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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에 천마신공-46화 (46/254)

제 46화

<빠른 성장>

강준우는 어둠 속을 내달렸다.

4성에 오른 귀음신법은 그의 속도를 한층 더 빠르게 만들었지만, 일부러 속도를 조절하며 와무칸이라는 놈과의 거리를 유지했다.

"크와아아!"

그의 움직임을 구속하기 위해서 피어를 가득 담은 괴성이 주변을 뒤흔들었다.

순간, 움직임을 멈춘 그에게 와무칸의 몸이 쏜살처럼 튀어 나왔다.

부우우. 콰직.

그가 있던 자리로 거대한 도가 떨어져 내렸다.

방향을 바꾸며 몸을 날린 그에게 괴력이 담긴 일격이 꽂혔지만, 강준우는 아슬아슬하게 공격을 피해냈다.

그것도 모자라서 은밀한 장력을 날리며 와무칸을 유린했다.

"크아아아!"

오히려 약을 올리는 것처럼 움직이는 그의 행동에 족장의 눈이 돌아갔다.

전보다 더 흥분한 모습을 확인한 강준우는 다시 바닥을 박차며 빠르게 산길을 내달렸다.

'이 정도로 충분할까?'

따라 붙는 고블린들을 모두 떨쳐냈다.

일부러 족장이라는 놈과 일대일의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 속도를 높였지만, 잠깐 고민하던 그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되도록이면 놈들의 마을과는 멀어질수록 좋았다.

이미 많은 놈들을 유인했다지만, 놈들이 언제 다시 마을로 돌아갈지 알 수 없었다.

지금쯤 마을로 향했을 그들을 떠올린 강준우는 조금 더 위로 올라서면서 장력을 뿌렸다.

퍼억.

'뭐야? 피했어?'

몇 번 비슷한 행동을 보이자, 족장이라는 놈도 이상함을 느낀 것 같았다.

그가 날린 장력을 피해낸 것이다.

평범한 장력이 아닌 귀음신장이었다. 은밀함이 장점인 그 공격을 피해내는 놈의 모습에 강준우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확실히 감이 좋다는 건가?'

그 역시도 야생의 감각이라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고블린 족장의 움직임이 요행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다시 물러나는 그에게 놈의 공격이 날아들었다.

어지간한 사람의 몸통만한 무식한 도신이 그를 베어낼 듯이 휘둘러졌다.

쌍 도끼를 들고 있던 부르카와는 다른 무기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괴력만은 다르지 않았다.

부웅. 부웅.

도가 휘둘러 질 때마다 강한 파공음이 흘렀다.

아무리 철포삼을 익히고 있다고 하더라도 저만한 공격을 받아내면 무사할 것 같지가 않았다.

'잘못 베이면, 그대로 절단 나겠는데?'

다시 한 번 경각심을 가진 그는 손을 뻗으며 놈의 반응을 살폈다.

"크흡!"

와무칸이라는 놈은 그가 팔을 내뻗는 것을 확인하며 바닥을 박찼다.

놈은 그의 행동을 통해서 공격이 날아오는 방향을 알아내고 있었다.

'무슨 고블린이 저렇게 똑똑한 거지?'

약체라고 알고 있던 고블린들이었지만, 이곳에서만큼은 아니었다.

지능을 가진 놈들은 꽤나 유연하게 대처하며 공격을 받아내고 있었다. 하지만 강준우도 그에 따른 대책을 마련했다.

"크흡. 크흡!"

그가 팔을 내뻗을 때마다 와무칸이라는 놈의 움직임이 격해졌다.

당연히 귀음신장은 사용하지 않았다.

어차피 은밀한 공격이었고, 그의 동작으로 공격을 파악한다면 굳이 내공을 소진할 이유가 없었다.

의미 없는 손짓에 고블린 족장이 놀아나고 있는 중이었다.

계속되는 공격에 놈도 이상함을 느낀 것 같았다.

몇 번 공격을 피해내는가 싶더니 그대로 받아내며 분기를 토해냈다.

"크아아아!"

아무런 충격도 없자, 족장이라는 놈이 광분하며 포효했다.

그런 그에게 강한 공격이 날아들었다.

퍼억.

귀음신장이 다시 족장의 가슴에 꽂혔다.

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맞은 공격은 더 강한 충격을 전했다.

전과 다르게 잘게 몸을 떨던 놈이 다시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

강준우는 선점처럼 쏘아진 놈을 피해 뒤로 물러나며 다시 팔을 뻗었다.

그 동작에 족장이 머뭇거렸지만, 놈은 도신으로 앞을 가리며 그대로 달려들었다.

티잉.

도신을 때리는 장력에 족장의 몸이 움찔거렸다.

이번에도 무시하고 달려 들었다가는 낭패를 면치 못 했을 거라는 사실에, 본능적으로 조금 전에 느꼈던 고통을 떠올린 것이다.

그래도 나름 대책을 찾았는지 놈은 도신을 이용해서 공격을 막아냈다.

허초를 섞으며 놈의 체력을 빼놓고 있었지만, 도신으로 앞을 가리며 달려드는 저돌적인 움직임에 그런 유리함마저도 길지 않았다.

강준우는 그렇게 고블린 족장과 뒤따르는 고블린들을 유인했다.

마을과 꽤나 멀리 떨어진 곳까지 놈들을 이끌었고, 곧 그가 원하던 상황이 찾아왔다.

시뻘건 불길이 치솟아 올랐다.

꽤나 멀리 떨어진 곳에서 솟아 오른 불길이었지만, 날이 어두웠기 때문에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위치를 가늠한 강준우의 얼굴이 밝아졌다.

"이제부터 시작인 건가?"

불길이 솟아오른 곳은 고블린들의 마을이 있는 곳이었다.

그가 작정을 하고 족장과 고블린들을 끌어들인 이유가 여기 있었다.

성동격서(聲東擊西)였다.

권우철을 비롯한 세 사람이 마을을 공격하기 위한 기회를 만들어준 것이다.

이미 고블린 마을을 공격한 경험이 있는 그들이었다.

무엇보다 고블린들이 암컷과 어린놈들을 애지중지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불을 잘 활용하라는 조언까지 전한 상황이었다.

갑자기 치솟아 오르는 불길.

강준우를 쫓았던 고블린들이 당황했다. 그리고 족장이라고 불리는 와무칸이라는 놈도 다르지 않았다.

"끼이익. 끼이익!"

멀리서 들려오는 호들갑을 떠는 소리에 놈도 당황하는 것 같았다.

빈집이 털리고 있다는 사실에 놈은 갈팡질팡했고, 강준우는 다시 한 번 장력을 날리며 놈의 이목을 끌었다.

눈앞에서 약을 올리는 놈과 마을의 안전.

족장으로서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려야만 했다.

"덤벼!"

강준우는 그런 놈을 도발했다.

속임수를 섞은 손짓으로 놈을 움찔거리게 만들고, 제대로 된 공격으로 피해를 누적시켰다.

그렇게 몇 번 움찔거리던 족장은 결국 마을을 택했다.

"크와아아아!"

모든 고블린들에게 명을 내린 것인지 크게 소리친 놈은 강준우를 뒤로하고 마을이 있는 곳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당연히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강준우가 아니었다.

"그렇게 놔둘 수는 없지!

퍼억. 퍼억.

완전히 등을 내보이며 달리는 고블린 족장에게 강한 장력이 꽂혔다.

이전과는 또 다른 충격이었다.

마음이 조급해진 놈은 그 공격을 무시하려고 했지만, 무시할 수 있을 정도의 위력이 아니었다.

"크아아아!"

괴로워하는 놈은 도신으로 등을 가리며 좌우로 움직였다.

조금이라도 충격을 줄일 생각인 것 같았지만, 그 모습을 지켜보던 강준우는 그대로 바닥을 구르며 놈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쿠웅.

어지간한 공격을 무시하며 물러나던 족장의 몸이 처음으로 멈췄다.

"캬아아!"

상당한 충격을 받았는지 놈은 고통스러워했다.

바닥을 통해 파고든 기운이 족장의 마력을 흔들었다.

오롯이 하나의 대상에게 집중된 천마군림보의 힘에 놈의 무릎이 꺾여 나갔다.

군림하는 천마에게 용서를 비는 듯한 모습이었지만, 명색이 고블린들의 수장이라는 놈이었다.

족장은 힘겹게 몸을 일으키며 강준우를 노려봤다.

'뭔가 달라진 건가?'

강한 살기가 그를 향했다.

아마도 이대로는 그를 떨쳐낼 수 없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아챈 것 같았다.

달라진 고블린의 기세에 강준우도 긴장하며 놈을 대했다.

"크와아아아!"

다시 울부짖는 놈의 목소리에서 강한 투지가 느껴졌다.

내공을 끌어 올린 그는 달려드는 족장의 모습을 확인하며 다급히 바닥을 박찼다.

부우웅. 콰직.

내리찍는 도격을 피해냈다. 하지만 놈은 곧장 방향을 바꾸며 그의 몸을 베어왔다.

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움직임이었다.

분노한 족장의 움직임은 더 빨라졌고, 강준우는 다급히 뒤로 물러나며 발을 내디뎠다.

쿠웅.

움직이는 와중에도 미력의 천마군림보가 놈을 괴롭혔다.

작은 힘이지만 내부로 침투한 이질적인 기운에 족장의 움직임이 무뎌졌다.

그리고 그 틈을 노린 일양지가 놈의 몸을 꿰뚫었다.

파앗.

피가 튀었다.

중한 상처에 놈이 괴로워하며 울부짖었지만, 강준우는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기회를 잡은 만큼 밀어붙이는 게 최선이었다.

다시 진각을 밟으며 천마군림보로 놈을 묶은 그는 비틀거리는 족장의 몸에 장력을 쏟아 부었다.

퍼엉. 퍼엉.

계속 내공을 소진할 수 없었기 때문에 벽공장을 대신해서 철사장으로 족장의 몸을 두드리자, 연신 터져 나오는 굉음과 함께 족장의 몸이 들썩였다.

마냥 강할 것 같던 족장도 이제는 충분히 상대할 수 있었다.

그만큼 그의 힘이 강해진 것을 의미했지만, 소진한 내공이 이미 절반을 넘어가고 있었다.

"후우. 후우."

계속해서 쏟아낸 공격에 절로 호흡이 거칠어졌다.

하지만 쓰러진 족장을 확인한 그는 최후의 일격을 가했다.

콰앙.

[족장 와무칸을 처치했습니다. 200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야생의 감각을 획득하였습니다. 기존에 가진 동일한 능력으로 야생의 감각 숙련도가 상승합니다.]

[야생의 감각이 3성으로 올라섰습니다.]

[피어를 획득하였습니다. 기존에 가진 동일한 능력으로 피어의 숙련도가 상승합니다.]

[피어가 5성으로 올라섰습니다.]

와무칸이 죽자 예상했던 보상을 얻을 수 있었다.

200의 포인트와 두 개의 능력이 향상됐다.

'비슷한 놈들만 잡아도 두 개는 대성하겠는데?'

얻은 보상이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것은 200이라는 포인트였다.

부족장과 족장, 다른 고블린들을 처리하면서 원하는 것을 살 수 있을 정도로 포인트가 모였다.

절반이 넘는 내공을 소모한 만큼 부족한 내공을 빠르게 채워줄 유용한 물건을 구할 여건이 된 것이다.

'우선은 남은 놈들을 줄여야겠지?'

마음 같아서는 남은 고블린들을 무시하고 싶었지만, 마을에 침투했을 세 사람이 걱정이었다.

그를 쫓아서 족장과 함께 움직인 놈들이 마을로 향한다면 그들이 위험할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포인트를 많이 모은다고 나쁠 것은 없었다.

강준우는 바닥에 떨어진 와무칸의 도를 들어 올렸다.

"묵직한데?"

쉽게 다룰 수 있는 물건은 아닌 것 같았다.

그래도 맨손보다는 나을 거라는 생각에 그는 커다란 도를 쥐고 고블린 마을이 잇는 곳을 달려갔다.

귀음신법을 펼치자, 그의 몸이 빠르게 앞으로 쏘아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물러나는 고블린들을 발견할 수 있었고, 놈들을 확인한 그는 손에 쥔 도를 내던졌다.

부우웅. 콰아앙.

힘껏 내던진 도가 둥근 원을 그리며 날아가더니 물러나던 고블린들을 덮쳤다.

묵직한 도는 많은 고블린들을 쓰러뜨리며 바닥에 처박혔고, 강준우의 몸이 빠르게 쏘아지며 고블린 사이를 파고들었다.

"캬캬갹!"

"끼야악!"

갑작스러운 그의 기습에 고블린들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그를 경계했다.

족장을 따라서 쫓아온 놈들의 수가 작지 않았다.

'이 정도면 마을에서도 큰 어려움은 없을 것 같은데.'

그렇다고 하더라도 앞에 있는 놈들의 수를 줄일 필요가 있었다.

쉬이익. 퍼엉. 퍼엉.

그를 노리며 고블린 샤먼들의 마법이 날아들었다.

여러 개의 매직 미사일이 그의 주변에서 터져나갔지만, 강준우는 이미 그 자리에 없었다.

어느새 그는 고블린 사이를 파고들며 도를 휘두르고 있었다.

족장이 사용했던 무식한 도가 고블린들을 도륙하기 시작했다.

몸뚱이만한 도신은 휘둘러지는 것만으로도 강한 위력을 내보였다.

삼재검법을 바탕으로 미친 듯이 도를 휘두르자, 고블린들의 수족이 떠올랐다.

"끼아악!"

추풍낙엽처럼 쓸려나가는 고블린들.

놈들의 공격에 옷이 넝마로 변했지만, 철포삼을 익힌 그에게 큰 상처를 입힐 수 없었다.

학살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 정도로 강준우의 공격은 압도적이었다.

한데 모인 고블린들이 겁을 집어먹기 시작했고, 놈들이 강준우를 피해 뿔뿔이 흩어지기 시작했다.

한데 모여 있어봐야 도격에 휩쓸리며 피해만 늘 뿐이었다.

미친 듯이 도망가는 고블린들의 모습은 이제야 판타지의 최약체로 불리는 생명체들 같았다.

그만큼 괄목상대할 성장을 이룬 강준우였지만, 그 역시도 정상은 아니었다.

"후우. 후우."

족장이 남긴 도로 더 수월해졌다고 하지만, 그것을 휘두르는 것에도 많은 내공이 필요했다.

계속해서 철포삼에 기운을 흘리며 보법을 밟아야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조금만 늦었으면 그가 먼저 물러나려고 했지만, 다행히 고블린들이 먼저 피한 것이다.

"이 정도면…… 내 역할은 충분히 한 것 같은데."

널브러진 고블린들의 시체를 확인한 그는 다시 그곳을 벗어났다.

따로 한적하면서도 안전한 장소를 찾은 그는 상정참을 띄웠다. 그리고 눈여겨뒀던 물건을 찾았다.

"영약이라."

500이라는 어마어마한 포인트가 필요했다.

이참에 매번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내공을 늘릴 생각이었다.

과감하게 500포인트를 투자한 그는 손에 넣은 영약을 삼켰다. 그리고 천마신공의 기운을 끌어올리며 영약의 기운을 흡수하기 시작했다.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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