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손에 천마신공-2화 (2/254)

*****************************************************

아지트 소설 (구:아지툰 소설) 에서 배포하였습니다.

웹에서 실시간으로 편리하게 감상하세요

http://novelagit.xyz

****************************************************.

제 2화

<죽음을 부르는 힘>

"뭐야?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천마신공이 고작 저런 놈들을 못 이긴다고?"

"그럼 자하신공은?"

"혈사장은?"

"죽엽수는?"

어쩌면 앞선 두 놈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건지도 몰랐다. 하지만 울타리를 뛰어넘기까지 그들이 보였던 모습은 범인이 흉내 낼 수 없는 움직임이었다.

짧은 순간 보인 모습은 마치 비호의 모습과 닮아 있었다.

갑작스러운 상황은 그들에게 혼란을 남겼다.

여전히 알 수 없는 상황에 모두가 어리둥절해하며 갈피를 잡지 못 했다.

강준우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놓칠 수 없었던 천마신공을 선택했지만, 막상 얻고 나서도 자신이 없었다.

'하아. 씨발! 어떻게 하라는 건지.'

이런 장소로 왔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혼란스러웠다.

그저 갑자기 들려온 이상한 소리로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전부였다.

처음에는 꿈인 줄 알았다. 정말 꿈만 같은 상황이었다.

이곳을 나가기 위해서는 밖에 있는 놈들을 죽이고 끝까지 살아남아야한다는 알 수 없는 목표만 각인되어 있었다.

그 수단으로 여러 이능이 주어졌다. 문제는 그런 이능이 생각했던 것만큼 위력적이지 않다는 점이었다.

"비켜봐! 내가 모두 지워버릴 테니까."

이번에는 긴 머리를 가진 여성이 자진하며 울타리 쪽으로 걸어갔다.

일전에 죽은 놈들과 같은 모습은 아니었다. 가볍게 걸음을 옮긴 그녀는 손을 들어 올리며 뭔가를 중얼거렸다.

"세상의 모든 열기를 내 손에 가득 담아 적을 벌하노니, 모든 것을 불태워 깨끗이 정화하리라. 헬파이어!"

쿠구구구궁.

"헤, 헬파이어?"

심상치 않은 모습이었다.

들어 올린 손바닥 위로 강한 열기가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모든 것을 불태우는 헬파이어가 재림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자신만만해 하던 여자의 안색이 처참하게 구겨졌다.

"아악, 아아악!"

갑작스러운 비명과 함께 그녀의 몸이 꿀렁거리기 시작했다.

감당할 수 없는 힘을 소환한 대가를 받는 것 같았다. 처절한 비명을 내지르던 그녀는 손바닥 위에 생겨난 불길에 휩싸였다.

화르르르.

순식간에 불길에 집어삼키며 까만 재로 변해버린 그 모습에 모두는 말을 잇지 못 했다.

"씨, 씨발! 이게 뭐야?"

"우릴 죽이려고 익히라는 거였어?"

비슷한 마법을 익힌 몇몇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왔다. 지금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들도 그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제법 이름난 무공이나 마법을 익혔지만, 그것을 사용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생각과는 다른 상황에 모두가 황당해했다. 하지만 그런 감정도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모두의 눈에 허상처럼 뭔가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

1분 후, 울타리가 제거됩니다.

밖에 있는 생명체는 강한 적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굶주린 그들을 상대로 끝까지 살아남아야 합니다.

목표 : 생존.

전체 보상 : 10포인트. 상태창 개방.

개인 보상 : 처리한 적의 수에 따라 포인트 차등 지급.

**

낯선 목소리는 눈앞에 떠오르는 낯선 창이 해야 할 일을 대신 설명하고 있었다.

하지만 더 이상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울타리가 제거된다고?'

강준우는 밖에 있는 놈들을 바라봤다.

조잡한 날붙이를 들고 있는 놈들은 울타리를 넘지 못 했다. 아마도 제약이 있는 것 같았지만, 문제는 놈들의 상태였다.

며칠은 굶은 것 같았다.

놈들은 군침을 흘린 채로, 울타리에 가까이 붙은 채로 그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쫙 찢어진 붉게 충혈된 눈에는 광기가 가득 들어차 있었다. 뭔가를 갈구하는 놈들의 눈빛은 포식자의 눈빛이었다.

그 눈빛을 확인한 강준우는 절로 마른침을 삼켰다.

'천마신공이라. 괜찮을까?'

차라리 다른 무공이나 마법을 익히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내로라하는 무공과 강한 마법도 제대로 펼칠 수 있을 때야 대단한 신공이었다. 제대로 된 위력도 내지 못한 상황에서 이런 것들을 얻어 봐야 오히려 스스로만 해칠 뿐이었다.

뒤늦게 그 사실을 떠올리며 후회했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돌이킬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천마신공이라.'

단전 안에 자리 잡은 쥐꼬리만 한 내공을 가늠하던 그는 울타리 밖을 바라봤다.

울타리라는 장벽이 있는 만큼 놈들이 공격을 할 가능성은 낮아 보였다.

실제로 놈들은 울타리에 달라붙지도 못 했다. 광기에 찬 눈빛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마치 그곳에 닿으면 죽기라도 하는 것처럼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그런 그곳으로 한 사람이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일전에 죽은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는 모습이었다. 몇몇은 그에게 주의를 주듯이 그냥 오라는 말을 전했지만, 사내는 개의치 않았다.

강준우는 울타리 근처로 걸어가는 사람을 바라봤다.

가만히 자리를 옮기던 사람은 그도 알고 있는 얼굴이었다.

'궈, 권현수?'

같은 학과에 속한 놈이었다. 그렇게 친하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그는 꽤나 유명한 놈이었다.

학생 신분에도 외제차를 끌고 다닐 정보로 부유한 놈이었다. 부티나는 행동과 씀씀이, 자신감 넘치는 행동으로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놈이었다.

그를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의 행동을 주시했고, 권현수는 곧장 손가락을 뻗으며 밖에 있는 고블린의 이마를 겨눴다.

"빠앙."

쐐에엑. 피슉.

가벼운 행동이었지만, 드러난 결과는 놀라웠다.

그의 손가락에서 무언가가 뿜어져 나왔다. 영화에서나 볼 법한 일이었다. 마치 CG처럼 붉은 기운이 쏘아졌다.

총을 쏜 것처럼 손가락에서 쏘아진 기운은 그대로 앞에 있는 고블린의 이마를 꿰뚫었다. 당연히 이마가 꿰뚫린 고블린이 통나무 쓰러지듯이 뒤로 넘어갔고, 그 광경에 모두가 깜짝 놀라며 소리쳤다.

"아, 안에서도 죽일 수 있어?"

"빠, 빨리 죽이자! 울타리가 사라지기 전에……"

권현수의 행동에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울타리라는 보호막이 있어야 안심할 수 있었다.

강준우 역시 마찬가지였다.

천마신공을 사용하는 게 불안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헬파이어 같은 마법을 사용하던 여자처럼 불타서 죽는 일은 없을 것 같았다.

'깜냥이 안 되면 마법을 사용할 수 없다는 거겠지?'

권현수가 그런 방법을 사용하는 이유가 따로 있는 것 같았다.

그 역시도 무공을 익히고 있었다. 그가 선택한 무공은 일양지라는 무공으로 손가락에서 강한 양력을 뿜어낼 수 있었다.

그것을 이용해서 고블린을 처리할 수 있었지만, 그의 안색은 하얗게 변했다.

창백해졌다는 말이 잘 어울렸다. 장난스러웠던 처음의 모습과는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어떤 무공이지? 저놈은 무슨 무공을 쓴 거지?'

평소에도 특별해 보이던 놈이었다. 지금도 그런 특별함을 과시하고 있었다.

그와 함께 움직였던 자들은 모두의 시선을 받은 권현수를 자랑스러워하듯 치켜세웠다.

강준우도 깜짝 놀랐지만, 하얗게 질린 권현수의 모습에 절로 얼굴을 찌푸렸다.

'저놈도 버거워하고 있잖아? 씨발, 도대체 사용할 수 없는 무공을 왜 준 거지?'

절로 욕지거리가 튀어나왔지만, 그는 내색하지 않으며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관찰했다.

몇몇은 울타리 안에서 놈들을 공격하는데 성공했지만, 모두가 성공을 한 것은 아니었다.

일부는 주제에 맞지 않은 무공과 마법을 사용하면서 쓰러져 나갔다.

자멸을 한 것이다. 오히려 마법에 먹히며 죽는 자들도 존재했고, 피를 뿜으며 주화입마에 든 사람도 나타났다.

'후우. 어떡하라는 거지? 이 힘을 사용할 수는 있는 건가?'

천마신공.

무협이라는 장르에서는 최강의 무공으로 나오는 상승의 절기였다. 그것도 주인공 급만 익힐 수 있는 신공이었지만, 정작 그것을 얻은 강준우는 쉽사리 사용할 수 없었다.

물론, 사용하는 방법도 알지 못 했다.

그저 다른 사람들처럼 손을 뻗는 게 그가 할 수 있는 전부였지만, 그게 답은 아닌 것 같았다.

단전에서 느껴지는 손톱만 한 기운을 가늠하던 그는 가만히 눈을 감았다.

곧 울타리가 없어지겠지만, 지금은 그것보다 자신의 상태를 먼저 확인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다. 천마신공이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을지 확인할 생각이었다.

'흐음. 이 작은 기운을 움직일 수 있는 건가?'

그런 생각을 가지기 무섭게 자그마한 기운이 꿈틀거렸다.

아랫배에서 느껴지는 작은 움직임에 그는 천천히 기운을 움직였다. 낯선 경험이었지만, 그 기운은 그의 의지에 따라 움직였다.

흘러나온 기운은 순식간에 손끝에 모였다.

정권 끝에 모인 자그마한 기운. 이대로 주먹을 내지르면 강한 기운이 터져 나올 것 같았다. 하지만 왠지 모를 불안함이 엄습했다.

'부족해. 지금 가지고 있는 힘만으로는 다른 사람들과 비슷한 꼴을 당할 거야.'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이대로 손을 뻗으면 칠공에서 피를 뿌리며 쓰러진 다른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그는 곧장 기운을 되돌렸다.

다시 돌아간 기운으로 빈 단전이 채워지자 왠지 모를 안도감을 느낄 수 있었다.

한 차례 기운을 끌어 올렸지만, 그래도 좋은 사실을 알아낼 수 있었다.

'기운을 돌리면서 왠지 힘이…… 강해진 것 같은데?'

몸 안에 있는 알 수 없는 길을 따라서 기운이 움직이자, 내공이 움직였던 부분의 힘이 더욱 강력해진 것 같았다.

그저 기분으로만 그렇게 느낀 것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자신감이 생겨났다.

'내기를 돌리면 힘이 강해진다고 하지 않았나?'

그 역시 무협지를 읽은 기억이 있었다.

그 기억을 기반으로 다시 한 번 힘을 돌리자, 확연히 달라진 몸 상태를 느낄 수 있었다.

'강한 위력은 낼 수 없겠지만, 육체적인 능력은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으려나?'

한 가지 가정을 떠올릴 수 있었지만, 그렇다고 확신을 할 수도 없었다.

그저 이 상황에 취해서 착각을 하는 것인 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런 생각도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울타리가 개방됩니다. 이어질 습격에 대비하세요.]

예의 딱딱한 소리가 들리기 무섭게 수많은 포효가 뒤를 이었다.

"크아아아!"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