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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에 천마신공-155화 (155/254)

제 155화

<갑옷을 입은 사람들>

계속해서 펼치는 천마기멸격은 모두에게 큰 충격을 남겼다.

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권우철도 말을 잇지 못 했다.

'그래도 어느 정도는 따라잡은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강준우는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멀어져 있었다.

그렇게 힘을 쏟아낸 강준우가 다시 되돌아왔고, 권우철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괜찮아? 이제 우리가 상대할까?"

"아니야. 저놈들은 내가 처리할 게."

"혼자서 괜찮겠어? 사용한 내공이 어마어마한 것 같은데."

"아직도 서너 명은 더 남아있는 것 같으니까. 괜찮을 거야."

"서, 서너 명이라니?"

알 수 없는 말에 그는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강준우는 한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형은 기운이나 회복해 둬. 아직 지켜보고 있는 눈이 많은 것 같으니까."

"……."

강준우의 말에 권우철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떨어져 나간 무리들이 그들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들 역시 강준우가 펼친 무공의 경천동지할 위력에 놀란 듯한 눈치였다.

'준우가 일부러 저런 모습을 보이는 건가?'

굳이 천마기멸격을 펼치면서 좀비를 상대할 이유가 없었다.

처음에 움직였던 것처럼 좀비들 사이를 파고들면서 놈들을 쓰러뜨리는 게 더 나을지도 몰랐다.

아무래도 떨어져 나간 사람들을 의식해서 강한 위력을 내보이는 것 같았다.

허튼 생각을 하지 못 하도록 경고의 의미를 담은 것 같은 공격에 권우철은 쓰게 웃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저런 모습이 더 어울리는 거겠지?'

상황을 떠올린 그는 씁쓸해하며 남은 기운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유키코는 다시 다가오는 강준우의 모습을 바라보며 뇌까렸다.

"도대체 내공이 얼마나 많은 걸까?"

"우리들이 가진 내공정도?"

"뭐야? 완전히 괴물이잖아?"

기운을 회복하던 다이스케의 대답에 유키코는 혀를 내둘렀다.

아직 그 의미를 알지 못한 그녀로서는 당연한 반응이었지만, 다이스케는 그런 반응을 뒤로하고 다시 기운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강준우는 백선화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김연희에게 했던 것처럼 뭔가를 건넸다.

그게 단약이라는 것을 확인한 백선화는 머뭇거렸다.

이미 다이스케와 김연희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확인한 그녀로서는 쉽게 손을 내밀 수 없었다.

하지만 강준우의 시선에 어쩔 수 없이 그것을 받아들었고, 기운을 회복하던 김연희는 뒤늦게 눈을 뜨며 그녀를 만류했다.

"안 돼! 그건 미끼야. 받지 마!"

"미, 미끼? 미끼라니?"

"그걸 받으면……"

"흐읍!"

너무 늦었다.

백선화도 강준우가 건넨 미끼를 물었고, 곧 빠져나가는 기운에 말을 잇지 못했다.

그렇게 강준우는 기운을 회복하며 다시 천마기멸겁을 펼쳤다.

콰과과과광.

강력한 공격에 좀비들이 휩쓸려 나갔고, 다시 건네는 단약에 하야테는 고개를 떨구며 단약을 받아들였다.

[천마기멸격이 2성으로 올라섭니다.]

[천마기멸격의 위력이 증가합니다.]

'후우. 도대체 몇 번을 쏟아낸 건지.'

굳이 천마기멸격을 펼치면서 좀비들을 상대한 이유는 그 성취를 올리기 위해서였다.

곧 2성으로 올라설 수 있을 정도의 숙련도를 확인하며 그 무공을 고집했고, 결국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었다.

권우철이 생각했던 것처럼 남은 자들을 견제하려는 의도도 있었지만, 그것보다는 천마기멸격의 성취를 올리려는 이유가 더 컸다.

2성으로 오른 천마기멸격.

그는 그 사실에 만족하며 남은 기운을 살폈다.

'내공은 오히려 더 늘어난 건가?'

마법사라고 할 수 있는 네 명의 기운을 흡수하고, 그 힘으로 천마기멸격을 펼쳤다.

그 와중에 오히려 다른 힘을 내공으로 받아들이자 남은 내공은 처음보다 더 늘어났다.

이대로라면 멀리 떨어져 있던 사람들이 공격을 감행한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어어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그는 남아 있는 좀비들을 확인하며 힘을 끌어 올렸다.

이 기회를 빌어서 이번에 얻은 무공을 사용해 볼 생각이었다.

'천마복룡파라.'

천마신공과 갈래를 함께 하는 힘으로 천마신공을 토대로 펼칠 수 있는 또 다른 무공이었다.

파츠츠츠츠.

기운을 끌어올리기 무섭게 검신에서 검기가 피어올랐다.

기존에 사용했던 검기와는 형태가 조금 달랐다.

생겨난 검기의 일부가 검신 주변을 회전하면서 와류를 생성하고 있었다.

'검기를 이런 식으로 만들면서 파괴력을 더 키우는 건가?'

가만히 그 기운을 가늠하던 그는 남은 좀비들을 향해 움직이며 검을 휘둘렀다.

이렇다 할 초식을 사용하지는 않았다.

그저 가볍게 검을 휘두르며 위력을 확인할 생각이었지만, 나타난 위력에 깜짝 놀랐다.

콰드드득.

가볍게 스친 일격에 좀비들의 몸이 터져나갔다.

베었다기보다는 파괴했다는 표현이 더 정확했다.

검격에 스친 놈들의 몸의 일부가 사라졌다.

회전하는 검기가 파괴력을 더했고, 그 힘에 휩쓸린 놈들이 너무나 무기력하게 쓰러졌다.

'위력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강하잖아?'

천마신공과 관련된 무공이 여럿 있었다.

천마복룡파는 조건이 충족되지 않아서 익힐 수 없던 무공 중에 하나였다.

실제로 강기를 사용할 수 있어야만 익힐 수 있는 무공이었지만, 운이 좋았던 것 같았다.

'견고한 판금 갑옷하고 천마복룡파까지. 나쁘지는 않네.'

손에 넣은 것들은 그의 힘을 더 키워주는 것들이었다.

아직 갑옷과 무공이 익숙하지 않았지만, 시간을 들이면 제대로 된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견고한 판금 갑옷이라.'

내공을 주입하는 만큼 방어력을 높일 수 있는 귀물이었다.

떠오르는 설명을 확인한 강준우는 그제야 일양지를 막았던 오민중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었다.

***

"엄청난 놈이잖아? 저놈이 그때 말했던 그놈인 것 같은데?"

"그런 것 같네."

멀리서 강준우의 활약을 바라보던 정우일과 남은 사람들은 놀라워하며 뇌까렸다.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언급했던 강준우라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굳이 저런 위력을 내보이는 걸 보면…… 경고를 하고 있는 건가?'

정우일은 강준우의 의도를 읽으며 입술을 깨물었다.

생각지도 못한 놈의 등장으로 그동안 계획했던 것이 모두 어긋난 것 같았다.

"이게 다 오민중. 그 새끼 때문이야! 씨발."

"우일아. 보는 사람이 많아."

"……."

짜증 섞인 그의 말에 주변에 있던 사람이 주의를 줬고, 정우일은 말을 아꼈다.

하지만 이 상황이 달갑지만은 않았다.

'오민중. 그 병신 같은 새끼!'

이미 한차례 주의를 줬었다.

어설프게 욕심을 채우다가는 사단이 날 거라고,

'안 봐도 비디오지. 씨발, 적어도 상대를 봐가면서 까불었어야 할 거 아니야?'

연신 들려오는 굉음과 엄청난 위력만 보면 도저히 상대가 될 것 같지 않았다.

지금 모두가 덤빈다고 하더라도 저 정도의 공격이라면 그들이 이길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었다.

그 정도로 강자를 은밀하게 처리하려고 했던 오민중.

죽어도 싼 놈이었다.

'그 호구를 버려야 한다는 게 아쉬운데.'

무리를 이끌고 있었다고 하지만, 권우철은 다루기 쉬운 사람이었다.

오히려 그 뒤에 있던 김연희라는 년이 더 까다로웠다.

그와 일행이 계속 권우철 옆에 붙어있었던 이유는 바로 그런 권우철을 이용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이곳에서 유독 강한 힘을 내고 있었다.

더군다나 마음이 모질지 못해서 조금만 정에 호소하면 뜻대로 이끌 수 있었다.

나중에 적의 우두머리라고 할 수 있는 놈을 상대할 때까지 충분히 이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변수가 나타난 것이다.

쉽게 상대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변수였다.

'차라리 잘 된 건가? 괜히 같이 움직였다면……'

제대로 된 포인트를 얻을 수 없었을 것 같았다.

문제는 앞으로 우두머리라고 할 수 있는 놈을 상대하는 일이었다.

지금 보인 모습만 봐서는 이곳의 우두머리도 강준우라는 놈의 손에 들어갈 게 분명했다.

'흐음. 그놈은 내가 잡아야 하는데.'

가장 큰 전력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오민중이 쓰러지고, 함께 움직였던 중요한 전력이 빠져나간 상황이었다.

비록, 다른 사람들은 많이 남아 있었지만, 이들과 함께 한다고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소수 정예로 움직여야만 하나?'

고심하던 그는 곧 생각을 정리했다. 그리고 떠오른 생각을 감추며 사람들을 이끌기 시작했다.

정우일은 환한 웃음을 지어 보이며 사람들을 독려했다.

***

"기운은 모두 회복한 거야?"

"아니. 아직 멀었어."

"도대체 뭘 한 거야? 움직인 건 준운데, 왜 너희들이 힘들어하는 거야?"

"선배! 모르면 좀 닥쳐 줄래?"

"……."

권우철은 싸늘한 김연희의 말에 말을 아꼈다.

그녀뿐만 아니라 유키코를 제외한 모두의 날선 시선이 그에게로 향했다.

'하아. 그동안 대장이라고 추켜세울 때는 언제고.'

이제야 제 역할을 찾은 것 같았다.

정우일과 다른 사람들의 존중을 한 몸에 받았던 그가 다시 평소의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절로 한숨이 새어나왔지만, 오히려 마음은 더 편했다.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 움직이던 그인지라 마음이 무거웠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그나저나 이제 어디로 가야 하는 거야?"

"글쎄. 우선 목표는 저쪽으로 잡았는데……"

"저기? 저쪽에 뭐가 있는데?"

따로 방향을 잡을만한 게 없었다.

멀리 보이는 돌산을 제외하고 특별한 건물이 보이는 것도 아니었다.

"우리가 처음 발을 내디딘 곳이 저쪽이었거든."

"……."

"아마도 가장 끝인 것 같았어. 좀비들도 많지 않았고."

"저쪽 방향으로 좀비가 몰려 있는 것 같더라고. 놈들을 이끄는 수장들이 저기에 있지 않을까 해서 저기로 움직이고 있었지."

그들의 설명에 강준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좀비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에 강한 놈이 있을 것은 당연했다.

"그 임무는 같은 건가?"

"죽은 자들을 영면에 들게 만드는 거?"

"같나 보네."

이곳에서 확인한 임무도 다른 것 같지 않았다.

다이스케의 말을 곱씹던 유키코는 혀를 내두르며 말했다.

"그럼 이곳에 있는 모든 좀비를 다 쓰러뜨려야 한다는 걸까?"

말을 내뱉으면서도 엄두가 나지 않았다.

드넓은 공간에는 아직도 많은 놈들이 남아 있었다.

지금 이곳으로 와서 상대한 놈들의 수가 상당했지만, 그마저도 극히 일부였다.

"이만한 놈들을 다 상대하는 게 가능할까?"

"모두 죽일 필요는 없을 거야."

"그게 무슨 말이야? 모두 죽일 필요는 없다니?"

"적당히 없애면 임무가 완료되더라고."

"……."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에 모두가 의아해했지만, 다이스케는 이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다시 입을 열었다.

"뱀파이어들을 잡을 때도 그랬거든. 외성의 뱀파이어들을 토벌하라고 했던 임무였는데, 어느 정도 처리하니까 그냥 임무가 완료되더라고."

"뱀파이어라니?"

처음 듣는 말에 유키코는 의아해하며 되물었다.

다이스케는 그녀의 물음에 설명을 이어갔다.

"여기 오기 전에 다른 도시에 있었거든. 광란의 축제가 벌어지는 도시."

"너희들이 거기에 있었다고?"

"맞아. 거기에서 이곳으로 오는 길이야."

"그럼 거기에 있는 놈들을 모두 쓰러뜨렸다는 거야?"

"그러니까 여기에 있을 수 있었겠지?"

왠지 뿌듯해 하는 다이스케의 모습에 하야테는 미간을 찌푸렸다.

하지만 그들은 상당히 놀랐다.

"어쩐지 주변에서 찾을 수가 없더라니. 정말로 다른 도시를 선택한 거잖아?"

"왜 그쪽을 선택한 거야?"

"맞아. 너라면 당연히 죽은 자들의 도시를 선택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김연희와 백선화는 의아해하며 강준우를 바라봤다. 하지만 그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광란의 축제라는 말에 혹한 거지? 하여간 남자들이란."

"헛소리는 그만하고. 그만 움직이는 게 어때?"

"…… 불리할 때만 말을 돌리지."

투덜거리는 김연희의 모습이 오랜만이었다.

문득 괜히 이곳으로 들어왔다는 생각이 스쳤지만, 쓸만한 물약을 버리는 것도 좋은 선택은 아니었다.

"그럼 계속 좀비들을 상대해야 하는 건가?"

"그건 너무 힘들지 않을까?"

"무슨 걱정이야. 저 인간이 있는데."

"하긴."

강준우와 함께 한다는 사실에 두려울 게 없었다.

하지만 그라고 체력에 무한할 수는 없었다. 내공이야 다른 사람들을 통해서 채울 수는 있겠지만, 체력은 아니었다.

잠재력을 끌어 올려주는 건곤대나이로 체력이 향상됐다고는 하지만 모두를 상대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었다.

"아, 그쪽으로 움직이는 건 어때?"

"그쪽이라니?"

"지하로 이어진 통로가 있더라고. 거기에도 뭔가 있을 것 같던데."

"지하로 이어진 통로?"

처음 듣는 말에 모두는 놀라며 되물었다.

모두의 주목을 받은 다이스케는 의기양양해 하며 그들을 이끌었다.

[작품 후기]

코멘트, 추천, 선작은 큰 힘이 됩니다.

되도록이면 명절에도 연재를 이어갈 생각이지만,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명절 잘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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