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2화
<불편한 연합>
콰앙.
굉음과 함께 웨어 울프가 튕겨져 나왔다.
기다랗게 손톱으로 적을 찢으려 했지만, 오히려 공격을 감행한 놈이 피를 뿌리며 바닥에 처박혔다.
위태로운 모습에 주변에 있던 다른 웨어 울프들은 강준우를 향해 달려들었다.
"크아앙!"
위협적인 소리를 내뱉은 놈들은 빠르게 그와의 거리를 좁혔다.
전방에서 달려드는 웨어 울프는 예의 기다란 손톱을 휘두르며 강준우를 노렸다.
그대로 온 몸을 찢어내려는 듯한 위협적인 공격이었지만, 강준우는 어렵지 않게 놈의 공격을 받아냈다.
채앵.
맨손으로 받아낸 공격에 오히려 달려들던 웨어 울프가 밀려났다.
튕겨져 나간 양 팔에 웨어 울프의 가슴이 열리자, 강준우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그대로 주먹을 뻗자, 붉게 변한 그의 손이 그대로 웨어 울프의 가슴에 꽂혔다.
콰앙.
강한 열기를 내뿜은 공격에 웨어 울프가 그대로 바닥에 처박혔다.
가슴 쪽이 크게 함몰된 놈은 다시 몸을 회복하려고 했지만, 쉽게 회복할 만한 상처가 아니었다.
강준우가 남긴 공격은 강한 파괴력을 가지고 있었다.
'2성이라지만, 상당히 위력적이잖아?'
천마신공을 익히고 있는 그였기 때문에 이 정도의 위력이 가능했다.
강한 내공을 바탕으로 펼치는 상승의 절기에 웨어 울프들은 무기력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놈들은 전의를 잃지 않았다.
여전히 많은 놈들이 그를 잡기 위해서 달려들고 있었다.
그가 한 놈을 처리하는 사이, 다른 웨어 울프들이 달려들었다.
주변을 포위한 채로 협공을 펼치는 모습은 늑대 무리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강준우의 상대가 될 수는 없었다.
"크아아!"
뒤를 잡은 웨어 울프의 양 팔이 그대로 강준우를 덮쳤다. 하지만 달려들던 놈의 미간을 뚫고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푸욱.
일양지였다.
길게 뻗어 나온 기운은 곧장 웨우 울프의 미간을 꿰뚫었다.
그의 공격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여전히 형태를 갖춘 지력이 그대로 휘둘러지며 협공을 펼치며 달려드는 웨어 울프들의 몸을 잘라냈다.
둥근 반원이 그려졌다.
그 궤적에 휩쓸린 웨어 울프들의 몸이 잘려나갔다.
촤아악.
순식간에 서너 마리가 피를 뿌리며 쓰러졌다.
일양지를 날리고, 기로 만든 검을 쥔 강준우는 강한 위력에 만족했다.
소진한 내공에 비하면 그 위력도 나쁘다고 할 수 없었다.
'형상기검. 위력은 확실한데.'
드러난 결과에 만족해하던 그는 손에 생겨난 기검을 뿌렸다.
푸욱.
일섬과 무영검의 무리를 섞은 기검에 근접해 있던 웨어 울프가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미간을 꿰뚫은 일격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빨랐다.
"아우우우!"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지한 놈들이 뒤로 물러나며 울부짖자, 강준우는 놈들을 향해 그대로 팔을 떨쳐냈다.
쉬이익.
손에 쥐고 있던 기검이 반월 모양으로 변하며 놈들을 향해 날아갔다.
형상기검으로 만들어낸 검이 검기처럼 변하며 놈들을 덮친 것이다.
콰과광.
모여 있는 놈들과 부딪친 공격이 터져 나갔고, 공격에 휩쓴 웨어 울프들이 무기력하게 쓰러졌다.
'후우.'
남동쪽으로 움직이는 와중에 만난 웨어 울프 무리들.
다른 일행들이 한쪽에서 그들을 상대하는 사이, 강준우는 따로 움직이며 모여 있는 웨어 울프들을 처리했다.
의도적으로 새로운 무공을 펼치며 적당한 공격법을 강구했고, 꽤나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형상기검이라는 등급 외의 무공이었다.
점점 손에 익어가기 시작하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강한 위력을 내보였다.
얻은 무공에 만족해하던 그는 소진한 내공을 가늠하며 다시 일행을 찾았다.
"뒤로 물러나! 파이어 볼!"
콰아앙.
불사조의 깃털을 가진 김연희가 강력한 마법을 펼쳤고, 유키코는 물러나며 호흡을 골랐다.
폭발하는 강한 마법에 잠깐의 여유를 가진 그들은 복귀한 강준우를 발견하며 물었다.
"물러나야 할까? 놈들이 다시 울부짖던데?"
"대충 정리하고 빠져나가는 게 좋겠어. 나는 잠깐 기운을 회복할 게."
"알았어. 연희야? 파이어 월!"
"시간을 벌어. 곧바로 캐스팅할 테니까."
강준우의 개입과 함께 그들은 한숨 돌릴 수 있었다.
그들만으로는 상대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웨어 울프들과 마주했다.
다행히 강준우가 따로 움직이면서 수를 줄였기 때문에 놈들을 수월하게 상대할 수 있었다.
그가 아니었더라면 이런 여유도 가지지 못했을 게 분명했다.
"후우. 많아도 너무 많은데?"
"웨어 울프란 웨어 울프는 죄다 모여드는 것 같아."
"그래도 다행이지. 저 인간이 없었으면 진즉에 죽었을 테니까."
김연희의 말에 다이스케와 하야테는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강준우는 발군의 실력을 보이고 있었다.
그녀의 말대로 그가 아니었다면 진즉에 웨어 울프들에게 휩쓸렸을 게 분명했다.
새삼 그 사실을 깨달았지만, 그런 생각도 길게 이어지지 못 했다.
콰아앙.
커다란 굉음과 함께 전방에서 큰 폭발이 일어났다.
그 충격에 휘말린 웨어 울프들의 몸이 터져 나갔고,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란 모두의 시선이 한 곳으로 향했다.
"후우."
전방에서 창을 쥔 낯선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꽤나 강한 위력을 내보인 그는 호흡을 고르며 놀란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을 확인했다.
"장즈펑이 말한 놈들인가?"
"……."
갑작스러운 그의 등장이 놀라웠지만, 지금은 그보다 남은 웨어 울프를 상대하는 게 먼저였다.
새롭게 나타난 남자를 뒤로한 그들은 남은 웨어 울프를 처리했고, 창을 쥔 사내는 가만히 그들의 모습을 지켜봤다.
아무래도 모두의 실력을 가늠하고 있는 듯한 눈치였다.
그런 시선이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앞에 있는 웨어 울프들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콰앙.
상황이 상황인 만큼 유키코가 힘을 보였다.
어차피 뒤에 강준우가 있었기 때문에 힘을 소진하더라도 큰 상관은 없다는 판단이었다.
순식간에 상황이 정리되자, 그 모습을 확인한 사내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 정도면 방해는 안 될 것 같네."
"……."
달가운 말투는 아니었다. 당연히 그 말이 마음에 들 리가 없었다.
김연희는 짜증 섞인 반응을 보였고, 유키코 역시 마찬가지였다.
"뭐라는 거야?"
"우리를 뒤쫓아 온 것 같은데?"
"듣자하니 놈들을 떠넘기고 너희들만 빠져나갔다고 하던데?"
"무, 무슨 소리! 떠넘기긴 뭘 떠넘겨?"
"아무튼 큰 상관은 없는데. 너는…… 일본인이네?"
"……."
"한국인이라고 하던데. 일본 놈들이 끼어 있다라."
그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이 그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유키코를 비롯한 모두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은 그들의 반응도 좋을 리가 없었다.
"그게 무슨 상관이지?"
"그래도 일본 놈들하고는…… 같이 하고 싶지 않단 말이지. 뻔뻔한 놈들이거든."
"미친놈. 그럼 우리가 네 눈치를 봐야 하는 거냐?"
"크큭. 그야 당연하지. 힘이 없는 놈들이 꿇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
"개소리!"
사내의 말에 다이스케가 매직 미사일을 날렸다.
십여 발의 매직 미사일이 그를 노리며 날아들었다. 하지만 상대는 어렵지 않게 그 공격을 받아냈다.
콰과광. 콰앙.
휘두른 창이 날아오는 매직 미사일을 터뜨렸다.
여러 방향에서 날아든 공격이었지만, 너무 쉽게 막힌 것이다.
상대의 실력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생각보다 뛰어난 실력을 확인한 다이스케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런 그를 대신해서 유키코가 앞으로 나섰다.
그녀는 기운을 끌어 올리며 그를 노려봤고, 상대 역시 진지하게 자세를 잡으며 창을 겨눴다.
"제 주제도 모르고 덤빈다 이거지? 하긴, 미친개한테는 몽둥이가 약이지."
"닥쳐!"
오만한 그의 말에 유키코는 바닥을 박찼다.
그녀 역시 적대를 보이는 자를 존중할 생각은 없었다.
순식간에 분위기가 과열되면서 두 사람이 부딪쳤다.
콰앙.
투명하게 변한 그녀의 손에 사내의 창에 가로막혔다.
일격을 교환한 둘은 서로 밀려나며 침음을 삼켰고, 생각보다 강한 상대의 실력에 내심 놀라워했다.
하지만 우위를 보인 사람은 창을 든 남자였다.
이미 힘을 소진한 유키코가 더 많이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그 사실이 유키코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고 자신의 우위를 확인한 자는 비릿한 미소를 머금으며 말했다.
"제법이네. 그래도 그게 전부라면 죽는 사람은 네가……"
"그래. 너도 제법이네."
"……."
옆에서 들려오는 낯선 목소리에 놀란 사내는 급히 창을 휘둘렀다.
누군가가 이렇게까지 접근할 때까지 몰랐다는 사실이 충격이었다.
부우웅. 터엉.
근접한 강준우를 떨쳐내기 위해서 창을 휘둘렀지만, 그의 공격은 너무나 쉽게 가로 막혔다.
어느새 붉게 변한 강준우의 팔이 창대를 쳐냈다.
그 충격에 사내는 이를 악물었다.
"힘없는 놈이 꿇어야 하는 거면…… 그만 꿇지?"
"이런 개 같은…… 크윽."
사내는 일전에 한 말을 되돌려주는 그에게 곧장 주먹을 뻗었다.
우선 거리를 벌린 이후에 제대로 상대를 해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 순간 그의 무릎이 꺾여나갔다.
퍼억.
그의 주먹이 날아들기도 전에 강준우의 발이 그의 무릎을 걷어찼다.
내력을 더한 음풍퇴에 그의 몸이 기울었고, 붉게 변한 강준우의 주먹이 사내를 얼굴을 후려 쳤다.
크윽.
단 두 방이었다.
유키코와 비슷한 실력자를 상대하는 것에는 고작 두 방이 필요했다.
괴물 같은 그 모습에 유키코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아무리 기습적으로 상대의 품을 파고들었다지만, 저만한 실력자를 이렇게 쉽게 잡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 했다.
순식간에 상대를 제압한 강준우.
하지만 일련의 무리가 나타나며 그런 그를 막았다.
"거기까지!"
"그만 쑨웨를 놔주는 게 좋을 거야."
"……."
모습을 드러낸 자들 역시 그의 손에 제압당한 자와 일행인 것 같았다.
다급하게 나선 모습이 역력했지만, 그런 그들의 뒤로 꽤나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고 있었다.
당연히 뜻을 함께 하고 있는 자들이었다.
위협적인 그 말에 강준우는 그들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내가 그 말을 들어줘야 하는 건가?"
"그래야지. 죽고 싶지 않다면!"
"……."
뒤에 있는 일행들을 슬쩍 바라보는 그의 말에 강준우는 웃음을 보였다.
상대하기 쉬운 수는 아니었다.
오히려 그들이 위험하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강준우는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강하게 나갔다.
"칼자루는 내가 쥐고 있는 것 같은데?"
"…… 미친놈. 상황 파악이 안 되는 거냐?"
"상황 파악이 안 되는 건 내가 아닌 것 같은데?"
"지금 우리가 장난하는 걸로……"
뻐억. 뻐억.
이어지는 강준우의 행동에 그들을 말을 잇지 못 했다.
그는 위협을 가하는 중국인의 말에 오히려 손에 잡힌 자의 얼굴을 후려쳤다.
따로 초식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앞에 있는 자에게 보여주려는 모습이 강한 구타였다.
순식간에 손에 잡힌 자의 몸이 축 늘어졌다.
내공을 덧댄 공격에 그는 결국 힘을 이기지 못하고 축 늘어졌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이었다.
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일행들이 오히려 초조해했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
"미친! 죽고 싶다는 거지!"
"쪽수를 믿고 그러는 거냐?"
"흥! 어디 믿는 구석이라도 있는 모양이지?"
"뭐, 없는 건 아니지."
"……."
의미심장한 그의 말에 중국인들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하지만 뒤에 있던 일행들이 더 불안해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이지?'
곧 드러날 거짓말을 하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혹시라도 다른 의미가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들은 강준우의 행동에 집중했지만, 따로 뭔가를 말하려는 것 같지 않았다.
생각과 다르게 강하게 나오는 그의 모습.
가만히 그를 지켜보던 그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쑨웨를 놔줘라. 죽기 싫다면."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 되는 건가?"
"흥! 고작 그를 인질로 잡았다고 우리 모두를 어떻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냐?"
"이놈. 죽여도 상관없다는 뜻이지?"
"쑨웨를 죽이면 너도 죽은 목숨……"
푸욱.
"미친!"
"저 개자식이!"
스스럼없이 쑨웨라는 자의 목에 일검을 꽂아 넣는 그의 행동에 앞에 있던 자들이 살기를 보였다. 하지만 그들은 쉽게 움직일 수 없었다.
그들이 살기를 드러내기 무섭게 일련의 무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작품 후기]
코멘트, 추천, 선작은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