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손에 천마신공-108화 (108/254)

제 108화

<험악한 단련>

다행히 모든 웨어 울프를 쓰러뜨릴 수 있었지만, 제대로 서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호흡을 고른 그들은 이번 싸움에 질려하며 말을 잇지 못 했다.

"체력을 회복하면 곧바로 다른 놈들을 상대할 수 있게 다시 웨어 울프들을 몰고 오죠."

"아니요! 괜찮습니다."

"조금 더 빨리 움직이는 게 나을 거라고……"

"조금 성급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사냥은…… 우리들에게 안 맞는 것 같아서요."

"그런가요?"

"위험하게 포인트를 모으는 것보다는 느리더라도 천천히 움직이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신경 써 주셨는데 죄송하네요."

"아니요. 괜찮습니다."

정 하사는 손사래를 치며 그를 만류했다.

강준우의 생각대로 상황이 흘러갔지만, 정작 옆에 있던 임창현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전과 다르게 굳은 그의 표정에 강준우는 말을 아끼며 자리를 피했다.

'조금 심했나?'

조금 위태롭고 힘들어 보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목숨을 잃은 사람은 없었다.

웨어 울프들을 떼로 몰고 온 그도 꽤나 신중하게 움직였다.

뒤늦게 개입을 하면서 뒤따르는 상급 전사와 또 다른 놈들의 수를 조절하면서 상황을 끌고 가려고 노력했다.

만에 하나라도 희생자가 생기면 그 원망은 그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싸우는 과정에서 다른 형태로 희생자가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겠지만, 완전히 밀리는 상황은 막아냈다.

굳은 표정의 임창현을 뒤로한 그는 남아 있는 사람들을 바라봤다.

모두가 지친 기색이 역력했지만, 그래도 획득한 포인트에 만족해하는 눈치였다.

일행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 포인트들. 어디에 쓰는 게 좋을까?"

"그냥 올리고 싶은 능력을 올리는 게……"

"강준우! 포인트는 어디에 쓰는 게 가장 좋아?"

"……."

유키코는 강준우를 향해 물었다.

이곳에서 가장 강한 힘을 내보이고 있는 사람이 바로 강준우였다.

당연히 많은 포인트를 사용했을 게 분명했고,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나름 좋은 방법을 찾아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녀의 물음에 다른 사람들의 시선도 그를 향했다.

대부분 그녀와 비슷한 생각이었다. 작은 조언이라도 얻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뭔가를 기대하는 눈치에 그는 담담하게 말했다.

"기본적인 능력들."

"기, 기본적인 능력들? 뭐, 육합심법. 이런 거?"

"맞아."

"뭐야? 그런 걸 올려서 뭐하게?"

"지금 네 육합심법은 몇 성이지?"

"나? 나야 지금 7성. 굳이 이거 아니더라도 더 높은 등급에 있는 무공을……"

"그건 네 선택이겠지. 나라면 기본적인 걸 먼저 올릴 거다."

"……."

담백하지만 의미심장하게 들렸다.

뭔가가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유키코는 고개를 끄덕였고, 다른 사람들도 그의 말에 고심하며 나름 포인트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들을 뒤로한 강준우는 획득한 포인트를 확인했다.

얻은 포인트는 처음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졌다.

당연히 등급 외에 있는 다른 무공을 충분히 배울 수 있을 정도가 모였지만, 문제는 그런 무공을 익히기 위한 다른 조건들이었다.

'천마흡기공(天魔吸氣功)이라.'

상대의 기운을 흡수하면서 강한 타격을 줄 수 있는 기공이었다.

부족한 천마신공의 내공을 빠르게 회복시킬 수 있는 무공이었지만, 역시나 문제는 그 조건이었다.

'흡기공을 먼저 10성까지 올려야 하는 건가?'

S등급에 등재되어 있는 흡기공을 익혀야만 했다.

그것도 10성까지 올려야만 겨우 배울 수 있었다. 물론, 천마신공의 성취도 7성을 넘겨야 했다. 다행히 천마신공은 7성을 넘겼지만, 흡기공은 아직 배우지도 않았다.

그런 흡기공을 익히는 것도 조건이 필요했다.

'착(着)'이라는 초식을 10성까지 익혀야만 했고,'흡기(吸氣)'라는 무리의 단초를 얻어야만 했다.

착을 익히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포인트는 충분했기 때문에 다른 조건이 필요 없는 무공을 배우고 익히는 것은 어렵지 않았지만, 문제는 '흡기'라는 무리의 단초를 얻는 것이었다.

단초라는 것 자체가 실마리를 얻는 것을 의미했다.

'흡기라는 실마리를 얻기 위해서는 뭔가를 12성까지 올려야 한다는 거잖아?'

문제는 어떤 무공을 완성시켜야 그와 관련된 단초를 얻을 수 있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었다.

따로 어떤 무공을 익히라는 설명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더 막막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식으로 조건을 충족시키면서 무공을 익히느니, 차라리 비슷한 처지에 있는 다른 사람들을 처리하면서 낮은 확률로 얻게 될 무공을 손에 넣는 게 나을 것 같았다.

'그때 그놈이 죽으면서 흡기공을 건네줬으면 수월했을 텐데.'

권현수가 죽으면서 일양지를 남겼지만, 지금은 그 흡기공이라는 능력이 아쉬웠다.

가만히 조건들을 확인해 보던 그는 먼저 목표를 정했다.

우선은 천마흡기공이라는 무공을 염두에 두고 다른 무공을 먼저 익힐 생각이었다.

'착이라. 이 초식도 익혀야되는 건가?'

먼저 착(着)이라는 초식 먼저 익힐 생각이었다.

관련된 무공을 확인한 그는 생각보다 높은 등급에 등재되어 있는 초식을 확인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게 B등급이라고?'

마냥 포인트로 올리기에는 쉬울 것 같지 않았다.

아직 확인하지 않았지만, A등급의 무공도 포인트로 올리는 것에는 3성이 한계였다.

B등급이라고 그런 한계가 없을 것 같지는 않았다.

'확실히 포인트만 얻는다고 모든 게 해결되는 건 아니라는 거지?'

새삼 이 시스템이 어떤 식인지 알 수 있었다.

달갑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불만을 가진다고 조건이 완화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200포인트를 이용해서 '착'을 익혔다.

그리고 포인트를 이용해서 착의 성취를 끌어 올렸다.

[해당 무공은 더 이상 포인트를 통한 성장이 불가능합니다.]

생각했던 것처럼 B등급의 무공도 포인트로 올리는 것에 한계가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그 한계가 생각보다 높다는 점이었다.

'6성이라.'

남은 4성을 끌어 올리는 것이 쉬울 것 같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로 빠르게 성취를 올릴 수 있었다는 점은 다행이었다.

포인트가 모여도 할 게 없었다.

가만히 남은 무공을 살피던 그는 D등급의 남은 무공을 확인했다.

귀음심공을 포함한 세 무공들.

귀음신장과 귀음신법의 성취를 확인한 그는 남은 포인트를 세 무공에 투자했다.

적지 않은 포인트가 필요했지만, 우선은 D등급 무공을 어느 정도로 올릴 수 있을지 확인하는 게 먼저였다.

[해당 무공은 더 이상 포인트를 통한 성장이 불가능합니다.]

11성에서 멈춘 귀음심공.

D등급의 무공은 11성이 한계인 것 같았다.

아쉬운 마음이 있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더 높은 성취까지 올리는 게 가능했다.

그는 마저 남은 두 무공도 성취를 끌어 올렸다.

귀음신장과 귀음신법도 11성까지가 한계였지만, 포인트를 아껴두느니 이런 식으로 성장을 해가는 게 더 나으리라는 판단이었다.

남은 무공을 살핀 그는 다른 무공들을 한계까지 끌어 올렸다.

8성에 이른 음풍퇴까지.

익힌 무공이 생각보다 많았고, 그만큼 많은 포인트가 필요했다.

'이제 다시 개털인가?'

대부분의 무공들이 두서없이 익힌 것들이었다.

다른 사람들을 통해서 얻은 무공이 대부분이었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도움이 될 무공들이었다.

성취를 12성까지 올린다면 다른 무리에 관한 단초라도 제공할 게 분명했다.

그 많던 포인트도 남은 무공의 성취를 올리는데 대부분 소진했다. 하지만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어차피 놔둬봤자 큰 쓸모는 없을 테니까.'

다른 조건을 충족시켜야 필요한 무공을 얻을 있는 만큼, 다른 무공의 성취를 올리는데 아낄 이유가 없었다.

오히려 조금 늦은 감이 있었다.

포인트가 모이는 대로 다른 무공의 성취를 올렸다면, 적어도 귀음심공이나 귀음신장은 이미 12성까지 만들었을 지도 몰랐다.

대충 상황을 정리하는 그는 소진한 내공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도 소진한 힘을 회복하고, 체력을 채우고 있었다.

곧 있을 싸움에 대비하며 준비를 갖췄고, 강준우도 그들과 함께 움직였다.

***

모든 정비를 마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한 그들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따로 강준우가 먼저 움직일 필요는 없었다.

이미 주변에 있는 웨어 울프들을 모두 끌고 온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들은 빠르게 이동할 수 있었고, 더 이상의 몰이는 다른 사람들이 꺼려하는 눈치였다.

북쪽으로 향하던 그들은 점점 속도를 끌어 올렸다.

가끔 몇몇 웨어 울프들이 무리를 지으며 모습을 드러냈지만, 놈들은 전보다 빠르게 목숨을 잃었다.

짧은 순간에 상당한 포인트를 얻은 그들은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해 졌다.

개개인의 힘만 봐서는 큰 성장이 아니었지만, 그 힘들이 모이면서 상당한 전력이 상승된 것이다.

"이대로라면 그만한 놈들이 다시 모여도 충분하겠는데?"

"괜히 그런 말 하지 마!"

"왜? 다른 사람들도 엄청 성장한 것 같잖아? 충분히……"

"그러다가 저 인간이 진짜로 움직이면 어떡하려고?"

김연희의 지적에 다이스케는 말을 아꼈다.

가볍게 내뱉은 말이었지만, 뒤에 있는 강준우의 무표정한 얼굴이 마음에 걸렸다.

"그걸 원하는 거냐?"

"…… 그, 그럴 리가. 그냥 한 번 해본 말이야. 실없는 농담. 하하하."

괜히 말을 잘못했다가는 다른 사람의 원성을 들을 것 같았다.

주변에서 같이 움직이는 사람들의 곱지 않은 눈초리에 그는 급히 입을 닫았다.

사람들과 천천히 움직이던 강준우는 주변에서 느껴지는 기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놈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는 건가?'

인근에서 느껴지는 은밀한 기척들.

웨어 울프들은 아니었다. 거리를 벌린 채로 숨어서 움직이는 자들은 중국과 일본 쪽 사람들이었다.

한동안 보이지 않았던 놈들이었다.

서로가 서로를 견제하면서 그들에 대한 견제를 줄인 것 같았지만, 다시금 모습을 드러냈다.

'그만큼 신성수라는 곳에 점점 더 가까워졌다는 거겠지?'

목표했던 곳에 점점 가까워지면서 놈들의 견제가 시작됐다.

신성수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의 무리들 역시 가까이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들을 살피는 놈들의 수가 확연히 늘어났다는 것이었다.

'여러 놈이 함께 움직인다라.'

그들은 일전에 죽은 자들을 염두에 두고 나름 조치를 취하며 단체로 움직이는 것 같았다.

한 놈이 아니라면 놈들을 은밀히 처리할 수가 없었다.

'괜히 움직여봤자 좋은 꼴은 못 보겠지?'

꽤나 거슬리는 움직임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그대로 놈들의 수를 줄이고 싶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이제 곧 신성수라는 곳으로 들어서는 길목이었다.

괜한 분란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어차피 대전사라는 놈이 이끄는 웨어 울프들과 싸워야만 했다.

아무리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놈들이라지만, 당분간 공통된 적은 웨어 울프들이어야만 했다.

'문제는 다른 놈들이 어떻게 움직이느냐는 건데.'

되도록이면 대전사라는 놈의 목은 그가 가져와야만 했다.

임무에는 그냥 웨어 울프들의 토벌이 목표로 나와 있었지만, 대전사라는 놈을 죽이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는 클 수밖에 없었다.

'대전사라.'

금빛 털을 가진 놈은 멀리서 보는 것만으로도 위협적인 모습이었다.

놈이 얼마나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보통 놈이 아니라는 것은 당연했다.

멀리서도 확연한 존재감을 느낄 정도로 놈은 강한 기파를 뿜어내고 있었다.

'그래도 일대일이라면 충분히 싸울 수 있을 것 같은데.'

문제는 주변 상황이었다.

남은 웨어 울프들이야 임창현을 비롯한 일행들에게 맡기면 된다지만, 다른 뜻을 가진 두 무리가 문제였다.

중국과 일본.

류웨이라는 놈은 이미 적의를 가지고 있는 게 분명했다.

이미 전음을 통해서 가만히 두지 않겠다는 경고를 해온 놈이었다.

거기에 이부키라는 중년인도 평범한 인사는 아닌 것 같았다.

잠깐 마주한 것뿐이었지만, 무리를 이끄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그나마 두 무리를 서로 견제하게 만들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둘 사이에서 대전사를 처리해야 한다라. 흐음.'

쉽지만은 않을 것 같았다.

그 일에 관해서 고민이 됐지만, 그런 생각도 길게 이어갈 수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주변이 소란스러워졌다.

"웨어 울프다!"

"전투 준비!"

전방에서 들려오는 소리와 함께 사람들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뒤에서 그 모습을 확인한 강준우도 곧 떠오르는 상념을 떨쳐냈다.

어차피 지금 고민한다고 하더라도 상황이 그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리라는 보장은 없었다.

지금은 다른 무공을 올리느라 사용한 포인트를 다시 회복하는 게 먼저였다.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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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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