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손에 천마신공-92화 (92/254)

제 92화

<어색한 동행>

뒤에 있던 강준우는 그 제안을 곱씹었다.

그저 가벼운 인연으로 끝날 줄 알았지만, 그들은 의외의 제안을 해왔다.

그녀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

앞으로 더 강한 놈들을 마주할 것은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었다.

생판 남보다는 그대로 손을 맞추고, 작게나마 신뢰를 보였던 저들이 더 나을지도 몰랐다.

'저들을 믿을 수 있을까?'

어떻게 보면 이미 충분한 믿음을 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비록, 국적은 달랐지만, 얼마 전까지 대립했던 놈들을 대신하고 그들을 택한 것을 보면 그나마 믿음이 갔다.

어차피 같은 국적이라고 하더라도 뒤통수를 치려는 사람들은 많았다.

지금까지 가장 큰 위협이 된 사람들은 같은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적이라는 것은 큰 걸림돌이 아니었다.

'상황 판단도 빠른 것 같고, 가진 능력도 뒤지지 않은 것 같은데.'

문제는 포인트였다.

사람이 늘어나면 그만큼 포인트를 나눠가져야만 했다.

어차피 그와는 상관없는 일이었다.

사람들이 더 모인다고 하더라도 포인트는 충분히 손에 넣을 자신이 있었다.

다만, 그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포인트를 얻는 게 힘들어질 지도 몰랐다.

"어떻게 생각하죠?"

아무런 답이 없는 강준우의 모습에 유키코는 답을 재촉하듯 물었다.

그 질문에 강준우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침묵을 고수하던 그의 행보에 남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굳이 같이 움직일 이유가 있을까?"

"당신만 보자면 그럴 이유는 없겠지. 그런데 저 사람들은 어때?"

"……."

"부족한 부분은 우리가 채울 수 있을 것 같은데. 그쪽 생각은 어때요?"

그녀는 강준우가 아닌 다른 세 사람에게 물었다.

이미 또 다른 사람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던 권우철은 저들과의 동행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쉽사리 답을 하지 못 했다.

"잠깐 시간이 필요할 것 같군."

"……."

시간을 번 한 강준우는 세 사람을 향해 물었다.

"어떻게 생각해?"

"글쎄. 네 생각은 어떤데?"

"…… 나쁘지는 않을 것 같아."

"정말?"

"믿을 수만 있다면야 도움이 될 것 같기는 해. 근데, 세 사람이 얻을 수 있는 포인트가 더 줄어들지 않을까?"

가장 걱정되는 것은 그 점이었다.

각자 일장일단이 있었다. 조금 더 안전할 수 있겠지만, 얻을 포인트는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저들이 싸운 모습을 보면 세 사람에 비해서 크게 부족해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유키코라는 여자는 셋을 압도할 정도로 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다이스케라는 남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매직 미사일만 사용하던 그는 오히려 유키코에게 크게 뒤지지 않은 공격력을 내보였다.

권우철이 앞을 가로막고 안전이 확보되자 오히려 그녀를 능가하는 힘을 사용했다.

강준우의 말에 김연희와 백선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포인트는 부족할 것 같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생각하면 더 안전해지면서 빠른 사냥이 보장되는 것을 의미했다.

"나는 괜찮을 것 같아."

"정말?"

"선배도 혼자서 힘들어하는 것 같더라고. 저 사람들을 믿을 수만 있다면야, 괜찮을 것 같은데?"

"사냥은 더 빨라지는 거 아니야? 준우 너도 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을 거고."

"그런가?"

득보다는 실이 더 많을 것 같았지만, 문제는 믿음이었다.

"요는 저 사람들을 믿을 수 있냐는 건데."

"다른 마음을 가지고 있었으면, 진즉에 저쪽에 붙지 않았을까?"

"거기 붙어도 얻을 게 없어서 그런 건지도 모르지."

"너무 계산적인 거 아니냐? 속물 같이."

김연희의 말에 권우철이 투덜거렸지만, 싸늘한 그녀의 시선에 말을 아꼈다.

가만히 그들의 대화를 듣던 강준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상황을 정리했다.

"크게 나쁠 건 없다는 거지?"

"응. 차라리 더 좋을 것 같아."

"나도 찬성."

"대신 단단히 으름장을 놓으라고. 개수작 부리면 국물도 없을 거라고!"

"……."

김연희를 뒤로한 그는 기다리고 있는 유키코와 마주했다.

멀리서 그 말을 듣고 있던 그녀였지만, 애써 내색하지 않으며 그의 말을 경청했다.

"모두 들었지?"

"대충은?"

"중요한 건 믿음이다."

"우리도 그쪽을 완전히 믿을 수 없는 건 매한가지 아닌가?"

"만에 하나라도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면……"

"내가 그렇게 생각 없는 년은 아니야. 이미 확인하지 않았어?"

거침없는 그녀의 대답이 낯설지 않았다.

그들과 함께 움직이기로 했지만, 오히려 그 점이 더 불안한 것 같았다.

'김연희가 한 명 더 늘어난 것 같은데.'

***

결국 그들은 함께 하기로 정했다.

어색한 동행이 계속 이어졌지만, 이번에 처음 만난 두 사람은 너무나 죽이 잘 맞았다.

"정말? 채음보양? 그런 것도 있어?"

"응. 완전 변태였어."

"그놈은 어떻게 됐는데?"

"어떻게 되긴, 저 인간한테 맞아 죽었지."

"…… 내력이 얼마나 대단하다는 소리지? 보통 그런 식으로 내공을 키운 놈들은 내공이 엄청나다고 하던데."

김연희와 유키코는 그간 있었던 일들로 수다를 떨며 빠르게 친해졌다.

이미 예상했던 일이었기 때문에 이상할 것은 없었지만, 강준우는 그런 둘을 일깨웠다.

"놈들이다."

"웨어 울프?"

"그래."

"……."

정령을 움직이고 있는 백선화도 아직 찾지 못한 놈들이었다.

뜬금없는 말이 이상했지만, 괜히 말을 꺼낼 강준우가 아니었다.

"어디?"

"왼쪽. 곧 나타날 거야."

"…….'

그의 말에 백선화는 다시 정령을 움직였다. 그리고 그들의 모습을 확인하며 놀라워했다.

"맞아. 정말로 놈들이 있어!"

"어, 어떻게 안 거야?"

"본능적으로."

"……."

공간이라는 이해가 생기면서 주변의 상황을 더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제법 거리가 있었지만, 근처에 있는 웨어 울프들의 움직임이 저절로 감각에 들어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웨어 울프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강준우는 그들의 모습을 확인하며 뒤로 물러났다.

"뭐야? 안 싸워?"

"너도 뒤로 물러나. 남은 건 저 사람들에게 맡긴다."

"…… 아, 알았어."

유키코는 강준우의 말에 뒤로 물러났다.

아무래도 다섯 사람의 합을 확인해 볼 생각인 것 같았다.

앞에 나타난 다섯 마리의 웨어 울프들.

권우철이 방패를 앞세우며 그들을 막자, 다이스케가 먼저 마법을 완성시켰다.

순식간에 생겨난 열 개의 매직 미사일에 놀란 김연희가 물었다.

"뭐야? 뭐가 이렇게 캐스팅이 빨라?"

"그놈은 매직 미사일에 올인했거든."

"오, 올인?"

"1서클 대마법사가 될 거라나 뭐라나?"

"원래 한우물만 파는 놈이 가장 강하거든!"

"……."

자신감이 가득한 다이스케의 말에 모두는 말을 아꼈다. 하지만 곧 드러난 그의 힘은 상당히 놀라웠다.

"가라! 매직 미사일!"

호기롭게 외치며 손가락을 가리키자, 그의 주변에 떠오른 매직 미사일이 웨어 울프들을 향해 날아갔다.

다섯을 향해 공평하게 두 개의 매직 미사일이 날아들었고, 웨어 울프들은 손톱을 휘두르며 그의 공격을 받아냈다.

콰과광. 콰과광.

소리는 요란했지만, 효과는 좋지 않았다.

호기롭게 외치던 그의 목소리에 비해서 결과가 좋지 않자,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향했지만, 다이스케의 공격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계속 받아라!"

콰과광. 콰과광.

기본적인 마법에 걸맞게 캐스팅 시간이 짧았다.

모든 포인트를 매직 미사일에 올인했다는 말이 사실이었는지 그 파괴력도 작지 않았다.

그렇다고 엄청 뛰어난 것은 아니었지만, 그 양이 대단했다.

콰과광. 콰과광.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쏟아지는 매직 미사일에 그들이 당황하기 시작했다.

질보다는 양이었다.

그 사이 캐스팅을 완성한 김연희가 공격을 날렸다.

"파이어 볼!"

쉬이익. 콰과광.

그녀의 마법이 지면을 때리며 폭발했다.

폭발에 휩쓸린 웨어 울프들이 큰 피해를 입었고, 그 상황을 노리며 뒤에 있던 남자가 움직였다.

유키코의 일행인 그 역시 마법사였다.

하야테라는 이름을 가진 그가 마법을 날리자, 강한 돌풍이 주변을 휩쓸었다.

"……."

따로 뭔가를 말하지는 않았다.

과묵한 그는 그저 손을 뻗었고, 그가 날린 마법이 김연희의 마법과 더해지며 불길을 키웠다.

"뭐, 뭐야? 바람 마법이야?"

"……."

그가 날린 마법이 큰 시너지를 보였다.

"샐러!"

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백선화는 곧장 불의 정령을 부르며 그 공격에 힘을 더했고, 다시 불길이 휘몰아치며 웨어 울프들을 흔들었다.

나쁘지 않은 조합이었다.

다이스케를 제외하고 세 사람은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마법을 펼치며 효과를 극대화 시켰다.

비틀거리는 놈에게 다이스케의 매직 미사일이 쏘아졌다.

콰과광. 콰과광.

격력하게 몰아치는 공격에 결국 한 놈이 쓰러졌다.

웨어 울프가 고작 매직 미사일에 당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 했지만, 그만큼 그가 날린 매직 미사일은 위력적이었다.

그는 남은 놈들을 향해서도 매직 미사일을 날렸다.

일전에 날린 것처럼 집중된 공격이 아니라 조금의 충격을 전할 정도로 산발적인 공격이었다.

"크아아!"

충격을 입은 놈들이 휴성을 토해냈지만, 그런 놈들에게 다른 마법이 날아들었다.

남은 셋이 각각 한 놈을 노리며 공격을 감행했다.

의도적으로 그들을 돕는 다이스케의 모습에 강준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보다 조합이 좋은데?'

화염 마법을 사용하는 김연희의 공격에 바람을 일으키며 효과를 키우는 하야테의 마법이 좋았다.

여러 속성을 다루는 백선화의 정령 마법도 큰 도움이 되고 있었다.

남은 세 놈은 그들의 마법에 쓰러졌고, 하나 남은 놈은 권우철의 몫이었다.

홀리 웨폰으로 둔기에 신성력을 부여한 그는 남은 놈을 노렸다. 강한 일격에 마지막 남은 웨어 울프가 쓰러지자, 그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유키코가 밝은 얼굴로 물었다.

"어때?"

"괜찮네."

"저건 괜찮은 정도가 아니지. 대단하지 않아?"

평소보다 많은 힘을 소진하지는 않았다.

따로 포인트에 욕심을 부리는 사람도 없는 걸 보면 나쁘지 않아 보였다.

"빠져나오는 놈들은 내가 맡으면 될 것 같고. 너는…… 따로 움직이는 거지? 기습?"

"대충 그런 형태로 움직이면 될 것 같은데. 그렇게 되면 네 포인트가 많이 줄 것 같은데?"

"어쩔 수 없지. 그동안은 나한테 포인트가 쏠렸으니까. 이제는 갚을 차례야."

"……."

"그렇다고 계속 자리만 지키지는 않을 거야. 기회를 봐서 움직일 생각이니까."

세 사람의 유대감이 생가보다 깊은 것 같았다.

이제 막 일행이 됐지만, 이들의 조합이 그렇게 나쁜 것 같지 않았다.

"그나저나 이제 어디로 움직일 거지?"

"갈 곳은 정해진 것 같은데?"

여전히 사라지지 않은 빛기둥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유키코 역시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지만, 그녀는 조심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다른 마을로 움직이는 건 어떨까?"

"다른 마을?"

"상급 전사라는 놈을 쓰러뜨린 곳이 서쪽에 있는 마을인 것 같았어. 다른 마을도 있는 것 같은데. 그곳으로 움직여서 힘을 키우는 게 좋지 않을까?"

"글쎄."

아마도 북쪽이나 남쪽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았지만, 강준우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지금 그쪽으로 움직인다고 해서 그곳에 웨어 울프들이 남아 있으리라는 보장이 없었다.

그들처럼 다른 사람들도 마을을 공략하고 있거나, 이미 공략했는지도 몰랐다.

뒤늦게 그곳으로 가느니 입구라는 곳으로 움직이는 게 나으리라는 판단이었다.

"조금 위험할 지도 모르겠지만, 상위 지역으로 가면 얻을 게 더 많을 것 같은데?"

"그건 그렇지만."

"그게 힘들다면 따로 움직여도 상관없어."

"…… 그냥 의견을 낸 것뿐이야. 말도 못 하냐?"

유키코는 당황하며 화제를 돌렸다.

그렇게 그들은 거대한 숲의 중앙으로 향했다.

크게 솟아난 빛기둥이 그들의 방향을 알려줬고, 어렵지 않게 그곳으로 움직일 수 있었다.

중심으로 향하면 향할수록 마주하는 웨어 울프들의 수가 늘어났다.

굳이 다른 마을로 움직이지 않았어도 상대할 놈들은 충분했다.

새로운 조합에 유키코가 섞이자, 무리는 더 안정감을 얻었다.

강준우는 그들과 따로 떨어져 나와서 웨어 울프들을 처리하면서 포인트를 얻어나갔다.

밖에서 웨어 울프들의 수를 줄여나가는 강준우와 안에서 놈들의 이목을 끄는 무리들.

꽤 나쁘지 않은 조합이었다.

웨어 울프들의 이목이 그들에게 집중되면서 강준우의 움직임이 더 자유로워졌고, 그는 어렵지 않게 포인트를 획득했다.

그렇게 전진한 그들은 빛기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널따란 공터의 중심에 솟아난 한 그루의 거목.

그 거목의 한쪽에서 흘러나온 빛이 하늘과 맞닿았다. 그리고 가까이에서 그 빛을 확인하는 순간, 새로운 임무가 그들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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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어 울프들이 신성시하는 신성수를 찾았습니다.

신성수를 지키는 웨어 울프들을 쓰러뜨려야 합니다.

목표 : 웨어 울프 토벌

전체 보상 : 신성수 내부로의 진입 가능.

개인 보상 : 처리한 적의 수에 따라 차등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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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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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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