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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에 천마신공-130화 (130/254)

제 130화

<미친 사냥법>

- 괜히 힘쓰지 말고, 뒤에서 기다려.

"……."

강준우의 전음에 다이스케는 말을 아꼈다.

그는 말없이 뒤로 물러났고, 강준우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다이스케의 앞을 가로막았다.

"류웨이라는 놈과는…… 후우. 무슨 사이지?"

"결혼할 사이였다!"

"……."

그 정도의 사이라면 이대로 포기할 것 같지 않았다.

어차피 그냥 놓아줄 생각도 없었지만, 확실히 처리를 할 이유가 생겼다.

가만히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강준우는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자를 대비해서 기운을 흘렸다.

기감을 펼치며 주변을 살폈짐나, 다행히 앞에 나타난 자들이 전부인 것 같았다.

물론, 앞에 있는 자들에게서 느껴지는 기운도 만만치 않았다.

'점점 영악해져가는 듯한 이 느낌은 뭐지?'

달라진 스스로의 모습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뒤늦게나마 지친 기색을 내보이며 언젠가 뒤를 칠 자들을 불러낸 스스로의 모습에 그는 쓰게 웃었다.

그 표정을 확인한 리단양의 얼굴이 붉어졌다.

"뭐가 그렇게 우습다는 거지?"

"…… 먼저 우리를 공격했던 놈은 류웨이라는 놈이었다.

"그래서? 그렇다고 네놈이 그를 죽였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아!"

"그럼 내가 죽었어야 했다는 거네?"

"……."

"이제 와서 이런 말을 한다고 달라질 건 없겠지만…… 나도 어쩔 수 없었다는 걸 알아뒀으면 좋겠다. 그리고 지금도 마찬가지고."

"흥! 네놈은 이 자리에서……"

죽을 거라고 외치려던 리단양은 말을 잇지 못 했다.

꽤나 지친 기색이 역력했던 놈의 모습이 너무나 멀쩡하게 느껴졌다.

'서, 설마?'

뒤늦게 이상함을 느꼈지만, 그 순간 발밑에서 낯선 기운이 파고들었다.

채 대비를 하기도 전에 파고든 낯선 기운에 놀란 그녀가 다급하게 기운을 끌어올렸다.

안으로 파고든 기운을 억눌렀지만, 그 순간 섬뜩한 느낌이 경종을 울려댔다.

"피, 피해!"

놀란 그녀는 크게 소리치며 바닥을 박찼다.

동시에 바닥에서 강력한 기운이 솟구쳐 올랐다.

콰과광.

그들이 있던 공간, 정확히 발밑에서 강력한 기가 솟구쳐 오르며 주변을 휩쓸었다.

제때 공격을 피하지 못한 자들은 강한 충격을 받으며 튕겨져 나갔다.

별다른 움직임도 없었다.

그저 발을 한 걸음 내디딘 게 전부였지만, 그 결과는 끔찍했다.

다행히 공격을 피할 수 있었지만, 알 수 없는 공격에 휩쓸린 동료 셋이 순식간에 목숨을 잃었다.

쓰러진 자들 모두가 마법사들이었다.

기민한 움직임을 보일 수 없는 자들이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여기까지 살아남은 실력자가 저렇게 무기력하게 목숨을 잃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리단양은 이를 악물며 손을 뿌렸다.

피리릭.

그녀의 수영이 전방을 가득 채웠고, 요란한 소리를 내는 무언가가 강준우를 노리며 날아들었다.

'뭐지?'

전방에서 쏟아지는 까만 물체들.

손가락보다 더 얇은 세침처럼 생긴 것들은 암기로 불리는 무기들 같았다.

수십 개의 암기가 전방을 가득 채우며 그를 향해 쏟아졌다.

'암기술?'

그 역시 연비도를 익히고 있었지만, 고작 두어 개의 비도를 날리는 게 전부였다.

지금 리단양이 사용하는 암기술은 그가 익힌 비도술과 차원이 달랐다.

전방에서부터 느껴지는 위력 역시 만만치 않았다.

날아오는 공격을 경시할 수 없던 강준우는 곧장 현철보검을 꺼내며 날아오는 공격을 쳐냈다.

티디디딩. 티디딩.

검광이 앞을 가득 채웠다.

리단양이 작정을 하고 쏟아낸 암기가 그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튕겨져 나갔다.

'생각보다 실력이 뛰어난 건가?'

날아드는 공격을 모두 쳐냈지만, 손에 남은 충격이 작지 않았다.

그저 눈을 현혹시키거나 많은 양을 쏟아내서 상처를 입힐 거라고 생각했지만, 날아든 암기는 강한 힘을 머금고 있었다.

하지만 그 모습을 지켜보는 리단양의 표정은 더 좋지 않았다.

'이 공격을 이렇게 쉽게 막아낸다고?'

나름 작정을 하고 쏟아낸 공격이었지만, 강준우는 너무 쉽게 공격을 받아내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필패였다.

작정하고 그들을 끌어낸 강준우의 행동에 리단양은 남은 사람들을 향해 소리쳤다.

"뭐해? 공격해!"

"아, 알았어!"

그녀의 외침에 남은 일행들이 강준우를 향해 달려들었다.

제각기 무기를 꺼내든 그들의 모습에 강준우는 다시 바닥을 내디뎠다.

쿠웅. 콰과광.

발을 내딛기 무섭게 강한 기운이 터져 나왔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놀란 자들이 급히 몸을 띄웠고, 그들을 향해 날카로운 검기가 날아들었다.

쐐에엑. 콰앙.

공격을 피해낼 것을 예상하며 검기를 쏘아낸 것이다.

하지만 상대하는 자들 역시 만만한 자들이 아니었다.

"크윽."

그들은 힘겹게나마 그의 공격을 받아냈다.

만만치 않은 실력에 강준우는 다시 검을 회수하며 다음 공격을 준비했다.

하지만 뒤에 있던 리단양이 다시 공격을 뿌렸다.

피리릭.

교묘한 시기에 날아든 암기들.

이번에는 처음과 다르게 그 수가 많지 않았지만, 실린 힘이 만만치 않았다.

콰앙. 콰앙.

강한 굉음과 함께 날아든 암기가 튕겨져 나갔다.

그 사이, 기회를 잡은 자들이 강준우와의 거리를 좁히며 그를 향해 공격을 날렸다.

기운을 가득 머금은 도와 대검이 그를 양단할 듯이 날아들었다.

경시할 수 없는 위력에 뒤로 물러나며 검을 뿌리자, 두 무기가 튕겨져 나갔다.

'흐읍.'

도를 쥔 자는 빨랐고, 대검을 쥔 자는 묵직했다.

그들은 가진 무기의 장점을 잘 살리며 공격을 감행했다.

거기에 리단양의 암기가 섞이자, 교묘한 합격술이 쏟아졌다.

티디딩. 채앵.

연신 날아드는 공격에 강준우의 손도 바빠졌다.

하지만 그도 혼자가 아니었다.

"라이트닝 볼트!"

경고를 하듯 소리친 다이스케의 마법이 그들을 뒤덮었다.

전격 계열의 마법이었지만, 그는 개의치 않으며 공격을 날렸다.

강준우를 몰아붙이면서 공격을 감행하던 자들은 갑자기 날아든 전격 마법에 황당해하며 공격을 쳐냈다.

콰지지직.

"크윽."

그 여력이 무기를 타며 주변을 휘저었다.

그 짜릿한 고통에 대검을 쥔 사내가 움찔거렸고, 강준우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쉬이익. 푸욱.

찰나의 순간 드러난 빈틈.

일섬을 섞은 무영검이 곧바로 상대의 미간을 꿰뚫었다.

[상대가 가지고 있던 포인트를 강탈합니다.]

들려오는 알림에 상대를 처리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지만, 쉴 틈이 없었다.

그가 상대의 목숨을 취하는 사이, 옆에 있던 자가 도격을 날렸기 때문이다.

작정을 한 그의 도가 허공을 가득 채웠다.

쉬이익. 콰과광.

가지고 있는 도법의 오의를 펼쳤는지 도기를 가득 머금은 공격이 쏟아졌다.

옆구리를 향해 날아든 일격에 그는 곧장 유령보를 펼치며 뒤로 물러났다.

그 와중에 빠르게 검격을 뿌렸지만, 리단양도 그 틈을 노리며 공격을 쏟아냈다.

피리릭. 피리릭.

작정을 한 그녀의 암기가 위협적으로 쏘아졌다.

쉽지 않을 거라는 사실에 급하게 기운을 끌어냈지만, 전방에서부터 강한 마나가 움직였다.

"그래비티!"

"크흡."

뒤에 있던 다이스케의 힘이 주변을 장악했다.

그의 마법에 중력이 가중되면서 도격을 뿌리던 자가 헛바람을 집어 삼켰다.

생소한 마법이었다.

갑자기 달라진 중력에 쏟아낸 공격의 위력이 줄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리단양이 쏘아낸 암기들이 급격하게 위력을 잃었다.

"흐읍!"

달라진 중력에 자유로운 강준우는 빠르게 뒤로 물러나며 공격을 피해냈다.

콰과광.

그가 있던 자리로 앞선 사내의 도격이 쏟아졌고, 주변이 쓸려 나갔다.

문제는 그 자리에 강준우가 없다는 점이었다.

여전히 지속되는 마법에 겨우 버티고 있었지만, 앞에서 날아오는 날카로운 검격에 그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쉬이익. 콰과광. 티디딩.

갑자기 달라진 환경.

제대로 된 대처를 하지 못한 사내는 그대로 무너졌고, 날아오던 암기가 검격에 휩쓸리며 튕겨져 나갔다.

"후우. 어때? 죽이지?"

"그래! 아주 죽인다!"

거친 숨을 몰아쉬는 다이스케가 소리치자, 강준우는 그의 말에 동의하며 바닥을 박찼다.

아직 한 사람이 남아 있었다.

놀란 듯한 리단양은 빠르게 쏘아지는 강준우의 모습을 확인하며 다시 암기를 날렸다.

티디딩. 퍼엉. 퍼엉.

강준우는 다시 날아든 암기를 모두 쳐냈다.

하지만 눈앞에서 터져나가는 초록색 연기에 절로 얼굴을 찌푸렸다.

[천마신공의 공능이 독기를 억누릅니다.]

'독기?'

퍼져나가는 뿌연 연기가 독이었던 것 같았다.

얼굴을 찌푸린 강준우의 모습에 리단양은 남은 힘을 모두 끌어 올렸다. 그리고 품에 넣어둔 암기를 쏟아냈다.

"죽어라! 만천화우(滿天花雨)다!"

크게 소리친 그녀는 곧장 암기를 뿌렸다.

후두두두두.

요란한 소리와 함께 수많은 암기가 떠올랐다.

하늘을 가득 덮은 암기는 마치 먹구름을 연상시켰다.

곧 떠오른 먹구름에서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수많은 암기가 꽃잎처럼 흩날렸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강준우가 서 있었다.

'만천화우라고?'

암기술 중에서도 가장 강력하다는 초식이 바로 만천화우였다.

사천당문의 절기 중에서도 최고로 꼽는 무공이었다.

그 무공이 리단양을 통해서 펼쳐지고 있었다.

"그래비티!"

그런 그녀의 무공을 방해하기 위해서 다이스케는 다시 중력을 조절했다.

하지만 사력을 다해 펼친 만천화우를 막아낼 수 없었다.

사방을 가득 채운 암기에 이를 악문 강준우는 유령보를 펼치며 무영검을 떨쳐냈다.

티디디딩. 파바밧.

일섬을 섞으며 펼친 무영검과 유령보로 공격을 막아냈지만, 사방에서 날아드는 암기를 모두 쳐낼 수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몸에 상처가 늘어났다. 하지만 그 시간이 길지 않았다.

미친 듯이 휘몰아치던 암기가 움직임을 멈췄다.

아마도 리단양의 성취가 그렇게 높지 않은 것 같았다.

엄청난 내공을 필요로하는 만천화우를 겨우 흉내만 낸 상황이었다.

부족한 내공에 휘몰아치던 암기가 곧 바닥으로 떨어졌고, 리단양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어깨를 들썩였다.

그 와중에도 버티고 있는 강준우의 모습이 놀라웠지만, 그녀의 표정은 생각보다 밝았다.

"크큭."

"뭐가 그렇게 우습지?"

"꽤나 잘 버텼지만, 곧 네놈은 죽을 거거든."

"미친년, 무슨 개소리야?"

확신하는 그녀의 말에 다이스케가 흥분하며 소리쳤다.

몸 곳곳에 중한 많은 상처를 입은 듯한 강준우의 모습이 걱정이었다. 그렇다고 그가 따로 강준우를 치료해 줄 수 없었기 때문에 더 불안했다.

실제로 강준우는 평소와 다르게 큰 상처를 입고 있었다.

몸 곳곳에 암기가 박힌 상태로 겨우 버티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낭패한 기색이 역력한 그의 상태에 리단양은 환한 웃음을 보이며 설명을 이어갔다.

"만천화우가 고작 암기만 뿌리는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 독?"

"그래. 극독이다. 지금은 버틸 수 있겠지만…… 곧 죽겠지. 내가 말했지? 여기가 네놈 무덤이 될 거라고!"

그저 그를 처리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강준우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며 힘을 끌어 올렸다.

투두둑.

그가 힘을 주기 무섭게 몸에 박혀 있던 암기들이 밀려났다. 그리고 암기로 만들어진 상처가 아물기 시작했다.

"미, 미친!"

보고도 믿지 못할 광경이었다.

내공을 분출하며 암기를 뽑아낼 수는 있다지만, 상처가 아문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만월의 축복?'

리단양 역시 그 능력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경악한 그녀의 표정이 다시 제 자리를 찾았다.

외상을 치료할 수는 있겠지만, 안으로 파고든 독을 쉽게 떨쳐낼 수 없을 거라고 확신했다.

"미안하네. 이런 거에 죽기에는 내가 익힌 무공이 너무 뛰어나서."

"…… 마, 만독불침(萬毒不侵)?"

강준우의 손가락에 모여드는 녹색의 액체에 그녀의 눈이 커다래졌다.

놀란 그녀가 뇌까렸지만, 그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없었다.

흐릿하게 보이는 강준우의 모습.

멀리 있던 그의 얼굴이 가까워지기 무섭게 그녀의 몸이 뒤로 넘어갔다.

[만천화우(滿天花雨)를 획득했습니다.]

[상대가 가지고 있던 포인트를 강탈합니다.]

리단양의 죽음이 전해졌다.

그리고 그녀가 가지고 있던 무공도 그의 손에 들어왔다.

'만천화우라니.'

겨우 연비도를 익힌 그에게는 과분하다고 생각되는 무공이었다.

생각지도 못한 무공을 손에 넣을 수 있었지만, 이어지는 알림에 그의 표정이 더 밝아졌다.

[허공섭물에 관한 실마리를 얻었습니다.]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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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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