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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에 천마신공-97화 (97/254)

제 97화

<신성수를 지키는 놈들>

갑작스러운 웨어 울프들의 움직임.

빠르게 움직이던 그는 대규모로 움직이는 놈들의 모습을 발견하며 걸음을 멈췄다.

'뭐지? 각자 따로 움직이는 건가?'

신성수에 모여 있는 놈들이 모두 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무리를 이루고 있었지만, 놈들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가만히 주변을 둘러보며 놈들의 행동을 살피던 그는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놈들의 움직임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흐음. 이 정도면 충분히 싸울 수 있으려나?'

싸우는 과정에서 다른 놈들이 모여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었지만, 이전에 단체로 달려든 것에 비하면 약과였다.

잠깐 고민을 하던 그는 마음을 굳혔다.

우선 일행이 있는 곳으로 향하는 놈들을 잡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강준우는 곧장 뒤로 물러났다.

따로 놈들을 유인하지 않아도 기다리고 있으면 놈들과 만날 수 있었다.

"뭐야? 왜 벌써 왔어?"

"놈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어. 곧 모습을 보일 거야."

"……."

"아무래도 그 나무를 중심으로 사방으로 움직이는 것 같아. 여기에서 자리를 지켜도 놈들과 만날 수 있을 거야."

"괜찮을까? 더 물러나야 하는 거 아니야?"

뒤늦게 불안함이 엄습했는지 유키코는 나약한 모습을 보였지만, 강준우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 지형 역시 힘들게 택한 곳이었다.

한쪽 방향에서 오는 놈들을 상대할 수 있을만한 곳으로, 놈들을 상대하는데 최적화된 장소였다.

"여기에서 놈들을 상대하는 게 나아."

"……."

그의 결정과 함께 모두가 긴장한 듯 마른침을 삼켰다.

그런 일행의 얼굴을 바라보던 강준우는 한 사람을 불렀다.

"선화야?"

"응?"

"되도록이면 불의 정령을 이용해."

"불의 정령?"

"그래. 주변에 나무가 있으니까 불을 이용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아, 알았어."

"연희 너도."

"나야 뭐…… 당연히 화염 마법만 써야지."

불사조의 깃털을 가진 그녀가 굳이 다른 마법을 사용할 이유가 없었다.

조금이라도 강한 효과를 보일 수 있는 무공을 펼치는 게 당연했다.

"상대하는 놈들이 많아질지도 몰라. 상황이 안 좋으면 도망가야 할지도 모르니까, 체력과 힘은 알아서 잘 분배해."

"아, 알았어."

굳이 한 자리에서 싸울 이유는 없었다.

여차하면 물러나면서 놈들을 상대해야만 했다.

모두에게 단단히 당부를 준 그는 스스로도 준비를 갖췄다.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서 웨어 울프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강준우의 말처럼 나타난 놈들은 지금까지 싸웠던 웨어 울프들과는 조금 모습이 다른 것 같았다.

'저놈들이 웨어 울프 전사들인가?'

그 이름을 떠올린 일행들은 조심스럽게 상황을 살폈다.

"오, 온다!"

그들을 발견한 놈들이 흉성을 터뜨리며 달려들기 시작했다.

빠르게 쇄도하는 놈들의 모습에 다이스케가 다급한 목소리로 물었다.

"공격해?"

"기다려."

"어떡하려고? 먼저 저놈들 기선을 제압해야 하는 거 아니야?"

마법으로 놈들을 쓰러뜨리고 남은 놈들을 처리해야만 했다.

강준우의 외침에 그는 입술을 깨물었지만, 이어지는 광경에 말을 잇지 못 했다.

'천마기멸격!'

강준우는 곧바로 기운을 쏟아냈다.

앞선 그의 주변에 수많은 검기로 가득 채워졌고, 그의 손짓과 함께 전방을 향해 날아들었다.

콰과과광.

달려드는 웨어 울프들이 그 공격을 받아내기 위해서 발톱을 휘둘렀지만, 그의 공격은 놈들을 베어내며 순식간에 모두를 휩쓸었다.

커다란 굉음과 함께 드러난 처참한 광경.

"뭐, 뭐야?"

"저게 무공이라고?"

"우와. 어지간한 마법보다 더 강하잖아?"

말이 없던 하야테도 감탄을 하며 뇌까렸다.

그만큼 세 사람에게는 충격적인 광경이었다.

하지만 상황이 끝나지 않았다. 아직도 많은 놈들이 남아 있었다.

"크르르르."

그 공격을 확인한 놈들은 쉽게 달려들지 못 했지만, 터져나온 커다란 굉음에 다른 곳으로 움직이던 또 다른 놈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괜찮아?"

"난 괜찮아. 이제 다시 놈들이 달려들 거야."

큰 힘을 쏟아낸 강준우는 뒤로 물러나며 단약을 입에 넣었다.

조금씩이라도 기운을 회복하는 게 중요했다.

우선 기세를 꺾었으니, 조금 더 수월해질 거라고 판단한 그는 호흡을 고르며 다가오는 놈들을 살폈다.

아우우우.

예의 울부짖음과 함께 다시 놈들이 들이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김연희가 놈들을 공격했다.

"파이어 볼!"

쉬이익. 콰앙.

준비한 마법이 달려드는 놈들을 휩쓸었다.

터져 나가는 화염에 휩쓸린 놈들이 튕겨져 나갔고, 달라진 위력에 김연희의 눈이 커다래졌다.

'고작 닭털 하나 얻었을 뿐인데. 위력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니!'

그녀는 강준우에게 새삼 고마움을 느꼈다.

누구보다 마법을 사용한 본인이 확연히 달라진 위력을 체감할 수 있었다.

제대로 적중당한 놈은 까만 재로 변해서 쓰러졌고, 남은 놈들도 그 힘에 휩쓸려 피해를 입었다.

그런 놈들에게는 다이스케의 매직 미사일이 꽂혔다.

콰과광.

위력을 높인 기초적인 마법에 이 연신 쏟아지자, 놈들의 움직임이 멈췄다.

"샐러!"

백선화는 불의 정령을 불러서 불길을 토해냈고, 하야테의 바람마법이 주변을 휩쓸었다.

화르르르르.

순식간에 불길이 커져나갔다.

"불길을 퍼뜨려. 다른 놈들이 쉽게 달려들지 못하도록."

"아, 알았어!"

강준우의 외침에 하야테는 바람을 조절했다.

자칫 잘못하면 불길이 그들을 덮칠 지도 몰랐지만, 백선화와 하야테는 바람을 이용해서 오히려 웨어 울프들을 몰아 붙였다.

점점 커져나가는 불길과 휩쓸리는 나무들.

주변에 매캐한 연기로 가득 채워졌다.

당연히 그 영향에 있는 웨어 울프들의 움직임이 무뎌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확인한 강준우는 때가 됐음을 직감했다.

"나는 따로 움직일게."

"조심해!"

유령보를 밟으며 사라지는 강준우의 모습.

권우철은 우려의 말을 건넸고, 뒤에 있던 유키코는 불길을 헤치며 달려드는 웨어 울프를 확인하며 그대로 장력을 터뜨렸다.

콰앙.

일격에 튕겨져 나가는 놈이 움직임을 멈췄다.

하지만 싸움은 지금부터 시작이었다.

"크아앙!"

일반적인 웨어 울프들보다 훨씬 강한 놈들이었다.

맹렬한 불길을 뛰어 넘으며 그들을 노리기 시작했다.

터엉. 콰앙.

앞에 선 권우철은 신성력을 덧댄 방패로 놈들을 막았다.

뒤에 있던 김연희가 연신 파이어 볼을 날리며 놈들의 수를 줄여나갔고, 유키코도 연신 장력을 뿌렸다.

"끝도 없이 물려드네!"

"유키코, 네가 원하던 거였잖아?"

"……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포인트는 빠르게 올라갔지만, 그만큼 소진되는 내공의 양도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불길로 놈들의 움직임을 제약해서 이 정도였지, 그게 아니었다면 이런 말도 내뱉을 수도 없었다.

***

따로 움직인 강준우는 웨어 울프들 사이로 파고들었다.

푸욱.

유령보와 함게 무영검을 펼친 그는 암습을 이어갔다.

천마기멸격 같은 수법으로 놈들을 쓸어내는 것도 좋았지만, 내공이 온전했을 때도 고작 두 번밖에 펼칠 수 없었다.

오히려 이렇게 놈들의 품을 파고들며 암습을 이어가는 게 더 효과적이었다.

푸욱.

다시 한 번 검을 떨친 그는 곧장 유령보를 밟으며 모습을 감췄다.

미간이 꿰뚫린 채로 무너지는 동료의 모습에 남아 있던 웨어 울프들이 당황하며 주변을 살폈지만, 그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말 그대로 유령 같은 모습이었다.

짧은 순간, 시야에서 사라지는 그의 신출귀몰한 행동.

"크응."

"크응."

어딘가에 숨어 있는 적을 찾아내기 위해서 놈들은 연신 코를 킁킁거렸지만, 큰 소용이 없었다.

이미 주변은 매캐한 연기로 가득 차 있었다.

불과 연기를 활용하는 강준우의 의도가 먹히는 순간이었다.

암습을 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됐던 냄새를 이런 식으로 지울 수 있었다.

주변을 채우는 연기가 그의 모습을 더욱 가리면서 효과를 극대화시켰다.

콰앙. 콰과광.

전방에서는 권우철을 비롯한 일행들이 웨어 울프들의 시선을 수시로 붙잡았고, 그들의 정신이 그곳으로 향하는 사이, 그는 계속해서 암습을 이어갔다.

[웨어 울프 전사를 처치했습니다. 200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웨어 울프 전사를 처치했습니다. 200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모여드는 웨어 울프들의 수가 빠르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미 사방으로 흩어진 놈들이라 처음과 같이 엄청난 규모로 달려들지는 않았다.

아우우우.

몇몇이 지원을 요청하는 듯이 소리쳤지만, 오히려 강준우는 이런 상황을 즐겼다.

'아직은 충분히 버틸 수 있겠지?'

유키코 일행의 합류로 더 안심이 갔다.

그녀 역시 뛰어난 고수였다. 돌발적인 상황이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대처가 가능했다.

콰과광.

뒤에서 들려오는 굉음은 아직까지 그들이 건재하다는 사실을 알려왔다.

'후우.'

호흡을 고르며 소진한 내공을 수시로 확인한 그는 다시 유령보를 밟으며 웨어 울프들의 뒤를 잡았다.

쉬이익. 푸욱.

[일섬이 3성으로 올라섰습니다.]

[유령보가 3성으로 올라섰습니다.]

몇 놈을 더 쓰러뜨리자 부족했던 숙련도가 채워지면서 두 무공의 성취가 올랐다.

거의 주력으로 쓰는 무공이었지만, 등급 자체가 높은 만큼 하위 등급의 무공과 비교해서는 그 성장이 더딜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딱히 성취를 올리지 않아도 충분히 위력적이었기 때문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지만, 성취가 올랐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 기운을 좀 회복해야겠지?'

눈앞에 있는 놈들만 쓰러뜨리고 끝날 싸움이 아니었다.

아직도 많은 놈들이 남아 있었고, 언제 더 나타날지 몰랐다.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힘을 회복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그는 다시 뒤로 물러났다.

콰아앙.

터져나가는 폭음과 함께 김연희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잠깐 마나 좀 채워야 할 것 같아."

"알았어. 다이스케! 그만 일어나!"

"아직 기운도 회복 못 했다고."

"그래서? 평생 그렇게 쉬고 싶다는 거야?"

"…… 무슨 말을 못 하겠네."

강한 열기와 매캐한 연기가 뒤섞인 곳에서 여섯 명이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처음과 다르게 놈들이 거칠게 몰아붙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었다.

전과 다르게 강한 위력을 내는 김연희의 활약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따로 움직인 강준우의 영향이 더 큰 것 같았다.

'뒤에서 얼마나 많은 놈들을 잡고 있는 거지?'

불길과 연기에 가려서 자세히 보지는 못 했지만, 강준우는 엄청난 활약을 보이고 있었다.

연기 너머로 흐릿하게 드러난 웨어 울프들이 아무런 이유 없는 쓰러지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새삼 그의 힘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유키코는 그 사실을 떠올리며 다시 힘을 끌어 올렸다.

"하압!"

까드드득. 콰앙. 파츠츠츠.

김연희가 자리를 비우는 동안 그녀가 더 힘을 쏟아내야만 했다.

강준우와의 간극을 확인한 만큼 조금이라도 더 분주히 움직여서 힘을 키울 생각이었다.

'당장은 힘들어도 언젠가는 따라 잡아야해!'

그녀는 그를 목표로 뒀다.

그동안에는 나름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강준우를 확인하고 스스로가 우물 안의 개구리였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콰앙. 콰앙.

투명하게 변한 소수가 달려드는 웨어 울프들을 떨쳐냈다.

놈들을 강하게 몰아붙이는 그녀의 행동에 권우철은 숨을 돌릴 수 있었다.

'확실히 세 사람이 함께 하고 더 쉬워졌어.'

강준우와는 다른 안정감을 줬다.

실제로 따로 움직이는 강준우보다는 함께 힘을 합치고 있는 세 사람의 역할이 더 크게 느껴졌다.

물론, 후방에서 놈들을 쓰러뜨리는 강준우의 활약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당장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이 만족스러웠다.

"어? 왔어?"

"꽤나 열심히 싸우고 있네."

"응. 그래서 나도 조금 더 여유로워진 것 같아."

"잠깐 기운 좀 회복할 게."

"그, 그래."

다시 돌아온 강준우는 일행들의 뒤에 자리를 잡았다.

돌아오면서 삼킨 단약의 힘을 충분히 끌어낼 생각이었다.

이미 김연희가 기운을 회복하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도 적절히 능력을 펼치면서 기운을 조절하고 있었다.

'딱히 걱정을 할 필요는 없겠는데?'

무작정 힘을 쏟으면 어쩌나 걱정이 됐지만,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제 역할을 잘 해내고 있었다.

그들을 뒤로한 그는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가볍게나마 소주천으로 힘을 회복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때, 전방에서 강력한 기운이 느껴졌다.

'뭐지?'

여기로 오기 전에까지는 느껴지지 않았던 기운이었다.

강렬한 적의 등장에 그는 다시 자리에서 일어났고, 커다란 굉음과 함께 누군가가 튕겨져 나왔다.

콰앙.

"유, 유키코!"

"크윽."

"괜찮아? 뭐야?"

"사, 상급 전사야. 웨어 울프 상급 전사."

"……."

그녀가 튕겨져 나올 정도로 강한 힘을 가진 놈이었다.

새로운 놈의 등장에 강준우의 시선이 연기 너머로 향했다.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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