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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에 천마신공-22화 (22/254)

제 22화

<남은 고블린>

아직 마을에 들어오지 않은 사람들의 뒤를 쫓던 고블린들.

강준우는 마을과 그렇게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그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어둠 속이라 주변의 모든 상황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희미한 달빛에 드러난 놈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놈들은 긴장한 듯 주변을 경계하고 있었다.

콰앙. 아아악!

제법 거리가 있는 곳에서부터 괴성과 비명이 들려왔다. 아마도 조금 전에 부딪친 자들 중에 일부와 고블린들이 부딪치고 있는 것 같았다.

'모두가 저쪽으로 간 건 아닌 것 같은데.'

그나마 다행인 점은 고블린들이 모두 한데 모여 있지 않다는 점이었다.

일부는 마을과 거리를 벌린 채 주변을 지키고 있었고, 일부는 밖에 있는 자들을 쫓는 것 같았다.

앞에 있는 자들의 수가 많지 않다는 점은 그에게 다행이었지만, 그렇다고 섣불리 움직일 수도 없었다.

'최대한 들키지 말아야 할 텐데.'

홀로 떨어진 놈을 상대하는 게 가장 좋았다.

아무래도 다른 놈들과 부딪치면 소리가 새어나가기 마련이었고, 주변에 있는 고블린들을 끌어들일 가능성이 높았다.

고블린들에게 들키지 않는 것도 중요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족장 부르카라는 놈의 위치였다. 되도록이면 놈과 마주치지 않아야만 했다.

다른 고블린은 상대할 자신이 있었지만, 아직까지 족장이라는 놈에게는 자신이 없었다.

여차하며 마을로 도망가면 될 일이었지만, 부르카라는 놈의 외형만 봐서는 도망가는 것도 쉬울 것 같지 않았다.

'그나마 어두워서 다행인 건가?'

어둠이 고블린의 눈을 가릴 거라고 생각했다.

물론, 그에게도 큰 장벽이 되겠지만, 귀음신법을 염두에 두고 움직인 만큼 단점보다는 장점이 클 것은 분명했다.

가만히 몸을 웅크린 채로 놈들을 살피던 그는 때마침 따로 떨어져서 움직이는 고블린을 발견하며 걸음을 옮겼다.

"크르르."

무리에서 떨어져 나온 놈은 품에서 뭔가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입으로 가져갔다.

'뭘 먹는 건가?'

놈은 따로 허기를 채우는 것 같았다. 동료라고 할 수 있는 자를 뒤로하고 배를 채우는 치졸한 모습이었지만, 강준우에게 나쁠 것은 없었다.

그는 오히려 이 기회를 살리기 위해서 곧장 귀음신법을 펼쳤다.

"흐읍!"

고블린과의 거리가 상당히 떨어져 있었지만, 순식간에 놈과의 거리를 좁힐 수 있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목표했던 고블린이 그의 움직임을 전혀 알아채지 못 했다는 점이었다.

삼재보법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에 오히려 귀음신법을 펼친 그가 헛바람을 집어 삼켰다. 그 소리에 놀랐는지 고블린이 뒤를 돌아봤지만, 놈에게 돌아온 것은 강준우의 일검이었다.

푸욱.

"끼악!"

생각했던 기습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어둠 속에서 내지른 일격이 정확하지 않았다. 고블린의 복부를 파고든 검격에 놈은 고통스러워하며 비명을 질렀고, 다급하게 장을 뻗으며 그의 숨통을 끊어놔야만 했다.

급하게 귀음신장을 펼쳤지만, 그때는 너무 늦었다.

이미 새어나간 소리를 막아낼 수가 없었다. 죽은 고블린이 흘린 소리를 들은 놈들이 다가오는 게 느껴졌다.

뒤에서 들려오는 고블린들의 소리에 강준우는 다시 한 번 귀음신법을 펼치며 몸을 숨겼다.

그는 곧장 자리에서 벗어났다. 어둠 속에서 몸을 숨긴 채, 쓰러진 놈이 있는 곳을 주시하자 고블린 몇 마리가 죽은 놈이 있는 곳으로 다가왔다.

"끼아아. 끼이야!"

고블린들은 알 수 없는 말로 의사를 주고받는 것 같았다.

놈들은 곧 주변을 둘러보며 뭔가를 찾으려고 했지만, 어둠이 강준우의 흔적을 숨겼다.

바쁘게 움직이는 고블린의 모습들.

강준우는 그들에게 눈을 떼지 않았다. 혹시라도 따로 움직인다면 다시 놈들을 뒤쫓을 생각이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귀음신법이 더 대단한 것 같네.'

가장 좋은 점은 은밀함이었다. 속도 역시 나쁘지 않았다.

F등급에 있는 삼재보법과는 비교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움직임이 가능했다.

'귀음신장도 그렇게 나쁜 것 같지는 않았는데.'

다급한 상황에서 펼치느라 제대로 된 효과를 확인할 겨를이 없었지만, 귀음신장 역시도 삼재권법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오히려 2성의 철사장보다 뛰어난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제대로 된 위력을 확인할 경황이 없었지만, 곧 그 기회가 생겼다.

죽은 고블린 주변으로 꽤 많은 놈들이 모여 들었다. 아무래도 누군가의 습격을 염두에 두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자기들끼리 웅성거리던 놈들이 짝을 이루며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근처에 적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지 그를 찾으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가만히 그 모습을 지켜보던 강준우는 놈들과의 거리를 벌렸다.

지금 놈들에게 들켜봤자 좋을 건 없었다. 고작 1포인트를 얻는 것으로 만족하기에는 들인 공이 너무 아까웠다.

귀음신법을 펼치며 은밀하게 움직이자 고블린들은 그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어둠 속에서는 이만한 무공도 없을 것 같은데?'

확실히 D등급의 무공이라 다른 것 같았다.

비록, 소진되는 내기가 더 많아졌지만, 천마신공이 2성으로 오르면서 내공까지 늘어난 상태였다. 전보다 배는 커진 단전은 D등급 무공을 사용하기에 충분했다.

고블린들의 수색을 피한 그는 홀로 남은 한 놈을 바라봤다.

짝을 지어서 움직이던 놈들과 다르게 놈은 쓰러진 고블린이 있는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남은 놈은 평범한 고블린이 아니었다.

'고블린 워리어라.'

손에 쥔 검으로 놈의 정체를 짐작할 수 있었다.

나름 자신이 있었는지 놈은 일부러 혼자 남은 것 같았다. 다른 고블린을 내보낸 그의 모습에 강준우는 놈을 비웃었다.

'과한 자신감이라. 나한테 나쁠 건 없지.'

문제는 주변의 고블린들이었다. 놈들만 조심하면 충분했다.

아무리 고블린 워리어가 혼자 있다고 하지만, 주변을 수색하던 고블린들이 마냥 지켜보고 있을 리가 없었다.

되도록 최대한 빠르고 은밀하게 처리해야만 했다. 마음을 정한 강준우는 곧바로 움직였다.

10포인트를 주는 고블린 워리어를 가만히 둘 이유가 없었다. 귀음신법과 귀음신장을 이용해서 치명상을 입히면 검으로 마지막을 장식할 생각이었다.

머릿속에 어떻게 움직일지 동선을 그린 그는 모습을 감춘 고블린들을 확인하며 내기를 끌어 올렸다.

단전에서부터 흘러나온 내기가 귀음심공 특유의 기맥으로 움직이며 양 발에 모였다.

동시에 그의 몸이 섬전처럼 앞으로 쏘아졌다.

따로 무릎을 굽히지 않았지만, 그의 몸은 지면을 스치듯 움직였다. 멀리서 보면 마치 귀신이 움직이는 것과 비슷한 형태의 움직임이었다.

고블린 워리어는 은밀한 그의 행동을 눈치채지 못 하고 있었다.

순식간에 놈의 뒤를 잡은 그는 곧장 내기를 모으며 팔을 뻗었다.

투욱.

귀음신장은 일반적인 장법과는 달랐다.

철사장만 하더라도 커다란 소리를 터뜨리며 적에게 강한 충격을 남았지만, 귀음신장은 소리가 거의 새어나오지 않았다.

작정하고 내지른 손은 그저 가볍게 피부를 건드리는 듯한 소리만 날 뿐이었다.

그렇다고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철사장보다 강한 위력을 내보였다.

장력을 얻어맞은 고블린 워리어가 잘게 몸을 떨었다.

사시나무 떨 듯이 몸을 떠는 듯한 그의 모습은 마치 살(殺)을 맞은 듯한 모습이었다. 괴로워하며 힘겹게 몸을 돌리는 놈의 모습에 오히려 공격을 감행한 강준우가 깜짝 놀랐다.

'뭐, 뭐야? 이 위력은?'

거칠어진 고블린 워리어의 호흡.

놈의 입에서는 새하얀 입김이 새어나왔다.

강력한 음기로 적을 격살하는 게 바로 귀음신장이었다. 반신반의한 마음으로 펼친 무공은 생각했던 것 이상의 힘을 내보였다.

투욱.

강준우는 다시 한 번 고블린 워리어의 가슴에 장력을 쏟아냈다.

귀음신장의 힘이 다시 고블린 워리어의 몸을 휘저었고, 강준우는 생각보다 차가운 고블린의 몸뚱이에 다시 한 번 놀랐다.

말 그대로 음기가 가득 담긴 일격이었다. 그대로 놈의 몸을 얼려버릴 정도로 극음의 기운은 아니었지만, 고블린 워리어를 무력화시킬 정도의 힘은 충분했다.

이내 움직임을 멈춘 놈의 모습에 그는 검을 겨누며 그대로 힘을 실었다.

푸욱.

철검이 고블린 워리어의 목을 파고들었다. 그냥 둬도 죽었겠지만, 조금 더 빠르고 확실하게 할 필요가 있었다.

[고블린 워리어를 처치했습니다. 10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예의 알림음을 통해서 놈이 죽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강준우는 만족하며 쓰러지는 놈을 다잡았다. 작은 소리라도 줄일 생각이었다. 아직 주변에 남은 고블린들의 수가 많았기 때문에 지금은 최대한 소리를 죽여야만 했다.

'내력 소모만 줄이면 훨씬 수월해지겠는데.'

가장 큰 문제는 소진되는 내공이었다.

D등급에 오른 무공은 위력이 좋았지만, 소진되는 내공을 무시할 수 없었다.

아직까지 내공을 조절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아무래도 심법의 성취를 더 높이거나 따로 연습이 필요한 것 같았다.

남은 내공을 가늠한 그는 다시 어둠 속에 몸을 숨겼다.

지금은 부족한 내공에 아쉬워하는 것보다 고블린들의 수를 더 줄이는 게 중요했다.

포인트를 얻는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앞으로 상대할 놈들을 처리할 수 있었다. 지금이야 족장 부르카라는 놈은 상대할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면 놈을 쓰러뜨릴 수 있을 지도 몰랐다.

'그전까지 다른 고블린들을 최대한 처리해야지.'

마음을 다잡은 그는 다시 고블린을 찾았다.

짝을 지어서 움직이던 놈들 중에 한 쌍이 그의 눈에 가득 들어왔다. 이제는 어둠이 적응이 됐는지 대략적인 형상을 가늠할 수 있었다.

평범한 고블린이라면 충분히 상대할 수 있는 힘이 남아 있었다.

내공의 양을 가늠한 그는 조심스럽게 기회를 엿봤다.

"끼아악!"

그때, 숲의 적막을 깨며 날카로운 소리가 들려왔다.

아무래도 고블린 중에 한 놈이 쓰러진 고블린 워리어를 발견한 모양이었다. 그 소리에 놀란 두 고블린이 서로를 바라봤다.

"끼이익?"

"끼아아."

알 수 없는 소리로 대화를 나눈 놈들이 소리가 나는 곳으로 몸을 돌렸다.

등 뒤를 내보이는 놈들을 놓친 강준우가 아니었다. 그는 곧장 귀음신법을 펼치며 놈들과의 거리를 좁혔다.

동시에 내뻗은 일격.

투욱.

가볍게 등에 닿은 것뿐이었지만, 고블린은 걸음을 멈추며 잘게 몸을 떨었다.

귀음신법 특유의 음기에 한 놈이 괴로워하자, 옆에 있던 고블린이 놀란 듯 눈을 부릅뜨며 다급히 뒤를 돌아봤다.

서걱.

동시에 섬광이 번뜩였다.

검에 베인 고블린의 몸이 기울어졌다. 작정하고 휘두른 일검은 고블린의 몸을 베었고, 순식간에 두 놈을 쓰러뜨릴 수 있었다.

"후우."

가볍게 한숨을 내쉰 그는 두 놈을 뒤로하고 빠르게 뒤로 물러났다.

지금은 소진한 내공을 채워야만 했다. 따로 방법을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었다.

곧장 거리를 벌린 그는 남은 포인트를 확인했다. 그리고 귀음심공의 성취를 올렸다.

1성이었던 귀음심공이 2성으로 오르면서 소진한 내공이 다시 회복할 거라는 사실을 염두에 둔 것이다.

그가 생각했던 것처럼 소진된 내용이 순식간에 채워졌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귀음심공을 2성으로 올리는 것에 더 많은 포인트가 필요했다.

기존에 삼재심법을 2성으로 올릴 때는 포인트당 10%씩 올랐던 것이 이제는 6%로 떨어져 있었다.

아무래도 등급에서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그런 차이가 당연했지만, 그 사실을 처음 알게 된 강준우는 씁쓸해 할 수밖에 없었다.

[귀음심공이 2성으로 올라섭니다. 심법의 안정성이 더욱 강해집니다.]

[운용하는 공력의 효율이 증가합니다.]

[심법의 영향으로 천마신공의 이해도가 6.64% 상승합니다.]

'공력의 효율이 증가한다고?'

그나마 다행인 점은 부족했던 운용에 관한 보정이 조금 이루어졌다는 점이었다.

아직 그 효과를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작게나마 성장을 했다는 것 자체가 중요했다.

'내공도 채웠겠다. 다시 움직여 볼까?'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으랬다고, 이 기회에 고블린들의 수를 줄이면서 최대한 많은 포인트를 확보할 생각이었다.

마음을 다잡은 강준우는 다시 고블린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작품 후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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