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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에 천마신공-76화 (76/254)

제 76화

<개방되는 곳>

"크아아아!"

강한 충격을 받은 우르치가 다시 괴성을 토해냈다.

곧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넝마가 된 상태였지만, 놈의 눈빛은 죽지 않았다.

괴성을 내지른 놈은 그대로 강준우를 향해 주먹을 뻗었다.

권기를 가득 담긴 공격이었다. 하지만 강준우는 그 공격을 피하지 않았다.

콰앙. 콰앙.

그 역시 장력을 날리며 우르치의 주먹을 받아냈다.

커다란 충격이 그를 뒤흔들었고, 우르치의 마력이 그의 내부를 파고들었다. 하지만 이전과는 확실히 달랐다.

'놈도 지친 건가? 확실히…… 약해졌어!'

얼마 전까지 부딪쳤던 우르치의 힘에 비할 수 없었다.

여러 사람들의 공격을 받아낸 우르치는 이미 정상이 아니었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는 말처럼, 계속 쌓인 충격에 놈도 흔들리고 있었다.

오히려 이런 공격이 그를 도왔다.

생각보다 작은 충격에 강준우는 조금 더 수월하게 놈을 상대할 수 있었다.

[천마신공의 공능이 우르치의 마력에 저항합니다.]

전보다 훨씬 약해진 우르치의 마력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었다.

제법 큰 내상을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이 정도 힘이라면 작은 내상만으로도 놈을 쓰러뜨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는 건곤대나이의 힘을 이용했다.

흘러들어온 마력을 역이용해서 우르치의 내부를 뒤흔들었다.

콰앙. 콰앙.

건곤대나이의 숙련도까지 올리면서 큰 피해를 입힐 수 있었다.

연신 터뜨린 장력에 우르치의 입에서 피가 새어나왔다. 놈이 받은 충격이 작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었다.

"크아아아!"

처절한 비명을 내지르는 우르치는 괴로워하면서도 분노했다. 하지만 강준우는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듯이 더 강한 힘을 쏟아냈다.

쿠웅.

그는 진각을 밟으며 천마군림보로 놈을 뒤흔들었다. 그리고 흔들리는 놈의 몸에 장력을 꽂아 넣었다.

헤이스트로 배가 된 움직임에 우르치는 이렇다 할 대응을 하지 못 했다.

연신 공격을 허용하면서 피를 쏟아내는 게 그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짧은 순간에 우르치를 빈사상태까지 몰아붙인 강준우는 다시 힘을 끌어 모았다.

발경의 무리를 얻은 그의 손에 회색의 기운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그는 그대로 우르치의 머리를 후려쳤다.

투웅.

큰 소리는 나지 않았지만, 파고든 기운이 우르치의 머릿속을 헤집었다.

무방비 상태에서 얻어맞은 장력에 놈은 칠공에서 피를 토하며 무너져 내렸고, 예의 알림음이 상황을 알려왔다.

[우르치를 처치했습니다. 주어진 조건이 완수됐습니다.]

[개인 보상이 주어집니다.]

[제약 없이 원하는 능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상점창을 통해서 한 가지 능력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막혔던 지역이 개방됩니다.]

[타 지역으로 이동됩니다.]

순식간에 떠오른 많은 정보들.

미처 상황을 정리하기도 전에 그의 주변이 빛으로 휩싸이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현상이 당혹스러웠지만, 대응을 할 겨를이 없었다.

'뭐, 뭐지?'

이런 현상은 강준우 혼자만 겪는 게 아니었다.

우르치가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 무섭게 동굴에 있는 사람들도 강렬한 빛에 휩싸였다.

마치 동굴 전체가 시린 빛으로 가득차는 것 같았다.

짧은 순간에 동굴 전체가 빛으로 뒤덮였다.

모두를 집어삼킨 빛은 터질 듯이 커져나갔지만, 다시 사그라들었다.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빛이 사라지고, 어둠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빛이 사라진 동굴에는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쓰러진 오크도, 그들을 상대했던 사람들도 자취를 감췄다.

***

갑작스러운 빛과 함께 달라진 환경.

까만 어둠을 확인한 강준우는 긴장한 눈으로 주변을 살폈다.

'뭐야?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우르치를 잡고 개인 보상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까지는 좋았다.

권우철의 도움으로 다른 사람의 방해 없이 놈을 처리했다는 것은 다행이었지만, 이후의 일은 그의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알 수 없는 힘이 개입한 것은 분명했다.

가만히 주변을 살피던 그는 별다른 위험이 없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자신의 몸 상태를 확인했다.

우르치라는 놈을 상대하면서 많은 내공을 소진했다.

무식한 방법을 이용했기 때문에 작은 내상까지 입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의 몸 상태는 최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좋았다.

'뭐야? 멀쩡하잖아?'

우르치를 몰아붙이며 소진했던 내공도 모두 채워진 상태였고, 각오했던 내상도 남아 있지 않았다.

오히려 내공이 단전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흐음. 이건 또 어떻게 된 거지?'

알 수 없는 상황에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주변을 살피는 것뿐이었다.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위험을 확인하거나, 도움을 줬던 권우철과 다른 사람들의 존재를 확인하는 게 먼저였다.

한참을 두리번거리던 그의 눈에 조금씩 주변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어느새 어둠에 적응을 했는지, 근처에 있는 것들이 뭔지 알 수 있었다.

'나무? 또 숲인가?'

고블린들을 상대했을 때 접했던 그 숲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았다.

굵은 나무를 확인한 그는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흐릿한 빛이 흘러들어오며 주변을 밝혔다.

달을 가린 구름이 치워지자 주변이 밝아졌다.

뒤늦게 그 빛을 확인하며 하늘을 바라본 강준우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동굴이 아니라는 건, 장소가 완전히 바뀌었다는 건데.'

하늘이 있다는 사실에 놀란 그는 주변에 있는 높은 나무들을 확인하며 기운을 끌어 올렸다. 우선 이곳이 어떤 곳인지 살피는 게 먼저였다.

그는 곧바로 나무 기둥을 박차며 위로 뛰어 올랐다.

투욱. 투욱.

가벼워진 몸은 몇 번의 도약만으로 나무를 오르게 만들었다.

순식간에 꼭대기로 올라선 그는 주변을 살폈다.

휘이이잉.

거친 바람이 휘몰아치며 그를 뒤흔들었지만, 주변을 살피는 그들 밀어낼 수 없었다.

강준우는 높은 곳에서 주변을 살폈다.

어쩌면 처음 접했던 그 장소일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그가 생각한 곳은 아니었다.

'여기가…… 어디지?'

보이는 거라고는 수많은 나무와 산뿐이었다.

꽤나 넓은 지역은 나무들로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그리고 그 끝은 산으로 둘러 싸여 있었다.

분지 형태의 구조 같았다.

병풍처럼 세워진 산 아래에 있는 숲에 고립된 것이다.

'후우. 여긴 또 어떻게 하라는 거야?'

이제는 이런 상황도 조금씩 적응이 돼가는 것 같았다.

막막함을 느끼는 것은 여전했지만, 그렇다고 낙담하지는 않았다.

가만히 주변을 둘러보던 그는 다시 바닥으로 내려왔다.

'여기는 완전히 다른 곳인가? 또 다른 놈들이 있는 건가?'

여전히 이곳으로 온 목적은 알 수 없었지만, 해야 할 일은 인지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했던 일과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았다. 이곳에 있는 놈들을 처리하고 우두머리를 처치하면서 보상을 얻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우루치를 처치하고 얻게 된 보상을 확인하는 게 먼저였다.

그는 곧장 상점창을 띄웠다. 그리고 얻을 수 있는 무공들을 확인했다.

'당연히 천마신공의 성취를 올리는 게 좋겠지?'

그가 펼칠 수 있는 모든 무공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천마신공이었다.

그 심법을 익히고, 성취를 높이는 게 먼저였다.

생각도 할 것 없이 천마신공을 찾았지만, 그가 얻어낸 보상은 그의 생각과는 많이 달랐다.

[천마신공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이미 익힌 무공은 숙련도로 대체됩니다.]

[6성에 이른 천마신공의 숙련도를 50% 상승시킬 수 있습니다.]

"이건 또 무슨 개소리지?"

당연히 하나의 성취가 더 오를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건 아니었다.

절반의 숙련도를 올릴 수 있다지만, 숙련도만 오른다고 달라질 것은 없었다.

어차피 부족한 숙련도는 영약을 통해서 올릴 수도 있었다.

무조건 성취가 오르는 게 아니라면 굳이 이 무공을 얻을 필요가 없었다. 차라리 다른 무공을 손에 넣는 게 나았다.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고민을 하던 그는 남은 무공들을 살폈다.

당연히 등급 외에 있는 무공들이었다.

따로 건곤대나이의 등급을 올릴까도 생각해봤지만, 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천마신공과 관련된 무공이 제일 좋겠지?'

염두에 둔 것은 천마신공으로 얻은 내공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무공이었다.

천마군림보처럼 강한 위력을 내는 같은 계열의 무공이 좋았다.

몇 개의 무공이 눈에 들어왔다.

등급 외의 무공 역시 S등급처럼 여러 가지 제약이 뒤따랐다.

무공을 익히기 위해서 필요한 조건들이 있었고, 그것을 확인한 강준우는 개중에 가장 까다롭다고 생각되는 것을 택했다.

조건이 복잡한 만큼 위력은 확실할 거라고 생각했다.

어차피 나중을 위해서라도 여러 조건이 필요한 무공을 미리 익히는 게 나으리라는 판단이었다.

'천마기멸격(天魔氣滅擊)?'

생소한 이름이었다.

알려진 거라고는 그저 천마신공이라고 불리는 무공이 전부였지만, 그 안에서도 몇 개의 초식이 존재했다.

그 일부 중에 가장 까다로운 조건을 가진 무공이 바로 천마기멸격이라는 무공이었다.

'기공을 이용한 공격인가?'

천마신공 자체가 기공을 이용한 공격이었다.

천마군림보도 많은 내공을 이용해야 광범위한 곳에 제대로 된 힘을 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름 자체에 '기(氣)'가 들어가 있는 것을 보면 천마군림보와 또 다를 것 같았다.

무엇보다 발경이라는 무리를 얻은 그에게는 나쁘지 않은 무공 같았다.

잠깐 고민하던 그는 결국 우르치를 처치한 보상으로 천마기멸격이라는 등급 외의 무공을 배웠다. 어차피 결국에는 그 무공까지 익힐 것 같았다.

천마기멸격(天魔氣滅擊).

천마신공의 힘으로 적을 멸살시킬 수 있는 강력한 초식.

성취가 높아질수록 펼칠 수 있는 기공의 수가 늘어나고, 기공이 미치는 범위가 확장된다.

'펼칠 수 있는 기공의 수가 늘어난다?'

설명이 확실하지는 않았지만, 본능적으로 어떤 식으로 무공을 펼쳐야하는지 알 수 있었다.

이미 익힌 무공은 그의 몸에 각인이 됐고, 다시 되돌릴 수 없었다.

따로 각법을 익힐까도 고려해 봤지만, 어차피 각법은 포인트를 통해서 익히면 될 일이었다.

이 좋은 기회를 그냥 날릴 수 없었다.

"후우."

골치 아픈 일을 끝낸 느낌이었다.

그래도 결과는 좋다고 할 수 있었지만, 문제는 다시 홀로 떨어진 스스로의 상태였다.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다른 장소로 떨쳐낸 이유가 뭘까?'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그런 고민을 한다고 달라질 것은 없었다.

'우선 날이 밝아질 때까지 쉬어야 하나?'

이미 몸 상태는 최상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어둠 속에서 움직이는 것도 좋은 선택은 아니었다.

아직 이곳이 어떤 곳인지 모르는 만큼, 신중을 기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잠깐 고민하던 그는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식량 주머니를 통해서 음식을 꺼내며 섭취하기 시작했다.

언제 이렇게 여유롭게 밥을 먹을지 알 수 없었다.

날이 밝으면 그때 움직일 생각으로 휴식을 취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 시간도 길지만은 않았다.

아우우우우.

알 수 없는 울음이 숲 전체에 퍼져나갔다.

'뭐지? 늑대 소린가?'

왠지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

오크와도 싸워서 이긴 마당에 산짐승이 무서울 리는 없었다. 다만, 야생의 감각이 왠지 모를 꺼림칙한 느낌을 건넸다.

본능적으로 그 울음에 거부감을 가진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혹시 모를 상황에 그는 내기를 움직였다.

여기가 그저 그런 숲이라면 모르겠지만, 평범한 숲은 아닐 것 같았다.

'오크들이 있는 곳을 빠져나왔다면…… 그놈들보다 더 강한 놈들이 있으려나?'

우르치라는 놈을 처리하고 다시 그가 살았던 곳으로 돌아가지 않은 것만 보면, 여기는 동굴보다 더 위험한 곳일 지도 몰랐다.

그런 사실을 염두에 둔 강준우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빈손을 확인하며 허전함을 느꼈다.

'그놈한테 검이 박살났었지?'

계속되는 충격을 감당하지 못하고 부서진 철검이 아쉬웠다.

사실, 그 전부터 균열이 가 있었다. 그가 뿜어내는 검기를 감당하기에는 철검의 상태가 좋지 않았다.

이 기회에 제대로 된 무기를 손에 넣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권우철이 방패와 갑옷을 갖춰 입은 것처럼 포인트를 이용하면 제대로 된 장비를 갖출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귀물이라는 것도 있다던데. 그거라도 살펴볼까?'

어차피 지금은 할 일도 없었다.

그는 곧바로 상점창을 띄우며 얻을 수 있는 장비를 살폈다. 하지만 그것을 확인하기도 전에 처절한 비명이 들려왔다.

"아아악!"

가녀린 소리로, 그 주인공은 그와 비슷한 사람인 것 같았다.

'동굴에서 넘어온 사람인가?'

강준우는 곧바로 유령보를 펼치며 소리가 난 곳으로 움직였다.

따로 정보를 얻는 것도 중요했다.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같은 장소에 있었던 사람들이 어디로 움직였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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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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