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손에 천마신공-114화 (114/254)

제 114화

<새로운 도시>

새롭게 열린 통로와 함께 나타난 선택지.

둘 중에 하나를 반드시 선택해야만 했다.

선택을 하기 전에 다른 보상을 먼저 확인하려고 했지만, 아무래도 선택이 먼저인 것 같았다.

문제는 이런 선택을 다른 사람과 상의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선택지가 나타나는 순간, 주변의 상황이 달라졌다.

가까이에 있었던 사람들의 모습이 사라졌고, 까만 어둠이 내려앉은 공간에 홀로 떨어진 것 같았다.

일부러 자리를 지켰던 다른 사람들의 노력이 무색해졌다.

그래도 당장 중요한 것은 둘 중에 하나를 골라야한다는 점이었다.

'죽은 자들의 도시? 좀비나 해골이 나오는 건가? 광란의 축제는 또 뭐야?'

왠지 끌리는 곳은 광란의 축제였다.

죽은 시체들과 어울리는 것보다는 섬뜩하지만 그래도 축제를 이어가는 게 나을 것 같았다.

'김연희나 백선화라면…… 축제를 택했으려나?'

잠깐 고민을 이어가던 그는 광란의 축제가 벌어지는 도시를 택했다.

작게나마 도움을 받은 만큼 그들과 함께 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이제는 서로가 서로를 돕는 상황이었다.

그 크기는 다르겠지만, 강준우에게도 그들과 함께 하는 것도 그렇게 불편한 상황은 아니었다.

그가 결정을 내리기 무섭게 주변 상황이 달라졌다.

까만 어둠이 남아 있던 공간이 바뀌면서 낯선 환경이 그를 맞았다.

'흐음.'

어둠이 내려앉은 곳이었다.

이전처럼 자연 상태의 환경이 아니라 누군가의 손이 닿은 것 같은 인위적인 건물이 모여 있는 공간이었다.

'도시?'

도시는 도시라지만 왠지 횡한 느낌이 강했다.

무거운 적막이 내려앉은 어두운 도시는 음침한 느낌을 전해줬지만, 이미 평범하지 않은 상황을 많이 겪은 그에게는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우선…… 안전한 곳을 찾는 게 먼저인가?'

주변을 둘러보던 그는 별다른 기척이 느껴지지 않는 집 안으로 들어갔다.

외형은 멀쩡했지만, 그 안에는 아무도 살고 있지 않았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당연히 꺼려질 곳이었지만, 강준우에게는 오히려 마음에 드는 공간이었다.

다시 주변을 살피며 신중을 기하던 그는 보상을 확인했다.

100%로 숙련도를 올려주는 개인 보상.

지대한 공을 인정받았다는 말은 없었지만, 이 정도의 보상을 받은 것을 보면 상당히 선전을 한 것 같았다.

획득한 보상은 당연히 천마신공의 성취를 높이는데 사용했다.

7성의 천마신공을 8성으로 올릴 생각이었지만, 원했던 알림이 들려오지 않았다.

[천마신공의 숙련도가 크게 상승합니다.]

[심법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합니다. 이 상태로는 상위 단계로 올라설 수 없습니다.]

"후우."

절로 한숨이 새어나왔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부족한 이해도가 발목을 잡은 것 같았다.

가만히 자신의 상태를 살피던 그는 남은 심법들을 살폈다.

삼재심법은 이미 극성까지 올린 상황이었다.

그나마 귀음심공이 11성까지 올라서 여지가 있었지만, 귀음심공을 극성으로 올리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았다.

'잘못 생각했나? 차라리 귀음심공을 먼저 올렸다면……'

뒤늦게 후회가 됐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이미 삼재심법을 극성까지 올린 상태였다.

또 다른 심법을 익힌다면 부족한 이해도를 채울 수 있을 지도 몰랐다.

번뜩이는 생각에 그는 곧바로 상점창을 살폈다.

'심법. 심법이라.'

익힐 수 있는 심법은 많았지만, 적절한 심법을 찾는 것도 문제였다.

우선 정파라고 할 수 있는 곳의 심법은 배제해야만 했다.

정파라고 할 수 있는 곳의 심법을 익힌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된 힘을 낼 수 없었고, 성취를 높였을 때는 익힌 무공과 부딪칠 지도 몰랐다.

등급이 높은 무공들을 먼저 확인하던 그는 A등급에 등재되어 있는 적당한 심법을 찾았다.

"귀영심법(鬼影心法)?"

귀영심법(鬼影心法).

마공 중에서도 안정적이면서 은밀한 심법으로 강호에서 일절이라고 불릴 정도의 상승심법이다. 성취가 높아질수록 가진 힘을 더 수월하게 감출 수 있다.

'이게 가장 적당한 심법 같은데.'

이것까지 익히면 완전히 다크 템플러가 될 것 같았다.

은신과 암습에 특화된 무공만 모아놓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래도 이미 유령보와 무영검을 익힌 그에게는 가장 적합한 무공이었다.

잠깐 고민하던 그는 곧바로 귀영심법을 익혔다.

그리고 포인트를 획득하면서 3성까지 끌어 올렸다.

[귀영심법의 성취가 올랐습니다.]

[귀영심법의 성취가 올랐습니다. 심법에 대한 이해도가 상승합니다.]

생각했던 것처럼 심법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

99.99%에 멈춰있는 7성의 천마신공.

그것을 확인한 강준우는 눈을 감으며 주변을 살폈다.

다행히 별다른 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것을 확인한 그는 곧바로 운기를 이어나갔다.

7성의 천마신공은 운기를 멈춘다고 하더라도 큰 피해가 없었다.

본능적으로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그는 남은 0.01%의 성취를 올리기 위해서 운기를 이어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원하는 성취를 올릴 수 있었다.

[천마신공의 성취가 올랐습니다. 심법에 대한 이해도가 크게 상승합니다.]

[단전의 크기가 확장됩니다. 가진 내공의 총량이 증가합니다.]

[내공의 운용이 더 정교해집니다. 하위 마공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집니다.]

익숙한 알림이 전해졌다.

8성에 이른 천마신공.

결국 원하는 능력을 손에 넣은 그의 표정이 절로 밝아졌다.

성취가 오르면서 또 다른 알림이 뒤를 이었다.

[초절정의 경지로 올라섰습니다.]

[내기의 수발이 더욱 자연스러워집니다.]

[내기의 운용이 더 수월해지고, 효율적으로 변합니다.]

[강기(罡氣)에 대한 실마리를 얻었습니다.]

'초절정이라.'

절정 이후에 오르지 않았던 경지가 올라섰다.

7성으로 올랐을 때도 잠잠했던 경지가 8성에 올라서 새롭게 변했다.

그래도 큰 변화는 없었다.

초절정이라는 경지에 올라섰지만, 절정과 크게 달라진 것 같지는 않았다.

'강기에 대한 실마리를 얻은 거라면…… 강기를 만들 수 있다는 건가?'

자연스럽게 펼치지는 못하겠지만, 무리를 하면 강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 지도 몰랐다.

물론, 처음 이곳에서 눈을 떴을 때, 분수에 맞지 않은 무공을 펼치면서 자멸했던 사람들을 확인했던 그로서는 그게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사용할 생각이 없었다.

되도록이면 무공은 안정적으로 사용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래도 천마신공을 8성까지 올랐다는 게 중요했다.

답답했던 상황이 풀리는 것 같았지만, 어쩌면 앞으로가 더 막막했다.

'천마신공을 극성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까?'

가진 역량은 모두 천마신공에 쏟아 붇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런 상황에서 8성까지 올랐지만, 그래도 쉽지가 않았다.

"이제 흡기공을 얻는 것에 중점을 둬야 하나?"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착'을 10성까지 올리고 흡기공을 익히는 것이었다.

그 와중에 귀음심공과 관련된 두 무공을 12성까지 끌어 올리면서 새로운 무리나 관련된 단초를 얻을 생각이었다.

대충 상황을 정리한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당장 급한 것들은 처리했다.

이제 다시 떨어진 일행을 찾고, 이곳에 어떤 놈들이 움직이고 있는지 확인해야 했다.

폐허라고 할 수 있는 집에서 나온 그는 적막한 도시로 들어섰다.

마을이라고 하기에는 그 규모가 너무나 큰 것 같았다.

멀리 보이는 거대한 성을 확인한 그는 절로 얼굴을 찌푸렸다.

'성이라.'

광란의 축제가 벌어지는 도시와 성. 그리고 주변에 내려앉은 어둠.

곧바로 떠오르는 존재들이 있었지만, 아직은 확신을 할 수 없었다.

강준우는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주변을 살폈다.

초절정에 올라오면서 공간에 대한 이해도가 더 높아진 것 같았다.

어렵지 않게 더 먼 곳의 상황을 살필 수 있었고, 그런 그의 감각에 낯선 기감이 잡혔다.

'한 번 가 볼까?'

그는 가벼운 마음으로 걸음을 옮겼다.

우선 주변의 분위기를 먼저 살필 생각이었다.

복잡하게 얽힌 건물 사이를 지나서 그곳에 있는 존재를 살핀 그는 멈칫거렸다.

'뭐지? 사람인가?'

상대는 바닥에 주저앉은 채로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달빛에 드러난 창백한 표정을 확인한 강준우는 일부러 모습을 드러내며 상대를 향해 다가갔다.

"도, 도와주세요. 제발!"

"……."

애처로운 목소리였다.

절로 마음을 움직이는 간절한 소리와 눈빛이 강준우를 향했다.

가만히 그 눈을 바라보던 강준우는 절로 미간을 찌푸렸다.

[천마신공의 공능이 하급 뱀파이어의 유혹을 이겨냅니다.]

'뱀파이어!'

예상했던 것처럼 이곳에는 뱀파이어라는 놈들이 있는 것 같았다.

멀리 보이는 커다란 고성.

만월을 뒤에 둔 음침한 분위기는 매체에서 접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가만히 하급 뱀파이어의 모습을 확인한 강준우는 놀라워했다.

'완전히…… 사람이잖아?'

웨어 울프들이야 늑대나 괴수의 모습이었지만, 앞에 있는 놈들의 외형은 다른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겉모습만 보자면 완벽한 사람이었다.

조금만 방심하면 그대로 목을 내어주며 피를 상납해야 할 것 같았다.

별다른 동요가 없는 그의 모습에 주저앉아 있던 하급 뱀파이어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성의 외형을 가진 뱀파이어는 냉랭한 말투를 건네며 그를 노려봤다.

"제법 강단이 있는 놈인가?"

"……."

가진 기운은 일류 무인 정도인 것 같았다.

아직 제대로 부딪치지 않았지만, 뱀파이어는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었다.

그들로서는 앞에 있는 인간은 그저 좋은 먹잇감일 뿐이었다.

물론, 이곳에서 마주하는 놈들은 평범한 인간과는 많이 달랐지만, 뱀파이어는 종족에 대한 자부심이 남달랐다.

"크아. 죽어라!"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낸 하급 뱀파이어는 그대로 강준우에게 달려들며 공격을 날렸다.

쉬이익. 채앵.

그의 목을 베어내려는 듯이 날아오는 날카로운 일격.

혈수마공을 펼친 그는 어렵지 않게 공격을 받아냈지만, 상대의 공격에 놀라워했다.

'검술?'

하급 뱀파이어의 손에는 검이 들려 있었다.

날린 궤적이 그저 막무가내로 휘두른 것 같지 않았다.

꽤나 예리한 궤적을 그리며 날아드는 공격은 어렵지 않게 받아낼 수 있었지만, 이들의 이런 힘이 놀라웠다.

웨어 울프나 다른 오크들처럼 그저 본신의 힘을 이용한 공격이 아니었다.

체계가 잡힌 검술이었지만, 그보다는 오히려 하급 뱀파이어가 더 당황했다.

"이, 이걸 막아?"

공격을 피하거나 막는 것은 놀랍지 않았지만, 맨손으로 검을 받아냈다는 게 당혹스러웠다.

놀란 여성 뱀파이어는 다시 검을 회수하며 다음 공격을 노렸다.

하지만 상황은 그녀의 생각처럼 흘러가지 않았다.

"이놈! 무, 무슨 짓이냐?"

"……."

회수하려는 검이 강준우의 팔에 붙어서 떨어지지 않았다.

아무리 손을 크게 휘두르며 그를 떨쳐내려고 해봐도 마치 풀이라도 칠한 것처럼 상대의 손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강준우는 착을 이용하며 상대의 검을 묶었다.

이렇다 할 무기가 없는 상황이었다.

기검을 펼치면 앞에 있는 상대를 쉽게 처리할 수 있었지만, 그는 일부러 그런 공격을 지양했다.

'이 상황을 계속 유지하면 '착'의 숙련도를 높일 수 있으려나?'

생각지도 못한 검술을 사용하는 놈이었지만, 그에게는 나쁘지 않은 상황이었다.

흡기공을 익히기 위한 마지막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압!"

여전히 떨어지지 않은 검에 하급 뱀파이어는 사력을 다했다.

일부러 거리를 좁히며 날카로운 손톱을 휘두르고, 빠르게 움직이며 그를 밀어 붙였다.

하지만 상대를 떨쳐낼 수가 없었다.

"허억. 허억."

오히려 그녀가 먼저 지쳤다.

계속해서 움직이던 그녀는 거친 숨을 몰아었다. 그리고 확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이놈은…… 내 상대가 아니다!'

아무리 사력을 다해도 검을 빼날 수 없었다.

여전히 그의 손에 붙어 있는 검에 그녀는 결단을 내렸다.

"하압!"

크게 소리친 그녀는 다시 손톱을 앞세우며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

강준우는 귀음신보를 펼치며 그 공격을 피해냈고, 다시 검을 뽑아내려는 움직임에 맞춰 팔을 움직였다.

하지만 그 순간, 하급 뱀파이어의 움직임이 달라졌다.

그녀는 그대로 검을 놓으며 뒤로 물러났다.

그를 상대하는 것보다 도망을 택한 것이다.

상대가 죽을 때까지 맹렬하게 달려들던 웨어 울프나 오크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지능이 더 뛰어난 놈들이라는 거지?'

그 모습만으로도 이들을 상대하는 게 쉬울 것 같지 않았다.

검술을 사용하며 독자적인 판단을 내리는 상대들.

하급이라고 칭해진 놈의 움직임에 놀란 그는 빠르게 멀어지는 상대를 뒤쫓았다.

어느새 그의 손에는 상대의 검이 쥐어져 있었다.

순식간에 거리를 좁힌 그의 검이 그대로 도망가는 하급 뱀파이어의 뒤통수를 꿰뚫었다.

푸욱.

[하급 뱀파이어를 처치했습니다. 200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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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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