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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에 천마신공-158화 (158/254)

제 158화

<통로가 이어진 곳>

강준우는 백선화와 함께 앞으로 나섰다.

죽은 자들의 기운을 아직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에 정령의 도움이 필요했다.

동굴에서도 그랬지만, 이곳에서도 정령은 큰 도움이 됐다.

그가 확인할 수 없는 부분을 찾아내는 중급 정령의 도움으로 벽 너머에 있는 놈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미 한 번의 경험이 있던 백선화는 조금 더 능숙하게 정령을 움직였다.

오히려 정령의 도움으로 벽을 부수자, 더 안전하게 놈들을 상대할 수 있었다.

쿠르르릉.

벽이 무너지자, 예의 언데드 오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을 향해 적의 어린 시선을 옮기는 놈들의 모습에 남아 있던 일행들이 숨을 죽였다.

'흐음.'

상대하기 까다로운 놈들이었지만, 강준우는 개의치 않았다.

이미 한차례 부딪친 적이 있었기 때문에 놈들을 어떤 식으로 상대하는지 파악한 이후였다.

그는 무너진 벽으로 뛰어들었다.

입구라고 할 수 있는 곳에서 놈들을 가로막은 그는 날아오는 기운을 막아냈다.

티디딩. 티디딩.

검막을 펼치며 공격을 받아낸 그는 어느새 가까이 다가온 놈을 향해 일양지를 쏘아냈다.

쐐에엑. 푸욱.

강한 관통력을 가진 힘이 언데드 오크의 머리를 노렸다.

날아오는 위협적인 힘을 감지한 놈이 급하게 무기를 들어 올리며 공격을 흘려냈지만, 강준우는 곧바로 형상기검을 펼치며 공격을 이어갔다.

천마기멸겁 같은 위력적인 공격을 이용하면 어렵지 않게 놈들을 잡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기회에 다른 무공의 숙련도를 올릴 생각이었다.

'어차피 포인트도 주지 않는 놈들이라면……'

이런 식으로 무공의 숙련도를 올리는 게 최선이었다.

그는 곧바로 형상기검을 펼쳤다.

그리고 번뜩 스치는 생각에 천마신공의 기운을 끌어 올리며 새로운 힘을 쏟아냈다.

쉬이익. 콰드득.

일양지로 만들어낸 기검의 형태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길게 뻗어난 기검 주변으로 강한 와류가 만들어졌다.

주변의 기운이 회전하기 시작했고, 달라진 위력이 그대로 앞을 가로막은 언데드 오크의 머리를 터뜨렸다.

"크아아아!"

위협적인 공격에 옆에 있는 놈이 크게 소리치며 널따란 도를 뿌렸다.

강준우는 날아오는 도격을 받아내기 위해서 기검을 뿌렸고, 천마복룡파가 섞인 기검은 그대로 날아오는 도를 튕겨냈다.

콰앙.

기검과 부딪친 도는 힘없이 밀려났다.

기검 주변에 생성된 와류는 어렵지 않게 도격을 쳐냈다. 그리고 드러난 빈틈을 수월하게 파고들었다.

찰나의 순간 나타난 빈틈에 일섬을 섞은 무영검이 제 역할을 다했다.

퍼석.

언데드 오크의 머리는 마치 지워지듯이 사라졌다.

머리통을 잃은 놈이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동시에 낯설 알림이 뒤를 이었다.

[피어를 획득하였습니다. 기존에 가진 동일한 능력으로 피어의 숙련도가 상승합니다.]

[피어가 7성으로 올라섰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능력이 성장했다.

그 많은 놈들을 처리했지만, 지금까지 제대로 된 보상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1/10로 줄어든 포인트는 물론이고, 다른 능력이 전해지지도 않았다.

더 강해진 힘에 비해서 얻은 게 많지 않았지만, 한 번에 피어의 성취가 올라선 것만 보면 그래도 상대할 가치는 있었다.

'요즘에는 피어를 쓸 일이 많지 않았는데.'

따로 피어를 쓸 일이 없었다.

크게 효과를 볼만한 상대가 있지도 않았다.

그나마 다른 사람들을 상대하는 것이면 모르겠지만, 그런 상황이 많지 않았다.

이제는 그마저도 대비를 하고 있었다.

피어로 누군가를 묶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피어라. 천마후(天魔吼)였던가?'

천마신공과 관련된 다른 무공을 익힐 조건 중에 피어가 있었다.

따로 피어의 성취를 올릴 생각이 없었던 그는 새롭게 오른 성취를 확인하며 천마후를 배울지에 관해서 고민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보다 언데드 오크를 상대하는 게 먼저였다.

떠오르는 상념을 뒤로한 그는 마저 기검을 휘두르며 남은 오크들을 공격했다.

콰앙. 콰앙. 콰드득.

날아오는 기운과 부딪치기 무섭게 언데드 오크들의 공격이 튕겨져 나갔다.

상대하는 놈들은 기검 주변에서 회전하는 힘을 감당할 수 없었다.

물론, 강준우에게도 강한 반발력이 전해졌지만, 그런 충격은 건곤대나이의 힘으로 충분히 해소할 수 있었다.

사량발천근의 무리와 건곤대나이의 공능은 그런 충격에서 자유롭게 만들어줬다.

언데드 오크와 상대하는 과정에서 익힌 무공들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었다.

'확실히 숙련도를 빠르게 올릴 수 있겠는데?'

익히고 있는 무공 대부분이 서로 연계되어 있었다.

작은 부딪침만으로도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숙련도가 올랐다.

개중에 가장 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은 이번에 얻은 새로운 무공이었다.

천마신공을 바탕으로 한 천마복룡파는 강한 위력을 내보였다.

'확실히 달라졌네. 천마신공이 제대로 힘을 내고 있는 건가?'

천마군림보나 천마기멸격 같은 힘과는 달랐다.

천마복룡파는 한 번에 강한 힘을 쏟아내면서 상대를 살상할 수 있는 힘이라기보다는 계속 유지되는 힘이었다.

강한 위력을 가진 천마신공과 합이 잘 맞는 무공이었다.

처음부터 천마신공과 천마복룡파를 얻었다면 큰 어려움이 없을 거라는 생각이 스쳤다.

'최소한 검기를 뽑아낼 수 있을 때라야 제 위력을 낼 수 있었겠지만.'

어찌 됐든 손에 넣은 힘은 만족스러웠다.

강준우는 수월하게 놈들을 상대했다.

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일행들이 놀랄 정도였다.

"한 번 부딪친 것만으로도 저렇게 안정적인 사냥이 가능하다는 건가?"

"혹시, 저 인간…… 천재가 아닐까?"

"천재?"

"남다르잖아? 처음부터 같이 시작했는데 유난히 특출 난 걸 보면……"

"인성이 남달라서 그런 건지도 모르지."

"……."

모두는 천재라는 말보다 인성이라는 말에 공감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누구 하나 쉽게 입을 열수 없었다.

이어지는 강준우의 행동은 지금까지 보인 모습과는 또 달랐다.

쉬이익. 콰과과광. 콰과광.

다시 펼친 천마기멸격이 통로를 뒤흔들었다.

곧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강한 충격이 전해졌지만, 이번에 펼친 천마기멸격의 위력은 이전과는 또 달랐다.

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일행들도 마찬가지고, 강준우도 깜짝 놀랄 정도로 달라져 있었다.

'이게…… 이런 식으로 펼치는 것도 가능했던 건가?'

같은 천마기멸격이었지만, 이번에 펼친 것은 경천동지할 위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앞에 있는 언데드 오크들은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겨우 서너 마리가 남아 있었지만, 놈들조차 그 위력에 놀랐는지 쉽게 움직이지 못 하는 모습을 보였다.

"후우. 후우."

강준우는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소진한 내공은 더 커질 수밖에 없었지만, 위력은 확연히 달라졌다.

'천마복룡파를 섞은 천마기멸격!'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 기운을 섞어봤다.

형상기검을 펼치면서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천마복룡파고 위력을 높일 수 있었다.

천마기멸격도 가능할 거라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 생각이 주효했다.

전방을 가득 채운 검기 하나하나에 강한 와류가 만들어졌다.

유형화된 기운이 회전하면서 위력이 강력해질 수밖에 없었다.

회전하는 검기는 강한 관통력을 보였고, 남아 있던 언데드를 휩쓸며 주변을 초토화 시켰다.

정작 자신이 펼치고도 놀랄 정도의 위력이었다.

"괜찮아?"

"어? 어. 나머지는 맡길 게."

"그, 그래."

그들이 상대하기 쉬운 수를 맡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물러나는 강준우를 대신해서 권우철과 유키코가 움직였다. 그리고 남은 사람들은 헌혈을 하듯 자연스럽게 팔을 내밀며 강준우에게 힘을 나눠줬다.

***

'천마신공과 다른 무공들이라.'

자리를 잡고 휴식을 취하는 강준우의 머릿속은 천마신공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일전에 펼친 천마기멸격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천마복룡파를 섞은 천마기멸격의 위력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천마신공을 토대로 펼치는 여러 무공들.

그리고 그 무공들의 힘이 섞이자 다른 무공으로 변했다.

중요한 것은 그런 천마기멸격이 아직도 제대로 된 위력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강기로 펼치는 천마기멸격이야말로 제대로 된 천마기멸격이라고 할 수 있었다.

'제대로 된 천마기멸격은 얼마나 대단하다는 거지?'

장작, 공격을 펼친 그조차 상상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만큼 강준우는 강해졌다.

그동안 성장하고 상황에 맞춰서 적절한 무공을 사용하면서 제 위력을 끄집어내는 것도 있었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아직도 천마신공의 위력을 제대로 끌어내지 못 하고 있다는 뜻이겠지?'

그의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는 생각의 중심이 되는 질문이었다.

그가 힘을 낼 수 있는 원천인 무공이 바로 천마신공이었지만, 확실히 그 힘을 모두 사용하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는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무공을 사용하고 초식을 펼쳤지만, 조금 더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았다.

"뭐야? 왜 그렇게 심각한 거야?"

"……."

"안 움직여? 계속 여기 있을 거야?"

김연희는 고민하던 그를 방해했다.

가만히 그녀를 째려보던 강준우는 그만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차피 지금 그런 고민을 한다고 달라질 것 같지 않았다.

그저 남은 천마신공의 다른 무공을 익히면서 조금씩 적응을 해나가는 게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휴식을 취하던 사람들도 준비를 끝냈다.

이제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지만, 백선화가 곧바로 중급 정령을 불러냈다.

"노움!"

쿠구구궁.

바닥에서 솟아나는 익숙한 형태의 정령.

그녀는 곧바로 노움을 움직이며 여전히 길게 이어진 통로의 벽을 확인했다.

하지만 그때 유키코가 그들을 불러 세웠다.

"잠깐만."

"…… 왜? 뭐가 잘못 됐어?"

"조금만 더 효과적으로 움직이는 건 어때?"

"효과적으로 움직이자니?"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에 백선화가 되물었다.

"죽은 오크라는 놈들이 얼마나 많이 남아있는지 모르잖아?"

"그건 그렇지."

"거기에 웨어 울프 대전사라는 놈들도 남아있을 지 모르고."

"……."

오크가 나타난 걸로 봐서 웨어 울프 대전사들이나 고블린 족장이 남아 있을 지도 몰랐다.

실제로 고블린 족장들이 먼저 모습을 드러내야 했지만, 그들은 오크 우두머리들을 먼저 마주했다.

갑자기 그런 사실을 언급하는 유키코의 말이 의문이었지만, 모두는 말을 아끼며 그녀의 말을 경청했다.

"그래서 그 시간을 줄이는 건 어떨까하고."

"시간을 줄여?"

"어떻게? 우리끼리 역할을 분담한다고 해도 힘들지 않을까?"

"그래. 그냥 안전하게 이런 식으로 움직여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나도 권 상하고 비슷한 생각이야. 어차피 포인트를 많이 주는 것도 아닌데."

괜히 욕심을 부리는 것보다는 이 상황을 고수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강준우에게 마나를 강탈당하고 있었지만, 오히려 가지고 있는 마나 연공법의 성취를 올릴 수 있었다.

그동안 간과하고 있던 것의 중요함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마나 연공법을 얻은 그들은 나름 만족하고 있었지만, 이어지는 유키코의 말에 남은 사람들은 경악했다.

"몰이사냥도 나쁘지 않을 것 같거든."

"모, 몰이사냥?"

"미친…… 그게 가능하리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황당한 말에 강준우를 제외한 모두가 격한 반응을 보였다.

웨어 울프들이나 오크들처럼 살아 있는 놈들이라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이미 힘을 키운 그들이라면 어렵지 않았지만, 문제는 상대할 놈들이 모두 죽은 놈들이라는 점이었다.

그것도 지금까지 상대했던 수장들이라는 게 더 큰 문제였다.

"마법도 통하지 않은 놈들을 몰아서 사냥하자고?"

"나는 반대!"

"나도!"

김연희의 말에 다이스케와 하야테가 동의하듯 말했다.

하지만 유키코는 황당하는 듯이 말했다.

"어차피 너희들은 싸우지도 않잖아?"

"너는…… 진짜 나빴다!"

"……."

진심으로 서운하다는 듯한 그들의 반응에 유키코는 말을 아꼈지만, 그녀는 강준우를 바라보며 말했다.

"어떻게 생각해?"

"글쎄. 형이 버틸 수 있을 지가 관건인데. 어때?"

"괜찮을까? 아무리 그래도 이런 놈들을 몰아서 사냥한다는 게……"

"그럼 우선 두 무리만 상대해 보는 건 어때? 어차피 통로는 하나니까, 그 정도면 그렇게 어렵지는 위험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

이미 강준우가 펼치는 무공의 위력을 확인한 그녀로서는 차라리 이렇게 움직이는 게 나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은 강준우도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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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남은 연휴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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