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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에 천마신공-98화 (98/254)

제 98화

<인간vs짐승>

웨어 울프 상급 전사.

파이칸이라는 놈을 처리한 경험이 있었던 강준우는 천천히 걸음을 옮기는 놈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흐음.'

멀리서도 놈의 기세가 느껴졌다.

일전에 싸웠던 놈과 크게 다르지 않은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상급 전사라는 놈까지 나타난 건가?'

대전사라는 놈을 확인했지만, 놈과의 일전은 나중으로 미룰 생각이었다.

꽤나 강해 보이는 놈의 등장에 그는 천천히 앞으로 나섰지만, 그런 그의 모습을 유키코가 가로막았다.

"저놈은 내가 맡을 게."

"괜찮겠어?"

권우철은 튕겨져 나온 유키코를 걱정했지만, 그녀는 개의치 않았다.

"멀쩡해. 그냥 갑자기 나타나서 밀린 것뿐이야."

"……."

"내가 상대해도 괜찮지?"

"좋을대로."

유키코는 강준우의 동의를 얻었다.

어느새 그의 판단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지만,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그녀는 천천히 기운을 끌어 올리며 앞으로 나섰다.

'상급 전사. 이번에는 기필코!'

일전에는 그냥 물러난 놈이었지만, 이제는 자신이 있었다.

앞으로 나서는 그 모습에 강준우는 다시 자리에 앉으며 기운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여차하면 끼어들 생각이었지만, 딱히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하압!"

커다란 기합과 함께 유키코의 몸이 앞으로 쏘아졌다.

투명하게 변한 손을 앞세운 그녀는 상급 전사를 향해 들이쳤다.

그녀를 막아내는 놈의 손톱은 길게 늘어나 있었다.

기운을 잔뜩 머금은 놈의 손톱에 그녀는 곧장 장력을 뿌렸다.

파츠츠츠. 콰앙.

극음의 기운이 허공을 격하며 날아갔다.

강력한 장력을 쏟아내며 놈의 가슴을 노렸지만, 상급 전사는 어렵지 않게 그녀의 공격을 받아냈다.

"크아앙!"

오히려 전의를 불태운 놈이 유키코를 향해 달려들었다.

쉬이익.

검처럼 길게 돋아난 손톱이 그녀를 노렸고, 유키코는 보법을 밟으며 그 공격을 피해냈다.

그 와중에도 손을 놀리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음한 기운이 놈과 부딪치면 부딪칠수록 그녀가 유리해졌지만, 놈은 혼자가 아니었다.

아우우우.

뒤에 있던 놈들이 개입하기 시작했다.

일대일의 상황에서는 충분히 상대할 정도였지만, 수가 늘어난다면 그녀가 불리해 질 수밖에 없었다.

유키코의 얼굴이 순간 딱딱하게 굳어졌다.

하지만 그때 불길이 치솟아 오르며 달라붙은 놈들을 떨쳐냈다.

"남은 놈들은 우리가 상대할 게."

"그래. 고마워!"

그들의 개입에 그녀는 안도할 수 있었다.

남은 힘은 온전히 상급 전사에게 쏟아낼 수 있었고, 뒤에 있던 일행들은 둘의 싸움을 지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

콰앙. 콰앙.

계속해서 부딪치는 두 존재.

유키코의 장력에 영향을 받은 상급 전사의 움직임이 점점 느려졌다.

음기에 노출되면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소수마공과 같은 극음의 기운을 가진 무공이 가지는 무서움이었다.

퍼엉.

몇 번의 장력을 적중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웨어 울프의 맷집은 지금까지 상대했던 그 어떤 놈들보다 더 강력했다.

어렵지 않게 그 공격을 받아낸 놈은 오히려 과감하게 움직였다.

살을 내어주고 뼈를 취하려는 것처럼 일부러 공격을 허용하며 그녀를 압박했다.

'저대로만 싸움은 큰 어려움은 없겠네.'

가만히 둘의 싸움을 지켜보던 강준우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따로 개입하지 않더라도 유키코는 놈을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녀가 상급 전사를 상대하는 동안, 달려드는 다른 놈들을 처리하는 게 나으리라는 판단이었다.

"다시 나갔다 올 게."

"그, 그래. 조심해."

강준우는 일행들에게 다시 그 사실을 알리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사라진 그는 웨어 울프들 사이로 파고들었다.

유령보와 함께 펼쳐지는 무영검.

일섬을 섞으며 펼치는 극쾌의 움직임에 웨어 울프들이 무기력하게 쓰러져 나가기 시작했다.

"우와! 저건 완전히…… 사기네."

"……."

"저게 말이 돼?"

"이미 익숙해 졌어. 새삼스럽지도 않은데 뭘."

"…… 이, 익숙하다고? 저게?"

"너도 곧 익숙해 질 거야. 그냥 달관하게 되는 거지."

"……."

다이스케는 말을 잇지 못 했다.

하야테 역시 그와 비슷한 생각이었는지, 떡하니 입을 벌린 채, 무기력하게 쓰러지는 웨어 울프들만 바라볼 뿐이었다.

"정신 차려! 지금은 놈들을 막는 게 먼저니까."

"…… 막아낼 놈들이 있을까?"

"그, 그건."

어지간한 놈들은 모두 강준우의 손에 쓰러지고 있었다.

기운을 회복한 그는 어렵지 않게 놈들을 쓰러뜨렸다.

실제로 모든 기운을 소진한 것도 아니었다. 나중을 대비해서 내공과 체력을 아끼면서 상황을 주시했던 것뿐이었다.

생각보다 남은 일행들이 잘 버티고 있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걱정을 덜어낼 수 있었다.

이제 거칠 것이 없었다.

푸욱. 푸욱.

[웨어 울프 전사를 처치했습니다. 200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웨어 울프 전사를 처치했습니다. 200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마저 두 놈을 더 쓰러뜨린 그는 주변을 둘러봤다.

이곳으로 향한 놈들의 수를 많이 줄일 수 있었지만, 그렇다고 상황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인근에는 여전히 많은 놈들이 남아 있었다.

머지않아 놈들이 다시 몰려드는 경우도 염두에 둬야만 했다.

'문제는 냄새인데.'

따로 그곳으로 움직일 생각을 가졌지만, 선뜻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이곳이야 연기로 가득차서 그의 냄새를 맡는 게 불가능했지만, 조금만 벗어나도 그 이점이 사라질 것 같았다.

괜히 잘못 움직여서 다른 놈들을 더 끌어들인다면 뒤에 있는 일행들이 위험해질 수밖에 없었다.

'차라리 신호를 받고 달려오는 놈들을 상대하는 게 나으려나?'

잠깐 고민하던 그는 다시 일행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여기는 내가 맡고 있을 게."

"준우 네가?"

"기운을 회복해. 체력도 비축하고."

"아, 알았어."

그의 말에 권우철도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남은 네 명도 기운을 회복하기 시작했고, 가만히 그 모습을 지켜보던 강준우는 유키코에게 시선을 돌렸다.

까드드득. 콰앙. 콰앙.

그녀의 주변에 얼음 조각들이 생겨났다.

장력을 뻗으면서 쏟아진 경력이 주변의 얼음 조각과 함께 날아들었다.

회전하며 내뻗은 일격에 상대하던 놈의 살이 찢겨나갔다.

냉기에 굳어진 근육이 날카로운 조각에 찢겨졌고, 그 공격으로 생겨난 상처는 쉽게 회복할 수도 없었다.

'얼음이라 회복이 더딘 건가?'

일전에 그의 검기를 얻어맞고 곧바로 회복을 이어가던 모습과는 또 달랐다.

속성을 가진 무공의 위력이 어떤지 알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혈수마공도 극양의 기운이라고 했었지?'

소수에 버금가는 무공이 바로 혈수마공이었다.

고작 1성에 머물고 있는 힘이었지만, 그것을 활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아우우우."

상급 전사라는 놈도 다급해졌는지 크게 울부짖었다.

놈의 행동에 유키코의 얼굴이 절로 구겨졌다.

다 잡은 것 같은 놈이 동료를 부르는 행태가 마음에 들 리가 없었다.

멀리서부터 느껴지는 웨어 울프들의 움직임.

꽤 많은 놈들이 몰려들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강준우는 다시 권우철을 찾았다.

"다시 놈들이 몰려들고 있어."

"그, 그래?"

"우선 내가 나서서 놈들을 막을 테니까. 이곳은 형이……"

"걱정하지 마."

강준우는 다시 움직였다.

유키코가 앞에 있는 놈을 처리할 때까지 달려드는 놈을 막아낼 생각이었다.

둘의 싸움을 뒤로한 그는 그 길목을 막아섰다.

어느새 불길이 사그라들었다.

까만 재로 변한 나무들을 확인한 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더 번져도 이상하지 않을 화력이었는데.'

생각했던 것만큼 큰 불로 번지지 않았다.

그래도 이런 상황이 나쁘지는 않았다. 어차피 이번에는 기습이 아닌 다른 무공을 펼칠 생각이었다.

아우우우.

두두두두.

지축이 흔들릴 정도로 많은 놈들이 그를 향해 달려들고 있었다.

거침없이 내달리는 놈들의 모습에 강준우는 천천히 천마신공을 끌어 올렸다. 그리고 근접한 놈들을 확인하며 바닥을 굴렀다.

쿠웅.

강하게 진각을 밟자, 달려들던 놈들이 넘어졌다.

뛰어오던 속도를 이기지 못한 놈들이 바닥에 처박히자, 뒤따르든 놈들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작정을 하고 펼친 천마군림보.

그의 발짓에 웨어 울프들이 피를 토하며 주춤거렸고, 움찔거리는 놈을 향해 강한 기운을 쏟아졌다.

쐐에엑. 퍼버벅.

그의 지력이 앞에 있는 웨어 울프의 미간을 꿰뚫었다.

일양지였다.

형상기검을 손에 넣은 만큼 일양지의 위력까지 올릴 생각이었다.

그동안 많은 내공을 소모한다고 해서 펼치지 않고 있던 무공이었지만, 천마신공이 7성으로 오르면서 충분히 감당할 수 있었다.

오히려 강한 관통력을 가진 무공은 밀집된 적들에게 효과적이었다.

[웨어 울프 전사를 처치했습니다. 200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웨어 울프 전사를 처치했습니다. 200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빠르게 올라가는 알림에 그 효과를 확인한 그는 계속해서 일양지를 뿌렸다.

쿠웅. 쐐에엑. 퍼버벅.

쿠웅. 쐐에엑. 퍼버벅.

연속해서 펼치는 천마군림보와 일양지에 놈들이 쓰러져 나가기 시작했다.

수많은 놈들이 그에 막혀서 더 이상 나아가지 못 했다.

놈들의 움직임이 묶이자, 뒤에 있던 다이스케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말도 안 돼!"

"안 될 건 뭐야?"

"저건 완전히…… 사기 아니냐?"

"……."

말을 해봤자 입만 아팠다.

김연희와 백선화는 그 말을 무시하며 마법을 캐스팅하기 시작했다.

점점 유키코의 싸움도 끝이 보이는 것 같았다.

"하압!"

상급 전사와 상대하던 유키코는 더욱 강한 힘을 끌어냈다.

곧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놈을 몰아붙이고 있었지만, 상급 전사라는 놈의 체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그녀는 작정을 하고 힘을 끌어 올렸고, 새하얀 장력이 주변을 가득 채웠다.

대뜸 허공을 향해 날리는 수많은 장력들.

그 힘에 주변이 얼어붙기 시작했다.

의도적으로 얼음 조각을 만드는 그녀의 행동에 앞에 있던 상급 전사는 위기감을 느끼며 달려들었다 하지만 놈이 닿기 전에 그녀의 손이 다시 한 번 전방을 향해 쏘아졌다.

콰드드득.

강한 와류를 만들어낸 일격이었다.

비틀린 팔목과 함께 주변에 만들어진 얼음 조각이 휩쓸리며 위력을 더했다.

"요, 용이야?"

"저것까지 쓸 줄이야."

"저게 뭔데?"

"소수마공의 궁극기!"

"구, 궁극기?"

"필살기라고 보면 될 거야."

"……."

콰과광.

커다란 괴음과 함께 그녀를 향해 달려들던 놈의 움직임이 멈췄다.

가슴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놈은 그대로 얼어붙은 채 목숨을 잃었고, 유키코는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허억. 허억."

상당한 힘을 쏟아냈는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그녀의 표정은 꽤나 밝아 보였다.

"괜찮은 거야?"

"괘, 괜찮아."

"뒤로 물러나. 소진한 기운을 회복해."

"아, 알았어. 고마워."

권우철의 말에 그녀는 뒤로 물러나며 소진한 기운을 회복시켰다.

유키코의 밝은 표정에 다이스케와 하야테의 표정도 밝아졌다.

그들을 이끌던 유키코의 온전한 실력에 세 사람의 놀란 듯한 표정이 왠지 뿌듯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감정도 길게 이어지지 못 했다.

아우우우.

유난히 구슬픈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전방에서 울려 퍼지는 웨어 울프들의 울음에 시선을 돌린 그들은 말을 잇지 못 했다.

"미친!"

다시 달려드는 웨어 울프들을 막고 있던 강준우의 앞으로 수많은 시체가 쓰러져 있었다.

모두가 웨어 울프 전사들의 시체였다.

놈들은 성한 곳이 없는 것 같았다.

미간은 물론이고, 심장까지 꿰뚫린 놈들이 또 다른 동료들을 불러내고 있었다.

강준우도 뒤로 물러났다.

거칠어진 호흡을 고르며 물러난 그는 권우철을 향해 말했다.

"남은 놈들은 형이 맡아."

"아, 알았어."

많은 놈들이 쓰러진 것 같았지만, 놈들은 여전히 건재했다.

그래도 어렵지 않게 상대할 수 있을 정도였다.

권우철은 신성력을 부여하며 앞으로 나섰고, 미리 준비를 하고 있던 김연희가 파이어 볼을 날리며 놈들을 공격했다.

콰아.

터져 나가는 화염구에 휩쓸린 놈들이 괴로워했다.

뒤에 있던 백선화는 바닥에 처박힌 놈들의 목숨을 취했다.

오랜만에 나타난 노움이 쓰러진 놈들의 몸을 꿰뚫었다.

아무리 맷집이 강한 놈들이라고는 하지만, 무방비 상태에서 머리가 꿰뚫리고도 살아남을 수는 없었다.

"우리도 있다고! 매직 미사일 10연발!"

"……."

두 사람의 마법이 남아 있는 웨어 울프들을 향해 날아들었다.

남은 놈들이 그들의 공격에 무너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싸움은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았다.

아우우우.

놈들은 쓰러지기 무섭게 새로운 놈들을 불렀다.

무한대로 쏟아져 나오는 놈들의 모습에 그들은 점점 지쳐갈 수밖에 없었다.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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