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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에 천마신공-72화 (72/254)

제 72화

<개방되는 곳>

임무가 나타나자마자 사람들은 흥분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그들을 격앙되게 만든 것은 마지막에 나타난 개인보상이었다.

'원하는 능력을 제공한다고?'

말 그대로 원하는 힘을 손에 넣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모두에게 필요한 등급 외의 무공을 얻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당연한 말이었지만, 그 보상을 확인한 사람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뭔가 찝찝한데. 보상이 너무…… 노골적이야.'

드러난 임무와 보상은 서로의 경쟁심을 부추겼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한데 모이게 된 상황이었다.

이런 보상이 없다고 하더라도 분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임무가 드러나기 전부터 일부는 서로 다투고 있었다.

여기까지 살아남은 사람들이라면 어떤 식으로 힘을 얻는지 잘 알고 있을 게 분명했다.

우르치를 효과적으로 상대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을 처리하면서 능력을 키우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그 와중에 눈이 돌아갈만한 보상까지 드러난 것이다.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는 격인가?'

개별 보상이 밝혀지면서 그런 싸움은 점점 확산되기 시작했다.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을 줄이면 새로운 힘까지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다른 능력을 얻지 못하더라도 포인트는 강탈할 수 있는 기회였다.

당연히 부딪치는 사람들의 수는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한 번 분위기가 바뀌자, 상황은 걷잡을 수 없게 흘러갔다.

콰앙. 콰앙.

곳곳에서 강한 굉음이 터져 나왔다.

커다란 폭발과 함께 쌍욕이 난무하자, 주변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아악. 이 개새끼들!"

"죽여. 죽어라!"

험악해진 상황에 다른 사람들도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서 주변을 경계했다.

넓은 공간은 사람들의 불신으로 가득찼지만, 우르치라는 놈은 여전히 나타나지 않고 있었다.

이미 놈이 있는 방이 개방됐고, 놈이 분노했다는 소식까지 전해 들었다. 하지만 모두의 목표라고 할 수 있는 놈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쿠와아아!"

열린 문에서부터 강렬한 괴성이 터져 나왔다.

치열하게 싸우던 사람들의 시선이 한 곳으로 향했다.

널따란 공간의 구석.

한쪽 벽면의 끝에는 거대한 문이 자리잡고 있었다.

'저기에 우르치라는 놈이 있는 건가?'

하나 밖에 없는 문.

어느새 그 문이 열렸고, 그곳에서부터 오크 특유의 괴성이 흘러나왔다.

우르치가 있다는 것이 알려지자, 사람들은 그곳으로 달려갔다.

먼저 놈을 처리해서 능력을 얻겠다는 생각이었다.

"저런 병신들. 생각이 있는 놈들인가?"

"그, 그러게."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누군가가 혀를 차며 말했다.

오크들의 수장이라고 할 수 있는 놈이 바로 우르치였다. 아무리 보상이 대단하다고는 하지만, 그런 놈을 혼자서 상대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뒤에서 기회를 노리는 게 더 나았다.

강준우 역시 비슷한 생각이었다.

괜히 나서서 힘을 빼봤자, 남 좋은 일만 할뿐이었다.

"어떻게 할까요?"

"천천히 움직이죠. 굳이 지금 움직여봤자 좋을 건 없으니까."

"그게 좋겠네요."

임창현도 강준우의 말에 동의하며 무리를 단속시켰다.

개중에 일부가 보상에 혹해서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는 단단히 주의를 주며 개별적인 행동을 금했다.

사람들은 강준우처럼 아직까지는 상황을 관망하는 자들과 문을 통과하며 우르치를 노리는 사람들로 나뉘었다.

하지만 방에서 들려오는 외침에 상황이 달라졌다.

"뭐, 뭐야? 이 새끼! 어린놈이었어?"

"……."

깜짝 놀란 듯한 목소리는 격앙돼 있었다.

예상도 못 했다는 외침이었지만, 그 소리가 가지고 온 파장은 컸다.

"비, 비켜!"

"시발, 다 물러서!"

콰과광.

우르치의 방 안에서 들려오는 외침과 굉음에 밖에 있던 사람들이 다급해졌다.

우르치라는 놈의 정체가 어린 오크라면 당연히 이런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강준우 역시 다른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어린 오크라고? 우르치라는 놈이?'

당연히 커다란 덩치를 가진 전사일 거라고 생각했다.

오크 전사보다 더한 놈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지만, 그런 편견에 허를 찌른 것 같았다.

- 미안합니다. 먼저 움직일 게요.

강준우는 유령보를 밟으며 모습을 감췄다.

그래도 임창현에게 미안한 감정이 있었던 그는 전음으로 그 뜻을 전했다.

갑작스러운 그의 행동이 당황스러웠지만, 임창현은 쉽게 움직이지 못 했다.

그 소리에 흥분한 사람들을 진정시킬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이미 이탈한 사람들을 막을 수는 없었다.

그들 역시 개별 보상에 욕심을 냈다.

어린 오크라면 상대하는 게 어렵지 않을 거라는 판단이었다.

강준우는 빠르게 문으로 내달렸다. 하지만 그곳으로 향하는 사람은 너무 많았다.

대부분이 어린놈으로 알려진 우르치를 잡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

"죽기 싫으면 꺼져!"

콰과광.

뒤따르던 누군가가 별안간 공격을 감행했다.

그보다 먼저 움직인 사람들을 향해 장력을 쏟아내며 무차별적인 공격을 감행했고, 그런 상황이 계속 이어졌다.

콰과광. 콰과광.

방으로 향하는 문 근처가 강력한 폭발에 휩쓸렸다.

바닥에 널브러진 채 목숨을 잃은 사람들이 그 폭발에 다시 휩쓸리며 튕겨져 나갔다.

콰앙.

바로 앞에서 터진 마법에 강준우는 얼굴을 찌푸렸다.

그 역시도 아직 잡히지 않은 우르치를 잡기 위해서 움직이고 있었지만, 이런 상황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미친놈들.'

차라리 공격을 감행한 자들을 잡는 게 더 나을 지도 몰랐다.

비록, 원하는 무공을 얻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저들이 가진 무공을 강탈할 수 있다면 그게 더 나을 것 같았다.

잠깐 마음이 흔들렸지만, 그는 가까워진 문을 확인하며 몸을 날렸다.

그런 그를 막기 위해 다른 사람들이 공격을 날렸지만, 일섬을 이용한 강준우를 잡을 수는 없었다.

콰과광.

입구가 터져 나갔다.

뒤에서 불어오는 후폭풍에 강준우는 다시 유령보를 밟으며 모습을 감췄다.

안에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남아 있었다.

굳이 그들에게 경각심을 가지게 만드는 것보다 몸을 숨기고, 우르치라는 놈을 처리할 생각이었다.

'근데, 어린놈이 아직까지 살아 있는 건가?'

어린 오크라면 상대하는 게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일전에 가졌던 편견처럼 어린놈이 마냥 약할 것 같다는 생각 역시 좋지만은 않았다.

의구심을 뒤로한 그는 마음을 다잡으며 통로를 내달렸다. 그리고 기다란 통로 끝에 있는 우르치라는 놈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저놈이 오크들의 수장이라고?'

누군가 놀라며 외쳤던 말은 사실이었다.

평범한 오크 전사보다 더 키가 작은 놈이었다. 덩치 역시 평범한 성인 남성보다 더 작아 보였고, 근육 역시 많아 보이지 않았다.

'다른 놈이 숨어 있는 건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빠르게 주변을 훑었지만, 안에 있는 오크는 어린놈이 유일했다.

'어린놈이 우르치라…… 근데, 왜 아직까지 멀쩡한 거지?'

우르치를 포위한 사람들의 수만 일곱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섣불리 움직이지 않았다.

이상함을 강준우는 여전히 모습을 감춘 채, 통로를 빠져나왔다.

방 안에서는 묘한 대치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우르치라는 놈은 가만히 서서 주변을 경계할 뿐이었고, 남은 일곱은 섣불리 공격을 감행하지 못 했다.

밖이 더욱 소란스러워졌다.

누군가의 외침에 동요한 사람들이 몰리자, 결국 참지 못한 누군가가 곧장 손을 뻗으며 우르치를 공격했다.

"죽어라!"

바람 앞의 촛불처럼 왜소한 체구를 가진 놈은 곧 죽을 것 같았다.

날린 주먹에 가득 머금은 기운은 상대의 실력이 낮지 않다는 것을 알려왔다.

'위험한데? 이대로라면 저 오크는…… 뭐, 뭐야?'

강준우는 우르치를 걱정했지만, 이어지는 광경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파앙.

"미친 새끼!"

"그럼 이놈을 너한테 넘길까?"

"모두 죽어!"

콰직. 콰지직.

공격을 감행한 자와 그를 막아낸 자.

그리고 그런 둘과 우르치를 함께 노리며 전격 마법을 날리는 여자까지.

상황은 혼란 그 자체였다.

강력한 전격 마법에 두 사람이 괴로워했고, 우르치라고 보이는 놈 역시 마법에 휩쓸리며 괴성을 질러댔다.

"크와아아아!"

고통이 가득 담긴 비명이었다. 하지만 놈은 멀쩡했다.

엄청난 맷집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뭐야? 근데 왜…… 공격을 안 하지?'

전격 마법에 휩쓸리면서 괴로워하는 두 사람이 바로 눈앞에 있었다.

그대로 손만 뻗으면 목을 비틀 수 있을 거리였다.

치명상을 입은 자들은 그의 공격을 피할 수 없을 게 분명했지만, 우르치는 그저 그 모습을 지켜볼 뿐이었다.

이상함을 느낀 강준우의 표정이 절로 일그러졌다.

오크들의 수장이라는 놈이 보일 행동이 아니었다.

'뭔가 이상한데.'

드러난 상황 모두가 이상했다.

비록, 그조차도 상황에 혹해서 여기까지 움직였지만, 최대한 이성을 붙잡고 고민을 하자, 이 상황이 어색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도 계속 이어질 수 없었다.

파앙.

"크윽."

전격 마법에 적중당한 둘 중에 한 명이 피를 뿌리며 쓰러져 나갔다.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던 누군가가 달라들며 장력을 뿌린 것이다.

힘없이 튕겨져 나간 자는 그대로 목숨을 잃었고, 그를 쓰러뜨린 자는 옆에 있는 또 다른 사람을 향해 공격을 날렸다.

"어디서 내 먹이에 손을 대?"

"미친! 이렇게 빨리?"

콰지지직.

전격 마법을 날린 여자는 다시 공격을 감행했다.

상당히 지친 기색이 역력했지만, 그녀의 공격에 다시 두 사람이 휩쓸려 나갔다.

처음 공격을 받아낸 자는 까맣게 탄 채로 목숨을 잃었고, 뒤늦게 뛰어든 자는 그 충격을 이기지 못 하고 괴성을 질러댔다.

"끄아아아!"

그래도 상당한 내공을 가지고 있는지 그 마법에도 버텨냈다.

그는 공격을 감행한 여자를 노리며 걸음을 뗐고, 그 여자는 급하게 펼칠 수 있는 마법을 캐스팅했다.

물고 물리는 싸움이었지만, 결국 그 여자도 누군가의 손에 목숨을 잃어야만 했다.

푸욱.

허공에서 모습을 드러낸 강준우는 그 여자의 뒤를 잡았다.

뾰족한 검이 튀어나오자, 그녀의 앞섬이 붉게 변했다.

세 사람을 궁지에 몰아넣은 사람치고는 너무나 허무하게 목숨을 잃었다.

강준우는 그런 그녀를 뒤로하고 멈춰선 사내를 향해 달려들었다.

전격 마법에 적중당한 그는 다급히 팔을 뻗었지만, 그의 일격은 허공을 갈랐다.

파앙.

애먼 공기가 터져나가며 요란한 굉음을 흘렸다.

그의 공격을 피해낸 강준우는 곧바로 팔을 뻗으며 상대의 목을 베어냈다.

서걱.

일섬을 섞은 무영검에 남자는 힘없이 쓰러졌다.

순식간에 둘을 처리한 그는 앞에 있는 우르치를 향해 검격을 뿌렸다.

작정을 하고 처리할 생각에 기운을 끌어 올리자, 그의 검신이 회색으로 물들었다.

"거, 검기?"

"미친!"

강준우가 뽑아낸 검기에 남아 있던 사람들이 경악하며 소리쳤다.

이제 와서 그를 막기에는 너무 늦은 것 같았다.

빠르게 둘을 처리하고 남은 우르치에게 달려든 강준우는 전광석화 같은 모습으로 놈의 목을 노렸다.

푸욱.

손끝에 걸리는 묵직한 감각.

우르치의 목을 꿰뚫은 게 분명했다. 더군다나 이 일격은 전과 또 달라져 있었다.

'발경의 위력인가?'

발경이라는 무리를 얻고, 뽑아낸 검기는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검기를 발현하기 위해서 필요한 내공의 양이 줄어든 것은 물론이고, 그 위력도 강력하게 변했다.

공격을 펼친 그는 우르치의 죽음을 실감했다.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놈은 그대로 쓰러지며 움직임을 멈췄다 .하지만 생각했던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뭐, 뭐지?'

정확히 우르치의 목을 꿰뚫었다.

평범한 공격이 아닌 검기를 이용한 강한 일격이었다.

일섬을 섞은 무영검이 놈의 목을 찔렀지만, 기대하던 소리는 들려오지 않았다.

'보상이 왜 없지? 임무는 왜……'

생각과는 다른 상황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지만, 그는 생각을 계속 이어갈 수 없었다.

'남은 새끼들!'

야생의 감각이 경종을 알려왔다.

그를 향해 날아드는 창과 마력에 강준우는 곧바로 내공을 끌어 올리며 뒤로 물러났다.

쉬이익. 콰앙.

급습을 감행한 자의 창은 허공을 갈랐고, 물러나는 강준우를 노린 정령은 그의 앞에서 터져나갔다.

가만히 있었으면 위험했을 상황이었다.

제때. 둘의 공격을 피해냈지만, 강준우의 시선은 우르치에게서 떠나지 않았다.

미동도 없는 놈의 모습,

죽은 게 분명했지만, 여전히 원하던 알림이 들려오지 않았다.

이상함을 느낀 그는 다시 한 번 우르치를 공격하기 위해서 움직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령을 사용한 자가 더 빨랐다.

콰앙.

놈의 정령 마법에 적중당한 우르치의 몸이 들썩였다.

동시에 낯선 소리가 지금의 상황을 알려왔다.

[우르치가 본신의 힘을 드러냅니다.]

"보, 본신의 힘?"

"씨발! 그럼 지금까지 껍데기랑 싸웠다는 거냐?"

꽤나 많은 힘을 쏟아낸 사람들의 표정이 절로 구겨졌다.

그리고 그 상황에 휘말린 강준우 역시 굳은 얼굴로 다시 일어나는 놈을 바라봤다.

'저게 제대로 된 우르치라고?'

쓰러졌던 어린 오크는 어느새 멀쩡한 상태로 돌아왔다.

오히려 전과 다르게 배로 커진 상태였다.

"크와아아!"

포효하는 놈에게서 강력한 기세가 전해졌다.

가만히 기운을 느낀 강준우는 침음을 흘리며 결단을 내렸다.

'우선 튀자!'

혼자서는 상대하기 힘든 놈이었다.

우선은 물러나서 뒤에 있는 자들을 이용하는 게 최선이었다.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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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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