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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에 천마신공-127화 (127/254)

제 127화

<미친 사냥법>

"라이트닝 볼…… 흐읍!"

다시 놈들을 유인하려던 다이스케는 헛바람을 집어삼켰다.

뱀파이어들의 대응이 전과는 달라졌다.

'뭐지?'

무작정 그를 쫓던 놈들이 체계적으로 움직였다.

이미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듯이 몇몇이 공중에 떠 있는 그를 뒤쫓았다.

"캬아악!"

"캬아!"

박쥐로 변한 채, 날카로운 이빨을 앞세우는 놈들의 모습에 다이스케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영악한 새끼들.'

뱀파이어들은 단순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놈들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움직였다.

생각하며 움직이는 이들의 모습에 불안한 생각이 스쳤다.

하지만 기다리고 있을 강준우를 떠올린 다이스케는 그런 감정을 떨쳐내면 조금 더 속도를 끌어 올렸다.

박쥐로 변한 놈들이 그를 뒤쫓았다.

공중은 물론이고, 지상에서도 체계적인 움직임이 이어졌다.

무작정 몰려들던 놈들이 구역을 나누며 그를 뒤쫓기 시작했다.

사방에서 달려드는 뱀파이어들의 모습을 확인한 다이스케는 이대로는 힘들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놈들도 작정을 한 건가?'

평범하지 않은 움직임이었다.

곧장 강준우에게 간다면 오히려 사방에서 몰려드는 놈들 때문에 위기를 겪을 지도 몰랐다.

지금까지는 쫓아오는 놈들의 절반이 넘어가는 수를 한 번에 지우거나 묶으면서 상황을 유리하게 끌고 갔지만, 이번은 아니었다.

쫓아오는 놈들의 속도도 각각 다른 것을 보면 놈들도 나름 대책을 강구한 게 분명했다.

다이스케는 곧장 방향을 바꿨다.

갑자기 달라진 그의 행동에 뒤따르던 박쥐들이 더욱 거리를 좁혀왔다.

"키야아."

위협적인 소리를 내며 쫓아오는 놈들의 행동에 다이스케는 곧바로 마법을 날리며 놈들을 공격했다.

"라이트닝 볼트!"

쐐에엑. 콰지직.

날아간 마법이 인근에 있던 박쥐의 몸에 꽂혔다.

그 충격에 놈이 크게 휘청거렸지만, 놈을 쓰러뜨릴 수는 없었다.

마법에 적중당한 놈은 다시 몸을 추스르며 그를 뒤쫓았다.

오히려 더한 흉성을 드러내는 모습에 다이스케는 입술을 깨물었다.

하지만 그때, 익숙한 목소리가 귓속을 파고들었다.

- 이놈들 움직임이 이상하지?

"……."

강준우도 놈들의 움직임을 눈치챈 것 같았다.

딱히 답을 해줄 수 없던 다이스케는 주변을 두리번거렸지만, 강준우의 전음이 계속 이어졌다.

- 그대로 이놈들 시선을 붙잡으면서 버틸 수 있지?

"이대로 이놈들을……"

- 버텨! 내가 조금씩 수를 줄일 테니까.

"……."

- 위험하다 싶으면 곧바로 신호를 주고.

"하아. 완전히 제멋대로라니까!"

어차피 도망가야 하는 것은 변하지 않았다.

그래도 나름 대책을 세우고 있다는 사실은 다행이었지만,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놈들을 상대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았다.

다이스케는 더 고도를 높였다.

조금이라도 지상에서 멀어져야 공격을 덜 받을 거리고 생각했다.

그를 쫓아 다가오는 박쥐들을 확인한 그는 곧장 매직 미사일을 날리며 놈들의 움직임을 방해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박쥐로 변한 놈들이 아직까지는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그는 놈들을 견제하며 주변을 맴돌기 시작했다.

***

다이스케에게 따로 지시를 내린 강준우는 움직이는 뱀파이어들의 뒤를 잡았다.

천마기멸격이나 천마군림보로 놈들을 잡는 것도 좋았지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암습이었다.

다이스케가 적들의 시선을 붙잡는 사이에 최대한 놈들의 수를 줄일 생각이었다.

귀영심법을 익히면서 자신의 기운을 효과적으로 숨길 수 있게 된 그는 다이스케를 쫓는 뱀파이어들의 뒤를 잡았다.

스르륵. 푸욱.

은밀하게 후미에 있는 뱀파이어를 잡은 그는 무영검으로 놈들을 쓰러뜨렸다.

그림자도 남지 않는다는 무영검이었다.

일섬을 섞은 검격에 그들은 죽는다는 것을 인지하지도 못한 채 모습을 감췄다.

[하급 뱀파이어를 처치했습니다. 200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하급 뱀파이어를 처치했습니다. 200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순식간에 주변에 있는 하급 뱀파이어들이 사라졌다.

재로 변하면서 흔적도 남지 않은 그들이었기 때문에 다이스케를 쫓는 놈들은 그의 존재를 눈치챌 수 없었다.

'귀음신법으로도 충분히 힘을 낼 수 있는 건가?'

11성의 귀음신법.

거기에 일섬을 섞자 그의 움직임은 유령보를 펼쳤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가장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이 바로 귀영심법이었다.

스스로의 기운을 감춘다는 것 자체가 사기적인 능력이었다.

잡다한 무공을 배웠지만, 가장 큰 효과를 보이는 것은 암습이었다.

은밀하면서도 빠르게 뱀파이어들의 수를 줄인 그는 빠르게 귀음신법의 성취를 끌어 올렸다.

"죽어라! 이 거머리들!"

콰과광. 콰과광.

다이스케는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놈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최대한 힘을 아끼기 위해서 매직 미사일을 사용하고 있었지만, 그가 사용하는 매직 미사일은 일반적인 마법사가 사용하는 매직 미사일과 궤를 달리했다.

능력을 최대한 끌어 올린 매직 미사일.

하나하나가 파이어 볼을 날리는 것과 같은 위력을 내고 있었다.

그 수가 가뿐하게 10개를 넘어가자 강한 굉음을 내며 터져 나갔다.

뱀파이어들의 시선이 당연히 그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강준우는 그 사이 은밀하게 놈들의 수를 줄여나갔지만, 그 시간이 계속 이어질 수 없었다.

"끼야악! 끼야악!"

박쥐로 변한 채, 움직이던 뱀파이어 행동이 달라졌다.

매직 미사일에 밀려나면서 튕겨져 나갔던 놈이 빠르게 사라지는 동료의 모습을 확인한 것이다.

놈의 신호와 함께 뱀파이어들의 움직임이 멈췄다.

달라진 그들의 모습에 강준우는 본능적으로 발각됐다는 것을 인지했다.

'어쩔 수 없나?'

그래도 상당한 수를 줄일 수 있었다.

무영검은 물론이고, 일섬과 귀음신법, 귀영심법의 숙련도를 상당히 끌어 올린 그는 지체 없이 뒤로 물러났다.

"주변에 다른 놈이 있다. 찾아라!"

"예!"

무리를 이끌던 뱀파이어의 명령에 놈들이 다시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달라진 놈들의 움직임에 다이스케의 표정이 굳어졌지만, 그는 계속 움직여야만 했다.

"키아아!"

아직 박쥐들이 그를 쫓고 있었다.

날카로운 이빨을 앞세운 놈들은 그를 물어뜯으려고 노력했다.

터엉.

다행히 실드로 놈들의 움직임을 막아낼 수 있었지만, 저돌적인 놈들의 움직임이 위협적으로 느껴졌다.

'물리면…… 큰일 나겠는데?'

경각심을 가진 그는 놈들을 떨쳐냈다.

하지만 마냥 이런 식으로 움직일 수 없었다.

'후우. 마나가 부족해.'

플라이를 통해서 소진되는 마나도 무시할 수 없었다.

그 와중에 계속해서 매직 미사일을 날리면 놈들을 붙잡았던 다이스케였다.

당연히 지칠 수밖에 없었고, 그의 움직임이 느려졌다.

뒤를 쫓던 놈들도 달라진 그의 상태를 확인했다.

놈들은 더욱 그를 몰아붙였고, 다이스케의 표정이 절로 굳어졌다.

그러던 그때, 기다리던 목소리가 들려왔다.

- 그대로 아래로 내려와.

"드디어 쉴 수 있는 건가?"

다이스케는 힘을 쥐어짜며 강준우의 말에 따랐다.

그 와중에 주변을 살폈고, 확연히 줄어든 뱀파이어를 확인하며 혀를 내둘렀다.

'같이 떨어졌는데……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 거지?'

아무리 특별난 것 같았지만, 그 역시도 나름 필사적으로 힘을 키웠다.

유키코와 함께 움직이면서 힘을 키웠지만, 강준우와는 비교가 될 수 없었다.

익힌 힘이 달랐다.

그래도 지금 내보인 강준우의 능력은 말이 되지 않았다.

"키아아!"

상념을 떨쳐낸 그는 따라붙는 뱀파이어를 뒤로하고 고도를 낮췄다.

아래로 내려오는 그의 모습에 지상에 있던 놈들이 모여들었다.

'뭔가 대책이라도 있는 거겠지?'

아무 생각 없이 내려오라고 했을 것 같지는 않았다.

어차피 플라이를 계속 유지하고 싶어도 그럴 겨를이 없었다.

"허억. 허억. 괜찮은 거야?"

"아마도?"

"……."

"뒤로 물러나서 힘이나 회복해."

"아, 알았어."

다이스케는 불안해하며 뒤로 물러났다.

강준우의 말에 따르기는 했지만, 왠지 불안했다.

그가 내려선 곳은 막다른 길이었다.

뒤와 양 옆이 다른 벽으로 막힌 곳이었다.

주변에 세워진 건물이 장애물처럼 늘어져 있었고, 강준우가 앞을 가로막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뱀파이어들이 앞으로만 공격해 오지는 않을 텐데.'

불안함을 느꼈지만, 지금 믿을 만한 사람은 강준우뿐이었다.

"캬아아!"

그런 그들에게 가장 먼저 달려드는 놈들은 박쥐로 변한 뱀파이어들이었다.

놈들은 다이스케의 뒤를 쫓아오며 다시 모습을 바꿨다.

박쥐였던 놈들의 몸이 안개로 휩싸이기 무섭게 사라의 형체로 바뀌었지만, 강준우는 놈들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지 않았다.

쉬이익. 콰과광.

놈들이 변하는 순간을 노리며 공격을 날렸다.

현철보검에서 뻗어 나온 검기가 그대로 놈들을 덮쳤다. 그리고 공격에 휩쓸린 놈들이 까만 재로 흩어졌다.

"뭐야? 저렇게 쉽게……"

"변신할 때는 무방비잖아."

"말도 안 돼!"

"너도 놀지 말고 움직여."

"아, 알았어."

변신하려는 놈들을 노리는 게 효과적인 것 같았다.

근처에서 모습을 바꾸는 놈들을 확인한 그는 곧장 매직 미사일을 날렸다.

콰과광.

강한 굉음과 함께 제 형상을 되찾아가던 뱀파이어가 튕겨져 나갔다. 하지만 그가 원하는 결과는 없었다.

"멀쩡한데?"

"네가 약한 거다."

"칙…… 흐음."

절로 욕지거리가 튀어나왔지만, 말을 이을 수 없었다.

다시 휘두른 강준우의 검격에 변신을 감행하던 놈들이 다시 까만 재로 변하며 사라졌기 때문이다.

눈앞에서 확인한 사실에 그는 말을 아끼며 단약을 입에 넣었다.

최대한 빨리 마나를 회복하고 강준우를 도우는 게 최선이었다. 하지만 뒤로 물러난 다이스케는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나저나 왜 여기로 온 거지?'

강준우는 일부러 막다른 골목으로 들어섰다.

앞에 있는 놈들을 상대할 생각인 지도 몰랐지만, 그건 말이 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상대한 뱀파이어들이라면 앞에서만 공격을 하지 않을 게 분명했다.

그 사실을 모를 강준우가 아니었다.

'그렇다고 나를 보호할 생각으로 움직인 것도 아닌 것 같은데.'

의구심이 들었지만, 지금은 그런 걸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가 내려서기 무섭게 곳곳에서 뱀파이어들이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잠깐만 버티면 될 거다."

"자, 잠깐이라니?"

- 그래비티. 그걸 쓸 준비를 해.

은밀히 전한 그의 말에 다이스케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그는 곧장 강준우의 말에 따랐다.

'뭔가 생각이 있겠지?'

별다른 생각 없이 이런 상황을 만들 놈이 아니었다.

그가 캐스팅을 하는 사이, 강준우는 발을 구르며 팔을 뻗었다.

쿠웅. 서걱.

강한 굉음과 함께 바닥이 흔들렸다.

그리고 앞장서서 달려들던 뱀파이어의 몸이 재로 변하며 흩어졌다.

그 사이 빠르게 움직인 강준우는 두어 놈을 더 베어내며 뒤로 물러났고, 앞에 있던 뱀파이어들의 움찔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저 새끼들도 겁을 먹은 건가?'

감정을 드러내는 놈들이었기 때문에 겁을 집어먹는 것도 이상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그 모습을 직접 마주한 그는 놀라워했다.

그러던 그때, 낯선 움직임이 시작됐다.

"크아아!"

막힌 골목 위에서 뱀파이어들이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

기습적인 공격이었다.

다이스케는 그제야 강준우가 그래비티를 준비하라고 했던 이유를 깨달을 수 있었다.

"지금!"

강준우의 외침에 다이스케는 곧장 그래비티를 펼쳤다.

"그래비티!"

순간, 주변의 중력이 달라졌다.

쿠웅. 쿠웅. 쿠웅.

뛰어 오른 뱀파이어들이 그대로 곤두박질쳤고, 다이스케는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넓은 범위에 펼친 마법은 그만큼 많은 힘을 소진하게 만들었다.

떨어진 놈들도 당황한 것 같았지만, 큰 충격을 받은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놈들은 곧 까만 재로 흩날리며 사라졌다.

"후우."

강준우는 참았던 숨을 내뱉으며 다시 앞을 가렸다.

나름 작정을 하고 움직였던 뱀파이어들이었지만, 그들의 의도는 성공할 수 없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많은 놈들이 남아 있었다.

아무리 강준우라고 하더라도 이 많은 놈들을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괜찮을까? 이놈들 너무 많은데?"

"괜찮을 거야."

"……."

강한 자신감이었다. 하지만 이어지는 그의 외침에 다이스케는 그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이다!"

커다란 외침이 주변을 가득 채웠다.

그와 함께 모여든 뱀파이어들을 향해 강한 마법이 날아들었다.

콰과광. 콰과광.

갑작스러운 폭발에 다이스케의 눈이 커다래졌다.

그런 그의 시선에 익숙한 얼굴이 가득 들어왔다.

"아, 안드레이?"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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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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