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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에 천마신공-13화 (13/254)

제 13화

<새로운 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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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거주지가 필요합니다.

북쪽 산에 있는 고블린을 토벌하고, 그곳을 거주지로 만들어야 합니다. 날이 어두워지면 고블린의 흉성이 더 강력해집니다. 안전한 거주지를 확보하는 게 시급합니다.

목표 : 고블린 토벌, 거주지 확보,

전체 보상 : 3일 간의 보호기간 획득. 보호기간 사이, 외부 세력의 침임 불가.

개인 보상 : 기여도에 따른 차등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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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소식이 전해졌다. 거주지를 얻으라는 말에 살아남은 모두의 표정이 굳어졌다.

고블린과 치열하게 싸운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채 반나절도 흐르기 전에 나타난 새로운 임무에 그들이 동요했다.

'고블린을 토벌하고 놈들의 거주지를 탈환하라는 건가?'

주어진 소식에 강준우도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상대할 적들의 규모만 봐서는 혼자서 해낼 수 없을 임무였다. 당연히 다른 사람들과 함께 움직여야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리를 이룬 상태였다.

"어떻게 할까?"

"다른 사람들하고 같이 움직여야 되는 거 아니야? 어차피 저 사람들도……"

"글쎄. 저 사람들이 움직이려고 할까?"

대부분이 무리를 이뤘다지만, 그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가만히 지켜보자는 쪽과 적극적으로 움직이자는 쪽으로 나뉘었다.

아직 마음을 정리할 시간이 부족한 상태에서 해야 할 일이 나오자 그들로서는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멀리에서 그들의 상황을 지켜보던 강준우는 쓰게 웃었다.

결국 저런 점을 걱정한 것이다. 수만 늘어난다고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서로 다른 생각으로 시간만 소비할 뿐이었다.

그런 그에게 몇몇이 찾아왔다.

대부분이 무리를 이룬 자들이었고, 그들은 함께 움직이기를 권했다.

"우선 이야기라도 나눠보는 건 어때요?"

"대표끼리 모였어요. 함께 이 일을 논의하려고 하는데, 그쪽도 함께 가시죠?"

전체적인 방향을 정하려는 것 같았다.

따로 정하고 말 것도 없었지만,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에 그는 그들과 자리를 함께 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좋은 의견이 있는 사람은……"

"모두 함께 산으로 가야죠."

"아직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들이 같이 움직여봤자 오히려 짐이 될 수 있어요."

"그렇다고 그냥 둘 수는 없죠. 모두에게 주어진 임무인데."

"맞아. 그냥 구경만 한다는 건 말이 안 되지. 앞장 서는 사람만 죽어날 건데."

의견이 분분했다. 그렇다고 뜻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괜한 시간만 낭비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결국, 그들은 각자가 개별적인 움직임을 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고블린의 마을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을 찾으면 그때는 함께 하기로 했다. 주저하는 사람들을 설득시키고 모두가 나설 수 있게 만들자는 말을 했지만, 얼마나 지켜질지는 알 수 없었다.

'우선 마을을 찾는다라.'

그 정도면 혼자 움직여도 충분할 것 같았다.

어차피 먼저 움직여야 포인트를 얻을 가능성이 높았다.

물론, 위험한 것도 사실이었지만, 식량 역시 포인트로 얻게 되는 상황에서 앞으로 포인트라는 것이 더 중요하게 쓰일 것은 당연했다.

그는 가진 무기를 점검했다. 두 자루의 검과 한 자루의 단검이 전부였다.

아무 것도 들지 않는 것보다는 나을 테지만, 그래도 걱정이 일수밖에 없었다.

'최대한 주의를 기울여야겠어.'

위험하다고 마냥 지켜보고 있을 생각은 없었다. 마음을 다잡은 그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이미 산으로 움직인 자들이 존재했다.

무리를 이룬 그들이 안으로 들어섰고, 강준우는 그들과의 거리를 유지한 채 산으로 향했다.

***

'고블린만 있는 건 아니겠지?'

고블린이 아닌 다른 놈들도 있을지 몰랐다. 하지만 고블린을 토벌하라는 임무로 봐서는 놈들을 가장 경계해야만 할 것 같았다.

산으로 들어서는 와중에도 그는 주변을 경계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저놈들은 왜…… 내 뒤를 따라오는 거지?'

경계해야할 놈들은 고블린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뒤따르는 사람들에게도 주의를 기울여야만 했다. 일전에 한 놈을 쓰러뜨리면서 무공과 포인트를 강탈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만큼 모두가 잠재적인 위협이 될 수 있었다.

그는 일부러 방향을 바꿨다. 괜한 마찰을 만들지 않으려는 생각이었다.

뒤따르는 자들을 따돌릴 생각으로 움직였지만, 막상 산에 들어서자 막막했다.

주변을 둘러보던 그는 거대한 나무들을 바라보며 침음을 삼켰다.

성인 두 명이 손을 맞잡아야 나무를 안을 수 있을 정도였다.

'이게 가능한 일인가?'

얼마 전까지 학교 안에 있었던 그인지라 이런 상황을 쉽게 이해할 수 없었다.

아무리 산과 멀지 않는 곳에 위치한 대학교라지만, 겨우 반나절도 되지 않은 시간에 낯선 곳에서 눈을 뜨게 된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여전히 알 수 없는 상황과 낯선 환경.

그도 불안함을 떨쳐낼 수는 없었지만, 이내 상념을 떨쳐내며 걸음을 옮겼다.

'우선 정상으로 가서 주변을 살피는 게 좋겠지?'

이곳이 섬인지, 아니면 거대한 대륙의 일부인지 확인하는 게 먼저였다.

그 과정에서 고블린이 모여 있는 곳을 찾을 생각이었다.

가장 적합한 장소는 산 정상이었다.

높은 곳에서 주변을 살필 생각이었다. 정상으로 올라가면 뭐라도 찾을 수 있을 게 분명했다.

강준우는 방향을 정하며 위로 향했다.

제대로 된 길도 없는 산길을 걷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시야를 가리는 수풀과 나무를 헤치고 나가야만 했다.

그는 손에 쥔 검으로 잔가지를 쳐내며 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얼마 가지 못 해서 걸음을 멈춰야만 했다.

"캬캬캭!"

예의 기분 나쁜 소리가 들려왔다.

'고블린이다!'

놈들의 목소리에 그는 조심스럽게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모여 있는 두 마리의 고블린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행히 평범한 놈들 같은데.'

놈들은 바닥에 쓰러진 뭔가를 뜯어먹고 있었다. 짐승처럼 보이는 형체가 쓰러져있었고, 두 고블린은 놈의 몸뚱이에 주둥이를 처박은 채로 허기를 채웠다.

뒤통수를 내보이는 놈들의 모습.

어렵지 않게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놈들과의 거리를 가늠하던 강준우는 철검을 다잡았다. 고블린 워리어에게서 얻은 검이 더 묵직했지만, 놈들의 무기는 묘하게 균형이 틀어져 있었다.

철검을 쥔 그는 곧장 바닥을 박찼다.

단전에 있는 내공을 일으키며 힘을 더하자 순식간에 놈들과의 거리가 줄어들었다.

"크르륵?"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두 놈이 급히 고개를 돌렸지만, 그때는 강준우가 접근한 이후였다.

그는 곧장 검을 내질렀다.

푸욱.

삼재검법이었다.

섬전처럼 쏘아진 검격이 그대로 고블린의 얼굴을 꿰뚫었다. 비명도 내지르지 못한 놈이 그대로 무너졌지만, 그 사이 다른 놈은 기민한 움직임으로 그를 향해 둔기를 휘둘렀다.

부우웅.

절묘한 순간에 휘둘러진 둔기가 허공을 갈랐다.

검을 쥐고 있던 손을 놓아버린 강준우는 보법을 이용해서 뒤로 물러났고, 허공을 때린 고블린의 몸이 휘청거렸다.

순간 드러난 빈틈.

그는 놈의 품을 파고들며 그대로 팔을 뻗었다.

'철사장!'

뻐억.

내뻗은 장이 고블린의 얼굴을 후려쳤다. 단순히 뺨을 후려친 것 같은 형태였지만, 고블린은 그가 생각한 것보다 큰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피를 뿌리며 튕겨져 나가는 놈은 그대로 뒤에 있는 나무에 부딪치며 바닥으로 쓰러졌다. 잘게 몸을 떨며 고통스러워하는 놈의 모습에서 새삼 철사장의 위력을 느낄 수 있었다.

'E등급에 있는 무공이면 놈들을 충분히 상대할 수 있는 건가?'

일반적인 고블린은 E등급 무공으로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다행히 기습으로 놈들을 처리할 수 있었지만, 그 순간 새로운 놈이 모습을 드러냈다.

'한 놈이 숨어 있었어!'

잠깐 다른 일을 본 것 같았다. 공교롭게도 한 놈이 자리를 비운 순간, 기습을 감행한 것이다. 뒤늦게 돌아온 놈이 숨을 고르고 있던 강준우를 노렸다.

"크아아!"

괴성을 지르며 달려드는 놈의 손에는 조잡한 단검이 쥐어져 있었다. 조잡하게 만들어졌다고 하지만, 충분히 사람을 해칠 수 있는 흉기였다.

놈은 단검을 앞세우며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

놀란 강준우는 급히 보법을 밟으며 뒤로 물러났다. 그렇다고 놈이 휘두른 공격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었다. 불지식간에 이루어진 기습에 어쩔 수 없이 팔을 들어 올려야만 했다.

촤아악.

되도록이면 치명적인 상처를 피해야만 했다. 나름 피해를 최소로 줄일 생각이었지만, 팔뚝을 스치는 이질적인 느낌에 절로 얼굴이 구겨졌다.

공격이 먹히자 놈의 얼굴에 밝아졌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고블린의 얼굴이 처참하게 구겨졌다.

막상 공격을 성공시켰지만, 강준우는 개의치 않으며 놈의 가슴에 일검을 꽂아 넣었기 때문이다.

섬뜩한 소리와 함께 가슴이 꿰인 고블린이 피를 쏟아냈다.

역한 피비린내가 확 풍겨왔지만, 지금은 그런 것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다.

[고블린을 처치했습니다. 1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예의 소리를 뒤로한 그는 아직 숨이 붙어 있는 한 놈에게 다가갔다.

철사장을 맞고 괴로워하는 놈의 목숨이 아직 붙어있었다. 애처로운 눈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그 시선을 무시한 강준우는 놈의 가슴에 검을 꽂아 넣었다.

푸욱.

손끝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감각과 함께 놈의 죽음을 알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제야 긴장이 풀렸지만, 일전의 경험을 떠올린 그는 다시 주변을 살피며 남은 놈이 없는 지를 확인했다.

'후우.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어.'

힘으로는 고블린들을 충분히 상대할 수 있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경험이 부족한 것 같았다.

뒤늦게 고블린에게 베인 곳을 떠올린 그는 상처를 확인했다.

입고 있던 옷자락이 잘려나갔다.

그만큼 놈이 휘두른 단검은 날카로웠지만, 생각했던 큰 상처는 없었다.

'뭐, 뭐야? 이게 어떻게 된 거지?'

큰 상처인 줄 알았지만, 생각보다 멀쩡했다.

찢겨나간 옷자락을 제외하고 남아 있는 거라고는 붉은 흔적뿐이었다. 무언가에 긁힌 듯한 모습이었다.

단검에 베인 흔적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미미한 흔적이었다.

'설마, 철포삼의 힘인가?'

그게 아니라면 이 일을 설명할 수 없었다. 의식하지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철포삼의 운용되면서 피해를 줄인 것 같았다.

철포삼 역시 E등급의 무공이었다.

이번에 얻은 E등급의 무공 모두가 쓸만한 것 같았다. 아무래도 일반적인 고블린들은 E등급에 있는 무공만으로도 충분히 상대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 그의 표정이 밝아졌다.

삼재심법을 바탕으로 E등급의 무공을 펼치는 것이 가능했다. 기본이 되는 심법인지라 다른 무공을 펼치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다만, 제대로 된 위력을 낼 수는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철포삼과 철사장이 외문무공이라는 점이었다.

물론, 내공의 힘을 더하면 더 큰 효과를 끌어낼 수 있었지만, 독문심법이 필요한 무공들이 아니었다.

'그래도 철사장과 철포삼의 위력은 꽤 좋잖아?'

E등급에 있는 무공의 힘은 만족할 수 있는 정도였다.

소모하는 내공도 생각했던 것보다 많지 않았다. 다만, 그가 그 정도의 무공을 계속해서 사용할 정도의 내공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이었다.

'삼재심법의 성취를 높이는 것도 고려해봐야겠네.'

다른 심법을 얻기 전까지는 삼재심법이 주가 될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관련된 무공을 익힌 상태였기 때문에 삼재심법의 성취를 높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떠오르는 상념을 떨쳐낸 그는 다시 주변을 둘러봤다.

다른 고블린은 물론이고, 위협이 될만한 것들은 없는 것 같았다.

그는 곧장 자리에 앉아서 휴식을 취했다.

고작 세 놈만 상대하는 일이었지만, 짧은 순간에 격하게 움직여야만 했다. 갑작스러운 기습까지 받은 그인지라 많은 체력을 소진할 수밖에 없었다.

부족한 내공과 체력을 회복하기 위해서 그는 삼재심법을 통해 운기를 이어갔다.

그렇다고 심하게 몰입할 수는 없었다. 대충 피로를 떨쳐내고 부족한 내공을 채우는 것 정도로만 만족할 생각이었다.

나름 작정을 하고 움직였지만, 짧은 순간의 운공으로는 소진한 내공을 채울 수가 없었다.

'기본적인 내공심법의 한계인가?'

안정성은 뛰어났다. 하지만 내공을 모으고 회복하는 것에는 느릴 수밖에 없었다.

그 한계를 인지한 그는 씁쓸해하며 천마신공을 떠올렸다. 이 기회를 살릴 생각을 했지만, 그럴 겨를이 없었다.

"사, 살려줘!"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서 간절한 외침이 들려왔다. 누군가의 간절한 목소리에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작품 후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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