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손에 천마신공-165화 (165/254)

제 165화

<모습을 드러낸 놈들>

강준우는 어렵지 않게 열 마리의 언데드들을 처리했다.

언데드라지만 모인 놈들은 웨어 울프 대전사였다.

상당한 힘을 가진 놈을 너무나 쉽게 쓰러뜨린 것이다.

그만큼 검강이라는 능력은 강한 위력을 보였다.

따로 상대의 방어를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그저 무영검을 펼치며 놈들의 머리만 노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상대하는 놈들이 공격을 피하지 못하면 쓰러질 수밖에 없었다.

같은 능력이 아니면 막아낼 수 없을 정도로 강기는 절대적인 공격이었고, 효과는 뛰어났다.

남은 놈들을 처리하면서 가볍게 능력을 시험한 강준우는 들려오는 굉음에 다시 밖에 있는 통로로 빠져나왔다.

'흐음.'

가볍게 놈들을 처리한 그와 다르게 남아 있는 사람들은 치열한 싸움을 이어갔다.

안드레이를 비롯한 새로운 사람들이 합류하면서 그 수가 더 늘었다지만, 좁은 통로에서는 큰 힘을 발휘할 수 없었다.

콰과광.

커다란 굉음과 함께 통로를 가득 채우는 한기.

따로 갑옷을 손에 넣은 유키코가 적극적으로 움직이면서 웨어 울프 대전사들이 빠르게 쓰러져 나갔다.

그 틈을 파고들며 안드레이도 주먹을 뻗어냈다.

처음 접하는 언데드를 통해서 각자가 제 힘을 실험해봤지만, 그의 힘은 큰 영향을 끼칠 수 없었다.

딱딱하게 굳은 안드레이와는 다르게 뒤에 있던 니키타의 표정은 밝았다.

그녀는 나타난 놈들을 상대로 큰 영향을 발휘했다.

신성 마법을 사용하는 그녀의 힘은 언데드와는 상극이라고 할 수 있었다.

강한 위력을 내보이는 그녀의 공격에 웨어 울프들이 쓰러지는 속도가 더 빨라졌다.

"후우. 후우."

"완전 괴물이잖아?"

"뱀파이어들보다 이놈들을 상대하는 게 더 까다로운 것 같은데?"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는 그들은 저마다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직도 서너 마리의 웨어 울프 대전사들이 더 남아 있었다.

이곳에서 이전에 상대했던 대전사라는 놈들이 나타난 것은 상당한 충격이었다. 하지만 뒤에서 가만히 지켜보는 강준우의 모습이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뭐, 뭐야?"

"설마, 앞에 있는 놈들을 다 잡은 건 아니지?"

"다 잡은 것 같은데."

"미친!"

가만히 상황을 주시하는 그의 모습에 모두는 말을 잇지 못 했다.

권우철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은 이제는 그러려니 했지만, 이번에 언데드들을 처음 상대한 안드레이와 일행들은 경악했다.

머리를 터뜨리지 않은 이상, 쓰러지지 않은 놈들이었다.

겨우 열 마리가 전부였지만, 그런 놈들 가볍게 쓰러뜨리고 기다리고 있는 강준우의 모습은 경악 그 자체였다.

"다른 놈들이었을까? 오다가 보니까 오크로 보이는 놈들도 있는 것 같던데."

"우리가 싸운 놈들하고 똑같은 놈들이야."

"……."

힘겹게 놈들을 처리하고 다시 강준우와 마주한 그들은 그가 쓰러뜨린 놈들 역시 그들이 상대했던 놈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사실에 말을 잇지 못 했다.

새삼, 앞에 있는 인간이 요르문을 처리하고, 달려들던 고수를 쓰러뜨렸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인지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 여자도 다른 곳으로 움직인 거겠지.'

강준우와 작은 마찰이 있었던 정은수는 다른 길을 택했다.

그 사실을 떠올린 안드레이는 그런 그녀의 심정을 통감할 수 있었다.

떠오르는 상념을 뒤로한 그들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수가 늘어난 만큼 사용하는 기운은 더 줄일 수 있었고, 힘을 회복하는 시간도 길지 않았다.

어느 정도 서로의 힘을 확인한 만큼 어떤 식으로 움직일지 정할 수 있었다.

차라리 따로 움직이는 게 더 효과적인 것을 깨달으며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

"여기가 끝인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날수록 벽 너머에 있는 놈들을 쓰러뜨리는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그렇게 벽 너머에 있는 놈들을 쓰러뜨리면서 움직인 그들은 통로의 끝과 마주했다.

벽처럼 굳게 닫힌 문이 앞을 가로막았다.

"이건 벽이잖아? 막다른 길인가?"

"금이 가 있는 걸보면…… 문 같은데?"

"열어도 괜찮을까?"

견고한 그 모습에 누구 하나 섣불리 나서지 못 했다.

그때, 강준우가 앞으로 나섰다.

쿠구구구궁.

내공을 끌어 올린 그는 문을 밀었고, 육중한 소리와 함께 벽이 밀려났다.

움직이는 그의 모습에 뒤에서 지켜보던 사람들도 힘을 더하자, 문 뒤에 있는 공간이 드러났다.

열린 문 뒤쪽에 있는 끊긴 통로가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경사가 진 통로는 위쪽으로 향해 있었고, 그 모습을 확인한 권우철이 강준우의 의사를 물었다.

"어떡하지? 올라가 볼까?"

"……."

모두의 시선이 그를 향했지만, 강준우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언데드들이 모여 있는 건가?'

위에서 느껴지는 기운이 심상치 않았다.

수많은 놈들의 기감이 느껴졌다.

제법 강한 기운을 품고 있는 놈들이 여럿인 걸로 봐서는 평범한 장소가 아닌 것 같았다.

'여기에서 놈들을 상대하는 게 좋을까?'

잠깐 고민을 해봤지만, 만에 하나라도 통로가 무너진다면 더 위험해질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식으로 움직이는 게 모두에게 유리할 지를 고민했지만, 그 시간이 길지만은 않았다.

[되살아난 자들의 일부가 영면에 들었습니다.]

[갑작스러운 변화를 인지한 자들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모습을 감춘 자들이 나타납니다.]

문을 열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주어진 임무가 완료됐다는 알림이 전해졌다.

지금 상황은 뱀파이어를 상대했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주어진 목표를 완벽히 완수한 것 같지 않았지만, 또 다른 변수로 임무가 완료되면서 보상이 주어진 것이다.

[개인 보상이 주어집니다.]

[특정 무공의 성취가 100% 상승합니다.(무작위)]

기여도가 높았는지 무작위로 특정 무공의 성취가 상승한다는 보상이 주어졌다.

무작위로 오른 무공은 6성에 머물렀던 건곤대나이였다.

[건곤대나이의 성취가 올랐습니다.]

[건곤대나이가 7성으로 올라섭니다.]

[환골탈태를 거치면서 모든 잠재력이 활성화 된 상태입니다.]

[사량발천근의 이해도가 더욱 높아집니다. 건곤대나이와 관련된 무공의 위력이 상승합니다.]

잠재력을 활성화 시키는 건곤대나이.

무공을 익히고, 펼치기 완벽한 몸으로 변한 그에게는 더 이상의 변화가 없었다.

그만큼 몸 상태가 최적화가 됐다는 것을 의미했지만, 이미 배진격의 위력을 잘 알고 있는 그에게는 건곤대나이의 성취가 오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괜찮은 보상은 만족스러웠다.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알림을 전해들으며 놀라워하는 눈치였지만, 그런 감정은 계속 이어질 수 없었다.

- 네놈들은 뭐냐? 어떻게 여기로 들어온 거지?

탁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위로 이어진 통로에 한 존재가 모습을 드러내며 그들을 노려봤다.

솜털이 절로 곤두설 정도로 소름끼치는 목소리였다.

역광 때문에 놈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지만, 그를 마주한 모두는 강한 중압감을 느꼈다.

본능적으로 상대하는 놈이 보통이 아니라는 사실을 직감했다.

그리고 놈은 그런 직감에 부합하는 행동을 보였다.

- 죽어라!

가타부타 말이 없었다.

이곳에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죄를 지었다는 것처럼 곧바로 마법을 쏘아냈다.

위에서 그들을 가리키는 손짓과 함께 검은 어둠이 밀려왔다.

넓지 않은 통로를 가득 채우는 칠흑 같은 어둠은 그대로 그들을 집어삼킬 것처럼 다가왔고, 비교적 아래에 자리 잡은 그들은 머뭇거리다가 급하게 힘을 끌어올렸다.

"조심해! 홀리 라이트!"

권우철은 크게 소리치며 곧장 신성 마법을 사용했다.

쏟아낸 마법이 그대로 어둠을 두드렸지만, 그의 힘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널따란 호수에 작은 돌조각을 내던진 듯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뒤에 있던 사람들도 가만히 지켜보고 있지만은 않았다.

나키타 역시 신성 마법을 날렸고, 김연희를 비롯한 마법사들도 나름 공격을 쏟아내며 밀려오는 어둠을 막아냈다.

스르륵.

계속해서 그들의 공격을 흡수하던 어둠이 어느 순간 사라졌다.

상당한 힘을 잡아먹으며 소멸한 상대의 마법에 모두가 놀랐지만, 정작 그 마법을 쏘아낸 존재 역시 아무런 피해도 남기지 않고 사라지는 자신의 마법에 놀라워했다.

- 제법 힘이 있는 놈들인가? 이번엔 다를 거다!

예의 듣기 싫은 목소리를 내뱉던 자는 곧바로 힘을 끌어 올렸다.

아래에 있는 놈들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었다.

최소한 마법을 완성할 때까지 공격을 받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하며 제대로 된 힘을 끌어 올렸다.

하지만 근처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그는 깜짝 놀랐다.

"해골 바가지였잖아?"

- …….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들려오는 갑작스러운 소리에 놀란 자는 끌어 올린 마력을 바꿨다.

급하게 실드를 만들어냈고, 그 위로 강력한 일격이 날아들었다.

터엉.

다행히 상대의 검을 튕겨낼 수 있었다.

그조차도 눈치채지 못하게 근접한 놈의 움직임이 놀라웠지만, 그게 전부였다.

상급 리치는 그대로 뒤로 물러나며 마력을 움직였다.

앞에 나타난 놈을 그대로 날려버릴 생각이었지만, 그 순간 다시 한 번 평범한 검격이 날아들었다.

조금 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공격이었다.

쓸데없는 몸짓에 뒤로 물러나던 리치는 강준우를 비웃듯 소리쳤다.

- 그런 공격으로 내 실드를 뚫을 수 있다고……

콰지지직.

하지만 황당해하며 소리치던 리치는 말을 잇지 못 했다.

강준우가 휘두른 검에 강한 기운이 모여들었기 때문이다.

선명해진 기운은 그대로 실드를 잘라내며 안으로 파고들었다.

자연스럽게 실드를 잘라낸 힘에 기겁한 리치는 곧바로 마력을 끌어 올렸다.

곧바로 블링크를 사용할 생각이었다.

우선 거리를 벌리면서 이 상황을 벗어나려고 했지만, 그 순간, 낯선 기운이 파고들었다.

- 커헉!

"들어올 때는 네 마음대로지만, 나갈 때는 아니지."

천마군림보를 통해서 기운을 흘린 강준우는 머뭇거리는 리치의 몸을 베어냈다.

그나마 가장 많은 마력이 모이는 곳을 잘라냈지만, 놈의 마력은 몸 전체에 흩어져 있는 것 같았다.

서걱. 투욱.

너무나 쉽게 뚫린 실드와 함께 리치의 팔이 떨어져 나갔다.

마력을 가득 머금은 팔이 잘리자, 남은 마력이 흔들렸다. 하지만 상급 리치라면 이 정도의 마력은 충분히 제어가 가능했다.

우선 위급한 상황을 벗어나면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었지만, 상대는 그를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

투두둑. 투두둑.

강준우는 상급 리치의 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곧바로 놈을 처리할 수도 있었지만, 조금 더 상대에 관해서 알아볼 생각이었다.

굳이 처음부터 나서지 않고, 권우철과 다른 사람들을 이용해서 이목을 끌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어차피 밖에 있는 놈을 처리해야 한다면 조금이라도 적에 관해서 알아내는 게 나으리라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근접한 상황에서 놈의 몸을 두드리던 강준우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점혈을 위해서 빠르게 손을 놀렸지만, 이미 죽은 존재를 묶을 수는 없었다.

'어쩔 수 없나?'

찰나의 순간, 상황을 파악한 그는 곧장 상급 리치의 목을 틀어쥐었다.

- 이놈!

다른 놈들이라면 괴로워했겠지만, 리치는 별다른 고통을 느끼지 못 했다.

상급 리치는 오히려 남은 손으로 마력을 모으면서 그의 팔을 붙잡았다.

- 네놈의 생명을 모두 빨아 먹어주마!

자신만만한 외침과 함께 놈의 손으로 기운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대로 강준우의 힘을 흡수할 생각이었지만, 정작 팔이 잡힌 강준우는 개의치 않으며 천마흡기공을 운용했다.

겨우 1성의 무공이었지만, 그의 손으로 리치의 마력이 빠르게 모여들기 시작했다.

- 이런 말도 안 되는!

오히려 그의 손을 잡은 리치가 더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상대의 생명을 갈취하려고 했지만, 그의 손을 통해서는 아무것도 빠져나오지 않았다.

천마신공의 공능이 상대의 공격을 방해했다.

오히려 리치의 힘이 강준우에게 빠르게 흘러 들어가기 시작했다.

'웨어 울프 대전사라는 놈들이 가지고 있던 힘하고 같잖아?'

다시 움직이던 놈들이 가진 힘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앞에 있는 리치가 그런 힘을 더 많이 품고 있는 것 같았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상급 리치는 다시 마력을 움직였다.

이대로라면 앞에 있는 놈에게 당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어떻게든 앞에 있는 놈의 손을 빠져나가는 게 먼저였다.

무리를 해서라도 블링크를 사용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가 마력을 사용하기 무섭게 강한 충격이 전해졌다.

콰앙. 콰앙.

역으로 흘러나오는 마력이 그의 내부를 뒤흔들었다.

겨우 제어했던 마력이 크게 흔들리자, 상급 리치의 몸이 크게 들썩였다.

콰앙.

다시 흘러 들어오는 힘은 그가 빼앗겼던 마력이었다.

오히려 자신의 힘이 자신을 공격하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했지만, 그런 생각도 길지 않았다.

[상급 리치를 처치했습니다. 1000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이렇게 약한 놈이…… 상급 리치였다고?"

일전에 상대한 중급 리치보다 더 약한 놈의 모습에 그는 고개를 갸웃거렸고, 뒤에서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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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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