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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에 천마신공-84화 (84/254)

제 84화

<만만치 않은 놈>

"끄윽. 개새끼. 힐!"

쓰러진 권우철은 힘겹게 기운을 사용하며 몸을 회복했다.

빠르게 멀어지는 권우철의 모습에 이를 악문 그는 남은 늑대들을 바라봤다.

'씨발, 너무 경솔했어.'

조금 더 신중해야만 했었다.

괜히 놈을 끌어들였다는 생각에 후회가 됐지만, 이제 와서 달라질 것은 없었다.

곧바로 그놈을 쫓아가야 했다. 하지만 앞에 있는 놈들이 문제였다.

세 사람이 힘을 합쳐도 쓰러뜨릴까 말까 한 놈들이었다.

성인범의 기습으로 부상까지 입은 마당에 앞에 있는 놈들을 상대로 살아남을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도 마냥 당하고 있을 생각은 없었다.

납치당한 두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는 최선을 다해야만 했다.

"후우. 후우. 덤벼!"

그는 둔기를 다잡으며 크게 소리쳤다.

그 모습에 변신을 마친 우두머리가 싸늘한 웃음을 흘렸다.

"크르르."

승리를 확신하는 웃음이었다.

그런 놈의 미간에서 뾰족한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뿌, 뿔까지 있어?"

웃음을 흘리는 놈의 머리에서 무언가가 튀어나오자 권우철은 좌절했다. 하지만 튀어나온 것은 뿔이 아니었다.

"거, 검?"

"그놈의 무른 성격! 이런 사단이 일어날 줄 알았지."

"……."

강준우의 말에 권우철은 아무런 말도 이을 수 없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놀란 눈으로 강준우를 바라봤다.

"네가 어떻게 거기에서 나와? 설마, 다 보고 있었어?"

"…… 이제 막 도착했어."

"지금 연희하고 선화가 위험……"

"우선 이놈들 먼저 처리하고."

강준우는 곧바로 움직였다.

두 사람의 안위도 걱정이었지만, 곧바로 죽을 일은 없을 것 같았다.

'그랬다면 점혈을 할 일도 없었을 테니까.'

그래도 확신을 할 수는 없었다.

그는 남아 있는 늑대와 웨어 울프들을 향해 빠르게 쇄도하며 검을 뿌렸다.

흐릿한 잔상을 남기며 움직이는 그의 검이 미처 변신을 마치지 못한 놈들의 목을 베어냈다.

변신을 하는 과정에서는 무방비와 다름없었다.

더군다나 아직 날이 밝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놈들은 제대로 된 힘을 내지 못 했다.

이미 충분한 내력을 가지고 있는 강준우는 놈들을 도륙하고 있었다.

촤악. 푸욱.

그가 손을 움직일 때마다 웨어 울프들의 머리가 바닥을 굴렀다.

심장과 미간이 꿰뚫린 놈들은 추풍낙엽처럼 쓸려나갔다.

"후우."

짧은 순간에 격하게 움직인 그는 남은 놈들을 모두 쓰러뜨리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권우철은 그런 강준우에게 다급하게 말했다.

"지금 연희하고 선화가……"

"알고 있어."

"괜찮을까? 그 새끼 상당한 고수 같았는데."

"죽이려고 했으면 그 자리에서 죽였겠지."

"…… 그, 그건 그렇겠지만."

강준우의 말을 곱씹던 권우철은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포인트를 원했다면 그 자리에서 처리했을 게 분명했다.

'굳이 점혈을 한 이유는 뭐지?'

따로 두 사람을 데리고 간 것을 보면 좋은 뜻이 없는 것은 분명했다.

그것도 살아있는 채 데리고 간 거라면 답은 하나였다.

"둘이 위험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다니까."

"근데, 넌 뭐하고 있어? 빨리 가 봐."

"형은? 괜찮겠어?"

"씨발! 지금 내가 문제냐? 연희하고 선화가 걱정인데."

진심으로 화를 내는 그 모습이 강준우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 스스로에게 화가 난 것 같았다.

"안전한 곳에서 기다리고 있어. 여기에 다른 놈들이 더 나타날지 모르니까."

"아, 알았어. 빨리 가 봐."

권우철의 말에 강준우는 곧장 바닥을 박찼다.

내공을 끌어 올린 그의 모습이 연기처럼 사라지면서 순식간에 자취를 감췄다.

"후우. 씨발, 나 때문에."

권우철은 스스로를 자책했다.

강준우의 말처럼 자신의 무른 성격이 사달을 낸 것 같았다.

입술을 깨문 그는 성인범이 사라진 곳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놈에게서 맞았던 곳에서는 여전히 통증이 계속되고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고통보다 안일한 스스로의 모습이 더 아팠다.

***

'그곳에 남아있던 흔적. 그 새낀가?'

김연희와 백선화를 데리고 움직인 성인범을 쫓는 강준우는 그 흉수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곳으로 오기 전에 만났던 대수인의 흔적과 겁탈당한 채, 삐쩍 말라버린 여자를 그렇게 만든 놈은 아마도 동일인인 것 같았다.

대수인의 흔적보다 더 큰 걱정은 삐쩍 마른 상태로 남겨진 시체였다.

아마도 김연희와 백선화를 데리고 간 것으로 보면 다른 목적이 있는 것 같았다.

'채음보양이라고 해야 하나?'

성행위를 통해서 기운을 흡수하는 것 같았다.

두 사람을 살려서 데리고 간 것을 보면 그럴 가능성이 높았다.

김연희와 백선화를 떠올린 강준우는 더욱 속도를 높였다.

비록, 웨어 울프와 늑대를 상대하느라 시간을 지체했지만, 놈들을 상대하는데 많은 시간을 소진하지는 않았다.

일섬을 섞은 유령보로 그의 몸을 빠르게 움직였다.

수많은 나무가 빠르게 스쳐 지나갔고, 곧 두 사람을 들쳐업고 움직이는 놈을 바라볼 수 있었다.

'후우. 후우.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성인범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짧은 시간에 꽤나 먼 거리를 온 것 같았다.

뒤에 남은 웨어 울프와 늑대들이 걱정이었지만, 이렇게 거리를 벌린 상황이라면 놈들이 쫓아오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도 대박인가? 연예인을 이렇게 만나고."

"……."

"기다려. 내가 천국을 보여 줄 테니까. 크크큭."

말을 마친 그는 안전한 장소를 찾았다.

거사를 치루기에 적당한 곳을 확인한 그는 바닥에 내려서면서 두 사람을 눕혔다.

"어떤 년이 좋을까?"

김연희 얼굴도 상당히 반반했다.

가진 기운도 그렇게 큰 차이가 나지 않아 보였지만, 그는 결국 마음을 정할 수 있었다.

"너로 하자. 일반인!"

"……."

"너는 한 번 먹고 끝내고, 저년은 계속 데리고 다녀야겠어."

저속한 말을 내뱉은 그는 김연희에게 다가갔다.

그가 어떤 짓을 벌일지 잘 알고 있는 김연희의 눈이 커다래졌다. 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지만, 성인범은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이런 상황이 즐거운지 그는 환한 미소를 보이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너무 걱정하지 마. 고통스럽지는 않을 테니까."

눈물이 맺힌 그녀를 위로하려는 듯이 말한 그는 김연희의 옷을 붙잡았다.

찌이익.

거침없이 옷을 찢어낸 그의 시선에 김연희를 훑었다. 하지만 다시 손을 뻗기도 전에 느껴지는 싸늘한 느낌에 곧장 바닥을 굴러야만 했다.

쉬익.

"씨발! 누구야?"

"꽤 하는 놈인가? 이걸 피해 내내."

"…… 너, 뭐야?"

갑자기 나타난 강준우의 모습에 그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물었다.

기습을 펼친 것만 봐서는 좋은 의도를 가지지 않은 게 분명했지만, 지금은 상황을 살피는 게 먼저였다.

'너무 흥분했나? 이런 새끼가 올 때까지 눈치도 못 챘다니.'

야생의 감각이 없었더라면 그대로 목이 잘렸을 판이었다.

생각지도 못한 고수의 등장에 성인범은 마른침을 삼켰지만, 작은 여유도 가질 수 없었다.

쉬이익. 촤악.

"크윽."

앞에 있는 자가 사라지기 무섭게 강한 살기가 그를 덮쳤다.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빠른 검격이 그의 목을 노리며 날아든 것이다.

다행히 싸늘한 감각에 몸을 비틀며 공격을 피해냈지만, 온전히 피할 수는 없었다.

파앗.

피가 튀었다.

볼이 베였다는 사실을 인지한 성인범은 곧장 장력을 뻗으며 앞에 있는 강준우를 노렸다.

콰앙.

순식간에 서너 배의 손바닥의 형태로 변한 장력이 공간을 휩쓸었지만, 강준우는 그 자리에 없었다.

'엄청 빠른 새끼잖아?'

그는 순식간에 거리를 벌린 채 물러났고, 그 모습에 성인범은 이를 악물었다.

그는 본능적으로 깨달을 수 있었다.

지금 나타난 놈은 자신의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시간이 지나면 저 검에 목이 잘려나간다는 사실에 그는 입술을 적셨다. 그리고 그가 있는 곳을 향해 다시 장력을 뿌렸다.

쐐에엑. 콰과광. 콰과광.

커다란 손바닥이 그를 덮치듯 날아들었다.

공간을 격하며 날아든 공격은 벽공장보다 더 강한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놈도 절정인가?'

전방을 가득 채우는 붉은 장력에 강준우는 급히 거리를 벌렸다. 하지만 성인범은 그걸 노렸다.

일부러 강준우가 물러나기를 원했고, 기회를 잡은 그는 쓰러져 있는 김연희를 향해 달려들었다.

'이년이겠지? 저 새끼가 여기 온 이유는?'

따로 동료는 보이지 않았다.

굳이 이런 일에 끼어드는 것을 보면 데리고 온 여자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불리한 상황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인질이 필요했고, 그는 곧바로 김연희를 향해 달려든 것이다.

뒤로 물러난 강준우는 뒤늦게 자신의 실수를 자각했다.

조금 더 빨리 두 사람의 신병을 확보했어야만 했었다. 하지만 그는 내색하지 않으며 오히려 웃음을 보였다.

'뭐, 뭐야? 저 새끼가 왜 웃는 거지?'

그 웃음에 싸늘한 느낌을 받은 그는 강준우가 달려가는 사람을 확인하며 입술을 깨물었다.

'배, 백선화!'

아무래도 사람을 잘못 택한 것 같았다.

백선화에게 달려가는 그 모습에 성인범은 당황했다.

평범한 여자보다 유명한 연예인이 더 끌리는 것은 당연했다.

그는 곧장 바닥을 박차며 장력을 뿌렸다.

쉬이익. 콰앙.

거리를 좁힌 그의 장력이 강준우의 앞에서 터져나갔다.

어렵지 않게 피할 수 있는 공격이었지만, 그 공격을 피할 수는 없었다.

성인범의 장력이 백선화를 노렸기 때문이다.

다행히 김연희에게 쏠린 관심을 돌릴 수 있었지만, 어쩔 수 없이 백선화의 앞을 가로막아야만 했다.

콰앙. 콰앙.

약점을 확인한 성인범은 집요하게 백선화만을 노렸다.

가진 내공만으로는 상대를 압도할 자신이 있었다.

'그동안 빨아먹은 내공이 얼만데!'

그저 빠르기만 한 놈이라면 우위에 선 내공으로 압박할 생각이었고, 그런 그의 생각이 맞아 떨어졌다.

강준우는 계속해서 공격을 받아냈고, 그의 몸이 조금씩 흔들렸다.

의도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이며 그를 유인했고, 크게 비틀거리는 그의 모습에 성인범은 바닥을 박차며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

'저년이 있으면 피하지는 않겠지!'

작정을 하고 기운을 쏟아낼 생각이었다.

곧장 장력을 뻗은 그는 강준우의 손을 묶으면서 그대로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

"하압!"

커다란 기합과 함께 기운을 가득 머금은 그의 장력이 강준우를 향해 날아들었다.

내공을 잔뜩 머금은 대수인은 대여섯 배로 부풀어 있었다.

'나름 머리를 쓴 건가?'

백선화는 점혈이 된 상황이라서 움직이지 못 하는 상태였다.

어쩔 수 없이 그 공격을 받아내야 했지만, 그렇다고 상대의 의도대로 끌려갈 수는 없었다.

쿠웅.

강준우는 진각을 밟으며 기운을 흘렸다.

"끄읍!"

그 공격에 성인범의 얼굴이 구겨졌다.

"내가 이런 개수작에 당할 것 같아!"

천마군림보를 펼쳤지만, 성인범은 그 힘을 떨쳐냈다.

가진 내공이 큰 만큼 그 힘을 감당할 수 있었다.

강준우가 생각했던 것과는 상황이 많이 달랐다.

이 힘을 감당할 수 있는 놈이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 했다.

그런 그에게 강한 일격이 날아들었다.

"죽어!"

거대하게 부푼 장력에 맞서 그 역시도 천마신공의 기운을 끌어올리며 공격을 받아냈다.

콰앙.

커다란 굉음과 함께 두 사람의 몸이 휘청거렸다.

강한 충격이 전해졌지만, 둘은 물러나지 않았다.

'이, 이걸 버텨?'

'크흠. 엄청난데?'

장력을 마주한 둘은 서로를 노려봤다.

생각보다 강한 상대의 힘에 서로 놀랐지만, 지금은 조금이라도 더 큰 힘을 쏟아내서 상대를 제압하는 게 먼저였다.

"끄윽. 죽어!"

막대한 내공을 바탕으로 한 성인범은 다시 한 번 힘을 쏟아냈다.

그대로 강준우를 눌러 죽일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가 쏟아낸 기운이 다시 되돌아왔다.

쿠웅. 쿠웅.

"끄으읍!"

그가 기운을 쏟아내면 쏟아낼수록 더 큰 힘이 그를 짓눌렀다.

"미친!"

[건곤대나이가 파고든 힘의 일부를 돌려줍니다.]

강준우는 상대의 힘을 역이용하고 있었다.

아무리 막대한 내공이라지만, 다시 힘이 돌아간다면 상대하는 사람이 더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쿠웅. 쿠웅.

그 와중에 발을 통해서 파고드는 기운이 상대의 내부를 휩쓸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성인범의 얼굴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내공 싸움에서 자신이 있었지만, 결국 피를 토하는 사람은 본인이 될 수밖에 없었다.

콰앙.

"크아악!"

가진 힘을 터뜨리자 성인범의 몸이 튕겨져 나갔다.

그대로 바닥에 처박힌 그의 눈동자가 미친 듯이 흔들렸다.

'내, 내가? 이런 놈한테?'

믿을 수 없다는 듯한 반응이었지만, 그 생각도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콰앙.

다시 꽂히는 일격에 그의 몸이 축 늘어졌다.

[점혈법을 획득했습니다.]

[상대가 가지고 있던 포인트를 강탈합니다.]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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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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