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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에 천마신공-20화 (20/254)

제 20화

<빈집털이>

불가능할 것 같았던 임무가 완수되자, 주변의 상황이 달라졌다.

널브러져 있던 고블린들의 시체가 빛과 함께 사라졌고, 울타리 주변으로 투명한 막이 생겨났다.

"돼, 됐다! 성공이야!"

"그럼 이제 안전한 곳으로 변한 건가?"

막상 임무를 완수했다지만, 실감이 나지 않았다.

강준우도 다른 사람들과 비슷했다. 힘겨운 상황이 끝났지만, 그 역시도 얼떨떨했다.

'당분간은 시간을 벌 수 있게 돼서 다행인가?'

이제 휴식이 필요했다. 그만큼 힘겨운 싸움을 치렀다.

하지만 강준우의 표정이 그렇게 어둡지 않았다. 그의 얼굴에 지친 기색은 없었다.

'보상이라.'

전체적인 보상도 좋았지만,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개인적인 보상이었다.

기대하지 않았던 보상이라 더욱 반가웠다. 추가로 획득한 포인트도 좋았지만, 무공의 성취를 올리는 보상에 비할 바가 못 됐다.

얻어낸 개별 보상은 곧바로 천마신공에 사용했다.

등급 외에 놓인 무공은 포인트를 이용해서 숙련도를 올릴 수 없었다. 불안한 마음이 있었지만, 다행히 천마신공을 2성으로 끌어 올릴 수 있었다.

[천마신공의 성취가 올랐습니다. 심법에 대한 이해도가 상승합니다.]

[천마신공의 제대로 된 운공이 가능합니다.]

[가진 내공의 총량이 증가합니다.]

[관련된 하위 무공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집니다.]

고작 1성을 올린 것뿐이었지만, 안정성만 높아졌다던 삼재심법과는 효과 자체가 달랐다.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제대로 된 운공이 가능하다는 것과 가진 내공이 늘어났다는 점이었다. 이제 확인을 해봐야겠지만, 더 이상 꼼수로 내공을 회복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특히, 포인트로 올릴 수 없었던 천마신공의 성취를 올릴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했다.

강준우(23세).

별호 : 살귀(殺鬼).

이류 무인.

〈무공〉

천마신공(2成) - 57.95%.

삼재심법(7成) - 1.18%.

-삼재권법(2成) - 36%

-삼재검법(2成) - 41%

-삼재보법(2成) - 71%.

피어(1成) - 10%.

철포삼(1成) - 47%.

철사장(1成) - 69%.

포인트 : 219

자신의 상태를 확인한 강준우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이 모인 포인트를 확인할 수 있었다.

거기에 없었던 별호까지 생겨났다.

'별호? 살귀(殺鬼)라고?'

아직 E등급의 무공을 가진 그에게는 거창하다고 생각되는 별호였다. 하지만 그 효과가 나쁘지만은 않았다.

살귀(殺鬼).

수많은 생명체를 학살한 자에게 주어지는 호칭.

사용하는 무공의 파괴력이 소폭 증가한다. 전투 시, 입는 상처로 인한 고통이 줄어든다.

아무래도 어린 고블린과 암컷들을 처리하면서 이런 별호를 얻게 된 것 같았다.

지금이야 그 조건을 확실히 알 수 없었지만, 주어지는 효과가 나쁘지 않았다. 무공의 파괴력이 늘어난 것보다 상처로 인한 고통이 줄어든다는 것이 더 마음에 들었다.

싸우는 과정에서 생겨날 상처를 피할 수는 없었다.

그 와중에 느끼는 고통이 상당했다. 그 충격으로 제대로 된 힘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지도 몰랐다.

적어도 그런 상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었다.

획득한 보상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피로가 풀리는 것 같았다.

별호뿐만 아니라 그의 경지도 삼류에서 이류로 올라섰다. 따로 큰 차이를 못 느꼈지만, 그것만으로도 든든했다. 스스로가 성장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제 소진한 체력을 회복하고, 얻은 포인트로 필요한 것들을 채울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때, 누군가의 다급한 소리가 그를 일깨웠다.

"노, 놈들이 몰려와요!"

"놈들이라니?"

"고, 고블린들이다!"

상당한 수의 고블린이 그들을 향해 다가왔다. 밖으로 나갔던 놈들이 다시 되돌아온 것 같았다. 마을로 돌아오는 놈들의 기세가 흉흉했지만, 무엇보다 선두에 선 놈이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크아아아!"

"고, 고블린? 저게…… 고블린이라고?"

거대한 도끼를 들고 있는 놈이 거칠게 포효했다.

아마도 부르카라는 놈인 것 같았다. 다른 놈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덩치를 가진 놈이 입구를 향해 달려들었다.

선두에 서서 뛰어오는 놈의 기세에 근처에 있던 사람들이 뒷걸음질 쳤다.

쿠웅. 쿠웅.

하지만 놈은 투명한 막에 막혀서 안으로 들어오지 못 했다.

잔뜩 일그러진 표정으로 그들을 노려보는 놈이 도끼를 휘두를 때마다 투명한 막이 깨질 것처럼 흔들렸다.

그래도 놈은 그 막을 뚫지 못 했다.

'보호가 이런 의미였나?'

그들이 아닌 다른 놈들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었다.

늦게나마 그 모습을 확인한 사람들은 안도할 수 있었다. 이 상황에서 저런 놈들을 맞이했다면 버틸 수 없을 것 같았다.

긴장이 풀리자 피로가 몰려들었다.

강준우는 물론이고, 권우철을 비롯한 두 사람과 백선화를 위시한 일행들까지 모두가 자리에 주저앉았다.

"이 보호막은 3일 동안 유지되는 건가?"

"아무래도 그런 것 같은데?"

"그때까지 저놈들을 처리해야 한다는 소리잖아?"

"……."

울타리 근처를 떠나지 않는 고블린의 모습들.

그 수도 수였지만, 놈들의 구성도 만만치 않았다. 홉고블린은 물론이고, 샤먼과 워리어의 수가 생각보다 많았다.

무엇보다 족장이라는 놈의 존재감은 남아 있는 다른 놈들을 압도하고 있었다.

"족장이라는 놈을 잡는 게 가능할까?"

"저놈은 떼로 덤벼도 잡지 못할 것 같은데?"

"……."

권우철의 말에 김연희는 절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녀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 역시 부정적인 반응이었다. 그만큼 고블린 족장의 모습은 위압적이었다.

놈은 고블린이라는 종족이라고 할 수 없는 외형을 가지고 있었다.

보호구역 안에 들어온 사람들이 밖에 있는 고블린을 걱정할 때, 강준우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은 소진한 체력을 회복하는 게 먼저였다.

"어떻게 할 생각이야? 좋은 계획이라도 있는 거야?"

"……."

일어서는 그의 모습에 김연희가 궁금해 하며 물었다.

누구보다 먼저 마을에 왔던 그였기 때문에 좋은 생각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강준우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행동에 김연희는 멋쩍어하며 말을 이어갔다.

"아니, 반말을 하기로 했던 거 아니었어…… 요?"

"지금은 그냥 쉴 생각이다."

"……."

"아! 그, 그렇겠네요. 피곤하겠어요."

"먼저 들어가 보죠."

어색해진 분위기에 권우철이 맞장구를 하며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남은 사람들의 시선을 한 눈에 받던 그는 적당한 움집을 찾았다. 가장 외각에 떨어져 있는 곳으로 방해를 받지 않겠다는 의도가 명백하게 느껴졌다.

강준우가 움집으로 사라지자, 정민국은 독단적인 그의 행동에 눈살을 찌푸렸다.

"씨발, 혼자만 잘났네."

"그렇게 부러우면 너도 혼자 마을로 들어오지 그랬냐?"

"미쳤냐? 내가 혼자서……

"거 봐. 그 미친 짓을 저 사람이 한 거라고."

김연희의 일침에 정민국은 말을 잇지 못 했다. 그 역시 강준우가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좋은 감정이 들지 않았다.

말문이 막혔지만, 그는 언성을 높이며 김연희를 다그쳤다.

"너는 누구 편이야?"

"편은 무슨 편이야. 이런 상황에서 괜히 적을 만들어봤자 너만 손해라는 거지."

"……."

"너만 손해면 상관없는데. 우리들한테도 영향을 미치는 게 문제야. 괜히 불편한 상황은 만들지 마."

그녀의 말에 정민국은 입술을 깨물었다.

김연희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의 말처럼 분란을 만드는 일은 자중해야만 했다.

그렇다고 그 말이 좋게 들릴 리가 없었다.

'기다려 봐. 내가 곧 저 새끼를 앞질러 줄 테니까.'

그는 굳게 다짐했다. 하지만 김연희는 물론이고, 권우철까지 그의 다짐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지금은 그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남아 있었다.

"그나저나 밖에 있는 사람들이 걱정이네."

"…… 그러게."

자리한 모두가 그의 말에 동의했다.

지금 마을로 들어온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강준우를 포함해도 겨우 15명이 전부였다.

이 정도의 수로 밖에 있는 놈들을 모두 상대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적어도 마을 밖에서 살아남은 사람들과 연계를 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그게 쉽지 않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거주지를 만들었다지만, 밖에 있는 사람들은 보호를 받지 못 하고 있었다.

밖을 에워싸고 있는 고블린 무리를 헤치고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글쎄요. 지금 그들이 어디 있는지도 알 수 없잖아요?"

"그래도 보상 소식은 들었을 것 같은데요?"

권우철은 그들을 걱정하며 백선화의 의견을 물었다. 하지만 그녀라고 뾰족한 수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그들을 구하기 위해서 밖으로 나갈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차라리 잘 된 건가?'

함께 움직이자고 했지만, 그녀의 의견을 무시하면서 자리에 남아 있던 사람들이었다.

어쩌면 이 기회를 빌어서 자신의 영향력을 키울 수 있을 지도 몰랐다.

마음 같아서는 어떻게 되든 상관하고 싶지 않았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그들을 완전히 무시할 수 없었다.

"우선 좀 쉬죠. 모두 피곤한 것 같으니까요."

"예? 아, 예."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소진한 마나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서도 휴식이 절실했다.

***

조잡한 움집으로 들어선 강준우는 2성으로 올라선 천마신공을 살폈다.

'이제 일주천이 가능한 건가?'

달라진 자신의 상태를 살필 생각이었지만, 주변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운기를 하는 것 자체가 위험한 행위였다. 외부의 충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마음 같아서는 곧장 천마신공의 운기를 이어갈 생각이었지만, 그 생각을 버렸다.

대신, 상점창을 띄우며 필요한 무공을 확인했다.

D등급의 무공들.

나열된 무공을 익히기 위해서는 50포인트를 소모해서 잠긴 상태를 해제해야만 했다.

남은 포인트는 200남짓이었다.

따로 삼재심법의 성취를 올릴까도 생각해 봤지만, 우선 다른 무공을 익히는 게 나을 것 같았다.

'족장이라는 놈을 상대하려면 더 강한 무공이 필요하겠지?'

F등급의 무공으로는 일반적인 고블린을 상대할 수 있었다.

E등급은 고블린 워리어나 샤먼, 조금 무리를 하면 홉고블린까지 상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고블린 족장에게까지 통할 것 같지가 않았다.

부족장을 상대하는 경우도 운이 좋았다고 할 수밖에 없었다.

불길에 피해를 입지 않았다면 아마도 쓰러진 사람은 부족장이 아니라 강준우가 됐을 지도 몰랐다.

최소한 D등급의 무공을 익히거나 익힌 무공의 성취를 높여야 할 것 같았다.

'어차피 익혀야 하는 놈들이라면 빨리 익히는 게 좋겠지.'

마음을 먹은 그는 D등급의 무공을 살폈다. 하지만 D등급에 있는 무공은 그가 생각했던 것과 차이가 있었다. 대부분 처음 듣는 이름의 무공들이 가득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소림의 무공이었다.

철비공(鐵譬功)과 철우공(鐵牛功)으로 각각 철사장과 철포삼의 비슷한 효과를 내는 무공이었다. 기존에 익힌 무공이 그런 쪽이라 이번에도 비슷한 무공을 배울 생각이었다.

강준우는 50포인트로 잠긴 D등급의 무공을 열고, 두 무공을 배우려고 했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알림이 그를 주저하게 만들었다.

[철비공을 익힐 경우, 가진 내공과 충돌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무공의 위력이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철우공을 익힐 경우, 가진 내공과 충돌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무공의 위력이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이건 무슨 소리지?'

무공 간에도 상성이 존재했다.

마공 중에서도 수위로 꼽는 무공이 바로 천마신공이었다. 정파의 무공이라고 할 수 있는 소림 무공의 힘을 제대로 끌어낼 수 없는 것은 당연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정파의 무공 심법을 확인했지만, 기존의 두 무공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관련된 무공을 익힌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된 위력을 낼 수 없었다.

'흐음. 다른 무공은 괜찮은 건가?'

생각지도 못한 제약에 다른 무공을 살폈다.

이름부터 음산하게 느껴지는 무공이었다. 최소한 사파나 마교 쪽 무공일 거라는 사실에 그 무공을 확인했지만, 다행히 처음과 같은 제약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천마신공에 영향을 받지 않는 무공을 익힐 수밖에 없었다.

제대로 된 힘을 끌어낼 수 없다면 다른 무공을 익힐 이유가 없었다.

가만히 무공을 살피던 그는 100포인트를 소진해서 세 가지 무공을 익혔다.

귀음심공과 귀음신장, 귀음신법이라는 이름을 가진 무공이었다. 같은 계열의 D급 무공으로 연관된 무공은 삼재보법과 관련된 무공을 익혔을 때처럼 포인트를 아낄 수 있었다.

[작품 후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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