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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에 천마신공-150화 (150/254)

제 150화

<고성에서 이어진 길>

다이스케를 통해서 기운을 회복한 강준우는 들어오는 기운에 집중했다.

가진 내공과 섞일 수 있도록 최대한 주의를 기울였고, 다이스케의 힘이 조금씩 내공과 동화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이스케가 가진 힘은 좀비라고 할 수 있는 놈들이 가진 힘과는 달랐다.

마나라는 힘은 조금 더 내공과 닮아 있었다.

물론, 다른 사람이 가진 힘을 쉽게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

아무리 흡기공이라고 하지만, 본신의 힘이 아닌 외부의 힘을 흡수하는 것은 어려웠다.

이런 상황에서 균형이라는 무리가 도움을 주고 있었다.

'인지하고 사용하면서 흡수하는 양이 늘어난 건가?'

그저 기운만 뽑아내던 때와는 달랐다.

기운을 흡수하려는 생각을 가지자 내공과 동화되며 흡수되는 양이 더 늘어난 것 같았다.

반발하는 힘은 여전했지만, 어차피 곧 공격으로 쏟아낼 힘이었다.

다이스케의 힘을 억누르던 강준우는 흡수하던 기운을 멈추고 다시 좀비 떼를 향해 다가갔다.

그리고 곧바로 손을 뻗었다.

쐐에엑. 푸슉.

내뻗은 지력이 그대로 좀비들의 미간을 꿰뚫었다.

강한 관통력을 가지고 있는 무공은 바로 일양지였다.

일양지가 쏘아지자 늘어선 좀비들이 빠르게 무너져 내렸다.

정확히 머리를 부숴야 움직임을 멈추는 놈들의 모습에 일양지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고, 그의 생각이 적중했다.

"그어어어!"

"그아아!"

위협을 느꼈는지 놈들의 반응이 더 격렬하게 변했다.

달려오는 그들의 모습을 확인한 그는 쏘아낸 기운을 유형화 시켰다.

형상기검을 펼치며 검을 휘두르자, 모인 좀비들이 쓸려나가기 시작했다.

오히려 현철보검으로 검기를 쏟아내는 것보다 형상기검을 이용하는 게 더 효과적이었다.

소진되는 내공의 양은 엇비슷했지만, 형상기검을 펼치면서 좀비들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었다.

길게 늘어난 기검이 주변에 있는 좀비들의 머리를 날렸다.

그 와중에 만들어진 기검을 내던지자, 검기처럼 날아간 기검이 좀비들을 휩쓸었다.

콰과과과.

내던진 기검이 터지며 강한 굉음이 터져나오자, 뒤에 있던 다이스케는 감았던 눈을 떳다.

"뭐야?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기운을 갈취하고 움직인 강준우는 그 많던 좀비들을 너무나 쉽게 쓰러뜨리고 있었다.

순식간에 쓰러진 좀비들의 모습이 놀라웠다.

그는 계속해서 좀비들을 도륙하고 있었다.

지력을 쏘아내고, 곧바로 기검을 만들어내는 모습은 오히려 강준우가 마법을 사용하고 있는 듯한 착각이 일 정도였다.

다이스케는 강력한 그의 모습에 안도했다.

한편으로는 차라리 잘됐다는 생각이 스쳤다.

'기운은 뺏겼지만, 나보다 더 잘 쓰고 있잖아?'

왠지 모를 뿌듯함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는 곧바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런 식으로 적응을 하면 안 되는데.'

다이스케는 다시 마음을 다잡으며 기운을 회복하는데 전념했다.

그가 기운을 회복하는 사이, 강준우는 계속해서 일양지를 뿌리면서 손에 쥔 기검을 휘둘렀다.

새롭게 알아낸 사냥법이 나쁘지 않았다.

강한 관통력을 가진 일양지와 길게 늘어난 기검은 상당한 효과를 보이고 있었다.

'형상기검이 이런 식으로 쓰일 수도 있는 건가?'

기를 형상화하는 만큼 사용법은 무궁무진했다.

아직 성취가 높지 않았기 때문에 기검을 만드는 것에 한계가 있었지만, 이들과 싸우면서 사용하는 방법을 확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대부분의 무공이 그랬다.

처음 접하는 무공은 낯설 수밖에 없었다.

어떤 형식으로 펼칠 수 있는지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고 하지만, 운용하는 것은 온전히 그의 몫이었다.

처음 강한 무공을 가지고도 제대로 펼칠 수 없었던 상황을 떠올린 그는 쓰게 웃으며 공격을 이어나갔다.

쐐에엑. 푸욱.

강력한 관통력을 가진 지력은 한 번에 네다섯 마리의 좀비들을 꿰뚫었다.

늘어선 좀비들은 그대로 무너져 내리며 다시 움직이지 않았다.

[일양지가 4성으로 올라섭니다.]

[일양지의 위력이 증가합니다.]

그동안 숙련도가 쌓인 일양지의 성취가 높아졌다.

4성에 오른 일양지의 위력이 더욱 강력해졌고, 이어지는 기검에 주변에 있는 좀비들이 쓰러져 나갔다.

좀비들의 키가 제각각이었지만, 수평으로 휘두른 검격에 휩쓸리면 대부분이 머리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다.

당연히 놈들은 무너질 수밖에 없었고 포인트를 획득했다던 알림이 미친듯이 떠올랐다.

[최하급 좀비를 처치했습니다. 10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최하급 좀비를 처치했습니다. 10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고작 10포인트였지만, 그 수가 수인만큼 쌓이는 포인트도 늘어났다.

"후우. 후우."

거친 숨을 몰아쉰 그는 남은 좀비를 확인하며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곧바로 단약을 입에 넣으며 다이스케를 불렀다.

"기운은 어느 정도 회복했어?"

"이제는 엄청 당연하다는 듯이 말한다?"

"그러면서 목은 왜 내미는 건데?"

"그건……"

뒤늦게 스스로의 행동을 자각한 다이스케는 멋쩍어하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냥 손을 잡으면 안 되는 거냐? 꼭 목을 틀어쥐어야……"

"남자끼리 손을 잡는 것도 보기 좋은 모양새는 아니지."

"미친! 깍지를 끼라는 게 아니잖아!"

"아무튼 기운은 어느 정도 회복한 거야?"

"그렇게 많지는 않아. 이제 겨우 절반 정도?"

"우선 반은 가지고 갈 테니까, 최대한 빨리 회복해라."

"그, 그래. 알았어."

막상 큰 도움을 주는 쪽은 다이스케였지만, 강준우는 오히려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얼떨결에 답을 한 다이스케는 이상함을 느꼈다.

하지만 손목을 통해서 빠져나가는 마나에 말을 잇지 못 했다.

'크흡.'

누군가에게 기운을 빼앗기는 것 자체가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다.

헛바람을 집어삼킨 그는 너무나 빨리 모이는 기운에 의아해하며 의도적으로 힘을 막아냈다.

그냥 가벼운 반항이었지만, 그런 반항은 큰 효과가 없었다.

'뭐야? 이건 뭐…… 반항을 하든 말든 달라질 게 없잖아?'

그래도 마나를 제 의지에 두면 크게 빼앗기는 기운이라도 줄어들 거라고 생각했지만, 큰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짜증 섞인 강준우의 전음이 뒤를 이었다.

- 무슨 짓이야?

"크흡. 그, 그냥 한 번……"

가진 기운이 더 거칠게 빠져나갔다.

다이스케는 괜한 짓을 벌였다는 사실에 후회했지만, 강준우는 어느새 그의 손을 놓고, 좀비를 향해 뛰어들었다.

예의 일양지와 형상기검이 좀비들을 휩쓸었다.

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다이스케는 혀를 내두르며 뇌까렸다.

"완전 거머리네. 한 번 걸리면 떨쳐낼 수 없겠는데?"

다른 사람의 기운을 강탈하는 방법.

마냥 위험하고 찝찝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나빠 보이지 않았다.

다이스케는 비슷한 마법을 떠올리며 상점창을 띄웠다.

'마나 드레인이라.'

비교적 높은 등급에 위치해 있는 마법이었다.

이 마법을 익히는 것도 나빠 보이지 않았지만, 선결 조건을 확인한 그의 표정이 절로 구겨졌다.

'후우. 이건 익힐 수가 없겠네.'

복잡한 조건에 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떠오르는 상념을 떨쳐낸 그는 다시 마나를 회복하기 시작했다.

당분간은 물약 신세를 면치 못할 것 같았다.

***

[형상기검이 3성으로 올라섭니다.]

[형상기검의 위력이 증가합니다.]

[기검 형성에 필요한 내공이 줄어듭니다.]

[만들어진 기검의 형태를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등급 외의 무공이었던 형상기검의 성취가 올랐다.

1성 차이였지만 달라진 변화는 생가보다 많았고, 새로운 사실을 확인한 강준우는 손에 쥔 기검을 확인했다.

'형태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일양지가 쏘아지면서 만들어진 기검은 가느다란 세검 형태였다.

길이는 생각보다 길었지만, 형태를 변화 시킨다는 생각을 가지지는 못했다.

가만히 기검을 살피던 그는 남은 기운을 흘러 넣었다.

파츠츠츠.

가진 힘이 전해지자 기검의 형태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가 의도했던 것처럼 형태가 변했지만, 그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조금 더 넓어지고, 완만하게 휜 검신을 바라보던 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직까지는 힘들겠는데?'

사용하는 게 쉽지 않았다. 성취도 부족했고, 소진되는 내공의 양도 무시할 수 없었다.

아무리 필요한 내공이 줄고, 천마신공의 성취가 늘어나면서 내공의 양이 커졌다고는 하지만, 기검을 유지하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남은 기운을 다시 갈무리한 그는 현철보검을 꺼내들었다.

달려들던 좀비 떼들의 대부분이 쓰러졌다.

남은 놈들이라고 해봐야 고작 십여 마리가 전부였다.

굳이 기운을 많이 잡아먹는 무공을 사용할 이유가 없었다.

기운을 증폭시키는 현철보검을 이용한 그는 마저 남은 놈들을 쓰러뜨리고 뒤로 물러났다.

"이제 끝난 거야?"

"그래."

"아직 마나가 부족한데."

"괜찮아. 남은 놈들은 다 처리했으니까."

"그래. 고생했다."

제대로 된 마법도 통하지 않는 놈들을 처리한 강준우의 모습에 다이스케의 태도가 누그러졌다.

확실히 앞에 있는 놈은 볼 때마다 성장하는 것 같았다.

'1분 전보다 진화한다는 게 이런 건가? 나는 그대로인데.'

오히려 가지고 있던 포인트가 더 줄었다.

나름 마나를 채운답시고, 단약을 먹은 그는 벌써 좀비들을 끝낸 강준우를 뒤로하고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상황은 끝나지 않았다.

강준우가 기운을 회복하기 전에 다른 움직임이 감지됐다.

'뭐지?'

멀리서 느껴지는 큰 덩어리들의 움직임.

뿌연 하늘에 제대로 된 시야가 확보되지 않았지만, 다이스케는 불안함을 느꼈다.

"설마, 다른 놈들이 오고 있는 건가?"

"다른 놈들이라니?"

"…… 저기에서 덩어리들이 움직이고 있는 것 같아."

다이스케의 말에 기운을 회복하던 강준우는 안력을 돋웠다.

내공을 눈으로 밀어 넣자, 흐릿한 시야가 조금 더 명확해져만 갔다.

'흐음.'

다이스케의 말처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엄청난 놈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문제는 그렇게 몰려드는 놈들이 향하는 곳이 바로 두 사람이 있는 곳이었다.

"우리를 눈치챈 걸까?"

"글쎄."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공교롭지 않아?"

"……."

강준우는 다이스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근처에 모여 있던 놈들이라면 이해라도 하겠지만, 치열하게 싸울 때까지 보이지 않던 놈들이었다.

이상함을 느낀 그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기감을 펼치며 주변을 살폈다.

'다른 놈이 있는 건…… 응? 뭐지?'

주변 상황에 주의를 기울이자 이질적인 기운이 느껴졌다.

이상함을 느낀 그는 다이스케에게 은밀하게 말했다.

- 여기에서 기다리고 있어.

"……."

진지한 말이었다.

다이스케는 말을 아끼며 만약의 상황에 대비했고, 태연한 모습을 보이며 다가오는 좀비 떼에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그런 다이스케를 뒤로한 강준우는 빠르게 움직였다.

유령보를 밟은 그가 순식간에 자취를 감췄다.

'쉽게 파악할 수 없는 기운을 가진 놈이라니.'

기운 자체가 완전히 달랐기 때문에 근처에 있어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상함을 느끼고 신중하게 주변을 살피자, 그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아주 얕으면서도 어두운 기운을 흘리는 놈이었다.

옷도 까만 복장이라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다른 좀비들과는 느낌이 또 달랐다.

강준우는 낯선 놈을 향해 빠르게 달려들었고, 어마 지나지 않아서 놈의 근처로 다가갈 수 있었다.

다이스케를 주시하는 한 존재.

하지만 그의 시선은 그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찾아내고 있었다.

'어떻게 된 거지? 다른 한 놈은…… 어디로 간 거지?'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마법사 옆에 있었던 놈이 순식간제 자취를 감췄다.

뭔가 불안함을 느낀 그는 급하게 마법을 펼치며 만약의 상황에 대비했다.

쉬이익. 채앵.

"크흑!"

"촉이 좋은 놈인가?"

"어, 언제?"

불안해하며 펼친 실드가 사라졌던 놈의 검격에 깨져 나갔다.

다행히 일검을 막아낼 수는 있었지만, 그렇다고 상황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었다.

"마법사였나?"

강준우의 뇌까림에 실드를 펼쳤던 자는 급하게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그대로 놈을 놓칠 강준우가 아니었다.

파앗.

그는 곧장 바닥을 박차며 놈을 쫓았다.

그 와중에 검격을 뿌리며 물러날 방향을 막아섰고, 뒤로 빠져 나가려던 자는 기겁하며 마력을 끌어 올렸다.

쉬이익.

'사라졌어? 블링크?'

마력이 느껴지기 무섭게 뒤쫓던 자의 몸이 순식간에 멀어졌다.

그렇게 멀지 않은 곳이었지만, 놈을 잡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이 필요할 것 같았다.

공중에 떠오른 놈의 모습에 강준우는 곧바로 검기를 뿌렸다.

쐐에엑.

모습을 드러낸 놈이 다시 마법을 사용할 수 없게 시간을 벌 생각이었다.

검기를 날린 그는 곧장 한 사람을 불렀다.

"다이스케!"

그의 외침에 준비하고 있던 다이스케가 마법을 펼치며 그와의 거리를 좁혔다.

그리고 자신 있게 소리쳤다.

"빨리 타!"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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