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른두 번째 투자.(3) >
2022년 4월 6일.
새로운 하루가 밝았다.
나는 지하철 안에서 간밤에 나온 뉴스들을 읽어보았다.
각 신문사의 해외 증시 부분은.
연준(FED) 이사인 라엘 브레이너드의 발언을 비중있게 다루고있었다.
'대차대조표 축소. 더욱 빨라질 것'
나는 해당기사를 눌러서 읽어보았다.
그리고 곧. 기사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내용은 간단했다.
연준(FED)이 물가를 잡기 위해서.
금리 인상과 함께 대차대조표 축소도 시행할수도 있다는 말이었다.
[연준이 가진 두 개의 칼]
'금리 인상 + 대차대조표 축소'
그렇다면 대차대조표 축소라는 것은 무엇일까?
금리인상에 대한 공부만 신경썼던 터라.
나는 이번기회에 대차대조표 축소에 대해서도 완벽하게 개념을 이해하기로 했다.
다행히 예전에 공부를 해두었던 부분이 있어서.
출근시간 동안에만 집중하면 충분히 개념을 이해할수 있을것같았다.
나는 즉시 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고 복습이 용이하도록 쉽고 간략하게 정리를 했다.
【대차대조표 축소란 무엇일까?】
- 먼저 대차대조표라는 말의 뜻을 알아야 한다.
- 대차대조표란.
- 회사의 재무상태를 일목요연하게 알아볼수 있도록 만든 표를 말한다.
- 기업이 이 표를 만드는 목적은.
- 투자자나 경영자들이.
- 투자를 집행하거나 경영을 함에 있어서
-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 회사 멋대로 표를 작성 한다면.
- 제각기 다른 양식을 사용하게 될 것이다.
- 그리고 그렇게 된다면.
- 이용자들이 정보를 읽는데 불편을 겪을 것이다.
- 그런 이유때문에 모든 기업들은 통일된 형식에 따라서 대차대조표를 만든다.
- 그렇다면 대차대조표를 만드는 규칙은 무엇일까.
- 두 가지를 기억하면 된다.
- 첫번째는 자산, 부채, 자본이라는 세 가지 계정으로 작성된다는 점이고.
- 두번째는 차변과 대변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 차변과 대변이 일상용어가 아니라 생소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알고보면 매우 간단하다.
- 왼쪽은 차변. 오른쪽은 대변이다.
- 그리고 차변(왼쪽)에는 '자산'을 기입하고.
- 대변(오른쪽)에는 '부채'와 '자본'을 기입한다.
- 그리하여 대차대조표의 기본 형식은.
[자산 = 부채 + 자본]이 된다.
- 그렇다면 이 표를 보고 기업의 재무상태나 변동사항을 어떻게 알수 있는걸까?
- 방법은 간단하다.
- 차변(왼쪽)을 통해서 '자금의 운용 내역'을 알수 있고.
- 대변(오른쪽)을 통해서 '자금의 조달 내역'을 알수 있다.
- 아래와 같은 대차대조표가 있다고 예를 들어보자.
[A업의 대차대조표]
(왼쪽) 아이스크림 200원 + 사탕 100원 + 현금 200원 (오른쪽) 부채 400원 + 자본금 100원
오른쪽을 보면 자금의 출처를 알수있다.
오른쪽에는 부채 400원과 자본 100원이 나와있는데.
부채 400원을 통해서. 회사가 400원을 빌려 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고.
자본 100원을 통해서. 주주들이 100원을 출자했다는 사실을 알수있다.
즉, 빌려온 돈 400원과 주주들이 준 돈 100원을 합쳐서.
총 500원의 자금을 조달했다는 내역을 알수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금을 어디에 썼는지는 어떻게 알수있을까?'
그것또한 간단하다.
자금의 운용 내역은 대차대조표의 왼쪽을 보면 알수있다.
왼쪽을 보면 [아이스크림 200원 + 사탕 100원 + 현금 200원]이라고 나와있다.
이 정보를 통해. 회사가 500원의 자금을 조달한 후.
200원어치의 아이스크림을 사먹고, 100원어치 사탕을 사먹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남은 200원은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수있다.
'이때 눈여겨 볼 점은.'
자금의 운용상태를 나타내는 차변(왼쪽)과.
자금의 출처를 나타내는 대변(오른쪽)의 합계액이 같아야 한다는 것이다.
왼쪽(차변) [아이스크림 200원 + 사탕 100원 + 현금 200원]= 500 원
오른쪽(대변)[부채 400원 + 자본금 100원] = 500 원
이렇게 차변(왼쪽)과 대변(오른쪽)이 500원으로 동일한것을 대차평균의 원리라고 부르는데.
이 원리의 뜻을 따라서 '대차대조표'라고 불렸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IFRS(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된 이후.
대차대조표라는 용어가 재무상태표라는 용어로 바뀌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미국 연준(FED)의 대차대조표 축소라는 부분을 언급할때면.
여전히 재무상태표 축소라는 용어대신.
대차대조표 축소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여하튼.
대차대조표 개념 정리를 끝마친 나는.
본격적으로 연준(FED)의 대차대조표 축소에 대해서 공부했다.
그리고 관련내용을 최대한 쉽게 정리해보았다.
- 연준(FED)의 대차대조표 축소는.
- 곧 보유중인 채권의 감소를 뜻한다.
- 이유는 간단하다.
- 연준(FED)이 보유중인 자산의 대부분이
- 채권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 연준(FED)이 채권을 줄일경우.
- 대차평균의 원리(왼쪽 합계 = 오른쪽 합계)에 따라.
- 오른쪽도 같은 비율로 줄어들게 된다.
'(왼쪽)채권 감소액 = (오른쪽)부채 감소액'
즉, 채권을 팔거나 재투자를 하지 않을 경우.
왼쪽과 오른쪽 금액이 모두 감소하며 대차대조표가 '축소'된다.
'그렇다면 대차대조표 축소를 하면 어떤 영향이 있을까?'
많은 전문가들은.
연준(FED)이 채권을 매각하는 방식 대신.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에 대해 재투자를 하지 않는 방식을 선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전망은 오늘로서 깨졌다.
연준(FED)의 라엘 브레이너드 이사는.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에 대해 재투자를 하지않는 축소방식은, 속도가 너무 느리다며.
앞으로는 적극적으로 채권을 매각할수 있다고 시사하였다.
'여하튼.'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가 시행될 경우.
그 여파는 상당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상황이다.
연준(FED)이 채권의 양을 줄이면 시중의 돈히 빨려들어가기 때문이었다.
나는 과거의 사례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2018년의 사례를 찾을 수가 있었다.
연준이 대차대조표 축소를 시행했던 2018년 9월부터 12월 말까지.
3개월 동안 나스닥지수는 20% 넘게 하락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시장에 유동성이 말라버리는 신용 경색이 발생하여.
대차대조표 축소에 나섰던 연준이 되려 유동성을 제공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로인해 연준(FED)은 상당히 많은 비판을 받았었다.
'그런데 또 대차대조표를 축소하겠다고?..그것도 빨리?..'
연준(FED)이 보유한 채권의 가격은 대략 8조 5천억 달러로.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할경우 1경에 해당한다.
이중 1조달러만 축소해도. 그 파장은 클 것으로 예상이 되고있다.
연준의 양적긴축 시작 시기는.
2022년 6월부터 8월사이로 예측되는 상황.
나는 관련부분을 보기좋게 정리한 후.
회사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 * *
오전 9시.
마침내 장이 시작되었다.
나는 내가 매수했던 종목들의 주가변화를 살펴보았다.
【전일종가 → 당일 시가】
[1]
[종목 : K*케미칼]
[30,550 원 → 30,500 원]▼0.01%
[2]
[종목 : K*스틸]
[11,050 원 → 10,950 원]▼0.09%
[3]
[종목 : K* ETS]
[12,850 원 → 12,800 원]▼0.3%
내가 매수한 세 가지 종목의 시초가는.
전일 종가대비 소폭 하락한 상태였다.
아직까지 K*그룹이 쌍*차 인수전에 뛰어든다는 뉴스는 나오지 않았기에.
충분히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차분히 기다리기로 마음먹었다.
* * *
오후 3시.
장이 시작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주가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직감을 믿고 기다렸다.
그리고 마침내.
기다리던 소식이 눈앞에 나타났다.
오후 3시를 넘은 시점에 속보가 올라온것이다.
[속보]
[K*그룹. 쌍*차 인수전에 참전한다.]
나는 해당 기사를 즉시 읽어보았다.
[K*그룹이 쌍*차 매각 주관사인 E*한영회계법인에. 인수전에 참여한다는 의사를 타진한것으로 밝혀졌다.]
"좋았어!"
나는 마음속으로 환호성을 내질렀다.
그리고 K*그룹과 관련하여 매수했던 종목들의 주가변화를 살펴보았다.
내가 매수한 종목들은.
K*그룹이 인수전에 참여한다는 속보들이 나온 직후부터 폭등하기 시작했다.
【4월 6일.】
【기사가 나온 직후의 주가 변화】
[1]
[종목 : K*케미칼]
[오전 9시 : 30,500 원]▼0.01%
[오전 10시 : 30,300 원]▼0.08%
[오후 3시 : 30,250 원]▼0.09%
[현재 : 39,700 원]▲29.9%상승
[2]
[종목 : K*스틸]
[오전 9시 : 10,950 원]▼0.09%
[오전 10시 : 10,950 원]▼0.09%
[오후 3시 : 11,450 원]▲3.6%
[현재 : 12,600 원]▲14%상승
[3]
[종목 : K* ETS]
[오전 9시 : 12,800 원]▼0.3%
[오전 10시 : 12,950 원]▲0.07%
[오후 3시 : 12,800 원]▼0.3%
[현재 : 15,800 원]▲22.9%상승
3시부터 3시 30분까지.
30분도 안된 시간만에 엄청난 주가 상승이 나타났다.
하지만 나는 마음을 가라앉혔다.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내가 정해두었던 목표가에는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일 오전에 고점을 찍을거야..'
나는 관련 종목들의 정리를 끝마친 뒤에.
오늘 하루동안 내가 놓친 부분은 없는지.
다른 종목들의 상황도 살펴보았다.
* * *
회의 준비에 들어가기 전.
내가 투자하지 않은 종목 중에서 눈에 띄는 종목이 발견되었다.
나는 해당 종목에 대해 살펴보고.
특이점을 노트에 적어보았다.
【4월 6일.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
[종목: 스*엔스킨]
- 2017년 12월.
- 옵*머스자산운용 사모펀드는.
- 펀드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 사모펀드란, 100명 이하의 투자자들로부터 모집한 자금을 운용하는 펀드를 말하는데.
- 공모펀드와 달리, 사모펀드는 정부의 감시를 받지 않으며 운용에 제한도 없는것이 특징이다.
- 그리고 해당 사모펀드는
- 자신들이 내놓은 상품을
-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안전한 상품이라고 소개하였다.
- 하지만 뭔가 이상한 점이 있었다.
- 당시기준으로, 정부보증 공사채 수익률은 1년 만기 기준으로 1.7%~1.8% 수준이었는데.
- 옵*머스자산운용 사모펀드는.
- 그것보다 훨씬 높은 3%의 수익률을 보장해주겠다고 한것이다.
- 하지만 이는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다.
- 수천억 원대의 공공기관 매출채권을 단기간에 확보하는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 N*투자증권, 하*투자증권, 한*투자증권국 등은.
- 그들의 말을 믿고 펀드를 판매하였다.
- 하지만 옵*머스자산운용 사모펀드는.
- 자신들이 소개한 방식대로 투자를 하지 않았다.
-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기 보다는.
- 비상장기업이 발행한 사모사채에 훨씬더 많은 돈을 투자하였다.
- 심지어 해당 펀드가 투자한 비상장기업들 중에는.
- 페이퍼 컴퍼니도 있었다고 한다.
'결국'
- 2020년 6월 17일.
- 옵*머스는 환매중단을 선언했다.
- 환매중단이란.
- 회사가 돈을 잘못굴려서 투자받은 돈을 다 날려먹고.
- 돌려 줄 돈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 이에따라 2022년 6월 25일. 서울중앙지검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 그리고 6월 30일에는 옵*머스사에 대한 영업 정지 조치를 내렸고.
- 7월 7일에는.
- 김*현 대표, 이*열 대표이사, 윤*호 감사를 구속시켰다.
'김*현 대표가 구속된지 한달 후.'
- 한 신문사가 단독 보도를 냈다.
- 기사의 제목은 '150억 횡령의 몸통이 드러나다'였다.
- 해당 기사는 스*앤스킨은 사실상 옵티머스의 자회사라고 주장했는데.
- 옵*머스의 2대주주인 이*열 대표가 최대주주로 있는 A사와 B사가.
- 스*엔스킨의 주식을 각각 6.6%, 6.5%를 보유하여.
- 두 지분을 합칠 경우, 13.1%가 되므로 사실상 스*엔스킨의 최대주자라고 말한 것이다.
- 그리고 그들의 주장은 일리가 있었다.
- 2020년.
- 스*엔스킨은 마스크 유통사업을 한다는 명목으로.
- C라는 기업에 선급금으로 150억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는데.
- 이때. 문제가 발생했다.
- 당시 스*엔스킨의 대표이사로 있던 서*환 대표가 반대표를 던진것이다.
- 하지만 스*엔스킨 경영진은 곧장 이사회를 열고.
- 대표이사를 갈아치워 버렸다.
- 결국,
- 스*엔스킨은 C기업에 150억원을 선급금으로 주게되었다.
- 하지만 추후 문제가 발생하였다.
- 스*엔스킨은 150억 원을 선급금으로 지급한 것에 대해 이유를 해명하지 못했고.
- 결국 한국거래소로부터 주식 거래를 정지당했다.
'이것이 지난 2년간. 스*엔스킨의 주식이 거래가 정지되었던 이유다.'
- 하지만 이틀전인 2022년 4월 4일.
- 한국거래소는 스*엔스킨에 대해 상장유지 결정을 내렸고.
- 4월 5일인 어제는.
- 거래를 재개할 수 있었다.
- 하지만 거래가 재개 된 직후부터 주가가 폭락하였다.
- 오랜기간동안 거래가 정지되었다보니.
- 보유중인 주식을 헐값에라도 팔려는 사람들의 매도세가 강하지 않았나는 생각이 들었다.
- 결국 스*엔스킨 측은, 거래재개 첫날. 21%의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장을 마감했다.
- 그리고 이것을보며 경영진들은 특단의 대책을 내놓았다.
'그것은 바로 의무보유였다.'
- 스*엔스킨은 공시를 통해
- 최대주주를 비롯한 주요주주들이 책임감을 보이겠다며.
- 앞으로 3년 간.
- 주식을 팔지않고 의무적으로 보유하겠다고 발표하였다.
- 의무보유 기간은 2025년 4월 4일까지이며.
- 의무보유 주식은 총 1억 3830만 3970 주로.
- 스*엔스킨 측이 발행한 주식의 39%가량에 해당하는 수량이다.
- 해당 발표덕분에 강한 매수세가 형성되었고.
- 그로인해 오늘 상한가를 기록했다.
나는 여기까지 정리를 마친 후.
더욱 간략하게 해당 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한 이유를 적어 보았다.
【스*엔스킨이 상한가를 친 이유 정리】
[150억 선급금 지급 해명 못함 ▶ 한국거래소로부터 주식거래 정지 먹음 ▶ 거의 2년만에 거래 재개 됨 ▶ 거래재개 첫날, 주가 폭락함 ▶ 최대주주와 주요주주들이 3년간 의무보유 하겠다고 함 ▶ 결국 오늘 상한가 기록.]
'하지만.'
나는 해당 종목의 상승은 오래가지 못할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내일 추격매수는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