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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에 천마신공-48화 (48/254)

제 48화

<일단락된 악연>

답보상태에 있는 천마신공.

5성의 99.99%에 있는 심법을 올리기 위해서 천마신공을 운기해 봤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아무래도 심법에 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삼재심법이나 귀음심공의 성취를 높여야 할 것 같았다.

8성에 이른 삼재심법과 5성의 귀음심공.

비록 등급에서 차이가 있었지만, 5성의 귀음심공의 성취를 올리는 것이 포인트의 소모를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귀음심공 성취가 오르면서 이해도가 올랐다는 말은 듣지 못 했다.

잠깐 고민하던 그는 결국 삼재심법의 성취를 올리기로 마음먹었다.

한 가지 심법을 대성하면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번 일로 심법의 이해도나 안정성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5성에서 멈춘 천마신공이 6성에서 멈추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을 테니까.'

결국에는 두 심법의 성취를 모두 올려야만 했다. 마음을 정한 그는 필요한 포인트를 대략이나마 가늠해 봤다.

8성의 삼재심법을 올리기 위해서는 상당한 포인트가 필요했다.

7성에서 8성으로 올라갈 때, 1포인트당 0.8%가 올랐다. 성취가 오른 만큼 그 수치가 더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포인트가 너무 부족하겠는데?'

가진 포인트는 이제 겨우 70이 넘어간 상황이었다.

남은 포인트를 모두 투자한다고 하더라도 턱없이 부족한 수치였다. 따로 운공을 통해서 올릴까 봐도 생각을 해봤지만, 그 시간에 고블린을 더 잡는 게 나을 것 같았다.

강준우가 앞으로 어떤 식으로 성취를 올릴지 정하는 사이, 다른 사람들도 저마다 자신의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 고민했다.

고블린 마을을 공격하면서 많은 포인트를 얻은 그들이었다.

가장 중요하다고 싶은 마나 연공법과 신성력을 키우는 게 가장 좋았지만, 저마다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던 그때, 김연희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됐다!"

"뭐, 뭐야? 깜짝 놀랐잖아."

"되다니 뭐가 돼?"

"이제야 얻은 능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얻은 능력?"

그 말에 권우철이 놀란 눈으로 김연희를 바라봤다.

그동안 그냥 모셔두기만 했던 능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럼 이제 헤이스트를 쓸 수 있다고?"

"응. 지금까지 마나 연공법만 계속 올렸거든!"

"……."

꽤나 무식한 방법이었다.

그동안 매직 미사일과 파이어 볼이 전부였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그 말을 들은 강준우는 나름 흡족해했다.

'헤이스트라.'

나쁘지 않았다. 그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순간이었다.

짧은 순간 대상의 움직임을 배 이상으로 빠르게 움직일 수 있도록 보조해주는 마법이었다. 당연히 마법사인 그녀보다는 강준우나 권우철에게 큰 효과를 줄 수 있는 능력이었다.

그저 방어를 주로 하는 권우철보다는 강준우에게 더 어울렸다.

"이제야 너도 밥값을 하겠네."

"바, 밥값이라니? 그럼 전에는 밥값도 못 했다는 소리야?"

"잘 알고 있네."

"…… 쳇! 내가 그런 소리를 듣고 너한테 헤이스트를 써줄 것 같아?"

"그럼 앞으로 굶으면 되겠네."

"……."

무한의 식량 주머니를 갖고 있는 사람은 강준우였다.

뒤늦게 괜한 말을 했다는 후회가 들었다. 치졸한 그의 말에 김연희는 입술을 삐쭉이며 시무룩했다.

그녀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나름 힘을 키웠다.

눈에 보이는 도드라진 성장은 아니었지만, 이전보다는 더 강해진 것은 분명했다.

"이제 어떻게 할 거야?"

"어떡하다니?"

"이제 고블린 족장도 다 잡았겠다. 남은 고블린이라고 해봐야 잔챙이들뿐이잖아?'

"다시 동굴로 가야지."

"도, 동굴로?"

갈 길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하지만 원체 강한 놈들을 상대했던 그들로서는 두려움이 남아 있었다.

"우리가 그 오크들을 상대할 수 있을까?"

"형이 앞장서고, 두 사람이 보조하면 충분할 것 같은데?"

"그래도 그놈들 맷집이 보통이 아니잖아?"

"내 마법도 통하지 않던데."

"내 정령술도!"

이미 놈들과 싸운 기억이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힘이 통하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잘 알았다.

그렇다고 권우철이 그들을 쓰러뜨릴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어떻게 보면 그는 방어에 특화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내가 있잖아? 무슨 걱정이야."

"……."

자신만만한 그의 말에 모두는 말을 잇지 못 했다. 하지만 믿음은 갔다.

그들이 짐으로 있던 상황에서도 오크들을 처리하면서 이곳으로 이끈 사람이 바로 강준우였다.

"그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네."

김연희의 말에 두 사람이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주된 공격을 강준우가 맡으면 모든 포인트가 그에게 돌아가겠지만, 지금까지 보인 그의 모습이라면 혼자서 모든 포인트를 독식할 것 같지 않았다.

비록, 그에 비하면 많은 포인트를 얻을 수 없겠지만, 지금까지 받은 도움으로도 충분히 감사하고 있었다.

별다른 반발이 없다는 사실에 그는 만족했다.

사실, 이들을 키운 이유는 그런 식으로 동굴에서 도움이 될 것 같아서였다.

'이기적인 생각이지만…… 서로에게는 이게 더 좋겠지.'

생각을 정리한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뭐야? 또 어딜 가려고?"

"남은 고블린들을 마저 처리해야지."

"……."

생각보다 넓은 곳에서 뿔뿔이 흩어진 놈들을 쫓는 것도 보통 일은 아니었다.

얻을 포인트에 비해서 들인 수고가 더 많을 것 같았지만, 강준우는 개의치 않았다.

지금은 포인트를 통해서 삼재심법의 성취를 올리는 게 먼저였다.

"우리도 같이 갈까?"

"쉬고 있어. 꽤나 무리를 한 것 같으니까."

"아, 알았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아직까지 피로가 풀리지 않은 셋은 그의 말대로 자리에 앉아서 부족한 체력을 보충하기 시작했다.

***

강준우가 자리를 비우자 몇몇 고블린이 그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왔다.

꽤나 굶주린 듯한 놈들은 세 사람을 노렸고, 그들은 그런 고블린들을 수월하게 처리해 나갔다.

남은 놈들 대부분이 워리어나 샤먼이었지만, 충분한 힘이 있는 그들에게는 더 이상 큰 위협이 되지 않았다.

퍼엉. 퍼엉.

매직 미사일을 허용한 고블린 워리어가 무너져 내렸다.

마지막으로 쓰러진 놈의 모습에 그들은 안도했지만, 생각지도 못한 자들이 그들을 향해 다가왔다.

"여기에 숨어 있었구나? 여기에서 꿀을 빨고 있었어!"

"저, 저놈들은?"

"씨발, 여기에 숨어 있었으면 우리가 못 찾을 줄 알았지? 그렇게 고생을 시켜놓고, 너희들은 여기에서 놀고 있어?"

그들을 향해 다가오는 사람은 송영훈이었다.

그를 위시한 여섯 명이 조금씩 거리를 좁혀왔다. 물론, 무작정 움직이지 않았다.

송영훈과 오정태가 앞장서서 그들을 견제했고, 뒤에 있던 일부는 마법을 캐스팅하면서 천천히 거리를 좁혀왔다.

"끈질긴 놈들이네."

"…… 그러게."

"어떡하지?"

"어쩌긴? 그냥 물러날 놈들이 아닌 것 같잖아. 싸워야지."

"……."

사람들과 상대하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심리적으로도 위축이 될 수밖에 없었지만, 그렇다고 당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권우철은 두 사람의 앞에 서며 방패를 세웠다.

김연희도 마법을 캐스팅하며 앞으로의 상황에 대비했고, 백선화도 기운을 끌어 올리며 정령을 부릴 준비를 갖춰나갔다.

가장 좋은 것은 강준우가 나타나는 것이었지만, 그가 없다고 해도 저들에게 힘없이 당할 것 같지는 않았다.

"뭐야? 방패라도 들면 뭐라도 달라질 것 같았나 보지?'

"씨발! 방패라니! 크큭."

말은 그렇게 하고 있었지만, 그들은 내심 깜짝 놀랐다.

일전에 봤던 권우철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져 있었다.

손에 들고 있는 방패도 평범한 방패가 아닌 것 같았다. 나름 많은 포인트가 들어간 것 같은 물건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방패를 쥔 팔에 걸치고 있는 갑옷 같은 것도 단단한 재질인 것은 분명했다.

권우철은 모은 포인트로 틈틈이 방어구를 얻었다.

본신의 능력도 중요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단단한 방어였다. 그가 뚫리지 않아야만 뒤에 있는 두 사람이 제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대부분이 무기를 사거나 스스로의 힘을 키웠기 때문에 이런 방어구를 구하는 것은 직접 포인트를 사용해야만 했다.

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그의 분위기에 여섯은 긴장했다.

하지만 수적으로 우위에 있었다. 지금 보이지 않은 강준우가 다시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두 명이나 더 많았다.

무엇보다 앞에 있는 놈들은 고블린을 상대하면서 작은 힘이라도 소진항 상태였고, 그들은 충분한 휴식을 취한 상태였다.

"차라리 잘 된 거야. 그 새끼가 나타나기 전에 저것들을 죽이자."

"아, 알았어."

괜히 강준우가 끼어들어봤자 좋을 건 없었다.

오히려 이런 식으로 각개격파를 해서 수를 줄어나가는 게 그들에게 더 유리했다.

모두에게 뜻을 전한 송영훈은 손에 쥔 도끼를 다잡으며 앞으로 나섰다.

그는 부르카가 남긴 거대한 도끼에 힘을 더했다.

'고작 몇 시간 사이에 얼마나 강해졌겠어?'

동굴에서 버틴 시간은 하루를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어둠 속에서 얼마의 시간이 지났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다. 조금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하지만, 그 사이에 달라져봤자 한계는 있었다.

'제대로 된 혈염부법을 펼치면 그 새끼라도 당해내지 못 할 거야.'

공교롭게 처음에 그가 얻은 무공이 바로 부법이었다.

부르카의 도끼가 손에 들어온 것은 운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도끼를 다잡은 그는 앞으로 나섰고, 오정태도 검을 뽑아들며 그의 옆에 섰다.

"준비해!"

그의 외침에 뒤에 있던 남은 일행들이 캐스팅한 마법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들의 주변으로 떠오른 매직 미사일과 화염구에 권우철은 마른침을 삼키며 팔에 든 방패를 다잡았다. 그리고 뒤에 있는 두 사람을 향해 말했다.

"조심해!"

"아, 알았어. 선배도 조심해!"

그의 말과 함께 남은 두 사람이 거리를 벌리기 시작했다.

도망가려는 듯한 그들의 행동에 송영훈은 황당해하며 소리쳤다.

"이 새끼만 두고 도망간다고, 그냥 놓아줄 것 같아?"

"뭔 개소리야?"

"뭐라고?"

"도망가긴 뭘 도망가? 덤벼!"

권우철의 도발에 송영훈은 얼굴을 구기며 소리쳤다.

"조져!"

"매직 미사일!"

"파이어 볼!"

"윈드 커터!"

그의 외침과 함께 뒤에 있던 세 사람이 준비한 마법을 날렸다.

그들의 공격은 권우철에게 쏟아졌다. 뒤로 물러난 두 사람에게는 미치지 못 하는 거리였다.

'저것 때문에 물러난 건가?'

송영훈은 그제야 그들이 뒤로 물러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곧 이들의 생각을 비웃었다.

아무리 마법이 닿지 않은 곳으로 물러났다고 하지만, 권우철이 이런 공격 속에서 버틸 리가 없었다.

날아오는 마법에 권우철은 곧장 힘을 불어넣었다.

"홀리쉴드!"

그의 외침과 함께 들고 있던 방패에 빛이 어리기 시작했다.

일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선명한 밝은 빛이 방패뿐만 아니라 그 주변에도 퍼져 나갔다. 그리고 쏟아진 마법이 그의 방패를 두드렸다.

콰과광. 콰광.

꽤나 강렬한 폭발이 일어났다.

그 충격에 권우철이 뒤로 튕겨져 나갔다.

"씨발! 존나 자신만만해 하더니!"

밀려난 그 모습에 뒤에 있던 오정태가 비웃듯이 소리쳤지만, 다시 몸을 일으키는 그의 모습에 모두의 표정이 절로 구겨졌다.

"마, 막았어? 이걸?"

권우철은 몸을 털며 다시 방패로 전방을 가렸다.

힘을 이기지 못하고 물러난 것을 제외하면 큰 피해는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폭발에 휘말리며 작은 상처가 생겨났지만, 이어지는 그의 외침과 함께 자잘한 상처가 사라졌다.

"힐!"

"미친!"

힐을 사용하면서 방패로 앞을 가리는 그의 행동.

완전한 몸빵이었다.

뒤늦게 세 사람의 대처를 확인한 송영훈은 뒤에 있는 자들을 향해 다시 소리쳤다.

"계속 공격해! 한 번에 공격하지 말고 차례대로 공격해서 힘을 빼!"

"아, 알았어."

"저 새끼가 지치면 정태 너랑 내가 달려들자."

"그래."

단단한 방어가 있는 상황에서 공격을 감행할 이유가 없었다.

우선 마법으로 권우철의 힘을 빼내고, 그가 쓰러지면 뒤에 있는 둘을 상대하는 게 효과적이었다.

그들의 외침에 권우철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내색하지 않았지만, 저들의 공격을 받아내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충격이 쌓이고, 시간이 지나면 먼저 지치는 사람은 권우철 자신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송영훈과 오정태가 곧바로 달려드는 것도 아니었다.

놈들이 달려들어야 거리를 벌린 두 사람이 공격을 하겠지만, 놈들은 그냥 지켜보고 있을 뿐이었다.

'이대로는 죽도 밥도 안 되는데.'

차라리 거리를 좁히는 경우를 생각해 봐야 했다. 하지만 그런 생각도 길지만은 않았다.

'됐다!'

가려진 방패 뒤로 한 사람의 모습이 그의 눈에 가득 들어왔다.

마법을 준비하는 놈들 뒤로 은밀히 접근하는 한 사람.

바로 강준우였다.

적을 발견한 그가 빠른 속도로 거리를 좁혀오고 있었다.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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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4편은... 상당히 힘드네요. 삼국지도 써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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