하는듯 하더니.

이내 입꼬리를 올렸다.

그리고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수호씨."

"네?"

"수호씨는 정말 생각이 깊은거 같아요."

* * *

하루가 지나고.

또 하루가 지났다.

그리고 2022년 2월 24일. 목요일이 되었다.

오늘도 나는 회사에 가장 먼저 출근해서.

평소의 루틴대로 움직였다.

창문을 열고.

청소를 하고.

자리에 앉아서 국제 뉴스를 훑어 본 뒤에.

오늘 국내 증시는 어떤 흐름으로 흘러갈지 예측해보았다.

그리고 열아홉 번째 투자는 어떻게 끝을 맺을지 생각해보았다.

내 직감에 따르면.

24일 오늘.

내가 투자한 종목 중.

네 개의 종목이 목표가에 도달할 것 같았다.

'과연 얼마가 될까..'

1년 전만 하더라도 10억 원대의 자산가가 되는것은.

남의 얘기로만 생각했었는데.

어쩌면.. 이번달이 지나가기 전에.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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