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손에 천마신공-119화 (119/254)

제 119화

<예상을 벗어난 일들>

이상하게 엉겨 붙은 둘은 서로의 힘을 빼앗으려고 최선을 다했다.

뱀파이어는 피를 뽑아내며 상대의 내공을 취했고, 강준우도 흡기공을 펼치면서 뱀파이어의 마력을 뽑아냈다.

성취가 높지는 않았지만, 나름 최선을 다해서 흡기공을 펼쳤다.

상급 뱀파이어의 마력이 빠르게 밀려들어왔지만, 낯선 힘은 그만큼 부담스러웠다.

놈의 마력은 생각보다 강했다.

괜히 상급이라는 이름이 붙은 게 아니었다.

거친 기운이 내부로 흘러들어오자 거기에도 관심을 기울여야만 했다.

천마신공의 공능이 뱀파이어의 지배력을 방해한다지만, 들어온 마력까지 함께 통제하는 것은 버거워 보였다.

둘 중에 하나는 포기하는 게 나았다.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다가는 모두 다 놓칠 수 있었다.

괜히 무리를 하다가는 더 큰 일이 나겠다는 생각에 그는 들어온 뱀파이어의 마력을 그대로 두며 놈의 지배력을 막는데 최선을 다했다.

지금 당장은 뱀파이어의 힘을 막는 것에 중점을 둬야만 했다.

'크으으.'

'흐읍!'

시간이 지날수록 둘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이대로라면 동귀어진을 면치 못할 것 같았다.

무엇보다 강준우의 안색이 좋지 않았다. 그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왔다.

꽤나 많은 피를 뽑힌 것 같았다.

마력을 뽑아내는 그와 다르게 상급 뱀파이어는 피를 탐하고 있었다.

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다이스케도 당황했지만, 쉽게 움직이지 못 했다.

서로가 엉켜있는 상황에서 괜히 잘못 개입한다면 강준우까지 위험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보인 힘이라면 강준우가 어떻게든 상황을 유리하게 끌고 갈 거라고 믿었다.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매직 미사일을 만들어낸 그는 계속해서 두 사람의 모습을 주시했다. 그리고 조금씩 달라지는 양상을 확인하며 놀라워했다.

'흐읍!'

이대로는 가망이 없다고 판다한 강준우는 다른 방법을 강구했다.

우선 놈을 떨쳐내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때, 생각지도 못한 힘이 움직였다.

[건곤대나이가 파고든 힘의 일부를 돌려줍니다.]

'건곤대나이?'

흡수한 상대의 기운이 다시 되돌아가고 있었다.

내부에 쌓이던 뱀파이어의 거친 기운이 건곤대나이의 공능으로 다시 놈에게 되돌아갔다.

쿠웅.

그 충격에 상급 뱀파이어의 몸이 휘청거렸다.

갑작스러운 기운이 움직였지만, 그 힘을 경험한 강준우는 들어온 마력을 다시 이끌었다.

의도적으로 건곤대나이의 힘을 움직이며 놈을 공격했다.

[건곤대나이가 파고든 힘의 일부를 돌려줍니다.]

쿠웅. 쿠웅.

그저 잠재력만 키워주는 힘이라고 생각했지만, 건곤대나이는 이름 그대로의 힘을 내보였다.

하늘과 땅을 크게 잡아 옮긴다는 말처럼, 안으로 들어온 힘을 역으로 돌렸다.

거칠어진 마력이 상급 뱀파이어의 몸에 흘러들어갔고, 놈의 몸이 크게 휘청거렸다.

콰앙.

내부에서 강한 폭발이 일어났다.

원래 그의 기운이었던 마력이었지만, 강준우를 거치면서 성질이 달라졌다.

파고든 힘은 다른 힘이나 마찬가지였다.

거칠어진 힘이 내부에서 부딪치자 상급 뱀파이어는 고통을 참지 못하여 각혈을 토해냈다.

"커헉!"

내상을 입은 것처럼 놈은 피를 토해내며 괴로워했다.

실제로 상급 뱀파이어의 내부가 크게 진탕됐다.

문제는 강준우의 공격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그는 자유롭게 된 손으로 뱀파이어의 목을 틀어쥐었다. 그리고 양손으로 놈의 기운을 뽑아내기 시작했다.

"끄으으."

이제는 놓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보였다.

상급 뱀파이어의 마력이 그의 손으로 빨려 들어왔다. 동시에 건곤대나이의 힘으로 흡수한 마력을 쏟아냈다.

쿠웅. 쿠웅.

간헐적으로 쏟아진 힘에 뱀파이어의 몸이 크게 들썩였다.

내부에서 시작된 폭발에 놈은 다시 피를 쏟아냈다.

이제는 칠공에서 피를 흘리며 축 늘어지면서 몸을 가누지 못 했지만, 강준우는 개의치 않으며 공격을 이어갔다.

"미, 미친! 저게 가능한 일이야?"

완전히 괴물이었다.

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다이스케는 혀를 내둘렀다.

처음에는 그를 걱정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게 기우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역시나 그의 생각처럼 강준우는 뱀파이어를 압도하고 있었다.

결국, 놈은 무릎을 꿇었고, 강준우는 다시 한 번 남은 기운을 쏟아내며 놈의 내부를 뒤흔들었다.

쿠웅. 퍼엉.

그 힘에 상급 뱀파이어의 몸이 터져나갔다.

내부의 충돌이 외부로 표출됐고, 그대로 무너진 놈이 까만 재로 변하며 흩날렸다.

[상급 뱀파이어 라크리아를 처치했습니다. 600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흡기에 관한 이해도가 높아집니다.]

[새로운 무리(武理), 흡기(吸氣)를 얻었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강력했던 상대.

놈의 공격으로 위기에 처했지만, 오히려 화가 복으로 돌아왔다.

새로운 무리를 확인한 것도 좋았지만, 그보다 더 마음에 든 것은 건곤대나이의 새로운 활용 방법이었다.

'전화위복인가?'

건곤대나이는 그저 가진 잠재력을 더 키우는 것에 불과한 무공이라고 생각했다.

등급 외에 놓인 무공치고는 그 위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흡기공을 익힌 그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무공이 바로 건곤대나이였다.

"후우. 후우."

강준우는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당장은 얻은 것을 확인하며 기뻐하는 게 당연했지만, 뒤늦게 고통이 밀려들었다.

생각보다 많은 힘을 빼앗긴 그는 그대로 주저앉으며 호흡을 골랐다.

그 모습을 지켜본 다이스케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괘, 괜찮아?"

"괜찮아. 주변을 경계해 줘."

"아, 알았어."

그의 뜻을 확인한 다이스케는 매직 미사일을 형성화하며 강준우의 주변을 경계했다.

힘겨운 싸움을 치룬 강준우를 돕는 것은 당연했다.

만약 그가 아니었다면 죽었을 사람은 다이스케 본인이었다.

'보통 놈이 아니었겠지?'

작정하고 날린 매직 미사일이 무기력하게 쓸려나간 것을 확인하면 죽은 놈은 일반적인 뱀파이어가 아니었던 게 분명했다.

그렇다고 하급 뱀파이어와 구분이 될 정도로 특별한 모습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아마도 그게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았다.

쉽게 구분이 가지 않는 놈들.

그만큼 마주한 놈들 하나하나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래도 강준우 덕분에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다이스케는 다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조금 더 경계에 만전을 기했다.

바닥에 주저앉으며 자신의 상태를 관조하던 강준우는 놀라워하며 눈을 떴다.

'내상은 없는 건가? 남아 있는 기운은 모두 사라진 것 같은데.'

흡기공을 이용해서 상급 뱀파이어의 기운을 흡수했었다.

그 양이 적지 않았다. 비록 그 힘으로 놈을 처리했지만, 불순한 기운이 남아 있을 거라고 여겼다.

하지만 지금의 상태는 운기를 하면서 기운을 모두 날렸던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마도 건곤대나이를 이용해서 힘을 되돌리는 과정에서 남아 있던 마력들을 모두 털어낸 것 같았다.

확인한 스스로의 몸에 만족한 그는 이번에 얻은 무리를 살폈다.

흡기(吸氣).

천지만물에 깃든 기운을 느끼며 그 힘을 끌어들이는 것이 가능하다.

호흡을 통해서 기운을 흡수할 수 있었다.

운기를 통해서 회복되는 내공의 양이 더 많아진다.

관련 무공의 이해도가 상승하며 효율이 증진된다.

흡기라는 무리 역시 만족스러웠다.

그저 흡기공의 효과를 늘리는 게 전부가 아니었다.

호흡을 통한 운기와 축기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무공보다 무리가 더 중요한 건가?'

무공이야 포인트와 여러 조건을 통해서 얻을 수 있다지만, 무리는 포인트만으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무공을 완성시키거나 성장시켰을 때, 그 단초를 얻을 수 있었다.

특정 무공에만 영향을 끼치는 게 아니라, 전반적인 무공이나 능력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좋네. 나쁘지 않아."

확인한 무리와 스스로의 몸 상태에 만족한 그는 낮게 뇌까렸다.

그 소리에 주변을 지키던 다이스케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괜찮은 거야?"

"그래. 조금만 더 쉬면."

"……."

강준우는 식량 주머니에서 음식을 꺼냈다.

피를 많이 빨린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게 마음에 들었다.

건곤대나이의 힘을 끌어낸 것도, 흡기공의 부작용을 제거할 수 있는 것도 모두 만족스러웠다.

***

다시 힘을 회복한 그들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건곤대나이의 공능을 확인한 그로서는 거칠 게 없었다.

콰앙. 퍼엉.

[하급 뱀파이어를 처치했습니다. 200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힘을 이기지 못한 뱀파이어의 몸이 터져나가면서 까만 재로 변했다.

강준우는 무작정 이빨을 들이미는 뱀파이어들의 공격을 허용했다. 그리고 흡기공을 이용하며 놈들의 마력을 뽑아냈다.

일부러 물리는 것이 썩 유쾌한 일은 아니었지만, 이런 식으로 흡기공과 건곤대나이의 숙련도를 올릴 수 있었다.

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다이스케는 혀를 내둘렀다.

"그렇게 물려도 괜찮은 거야?"

"버틸 수 있으니까."

"참…… 무식한 방법이네."

"무식한 방법이지. 그래도 효과는 좋거든."

"……."

다이스케 말처럼 무식했다.

일부러 뱀파이어의 공격을 허용하면서 놈의 힘을 역이용해서 폭사시키는 방법.

단약으로 조금씩 올랐던 건곤대나이의 숙련도가 빠르게 오른다는 사실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놈들이 이빨을 박아 넣으면서 생겨난 상처도 무시할 수는 없었지만, 그에게는 만월의 축복이 있었다.

'흐읍!'

상처 부위에 의식적으로 힘을 쏟아내자, 뱀파이어에게 물린 생긴 상처가 아물기 시작했다.

하급 뱀파이어를 처리하면서 기본적으로 여러 가지 능력의 숙련도를 올릴 수 있었다.

낯선 기운을 통제하는 과정에서 천마신공의 숙련도까지 올릴 수 있었다.

아무리 무식한 방법이라지만, 많은 이점이 있는 이런 방식을 포기할 이유가 없었다.

다시 뱀파이어를 처리한 두 사람은 휴식을 취했다.

따로 많은 힘을 소진하지는 않았지만, 소진한 체력을 회복하는 것도 중요했다.

"다른 사람들은 죽은 자들의 도시로 간 것 같지?"

"아무래도 그런 것 같네."

따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 자리를 지켰던 세 사람이었다.

다이스케와 함께 있었던 다른 두 사람도 그의 옆에 없는 것을 보면 아마도 다른 선택을 한 게 확실한 것 같았다.

계속해서 그들의 흔적을 찾고 있었지만, 마주하는 것이라고는 뱀파이어들뿐이었다.

"근데, 그놈이 상급이었다고?"

"……."

"어떻게 하급들 사이로 상급이 돌아다닐 수가 있지?"

순차적으로 강한 놈이 나타나던 전과는 상황이 많이 달랐다.

이곳에 있는 뱀파이어라는 놈도 순진한 사람은 찜쪄먹을 정도로 약았다.

물론, 여기까지 살아남은 사람들 중에서 순진하다고 할 수 있는 자는 없었다.

진즉에 다른 사람들에게 희생당했을 가능성이 높았지만, 다이스케는 확연히 달라진 것 같은 난이도에 혀를 내둘렀다.

투덜대는 그를 뒤로한 강준우는 스스로의 상태를 살폈다.

강준우(23세).

별호 : 살귀(殺鬼).

초절정 무인.

천마신공(8成) - 0.13%. 연비도(8成) - 20%.

-천마군림보(3成) - 11%. 음풍퇴(8成) - 2%.

-천마기멸격(1成) - 24%. 착(10成) - 23%.

건곤대나이(3成) - 45%. 점혈(8成) - 8%.

형상기검(2成) - 8%. 전음(完).

유령보(3成) - 32%. 귀음심공(11成) - 12.08%.

흡기공(2成) - 27%. -귀음신장(11成) - 12%.

혈수마공(2成) - 15%. -귀음신법(11成) - 11%.

귀영심법(3成) - 0.31%. 철포삼(12成).

일양지(3成) - 65%. 철사장(12成).

일섬(3成) - 53%. 삼재심법(12成).

무영검(3成) - 32%. -삼재권법(12成).

-삼재검법(12成).

피어(6成) - 47%. -삼재보법(12成).

야생의 감각(4成) - 87%.

만월의 축복(3成) - 23%.

〈무리(武理)〉

발경, 경신, 공간, 반탄기, 흡기.

균형.

사량발천근.

꽤나 많은 무공을 익힌 것 같았다.

완성된 무공도 여럿이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었다.

'균형하고 사량발천근도 아직 실마리만 얻은 상태인데.'

두 무리를 얻으면 더 강해질 것은 당연했다.

다른 무공의 숙련도도 상당히 올렸지만, 여전히 부족한 게 많아 보였다.

'검을 버리고 형상기검을 써야 할까?'

흡기공을 사용하면서 상대의 기운으로 무공을 펼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많은 내공을 소모했던 형상기검의 부담도 많이 줄일 수 있을 것 같았다.

성취가 오른 무공은 포인트로 숙련도를 올릴 수 없었기 때문에 자주 사용해야만 했고, 그 사실을 고민했지만, 그런 생각이 길지는 않았다.

콰과광. 콰과광.

멀리서 커다란 굉음이 들려왔다.

공중에 떠 있는 누군가가 빠르게 움직이며 강력한 공격을 쏟아내고 있었다.

또 다시 등장한 낯선 사람.

그게 사람인지 뱀파이어인지 알 수 없었지만, 상대도 그의 존재를 인식한 것 같았다.

그 형체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허공에 떠서 움직이는 강력한 기운에 강준우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작품 후기]

코멘트, 추천, 선작은 큰 힘이 됩니다.

강준우이 배운 무공들입니다.

상황에 따라 무공이 추가되고 변하기 때문에 이렇게 글 속에 남깁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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