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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에 천마신공-47화 (47/254)

제 47화

<일단락된 악연>

[흡수한 소환단의 힘으로 내공의 총량이 늘어납니다.]

[토대가 된 천마신공의 숙련도가 크게 상승합니다.]

[심법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합니다. 이 상태로는 상위 단계로 올라설 수 없습니다.]

'뭐야? 숙련도가 올라?'

그저 내공만 더 얻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했었다.

소진한 내공을 채우고 총량만 늘어날 거라고 예상했지만,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효과는 더 좋았다.

순식간에 천마신공의 성취를 늘리면서 부족한 부분을 전부 채워졌다.

하지만 마냥 좋은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심법의 이해도가 부족하다고?'

이 상태로는 천마신공이 상위 단계로 올라갈 수 없다는 게 문제였다.

가만히 자신의 상태를 살펴보던 강준우는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 지 알 수 있었다.

천마신공이 5성에 머물러 있었다.

부족했던 숙련도가 순식간에 99.99% 채워져 있었지만, 그 6성으로 올라가지 못 하고 있었다.

"하아. 이런 건 생각도 못 했는데!"

아쉬웠다.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6성으로 올라설 기회를 놓친 것이다. 어쩌면 6성 그 이상을 바라볼 지도 몰랐지만, 부족한 심법의 이해도가 발목을 잡았다.

지금 상태라면 천마신공의 성취를 올릴 수 없었다.

가만히 고민하던 그는 삼재심법을 통해서 심법의 안정성을 올렸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먼저 삼재심법을 올려야 된다는 건가?'

성취가 올랐다고 이해도가 오른 기억은 없었다.

있다면 천마신공의 성취가 올랐을 때뿐이었다. 삼재심법도 그렇고 귀음심공도 그렇고 안정성만 올랐다는 말뿐이었다. 하지만 이 제약에 대한 답은 삼재심법에 있을 것 같았다.

'삼재심법을 대성하면 뭔가 해결이 되지 않을까?'

귀음심공보다는 삼재심법의 성취가 높았기 때문에 그것을 올리는 게 나았다.

지금은 달리 방법이 없었다. 우선 직접 부딪치는 게 최선이었다.

찝찝한 감정을 뒤로한 그는 그만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기에서 고민한다고 상황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작은 가능성이라도 찾을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한 그는 여전히 불길이 치솟아 오르고 있는 마을을 향해 움직였다.

지금은 아직도 싸우고 있는 듯한 세 사람을 돕는 게 먼저였다.

***

달려들던 고블린이 튕겨져 나갔다.

빛을 가득 머금은 방패가 놈을 후려쳤고, 피를 뿌리며 쓰러진 고블린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후우. 후우."

"선배, 괜찮아?"

"아니. 죽을 것 같아."

"오빠. 조금만 참아요. 제가 도와줄 테니까."

"괘, 괜찮아. 이정도 쯤이야!"

백선화의 말에 권우철은 다시 힘을 끌어올렸다.

그 모습에 김연희를 혀를 차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곧 죽을 것 같더니. 오빠라는 말에…… 사내놈들이란! 쯧쯧."

"닥치고 공격이나 해."

"언제는 마력을 아끼라며?"

"그만큼 쉬었으면 충분하잖아! 빨리 도와."

"쳇! 매직 미사일!"

권우철의 채근에 그는 다시 마법을 날렸다.

빛의 구체가 고블린들을 노리며 날아들었고, 달려들던 놈들이 그대로 피를 뿌리며 쓰러져 나갔다.

"조심해요! 샤먼이에요."

"크윽."

콰앙. 콰앙.

그들을 노리며 매직 미사일이 날아들었다.

고블린 샤먼이 만든 공격이었다.

다행히 권우철의 방패가 공격을 받아냈지만, 꽤나 지친 그는 크게 밀려나며 휘청거렸다.

"괜찮은 거야?"

"안 괜찮다고! 죽을 것 같아."

"……."

장난스럽게 말하고 있었지만, 권우철의 상태는 꽤나 심각했다.

'하긴. 벌써 몇 시간을 저렇게 버티는 게 대단한 거지.'

아무리 많은 고블린들이 자리를 비웠다고 하지만, 남아 있는 놈들의 수를 무시할 수 없었다.

그나마 어린놈들과 암컷을 노리며 불을 지르는 게 주효했다.

그들을 살리기 위해서 당황한 고블린들을 쉽게 처리할 수 있었지만, 문제는 그 이후였다.

움집이 하나둘 불타 사라지면서 더 이상, 놈들이 지킬 고블린들이 없어진 게 문제였다.

한데 모인 어린 고블린들과 암컷이 불길에 휩쓸리며 죽어나가자, 놈들의 분노가 그들에게로 향했다.

그 과정에서 상당한 포인트를 모을 수 있었다. 그리고 강준우가 왜 그렇게 강한 힘을 가지게 됐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몰려 있는 고블린들의 불태워 죽일 수 있다는 사실을 그때 처음 알았다.

그가 상당한 포인트를 독식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지금은 여기에서 살아남는 게 먼저였다.

"얼마나 버틸 수 있겠어?"

"곧 죽을 것 같다니까."

"더 물러나자!"

"……."

이제는 답을 할 여력도 없었다.

그런 그를 돕기 위해서 백선화가 노움을 불러내며 장애물을 만들었다.

바닥에서 솟아오른 돌덩이가 권우철의 앞을 가로막았지만, 그렇다고 큰 도움이 되지는 못 했다.

터엉. 후두두두.

쉽게 무너지는 돌덩이는 작은 여유도 주지 못 했다.

계속해서 공격을 받아내던 권우철은 끝까지 버텼지만, 앞에 나타난 덩치에 절망했다.

'호, 홉고블린!'

멀쩡한 상태라면 충분히 놈의 공격을 받아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이제 방패도 들 수 없을 정도로 힘이 빠진 그에게 놈은 재앙이었다.

"매직 미사일!"

퍼엉. 퍼엉.

그런 그를 돕기 위해서 김연희가 다시 마법을 날렸지만, 홉고블린은 그녀의 공격을 쉽게 받아냈다.

족장과 부족장이 없는 지금, 여기에서 가장 강한 놈이 바로 홉고블린이었다.

권우철을 도우려던 그녀의 마법이 너무나 허무하게 사라졌다.

그녀 역시 지치기는 매한가지였다.

백선화도 오랜 시간 싸우면서 집중력을 잃은 지 오래였다.

"강준우! 언제 나타나!"

결국, 기댈 곳은 한 사람뿐이었다.

김연희는 다시 강준우를 찾았고, 백선화와 권우철도 그의 이름을 부르짖었다.

"준우야!"

"도, 도와줘요!"

뒤늦게 후회가 됐다.

조금만 욕심을 버리고 뒤로 물러났다면 일이 이 지경까지 오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빠르게 오르는 포인트에 눈이 돌아간 게 문제였다.

터엉. 터엉.

다시 방패를 두드리는 홉고블린의 공격에 그의 몸이 휘청거렸다.

힘들게 들어 올린 방패가 밀려나고 그가 균형을 잃자, 홉고블린이 아가리를 벌리며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

크아아아!

그대로 목덜미를 물어뜯으려는 모습이었다.

이전에 놈이 산 채로 사람을 뜯어 먹었던 모습을 봤던 권우철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갔다. 하지만 그 순간, 익숙한 목소리가 주변을 가득 채웠다.

"멈춰!"

주변을 가득 채우는 익숙한 목소리와 함께 세 사람의 표정이 밝아졌다. 하지만 권우철의 얼굴이 다시 구겨졌다.

"이 미친 홉고블린 새끼."

아가리를 벌린 채 얼굴을 들이미는 놈의 흉측한 면상에 그는 절로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놈의 얼굴을 후려쳤다.

퍼억.

둔기에 얻어맞은 홉고블린이 피를 뿌리며 튕겨져 나갔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제때 도착한 강준우였다. 그의 등장에 한시름 돌릴 수 있었다.

"온다!"

멀리서부터 빠르게 달려오는 강준우의 모습에 백선화가 크게 소리쳤다.

그의 말대로 강준우는 귀음신법을 펼치며 그들과의 거리를 좁혔다. 그리고 모여 있는 고블린을 확인하며 그대로 뛰어 올랐다.

떠오른 그의 몸이 다시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체중을 실은 그는 그대로 바닥을 찍었고, 커다란 울림이 주변으로 퍼져나갔다.

쿠웅.

"끼아악!"

"끄아악!"

남아 있던 고블린들이 일격에 떨어져 나갔다.

다시 한 번 확인한 그의 힘은 사기라는 말이 아니면 설명할 길이 없었다.

"어떻게 저런 공격이 가능하냐고!"

"왜? 존나 좋구만."

"부러워서 그러지! 어떻게 마법사보다 더 강한 거냐고!"

김연희뿐만 아니라 두 사람도 비슷한 생각이었다.

대단한 것도 대단했지만, 부럽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렇게 일격에 고블린을 떨쳐낸 강준우는 빠르게 움직이며 권우철 앞에 섰다.

"모두 괜찮아?"

"꼭 이렇게 극적으로 나타나야 속이 후련한 거지?"

"그게 불만이면 다시 가고."

"멋있어서 그러지!"

김연희는 강준우를 붙잡았다. 그리고 남은 고블린들을 가리키며 말을 이어갔다.

"마저 끝내시죠."

"포인트는 많이 모은 거야?"

"엄청 모았지. 1포인트씩."

"……."

어린놈과 암컷들이 불타죽으면서 눈으로 세지도 못할 정도의 포인트를 얻었다. 하지만 대부분이 1포인트들이었다.

아직도 건재한 고블린 워리어와 홉고블린들을 제외하고 자잘한 놈들을 잡아냈지만, 그래도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꽤나 지쳐 보이는 그들을 뒤로한 강준우는 남은 놈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직접 놈들 사이를 파고들며 족장에게서 얻은 대검을 휘둘렀다.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내공을 아낄 생각이었다.

부우웅. 콰드득.

베인다기보다는 짓이긴다는 느낌이 강한 공격이었지만, 그 무지막지한 공격이 상당한 효과를 보였다.

휘둘러진 대검의 범위에 걸린 놈들이 튕겨져 나가며 목숨을 잃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겁에 질린 놈들이 도망가기 시작했다.

부족의 원수라고 할 수 있는 놈들이 아직 남아 있었지만, 그보다는 강적에 대한 공포가 더 컸다.

도저히 대적할 수 없는 적에 놈들이 뿔뿔이 흩어졌고, 처음 보는 고블린들의 행동에 세 사람은 놀란 눈으로 놈들을 바라봤다.

"뭐, 뭐야? 저 새끼들. 지금 도망간 거야?"

"말도 안 돼!"

고블린들이 흩어졌지만, 강준우는 따로 놈들을 쫓지 않았다.

이미 충분한 포인트를 획득했다. 지금은 놈들을 쫓는 것보다 지친 세 사람을 지키는 게 우선이었다.

'어차피 앞으로를 위해서라면…… 욕심을 부릴 이유는 없겠지.'

***

송영훈과 일행들은 불투명한 막으로 막힌 입구 앞에서 한참을 고민했다.

아무도 없는 그곳에서 이미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내공을 회복한 그들이었다.

마음만 먹으면 다시 움직일 수 있었지만, 문제는 쉽게 움직일 수가 없다는 점이었다.

"어떻게 하지?"

"……."

"그냥 이대로 지켜보고 있을 거야?"

지지부진한 상황은 계속 이어졌다.

입구라는 곳을 확인했지만, 누구 하나 쉽게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저곳을 통과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었다.

고블린들과 싸운 흔적을 쫓아서 여기까지 왔다지만, 선뜻 나설 수 있는 공간이 아니었다.

'자기가 먼저 쫓자고 했으면, 자기가 움직여야 하는 거 아니야?'

함께 움직인 그들은 모두에게 말하는 송영훈을 바라보며 답답해하고 있었다.

우두머리를 자처한 그가 솔선수범하는 게 가장 나았다.

본인도 나서지 못하는 마당에 다른 사람들에게 일을 맡기려는 그의 모습이 마음에 들 리가 없었다.

그렇게 눈치를 보는 그들은 꽤나 오랜 시간을 그곳에서 버텼다.

처음에는 체력을 회복하고 바닥난 내공을 채운다는 목적이 강했지만, 이제는 내가 아니길 바라는 마음으로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정태야? 어떡할까?"

"그, 글쎄. 그놈들이 정말로 여기로 나갔다고 확신할 수가 없잖아?"

"……."

"더군다나 밖이 어떨 지도 모르고."

가장 불안한 곳은 그들의 입구와는 다른 이곳의 상태였다.

만약 잘못 들어갔다가 봉변을 당하면 그야말로 개죽음이었다.

주저하는 그의 모습에 송영훈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대로라면 죽도 밥도 안 되는데. 씨발 새끼들! 눈치만 살살 보고.'

결국, 본인이 나서야만 했다.

그로서도 이런 상황이 달갑지 않았지만, 계속 기다린다고 해서 다른 놈들이 나설 것 같지 않았다.

이제 와서 되돌아갈 수도 없다는 생각에 그는 결심을 굳혔다.

"좋아! 내가 가 볼게."

"저, 정말?"

"괜찮겠어?"

말과 다르게 반색을 표하던 그들은 뒤늦게 표정을 관리했다.

이미 몇몇의 얼굴을 확인한 송영훈은 속으로 그들을 욕했지만, 이왕 나선 거 당당한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었다.

"기다리고 있어. 만약에…… 다시 못 돌아오면 너희들은 다시 되돌아가."

"정말 괜찮을까?"

"그걸 확인해 봐야지. 언제까지 이렇게 기다릴 수는 없잖아?"

"그래도…… 차라리 다시 되돌아가는 건 어때? 우선 사람들을 다시 모으고……"

"이제 와서 돌아간다고 뭐가 달라질까? 상황이 더 나아질 것 같냐?"

"……."

다시 돌아가는 것도 막막했다.

그의 말에 누구 하나 쉽게 답을 하지 못 했다.

'겁쟁이 새끼들.'

그런 그들을 뒤로한 송영훈은 불투명한 막에 손을 집어넣었다.

아무리 그라도 겁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불안한 마음을 가득 안고 조심스럽게 손가락 하나를 집어넣었지만, 다행히 별다른 이상은 없었다.

"괜찮아?"

"아, 아직까지는."

꿀꺽.

긴장한 일행들의 침 삼키는 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그만큼 송영훈의 행동에 집중을 하고 있었다.

모두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은 그는 천천히 몸을 밀어 넣었다. 그리고 멀쩡한 상태를 확인하며 과감하게 밖으로 몸을 던졌다.

송영훈의 모습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남은 다섯은 숨죽인 채 그를 기다렸다.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지났지만, 송영훈은 돌아오지 못 했다.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닐까?"

"모, 모르지."

"개죽음 당한 거면 어쩌지?"

"재수 없는 소리 하지 마!"

"……."

"그냥 돌아가는 게 나을 지도 몰랐어."

그들은 못다 한 말을 쏘아내기 시작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눈치를 살피며 침묵하던 그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때, 앞을 가로막은 막이 일렁이며 한 사람이 빠져나왔다.

갑작스러운 변화에 모두가 긴장하며 물러났했지만, 멀쩡한 송영훈의 모습을 확인한 그들은 안도할 수 있었다.

"영훈아! 괜찮은 거야?"

"그래. 멀쩡해."

"어떻게 된 거야? 밖은……"

"고블린들 소굴이야. 우리가 왔었던 곳이랑 크게 다르지 않아."

"그럼, 그 말은?"

"여기로 떨어진 사람들이 우리가 전부가 아니라는 소리지."

"……."

새로운 사실에 놀란 모두가 말을 잇지 못 했다.

송영훈은 그런 그들을 이끌었다.

"가자! 여기에 그 새끼들이 있을 것 같아."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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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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