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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투자하면 다 오른다-163화 (163/180)

< 서른아홉 번째 투자.(3) >

5월 4일.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었다.

나는 어제 내가 매수했던 종목들이 오늘 무슨 이유로 상한가를 치게될지 기대감을 품은 채.

회사로 발걸음을 옮겼다.

지하철 안에서 뉴스들을 훑어보니.

삼*전자와 관련된 뉴스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1조원짜리 계약이라고?'

나는 해당 기사를 누른 후에 기사의 내용을 확인해보았다.

[작성시간 : 9시간 전]

[삼*전자. 미국 통신업체와 1조원 대 계약 체결]

[삼*전자가 미국의 이통통신 업체인 디시 네트워크와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5G 통신 장비 공급 계약으로. 그 규모가 무려 1조 원에 달한다. 삼*전자는 이번 계약을 통해 5G와 관련된 장비를 공급할 예정이다.]

기사의 마지막 부분을 읽는 순간이었다.

불현듯 어제 오전에 매수했던 종목이 떠올랐다.

나는 해당 종목을 다시 한번 찾아보았다.

[종목 : 에*알텍]

[기업정보 : 이동전화중계기,휴대인터넷중계기.광전송장비 제조 및 판매업]

'이동전화중계기와 휴대인터넷 중계기라..'

통신에 관련된 부품을 생산한다는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그런 장비들이 무엇에 사용되는지는 알수없었다.

나는 내가 매수한 종목이 삼*전자가 따낸 계약과 연관성이 있는지 궁금했기에. 관련 정보를 찾아가며 노트에 정리해보았다.

【5G는 무엇인가?】

5G란. 5세대 이동통신을 지칭하는 말이다.

그리고 5세대 이동통신은 4세대 이동통신보다 한 단계 높은 차원의 기술이다.

2013년 5월 12일에 삼*전자가 기술개발에 성공했으며.

2019년 4월 3일에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상용화를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5G와 4G를 10차선 도로와 1차선 도로로 비유하곤한다.

도로가 열 배 넓어진만큼 5G의 전송률이 빨라진다고 설명하는것이다.

이론적으로 살펴봐도 마찬가지다.

4G의 전송속도는  1GBPS. 5G의 전송속도는 20GBPS로 최대 20배가량 빨라지며. 지연 속도역시 10분의 1로 줄어든다.

【중계기】

5G에도 약점은 있다.

바로 건물안에서 잘 터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5G는 고주파를 사용하는데.

고주파는 직진선이 강하고 파장이 짧아서. 벽 너머로 신호를 보내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건물안에서 4G보다 5G가 더 안터진다는 이야기가 나온것은 그런 이유때문이다.

그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중계기가 나왔다.

중계기는 신호가 장애물에 걸리지 않고 전달될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비다.

그리고 5G에서 사용되는 중계기를 인빌딩(In-building)중계기라고 부른다.

【내가 매수한 종목과의 연관성】

KT는 평창올림픽을 통하여 5G서비스를 선보였다.

그리고 그때. KT와 5G중계기를 공동으로 개발한 기업이 바로 에*알텍이다.

그만큼 기술력이 있다는것을 증명한 것이다.

그리고 또한가지 특징이 있다.

그것은 바로 에*알텍이 2012년도에 삼*전자에 RRH장비를 납품했던 이력이 있다는것이다.

기술력도 좋고 삼*전자에 납품한 이력도 있으니. 이정도면 최소한의 연관성은 갖추지 않았을까 싶었다.

【기대를 가져볼만한 이유】

삼*전자가 1조 원짜리 계약을 따냈다는 소식은 꽤나 큰 이슈다.

투자자들이 관련 계약에 따른 수혜주를 찾게 된다면 에*알텍도 후보에 오를것이다.

그리고 에*알텍이 삼*전자에 부품을 공급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긴다면 주가는 가파르게 오를것이다.

【회의적인 점】

삼*전자는 단독으로 5G중계기를 생산할 능력이 있다.

그리고 단독으로 부품을 공급하기로 마음을 먹는다면 협력업체는 필요하지 않게된다.

만에하나 협력업체에게 수혜가 돌아간다 하더라도. 에*알텍이 다른 경쟁사들을 제치고 삼*전자의 협력업체로 선정될지는 미지수다.

* * *

회사에 도착한 나는.

커피 한잔을 하면서 추가로 자료를 정리해보았다.

그리고 잠시 후.

황 부장이 출근을 마치고 오전회의가 소집되었다.

나는 오늘 국내증시의 방향성에 대해서 브리핑을 했다.

그리고 오늘 오전에 가장 큰 이슈였던 '삼*전자 1조 계약 건'에 대한 분석을 내놓았다.

삼*전자가 맺은 계약의 내용과 5G의 뜻,

그리고 5G의 장단점과 이번 계약을 통해 수혜를 받게 될 기업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하였다.

그러자 황 부장이 궁금한듯 질문을 했다.

"김 사원 생각에는 어때? 어떤 기업이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나?"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현*자동차가 미국에 공장을 짓는다고 했을 때. 일시적으로나마 미국에 공장이 있는 기업들의 주가가 많이 올랐었습니다. 그런점을 떠올려보면. 삼*전자의 이번 계약으로 수혜주가 생길 경우. 미국 현지에 법인이 있는 기업중 하나가 수혜를 받게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나는 에*알텍이 미국 현지에 법인이 있다는 점은 말하지 않았다.

그렇게 오전 회의가 끝나자 한 차장이 내게 다가왔다.

그리고 건강음료 하나를 주면서 은근슬쩍 한마디를 건넸다.

"수호씨. 피곤하지?"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눈이 붉게 충혈됐는데 너무 무리하는거 아니야?"

"그런가요?.. 어제 조금늦게 잤는데 그것때문에 그런가보네요.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는 무슨. 같은 사무실 사람끼리 걱정하는건 당연한거지. 그나저나 오늘은 어떤 종목에 투자할거야?"

"... ..."

나는 그의 질문에 에둘러 답했다.

1조원짜리 계약이 삼*잔자의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이며. 또한 어떤 종목이 수혜를 받게 될지도 알수없다고 답하였다.

그러자 한 차장은 아쉬운 듯 주위를 배회하더니. 이내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나는 자리에 앉은 채 장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세 가지 종목 모두 웬만한 종목 분석가보다 공을 들여 공부했기에. 과연 오늘 어떤 결과가 나오게 될지 매우 기대가 되었다.

* * *

오전 9시가 되자 장이 열렸다.

나는 즉시, 내가 매수했던 종목들의 시초가 변화를 살펴보았다.

【전일 종가 → 당일 시초가】

[1]

[종목 :에*알텍]

[3,110 원 → 3,185 원]▲2.4%

[2]

[종목 :코*네이처]

[1,550 원 → 1,565 원]▲0.09%

[3]

[종목 : 투*소프트]

[965 원 → 965 원] 변화없음

투비소프트의 주가는 변화가 없었고. 에*알텍과 코*네이처는 소폭 상승하고 있었다.

나는 곧바로 삼*전자로 눈을 돌렸다.

삼*전자의 주식을 매수하지는 않았지만. 어젯밤에 미국에서 1조원 짜리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나왔으니. 주가가 얼마나 변했을지 궁금했다.

잠시 후.

전일 종가 67,500 원에서 오늘 시가 68,000 원으로. 삼*전자의 주가가 ▲0.07% 상승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왔다.

아무리 삼*전자의 규모가 크다지만.

1조원짜리 계약을 따냈음에도 불구하고. 겨우 0.07%의 주가만 상승했다는것이 신기했다.

'여하튼'

내가 매수한 종목들에 대한 뚜렷한 소식은 없었기에. 나는 변화가 일어날때까지 새로운 종목을 탐색하며 기다려보기로 했다.

* * *

코*네이처의 주가변화는 미미했다.

장초반만 하더라도 전일대비 시초가가 0.09% 올랐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후부터 확 바뀌었다.

코*네이처의 주가는 빠른 속도로 상승하기 시작했고. 오전 9시 27분이 되자 상한가에 도달하였다.

'하지만.'

주가만 상한가를 기록했을 뿐. 뚜렷한 호재는 없었다.

해당 종목이 상한가에 도달한 이유를 도무지 알수가 없었다.

'일단 팔고보자.'

나는 일단 매도작업에 들어가기로했다.

거래량은 풍부하게 터지고 있었기에 내가 보유하던 물량을 넘기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잠시 후.

귓가에 거래가 체결되었다는 알림음이 들려왔다.

나는 체결된 거래내역을 눈으로 살펴보았다.

【2022년 5월 4일. 거래내역】

[1]

[종목 : 코*네이처]

[매수단가 : 1,560 원]

[매도단가 : 2,015 원]

[수익률 : 29.1%]

[총 매수금액 : 1억 5천만 원]

[총 매도금액 : 1억 9천 3백만 원]

[실현수익 : (+) 4천 3백만 원]

흐뭇한 마음으로 거래내역을 살피는 중이었다.

코*네이처와 관련된 기사하나가 떠올랐다.

[코*네이처 상한가 달성 이유는?]

마침내 내가 기다리던 분석 기사가 올라온 것인가?

나는 기대에 찬 마음으로 해당 기사를 클릭해보았다.

하지만 해당 기사의 내용은 어이가 없게도 코*네이처 오늘 상한가를 달성한 이유를. 3자배정 유상증자때문이라고 하였다.

[상한가 이유 : 3자배정 유상증자 재부각]

"이게 뭐야.."

나는 해당 분석을 이해할수 없었다.

코*네이처가 3자배정 유상증자를 한다고 공시한것은 4월 27일이고. 오늘은 그때로부터 벌써 일주일이나 지난 시점이다.

그리고 3자배정 유상증자를 공시한 날의 종가는 1,660 원. 어제 종가는 1,550 원으로 일주일간 거의 하락만 했는데.

갑자기 오늘 유상증자 사실이 재부각되어 상한가를 쳤다니. 도저히 이해할수 없는 분석이었다.

'에휴.. 그냥 그려러니 하자.'

나는 마음을 가다듬고 나머지 두 종목의 주가변화를 관찰하였다.

* * *

코*네이처의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한지 20분 만에. 에*알텍이 상한가를 쳤다.

몇몇 기사에서는 삼*전자의 1조원짜리 계약에 대한 기대감이 생겨서, 해당 기업의 주가가 급등한 것이라고 말하고있었다.

하지만 에*알텍이 삼*전자에 부품을 납품하기로 계약했다는 말은 어디에도 없었다.

"흠.. 이것도 이해할수가 없네.."

나는 머리로 이해하는것을 포기하고 일단 해당 종목의 매도 작업에 들어갔다.

매수할 당시에는 거래량이 적어서 1천만 원만 매수할수 있었던 종목이었는데. 오늘은 상한가 덕분인지 거래량이 폭발하고 있었다.

나는 해당 종목을 매도한 후에 체결된 거래내역을 살펴보았다.

[2]

[종목 : 에*알텍]

[매수단가 : 3,100 원]

[매도단가 : 4,040 원]

[수익률 : 30%]

[총 매수금액 : 1천만 원]

[총 매도금액 : 1천 3백만 원]

[실현수익 : (+) 3백만 원]

'3백만 원이라..'

트레이더가 된 이후 가장 소액의 거래였다.

나는 나머지 남은 종목을 바라보았다.

총 세 가지 종목이 담겨있던 매수 종목에는. 이제 투*소프트 하나만 덩그러니 남아있었다.

해당기업은 90%의 감자를 실시하기로 한 기업으로. 분명 악재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악재를 덮고 상한가를 치려면. 분명 그것을 덮을만한 대형 호재가 나올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한껏 기대감을 품은채 기다렸다.

'그런데.'

해당 종목또한 아무런 이유도 없이 급등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전 11시를 넘어서 상한가에 도달했다.

상한가에 도달할때까지 어떤 호재가 터지지 않았다.

그냥 주가가 오를 뿐이었다.

나는 해당 종목이 상한가에 도달한 이유를 알아내는 것을 포기하고 매도작업에 들어갔다.

그리고  체결된 거래내역을 눈으로 확인해보았다.

[3]

[종목 : 투*소프트]

[매수단가 : 965 원]

[매도단가 : 1,250]

[수익률: 29.5%]

[총 매수금액 : 1억 원]

[총 매도금액 : 1억 2천 9백 5십만 원]

[실현수익 : (+) 2천 9백 5십만 원]

이후.

투*소프트가 상한가를 친 것과 관련되어 몇가지 기사들이 올라왔다.

하지만 하나같이 투*소프트가 상한가에 도달했다는 팩트를 서술할 뿐. 상승 이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못했다.

"휴우.."

공부한것에 비해 결과는 다소 허무했지만.

뭐 그래도 돈을 벌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마음을 다잡고 곧바로 다음 투자처를 향해 눈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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