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손에 천마신공-85화 (85/254)

제 85화

<만만치 않은 놈>

[점혈법을 획득하였습니다. 혈도에 관한 이해도가 상승합니다.]

[파악된 혈도에 영향을 받아 건곤대나이의 성취가 올랐습니다.]

'거, 건곤대나이가?'

그냥 쓸모없는 수법이라고 생각했다.

없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았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요긴하게 쓰일 것 같지는 않았다.

성인범이야 상대를 제압하고 거사를 치러야만 했기 때문에 익혔다지만, 강준우는 아니었다.

하지만 결과는 그의 상상을 뛰어넘었다.

상대의 공격을 받아내고 되돌리면서 성취를 올릴 수 있었던 건곤대나이가 이렇게 쉽게 오를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 했다.

잠재력을 끌어 올려주는 신공이 혈도를 파악한 것만으로 오른다는 게 말이 되지 않았지만, 그게 가능하면서 여러 효과를 만들어냈다.

[활성화 되지 않은 잠재력이 깨어납니다.]

[사량발천근의 무리에 관한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3성의 건곤대나이로 날아오는 공격의 흐름을 조금 바꿀 수 있습니다.]

빠르게 올라가는 여러 알림들.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은 것들이었다.

이런 식으로 성장을 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한 강준우는 얻은 것들에 놀랐지만,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둘은 불안해했다.

"괜찮아? 너 괜찮은 거지?"

"…… 괜찮아."

오히려 걱정을 해줄 사람이 뒤바뀐 것 같았다.

강준우는 조심스럽게 두 사람의 상태를 살폈다.

특히 김연희가 걱정이었다. 생각보다 큰 충격을 받았을 게 분명했다.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로 뒤늦게 눈물을 훔치던 김연희의 모습을 떠올린 그는 그녀의 눈치를 살폈다.

백선화 역시 그런 그녀에게 쉽사리 말을 못 붙이고 있는 상황이었다.

어색한 분위기에 김연희는 옷을 추스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별의별 놈이 다 있네. 그냥 똥 밟았다고 생각해야지. 뭐, 어떡하겠어?"

"……."

"새끼가 보는 눈은 있어가지고! 너도 봤지? 선화보다 날 먼저 덮치려는……"

"괜찮은 거냐?"

"당연하지!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도 아닌데."

"……."

김연희는 생각보다 멀쩡한 모습이었다.

일부러 씩씩한 모습을 보이는 건지, 정말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건지 알 수 없었지만, 그 마음이 편하지 않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그만 가자."

아무래도 일부러 밝은 모습을 보이려는 것 같았다.

오히려 그 모습이 더 불편할 것 같다는 생각에 강준우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김연희는 그런 강준우가 걱정인 듯 물었다.

"넌 괜찮은 거야? 조금만 쉬었다가 가는 게 좋지 않아?"

"괜찮아. 크게 다친 것도 아닌데."

"……."

되도록이면 이 자리를 빨리 벗어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좋은 기억도 아닌 곳에서 계속 있는 것보다는 그게 나을 것 같았다.

"선화야. 정령 좀 불러줘."

"저, 정령을?"

"우철이 형을 찾아 봐. 그 형도 마음이 편할 것 같지는 않으니까."

"…… 아, 알았어."

모두에게 좋은 기억은 아니었다.

다행히 강준우의 도움으로 큰일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충격이 작을 리가 없었다.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서 권우철을 찾을 수 있었다.

다시 만난 그 역시도 표정이 좋지 않았다.

각자에게 따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그들은 적당한 장소를 찾아서 휴식을 취했다.

강준우도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다.

성인범이라는 놈과 싸우면서 입은 충격이 작지 않았다.

상당한 내공을 소진했고, 내상까지 입은 것 같았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건곤대나이의 성취가 올랐다는 것이었지만, 아직 이것저것 살펴볼 게 많았다.

'점혈이라.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을 것 같은데.'

크게 쓰일 곳이 없는 것 같았지만, 이런 것들이 다른 무공에 영향을 미쳤다.

새삼 F등급에 있는 무공들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 일로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생각보다 강한 힘을 가진 놈들이 많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제 점점 강한 놈들이 나타나는 건가?'

마주한 일본인들도 그렇고, 성인범도 상당한 고수라고 할 수 있었다.

가지고 있는 무공이나 특색도 서로 달라서 조금만 방심하면 위험할 수 있었다.

위협적인 힘을 가진 사람이 점점 늘어나는 것은 당연했다.

지금도 웨어 울프들을 쓰러뜨리면서 힘을 키우고 있을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 사람들이 더 늘어나기 전에 얼마나 많은 힘을 키울 수 있을 지가 관건인가?'

아직도 많이 부족했다.

혼자 움직이면 이런 일에 자유로울 수 있을 지도 몰랐지만, 성인범의 경우처럼 힘을 가진 놈들이 여럿이라면 혼자만으로는 힘들 지도 몰랐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의 수준이 올라가고 있었다.

처음과 같이 몇 개의 무공만으로 우위를 점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은 당연했다.

'먼저 천마신공을 올려야하는데.'

잠깐 고민하던 그는 상점창에서 영약을 구입했다.

계속해서 소환단만 사용했지만, 이 기회에 대환단을 이용해서 내공을 키울 생각이었다.

'흐음.'

입에 넣자마자 녹아버리는 대환단이 순식간에 흡수되기 시작했다.

기맥에 남아 있던 작은 상처들에 대환단의 약효가 스며들었고, 남은 힘이 커다란 기운으로 바뀌었다.

단전에 있던 내공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천마신공의 힘에 따라 커져나가는 기운을 이끌기 시작했고, 곧 거대한 흐름을 만들어냈다.

'뭔가 다른데?'

이제는 적응이 된 소환단과는 느낌이 달랐다.

달라진 기운을 느낀 그는 계속해서 운기를 이어갔고, 점점 무아지경에 빠져들었다.

"후우우."

깊은 숨을 내뱉은 강준우는 감았던 눈을 떴다.

전과 다른 기분에 천마신공의 성취가 오를 지도 모를 것 같다는 기대를 가졌지만, 좋은 일은 한 번뿐이었다.

'그래도 성취는 꽤 오른 것 같은데.'

배가 넘어가는 포인트였지만, 대환단의 효능은 소환단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영약의 도움으로 천마신공을 성장시킬 단계는 지난 것 같았다.

아쉬워함을 뒤로한 그는 그만 자리에서 일어났고, 그 모습에 옆에 있던 세 사람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제 일어난 거야?"

"운기는 함부로 하는 거 아니라고 했지? 생각이 없는 거냐?"

"…… 내가 얼마나 있었지?"

"거의 한나절 정도?"

세 사람이 옆을 지키고 있었던 것 같았다.

따로 고맙다는 마을 하려던 권우철은 운기를 하는 강준우의 모습에 자리를 지켰고, 보이지 않던 그의 모습에 남을 두 사람도 옆에서 자리를 지켰다.

'뭐 이런 걱정도 나쁘지는 않으니까.'

이런 면에서는 혼자보다 여럿이 나을 지도 몰랐다.

강준우는 그를 걱정하는 세 사람과 함께 다시 움직일 준비를 갖췄다.

"근데, 세 사람은 어떻게 모인 거야?"

"어떻게 모이다니? 당연히…… 함께 있었으니까."

"여기 올 때부터 같이 있었다는 거야?"

"그거야 당연하지! 널 도우려고 함께 모여 있었으니까 같이 넘어 온 거지! 선배한테 문을 지키라고 했다며?"

"……."

김연희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말했지만, 정작 그 말을 들은 강준우는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

'따로 떨어져 있어서 나 혼자만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는 건가?'

너무 단순한 이유였다.

혼자 떨어져 나온 상태에서 일본인들 스무 명이 넘어가는 자들과 마주했었다.

채 하루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그렇게 모인 사람들의 모습이 의문이었지만, 이렇게 단순한 이유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그저 다른 사람들과 떨어져 있어서 혼자만 다른 곳으로 옮겨진 것 같았다.

"그럼 세 사람만 따로 이동한 거야?"

"문을 넘으려던 사람들도 있었지."

"그런데?"

"그런데는 무슨 그런데야? 넘어오자마자…… 처리했지."

"……."

"그게 다 너 때문이었다고! 뭐, 우르치라는 놈을 죽인 건 다행이었지만."

그들로서도 내키지 않은 결정이었다.

그렇다고 공격을 받는데 마냥 지켜보고 있을 수는 없었다.

그때의 일을 떠올리며 김연희가 투덜거렸고, 강준우는 임창현의 행방을 물었다.

"다른 사람들은 같이 안 넘어 온 거야?"

"누구? 그 군인들?"

"그 사람들은 같이 없었어?"

"우리랑은 떨어져 있어서 따로 움직이게 된 것 같은데?"

"왜? 그 사람들을 찾을 생각이야?"

권우철도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유리할 거라고 생각했다.

강준우가 없는 상황에서는 늑대 무리를 막는 게 쉽지 않았다. 또 다른 조력자가 필요했고, 그 사람이 그 군인들이라면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강준우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굳이 찾을 필요는 없겠지.'

여기에도 우르치 같은 수장이 있다면 놈을 상대할 때, 마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는 다른 사람들에 대한 생각을 떨쳐냈다.

"그나저나 이제 어떻게 할 거야?"

"우선 저쪽으로 가볼 생각이야."

"저쪽?"

세 사람은 강준우가 가리키는 곳을 바라봤다.

그는 한 방향을 가리켰고, 크게 이상할 것이 없는 주변에 백선화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기 뭐가 있어?"

"이쪽으로 가면…… 뭐가 나올 것 같아. 오늘 아침에 저쪽 방향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걸 봤거든."

"연기?"

그들로서는 확인하지 못한 것들이었다.

"누군가 있겠지. 웨어 울프와 관련된 놈들이 있을 지도 모르고……"

"우리 같은 사람들이 연기를 피웠을 지도 모르잖아?"

"그럴 수도 있지만…… 어차피 상관없지 않을까? 그 사람들도 결국에는 포인트가 될 테니까. 아니면 따로 찾아볼만한 곳이라도 있어?"

"그런 건 없지."

그들 역시 강준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어디로 갈지 갈피를 잡지 못 하고 있었다. 그저 근처에 있을지도 모를 강준우를 찾기 위해서 움직였던 게 전부였다.

"바로 움직이자고."

"그래. 그게 좋겠다."

"아! 그 전에 할 게 있어."

김연희는 움직이려는 강준우를 막아 세웠다.

일전에 겪었던 일이 있었기 때문에 걱정일 수밖에 없었다.

갑작스러운 그녀의 행동에 조심스럽게 반응을 살폈지만, 그는 자신의 생각이 기우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식량 주머니에서 먹을 것 좀 주라고."

"……."

"아까운 포인트로 계속 허기를 채웠더니 체할 것 같아서. 설마 다 먹은 건 아니지?"

"흐음. 혹시나 했더니."

"혹시나? 설마, 날 걱정한 거야?"

다행히 그녀에 대한 걱정을 떨쳐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 얻게 된 점혈의 사용법도 확인할 수 있었다.

"뭐, 뭐하는 거야? 갑자기 왜 이래?"

"좀 닥치라고!"

"아혈이라고 있을 거야. 그걸 눌러야 말을 안 해."

***

연기가 피어오르던 곳.

상당한 거리가 있었지만, 강준우와 세 사람은 그 근처로 들어설 수 있었다.

"기다리고 있어. 상황을 살피고 올 테니까."

"알았어. 조심해!"

강준우는 세 사람을 뒤로하고 직접 움직였다.

백선화가 정령을 움직여도 충분했지만, 직접 제 눈으로 상황을 살피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유령보로 모습을 감춘 그는 나무 위로 올라서며 가지를 박찼다.

고목 사이를 뛰어넘은 그는 연기가 피어올랐던 곳으로 향했다. 그리고 드러난 장소를 확인하며 침음을 삼켰다.

'흐음. 마을인가?'

내려다보는 곳은 마을처럼 생긴 곳이었다.

울타리로 쳐진 곳은 고블린들이 살고 있던 곳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규모는 더 컸다.

지어진 집도 조잡한 움집이 아니라, 통나무를 이용한 제대로 된 집이었다.

작은 규모의 마을 안에는 여러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냥 보면 이국의 평화로운 시골 마을과 같을 게 분명했지만, 마을 앞의 모습은 처참했다.

'시체들인가?'

울타리 밖에 꽤 많은 시체들이 모아져 있었다.

외형만 봐서는 그와 크게 다르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대부분은 검은색 머리를 가지고 있는 자들로, 마을에서 움직이고 있는 자들의 머리색과는 많이 달라 보였다.

'확실히 평범한 마을은 아닌 것 같은데.'

웨어 울프들이 생활하고 있는 공간 같았다.

그런 생각을 가지기 무섭게 새로운 임무가 생겨났다.

**

웨어 울프들의 마을을 발견했습니다.

인근에 있는 웨어 울프들은 강한 적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선수필승. 그들이 움직이기 전에 먼저 처리해야 합니다.

목표 : 웨어 울프 토벌.

전체 보상 : 타 지역으로 이동 가능한 통로 개방.

개인 보상 : 처리한 적의 수에 따라 차등 지급.

**

오랜만에 마주한 임무였다.

확실히 연기가 있는 곳으로 향한 것은 잘한 일 같았다.

이제야 갈피를 잡을 수 있었지만, 문제는 앞에 있는 마을이었다.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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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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