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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에 천마신공-133화 (133/254)

제 133화

<고성으로 향하는 길>

강준우는 등급 외에 등재되어 있는 초식을 확인했다.

5성의 건곤대나이와 사량발천근이라는 무리가 필요한 새로운 초식이었다.

'배진격(排抮擊).'

건곤대나이의 숨겨진 초식이라고 할 수 있는 무공이었다.

배진격(排抮擊).

말 그대로 날아드는 공격을 되돌려서 적을 물리치는 초식으로 사량발천근의 무리를 극대화시킨 무공이었다.

남은 포인트를 확인하던 그는 부족한 포인트를 확인하며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

'저놈한테는 또 미안하겠는데?'

다이스케의 포인트를 올려줄 생각이었지만, 우선 부족한 포인트를 채워야만 했다.

"뭐하고 있어? 그렇게 멍하니 서서?"

"……."

기대감이 가득한 말투였다.

대부분의 뱀파이어들을 몰아줬던 만큼 다이스케의 말투도 전보다는 많이 누그러져 있었다.

"무슨 일인데?"

"무슨 일은? 다시 움직이자는 거지."

남은 뱀파이어들이 모두 쓰러졌다.

다이스케는 어렵지 않게 획득한 포인트에 만족하며 강준우를 재촉했고, 그는 그와 함께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

"하아. 저 놈을 믿었던 내가 미친놈이었어!"

"캬아아!"

"크흡!"

다시 몰이를 하게 된 다이스케는 투덜거리면서도 뱀파이어들을 끌어 모았다.

뒤를 쫓는 놈들이 위협적인 공격을 날렸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적응이 된 것 같았다.

콰앙.

터져 나가는 마법을 뒤로한 그는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강준우를 확인하며 고도를 낮췄다.

'나한테는 겨우 대여섯 마리만 몰아주더니!'

이번에는 네 차례라며 최대한 많이 끌고 오라는 강준우의 말에 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뻔뻔한 자식."

"다 들린다."

"이게 공평한 거냐?"

"다음에 너한테 다 몰아준다니까? 급하게 포인트가 필요해서 그래."

"……."

그 말을 쉽게 믿을 수 없었다.

그렇다고 저 말을 듣고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다이스케는 그를 쫓아오는 마법을 피하며 급히 강준우의 뒤로 몸을 날렸다.

콰앙.

날아든 마법이 허공에서 터져 나갔다.

손을 뻗으며 가볍게 공격을 막아낸 강준우는 모여 드는 뱀파이어들을 확인하며 기운을 흘려보냈다.

쿠웅.

우선 천마군림보로 앞에 있는 놈들의 움직임을 막아냈다.

선두에 선 뱀파이어들이 머뭇거렸고, 그 사이 뒤에 있던 놈들이 따라 붙자 간격이 좁아졌다.

한데 뭉친 뱀파이어들.

그들을 확인한 강준우는 품에 손을 넣으며 기운을 끌어 올렸다.

범상치 않은 기운이 모여들었다.

이상함을 느낀 뱀파이어들이 불안해하며 뒷걸음질을 쳤다. 하지만 그 순간, 강준우는 빠르게 손을 놀리며 암기를 뿌렸다.

'만천화우!'

후두두두두.

그가 뿌린 암기가 전방을 가득 채웠다.

먹구름처럼 하늘을 빼곡히 채운 수많은 암기들.

일전에 리단양이 사용한 그 초식이 분명했지만, 위력에서는 차이가 있었다.

'아직 1성이라 부족한 건가?'

암기를 뿌린 와중에도 강준우는 급격하게 빠져나가는 내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저 암기만 뿌린다고 끝이 아니었다.

쏘아낸 암기를 의지대로 움직이려면 끝까지 집중을 해야만 했다.

암기술 중에서도 최강의 공격이라고 불리는 만천화우.

그곳에 담긴 무리는 한두 개가 아니었다.

"카아악!"

"아악!"

내던진 암기들이 앞에 있는 뱀파이어를 향해 쏟아졌다.

꽃잎처럼 흩날리는 암기에 꿰뚫린 놈들이 처절한 비명을 내지르며 쓰러졌고, 재로 변하며 공중에 흩날렸다.

강력한 위력이었다.

리단양이라는 여자가 펼친 것에는 미치지 못 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위력이 더 강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지금 펼치는 무공이 그렇게 낯설지 않다는 점이었다.

'만천화우라…… 천마기멸격하고 비슷한 것 같은데.'

천마기멸격을 펼칠 때의 감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암기를 날리냐, 검기를 날리냐의 차이였다.

강준우도 아직까지 제대로 된 천마기멸격의 위력을 뽑아낸 적은 없었다.

강기를 이용해서 공격을 날리는 천마기멸격이었지만, 아직은 강기를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에 검기로 대신하고 있었다.

하지만 날린 검기의 일부를 제 의지에 둬야만 했다.

제대로 된 천마기멸격을 펼칠 수 없는 또 다른 이유였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강한 위력을 낼 수 있었다.

만천화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쏟아낸 암기를 의지에 두면서 위력을 극대화시켜야만 했다.

그게 불가능했기 때문에 지금 펼치는 만천화우도 제대로 된 위력이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효과는 확실하네.'

[하급 뱀파이어를 처치했습니다. 200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하급 뱀파이어를 처치했습니다. 200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빠르게 올라가는 알림들.

부족한 포인트를 충분히 채울 수 있었다.

그 많은 뱀파이어들이 순식간에 모습을 감추자, 다이스케는 혀를 내둘렀다.

강준우가 사용한 무공이 얼마 전에 싸웠던 리단양이 가지고 있었던 무공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그는 놀랍다는 듯이 뇌까렸다.

"그 무공까지 얻은 거야? 무슨 운이 저렇게 좋아?"

"……."

말도 안 되는 위력에 그는 부러워하며 투덜거렸다.

하지만 강준우는 개의치 않았다.

지금 그의 신경은 오직 한가지 초식에 집중돼 있었다.

'배진격! 드디어 배우게 되는 건가?'

배진격이라는 무공은 일반적인 초식과는 또 달랐다.

일섬과 비슷한 형태로 펼치는 무공이었다.

다른 무공에 적용할 수 있는 무공으로, 무공이라기보다는 무리(武理)에 가까운 힘이었다.

흔히 말하는 패시브적인 성격이 강했다.

'드디어 익힌 건가? 그 배진격을?'

아직 제대로 된 효과를 확인할 수 없었지만, 충분히 제 힘을 낼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건곤대나이를 5성까지 올려야 겨우 익힐 수 있는 무공이 허접할 리가 없었다.

***

"죽어라!"

전방에서 날아오는 두 개의 검격.

강준우는 귀음신법을 밟으며 앞으로 튀어나갔다. 그리고 혈수마공을 펼치며 두 검을 밀어냈다.

채앵.

그를 공격하던 뱀파이어들의 검이 서로 부딪쳤다.

'이게 배진격인가?'

알 수 없는 힘이 밀린 그들의 검이 서로 부딪치며 튕겨져 나갔다.

확연히 드러난 빈틈.

강준우는 곧장 천마군림보를 펼치며 개중에 한 놈을 튕겨냈다.

콰앙.

바닥에서부터 솟구쳐 오른 강력한 기파가 뱀파이어를 휩쓸었다.

그 충격을 이기지 못한 놈이 그대로 재로 변한 채 흩날렸고, 옆에 있던 뱀파이어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하지만 뒤로 물러날 겨를도 없이 순식간에 목이 잡혔다.

"커헉!"

어느새 다가온 강준우는 뱀파이어의 목을 틀어쥐며 놈의 마력을 뽑아냈다.

"끄으윽."

흡기공으로 놈을 제압한 그는 뽑아낸 마력으로 천마군림보를 펼치며 뒤따르는 놈들의 움직임을 방해했다.

기맥을 파고드는 낯선 힘에 놈들의 움직임이 무뎌졌다.

그 틈을 노린 다이스케는 곧장 마법을 날렸다.

"라이트닝 볼트, 2연발!"

콰지지직.

적절한 시기에 쏟아진 다이스케의 마법.

이런 식의 공격이 몇 번씩 이어지자, 이제는 말을 하지 않아도 해야 할 일을 찾아서 공격을 펼치고 있었다.

"후우."

"남은 마나는?"

"조금만 쉬었다가 다시 움직이자."

"배가 불렀네."

"힘들어서 그래. 마법도 익혀야하니까 조금만 쉬자고."

"또 쓸데없이 라이트닝 볼트를 배우려고?"

"효과는 좋았잖아? 높은 등급을 배우려면 나도 그 등급을 열어야 할 거 아니야? 마나 좀 회복하자고! 체력도 회복하고."

"누가 보면 네가 뛰어다닌 줄 알겠다."

"……."

다이스케의 사정에 강준우는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소진한 내공을 회복하면서 남아 있는 뱀파이어의 마력을 떨쳐냈다.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된 다이스케는 안도하며 자리에 앉았다.

곧바로 단약을 삼키면서 마나를 회복하기 시작했고, 상점창을 확인하면서 염두에 뒀던 마법을 확인했다.

'이것만 배우면 나도 쓸만해 질 것 같은데.'

강준우가 앞장서자 남아 있는 뱀파이어들을 처리하는 게 어렵지는 않았다.

아직 고성과의 거리가 남아 있었기 때문에 남아 있는 대부분의 뱀파이어들은 하급이었다.

물론, 높은 등급의 뱀파이어가 나타나도 큰 상관은 없었지만, 대부분은 고성으로 향한 것 같았다.

"확실히 수가 줄어든 것 같지?"

"그때 네가 다 잡아서 그렇지."

"……."

"이제 고성으로 가야 하는 거 아니야?"

점점 요르문이라는 놈을 상대할 시간이 가까워져 오는 것 같았다.

그들이 외곽에서 남아 있는 하급 뱀파이어들을 상대하고 있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았다.

비교적 빠른 시간에 많은 놈들을 처리했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였지만, 놈들의 움직임도 영향을 끼쳤다.

고성의 성문이 열리고 그곳으로 모이는 뱀파이어들.

남은 놈들이 한 곳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 사이사이에 다른 사람들과 부딪치면서 소란이 있었지만, 강준우는 아직까지 그곳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마나는?"

"거의 회복했어."

"성 쪽으로 가면 네 안전은 나도……"

"걱정하지 마. 나도 이제 내 몸은 지킬 수 있을 테니까."

"……."

"정 안 되면 그 안드레이라는 사람한테 부탁하면 되잖아? 빚이 있다면서?"

자신만만해 하던 다이스케는 불안한지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어차피 성에 가까이 가면 그들과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무리를 이룬 자들과 함께 움직인다면 어려움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어지는 강준우의 말에 그의 얼굴이 구겨졌다.

"고작 그만한 일로 그 빚을 없앤다고?"

"……."

자신의 목숨을 너무 가볍게 취급하는 것 같았다.

그래도 그 말이 진심이 아닐 거라고 확신한 다이스케는 섭섭한 마음을 뒤로하고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제 고성으로 가는 거지?"

"그래. 남아 있는 놈들도 많지 않은 것 같으니까."

주변을 살피던 강준우는 곧바로 고성으로 방향을 잡았다.

콰앙. 콰과광.

그곳과 가까워질수록 들려오는 굉음도 커져만 갔다.

그들이 그곳으로 향하는 와중에도 싸움은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한정된 공간에서 부딪치고 있는 상황이었다.

아무리 공간이 넓다고 하지만, 결국에는 고성이라는 곳으로 모일 수밖에 없었다.

"이제부터 정신 바짝 차려라."

"당연하지."

"여차하면 버릴 거야. 네 안전은 네가 지켜."

"……."

스스럼없이 꺼내는 냉정한 말에 다이스케는 말을 잇지 못 했다.

지금까지 보인 그의 행동이라면 충분히 자신을 버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당분간은 무조건 안드레이라는 사람들 무리에 끼어야겠는데?'

오히려 그 편이 나을 것 같았다.

괜히 강준우와 함께 움직인다고 해봤자 짐밖에 될 수 없었다.

차라리 그들과 힘을 합치면서 그 사이에 끼어서 강준우를 돕는 게 나을 것 같았다.

어차피 강준우의 목표는 하나였다.

'요르문이라는 놈을 잡을 생각이겠지?'

일전에 나온 임무를 완수하고 아직 제대로 된 임무가 나오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보인 강준우의 행보만 보면 그가 원하는 것은 쉽게 유추할 수 있었다.

그 점을 염두에 두고 안드레이에게 빚을 지웠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이 분명했다.

무거워진 분위기를 뒤로한 다이스케는 강준우와 함께 걸음을 옮겼다.

"물러나!"

콰과광.

갑작스러운 굉음에 놀란 다이스케는 바짝 긴장하며 마법을 캐스팅했다.

"캬아아!"

고성으로 향하는 와중에도 뱀파이어들과 마주할 수 있었다.

확실히 안으로 들어서면서 놈들의 수가 더 늘어나는 것 같았지만, 두 사람에게는 큰 위협이 되지 못 했다.

채앵.

기습적으로 달려든 뱀파이어의 검이 튕겨져 나갔다.

어렵지 않게 공격을 받아낸 강준우는 그대로 지력을 날리며 놈의 미간을 꿰뚫었다.

뻗어 나온 일양지에 뱀파이어가 사라졌다.

함께 움직인 남은 놈들이 그 모습에 멈칫거렸지만, 그들 역시 처음 사그라든 뱀파이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서걱.

일양지를 쏘아낸 강준우는 곧장 기검을 형상화하며 남은 놈들을 베어냈다.

불지식간에 일어난 일에 뱀파이어들은 반응을 할 겨를도 없었다.

두부를 베듯이 남은 놈들을 처리하는 강준우의 모습에 다이스케는 마른침을 삼켰다.

진지한 강준우의 모습에 사뭇 다르게 느껴졌다.

점점 고성과 가까워질수록 그의 신경이 곤두서는 것은 당연했다.

"조심해. 사람들이다."

"아, 알았어."

그의 경고와 함께 커다란 굉음이 터져 나왔다.

콰앙.

멀지 않은 곳에서 굉음이 들렸고, 누군가가 튕겨져 나오며 바닥을 굴렀다.

"크아아."

거친 괴성을 토해내는 놈의 이가 날카로웠다.

붉게 변한 눈과 흉성을 보이는 놈은 뱀파이어가 확실했다.

그리고 그렇게 쓰러진 놈을 잡기 위해 일련의 무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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