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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에 천마신공-101화 (101/254)

제 101화

<인간vs짐승>

갑작스러운 질문이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권우철을 비롯한 모두의 머릿속에 조금 전의 상황이 떠올랐다.

'설마, 준우가 쫓던 누군가가 이 사람들이 찾는 사람인가?'

대충 상황이 짐작됐지만, 누구 하나 쉽게 답을 하지 못 했다.

강준우가 이들이 찾는 사람을 쫓았다면 이 사람들에게 좋은 답이 될 것 같지가 않았다.

괜히 어설프게 답을 했다가는 상황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었다.

"그, 글쎄요. 무슨 말인지 모르겠네요."

"……."

짧은 답이었지만, 어색함이 가득한 말투였다.

권우철의 답에 김연희와 백선화는 아차하며 옅은 한숨을 내쉬었고, 말을 아끼는 그들의 모습에 질문을 한 장즈펑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뭔가를 숨기고 있나? 그래도 그놈이 누군가에게 잡힐 놈은 아닌데.'

아무 연락도 없는 그를 걱정해서 이렇게 찾아 나선 그들은 새로운 자들을 마주할 수 있었다.

다만, 그들이 오기 전부터 이들은 무언가를 경계하고 있었고, 그게 마음이 걸렸다.

"근데, 왜 그렇게 긴장한 상태로 있는 겁니까?"

"갑자기 낯선 사람들이 나타났는데 당연한 거 아닐까요?"

권우철을 대신한 차가운 김연희의 말에 장즈평은 쓰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그렇긴 하네요."

뭔가가 찝찝했지만, 그렇다고 딱히 트집을 잡을 수도 없었다.

아직 상황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들과 굳이 적대적인 관계를 가질 필요는 없었다.

그들도 웨어 울프들을 상대하면서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놈들의 수가 상상 이상이라는 것을 확인한 만큼 함께 싸울 사람들을 구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앞에 있는 자들의 수가 많지는 않았지만, 이들을 이용하는 것고 염두에 둬야만 했다.

서로가 속내를 감춘 채, 어색한 침묵이 이어졌다.

하지만 그때, 낯선 소리가 적막을 깨웠다.

아우우우우.

웨어 울프들의 울음이었다.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모두의 얼굴에 당혹감이 어렸다.

"뭐, 뭐지?"

"놈들이 다시 움직이는 것 같은데?"

"……."

이미 날이 어두워진 상태였다.

밤이 되면 놈들이 더 강해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은 더욱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그때, 한쪽 구석에서 누군가가 튀어나오며 소리쳤다.

"조심해!"

"가, 강준우?"

"뭐야? 무슨 일이야?"

"웨어 울프들이야. 준비해!"

"……."

너무나 뜬금없는 상황이었다.

무엇보다 그가 웨어 울프들에게 쫓기면서 다급하게 소리치는 게 그들로서는 어색할 수밖에 없었다.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그들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아, 알았어."

이상한 상황에 그들은 강준우의 의도에 따랐다.

곧바로 싸울 준비를 갖췄지만, 일부러 모습을 드러낸 강준우는 뒤늦게 앞에 있는 중국인들을 바라보며 놀라는 기색을 내비췄다.

"뭐야? 저 사람들은 누구야?"

"그게……"

권우철은 쉽게 설명하지 못했다.

그조차도 아직 저들이 적인지 아군인지 확신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설명을 할 시간이 없었다.

어느새 강준우를 뒤쫓아 온 웨어 울프들이 그를 노리며 뛰어들었다.

"크아아아!"

웨어 울프가 포효하며 강준우를 향해 달려들었다.

놈의 공격에 놀란 권우철은 방패를 들어 올리며 그의 등을 가로막았다.

"홀리 쉴드!"

콰앙.

뛰어든 웨어 울프의 기다란 발톱이 권우철의 방패를 후려쳤다.

그 충격에 그가 밀리자, 뒤에 있던 유키코가 달려들며 웨어 울프를 떨쳐냈다.

콰앙.

투명하게 변한 손이 놈을 후려치자, 달려든 웨어 울프 전사가 튕겨져 나갔다.

그런 놈에게 준비하고 있던 김연희의 마법이 날아들었다.

"파이어 볼!"

콰앙. 화르르르.

그녀의 마법이 순식간에 놈을 불태웠고, 그 폭발이 주변을 휩쓸었다.

번지는 불길에 하야테가 곧장 마법을 사용하며 불길을 키웠다.

"뭐하고 있어?"

"…… 아니야. 아무 것도."

중국인들을 경계하는 강준우의 모습에 김연희가 그를 일깨웠다.

강준우가 뒤로 물러나자, 그를 마주한 중국인들도 뒤늦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칠성검진을 펼친다!"

장즈펑의 외침에 그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권우철이 앞을 가로막고, 남은 일행들이 물러선 것처럼 그들도 진을 이루며 나름 대형을 갖춰 나갔다.

뒤로 물러난 강준우는 그런 그들의 모습에 흥미를 가졌다.

'칠성검진이라고?'

색다른 모습이었다.

지금까지 누군가가 이런 식의 검진을 펼친 것은 본 적이 없었다.

진법이라는 능력을 모두 갖추고 있어야 이런 진법을 펼칠 수 있었다.

진법뿐만 아니라 동일한 검법까지 익혀야만 진을 구성할 수 있었다.

그런 자들이 힘을 합쳐야 펼칠 수 있는 것이 진법이었기 때문에 진법을 펼칠 수 있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라고 봐야만 했다.

하지만 앞에 있는 자들은 그 조건을 충족시키고 있었다.

가만히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던 강준우는 남은 일행들에게 은밀하게 전음을 보냈다.

- 천천히 뒤로 물러나.

"……."

- 불길로 웨어 울프들을 가로막고, 놈들을 저 사람들에게 보내.

"……."

갑작스러운 지시였지만, 그들은 별다른 말없이 그의 뜻에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김연희는 화염 마법으로 불길을 더 키웠고, 백선화와 하야테가 불길을 조절하며 의도적으로 놈들을 중국인들에게 보냈다.

앞에 서 있는 권우철은 방패로 달려드는 놈들을 막아냈고, 유키코와 다이스케는 그를 보조하며 상황을 이끌었다.

- 도대체 무슨 일이야?

급작스러운 상황에 유키코가 물었다.

따로 전음을 보낸 걸 보면 근처에 있는 자들에게 들키지 않으려는 게 분명했다.

답답한 마음에 되물었지만, 강준우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그라고 아직 상황을 완벽하게 파악한 것은 아니었다.

- 우선 이 상황을 정리하는 게 먼저인 것 같아.

"……."

훔쳐보다가 도망간 놈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지금 나타난 자들의 의도가 무엇인지 확실히 알지 못 하는 상황이라면 우선 이들과의 만남을 뒤로 미루는 게 나으리라는 판단이었다.

일행은 그의 의도대로 움직였다.

일부러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천천히 뒤로 물러났고, 웨어 울프들 대부분이 열 명의 중국인을 향해 달려들었다.

장즈펑을 위시한 중국인들은 그런 놈들을 효과적으로 막아내고 있었다.

"개진(開陣)!"

장즈펑의 외침에 그들이 통일된 동작을 보였다.

각자가 서로 다른 일곱 방위를 맡은 그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검을 휘둘렀고, 달려들던 웨어 울프들이 그들의 공격에 튕겨져 나갔다.

전방이 가로막히자 남아 있던 세 명은 마법을 사용했다.

전체적인 대응은 권우철을 비롯한 일행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칠성검진이라는 것 자체가 꽤나 강한 위력을 보이고 있었다.

뒤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던 강준우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칠성검진이라.'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웨어 울프들을 상대하는 중국인들의 모습이 신선했다.

하지만 그만큼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힘이 있는 자들이라면 웨어 울프들을 상대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은 분명했다. 하지만 그 이후를 걱정해야만 했다.

치열하게 싸우는 그들의 모습에 그는 권우철을 비롯한 일행들과 천천히 물러났다.

다행히 중국인들은 웨어 울프를 상대하는데 정신이 없었다.

강준우는 달려드는 놈들을 처리하면서 일행을 이끌었다.

***

"어떻게 된 거야?"

그 자리를 빠져나오자 김연희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누군가를 쫓아서 움직이던 강준우였다. 그리고 그 누군가로 의심되는 자를 찾기 위해서 낯선 무리들이 그들을 찾아왔다.

따로 모습을 드러낸 강준우라면 쫓았던 누군가를 처리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실제로 웨어 울프들을 대동하며 자리에 나타난 것을 보면 그자의 처우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그 중국인들하고 관련이 있는 놈이었던 것 같아."

"네가 쫓던 사람?"

"그래. 그놈 말로는 그 중국인들끼리 힘을 합쳤다고 하더라고. 백 명 정도가 더 있고, 웨어 울프들을 상대하는 게 어려워서 힘을 합칠 사람을 찾고 있다고 하더라고."

"……."

이곳에 중국인들도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지만, 모두 백 명이나 된다는 사실이 더 경악스러웠다.

그 말에 모두가 말을 잇지 못하자 강준우는 마저 설명을 이어갔다.

"확실하지는 않아. 그놈이 거짓말을 했을 지도 모르니까."

"그럼 그놈은……"

"뒤탈은 없을 거야."

"……."

확신을 하는 그의 말에 그자가 이미 죽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담담하게 말을 하고 있었지만, 정작 그 말을 들은 모두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럼 더 큰일 아니야? 백 명이라며? 만에 하나라도 이 사실이 알려진다면……"

"그럴 일은 없을 거야. 웨어 울프들에게 당한 걸로 비춰질 테니까."

"……."

굳이 말하지 않아도 뒤처리가 어땠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유키코는 불안하다는 듯이 말했다.

"차라리 그 중국인들…… 모두 처리하는 게 좋지 않을까?"

"누구? 조금 전에 만난 사람들?"

"응. 조금이라도 여유가 있을 때, 수를 줄이는 게 좋지 않을까?"

"글쎄.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

"하긴. 이상한 검진을 펼치는 놈들이라면 쉽지는 않겠지."

"……."

막상 상황을 알았지만,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새로운 무리의 출현이 그들에게 마냥 좋다고 할 수는 없었다.

"우리도 따로 힘을 합칠 사람들을 구하고 있었잖아? 목적이 같다면 그 사람들하고 함께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어때?"

"글쎄."

권우철의 말처럼 이미 웨어 울프를 겪은 그들도 힘을 합칠만한 자들을 찾고 있었다. 하지만 쉽게 결정을 내릴 수가 없었다.

이미 죽은 자의 말만 듣고 그들과 힘을 합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무엇보다 이미 힘을 가진 자들이 고작 일곱 명의 합류를 반길 지도 의문이었다.

오히려 포인트를 얻기 위해서 그들을 그냥 처리하려고 할지도 몰랐다.

"정말로 100명이나 모였을까?"

"설마, 그 많은 사람이 힘을 하나로 뭉쳤다고? 말이 안 되는 것 같은데?"

"모르지. 그래도 불가능할 것 같지는 않은데? 중국이라면."

"하긴, 중국이라면……"

왠지 수긍이 갔다.

편견일 지도 몰랐지만, 중국인들이라면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문제는 그들과 힘을 합칠 수 있느냐였다.

그만한 수로 다른 무리를 찾는 다는 게 쉽게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웨어 울프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그 방법이 현명해 보였다.

장내에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여러 사람이 모인 만큼 결정을 쉽게 내릴 수 없었다.

실제로 강준우가 별다른 말을 하고 있지 않고 있었다.

대부분 결정은 그의 몫이었지만, 그도 이 상황을 꽤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제 어떻게 할래?"

"글쎄. 우리들끼리 웨어 울프를 상대하는 건…… 무리일 거야."

"그냥 차근차근 처리하면 어때? 위험하다 싶으면 다시 도망가도 되잖아?"

백선화의 말도 일리가 있었지만, 강준우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어차피 웨어 울프를 상대하는 건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문제는 그 뒤에 있는 대전사라는 놈이었다.

얼핏 느낀 놈의 기운은 쉽게 보지 못할 정도로 대단했다.

수많은 웨어 울프들은 물론이고 놈들까지 상대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금빛 털을 가지고 있는 웨어 울프.

다른 놈들에 비해서 더 큰 덩치를 가지고 있는 놈을 쓰러뜨려야 큰 힘을 얻을 수 있었다.

"그 임창현이라는 사람을 찾는 건 어떨까?"

"임창현?"

"그래. 일전에 우르치라는 놈을 상대할 때도 큰 힘이 됐잖아? 그 사람이라면 중국인들보다는 나을 것 같은데? 우선 규모를 늘려서 상황을 유리하게 끌고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고."

권우철의 말에 강준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백 명의 중국인들보다 임창현이 더 믿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를 찾는 것도 쉬워보이지는 않았다.

'이 넓은 곳에서 그 사람을 찾을 수 있을까?'

고목림의 규모가 너무 컸다.

이제 서쪽 마을에서 움직인 그들이 남은 마을을 찾아가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았지만, 달리 방법이 있는 것 같지도 않았다.

"그래. 그게 나을 것 같네."

"임창현이라는 사람?"

"우선 다른 쪽으로 움직여보자고. 그 중국인들이 북서쪽에서 나타난 것 같으니까, 남동쪽으로 움직이는 게 나을 것 같은데. 어때?"

"이미 답은 정해졌잖아? 굳이 물어볼 필요가 있어?"

김연희는 투덜거리며 그의 뜻을 따랐다.

다른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결정은 강준우의 몫이었다.

그들은 그저 그의 뜻에 따라서 함께 움직이는 게 최선이었다.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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