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손에 천마신공-170화 (170/254)

제 170화

<교활한 탑의 주인>

휘몰아치는 마력과 함께 주변에 있던 해골들이 한데 모이기 시작했다.

이미 쓰러진 리치와 해골 병사들이 뒤섞이기 시작했고, 곧 변화가 일어났다.

갑작스러운 변화는 치열하게 싸우고 있던 그들을 멈춰 세웠다.

"뭐야? 저놈들…… 합체하고 있잖아?"

"뭐, 뭐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야?"

뒤늦게 정신을 차린 김연희가 마법을 날렸다.

하나로 모이는 해골들을 향해 불덩이를 날렸지만, 오히려 그녀의 힘은 놈들에게 힘을 더해 줄 뿐이었다.

그녀의 마법은 휘몰아치는 마력에 휘말리며 사그라들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휘몰아치던 마력이 멈췄다.

그리고 낯선 놈이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 갑옷을 입고 있던 놈의 크기가 몇 배로 불었다.

주변에 있는 해골들의 뼈로 크기를 키운 놈은 거대한 대검을 손에 쥔 채로 주변을 노려봤다.

그렇게 거대해진 놈의 머리 위로 하체가 잘린 리치가 자리를 잡았다.

해골 위에 상체가 거대한 해골의 머리에 박힌 모습이었다.

'놈들을 잡고도 아무 소식도 들리지 않았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던 건가?'

뒤에서 모습을 드러낸 놈이 아마도 이 탑의 주인인 것 같았다.

이제야 제대로 된 놈이 나타났다는 생각에 강준우는 놈의 모습을 살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놈들의 모습도 완전하지 않다는 점이었다.

강준우가 가루로 만들어버린 놈들은 이 변화에 영향을 끼치지 못 한 게 분명했다.

한데 모인 놈들이 만들어낸 거대한 해골의 상체.

그것만으로도 위협적으로 느껴졌다.

뼈로 이루어진 거대한 상체를 가진 해골이 넓은 공간의 중심부를 채웠고, 손에 쥔 거대한 대검은 살짝 스치기만 하더라도 몸이 바스러질 것 같은 위압감을 전해주고 있었다.

"저놈이 탑의 주인이라는 거지?"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아."

뒤에 있던 그들이 놀라워하며 입을 열었다.

**

탑의 주인이 분노합니다.

인간에 대한 강한 적의를 드러내는 탑의 주인을 쓰러뜨려야 합니다.

목표 : 탑의 주인 처치.

전체 보상 : 도시의 저주 해제.

개별 보상 : 기여도에 따른 보상 차등 지급.

**

놈의 등장과 함께 새로운 임무가 떠올랐다.

강준우 역시 임무를 확인하고 탑의 주인이라는 놈을 확인했지만, 지금은 탑의 주인이라는 놈보다 앞에 있는 여자를 처리하는 게 먼저였다.

나중을 위해서라도 변수를 줄이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오롯이 탑의 주인이라는 놈에게만 집중을 할 수 있게 부딪쳤던 자들을 확실히 처리할 생각이었다.

가장 껄끄러운 상대는 지팡이를 들고 있는 여자였다.

유난히 강력한 힘을 내고 있는 마법사라면 그만큼 위협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는 곧바로 오필리아를 향해 몸을 돌렸다.

하지만 그가 움직이려는 순간, 탑의 주인이라는 놈이 그를 노리며 공격을 날렸다.

부우우웅.

꽤나 거리가 있었지만, 놈이 휘두른 대검은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크기가 크기인 만큼 놈의 대검은 공간 대부분을 아우르고 있었다.

콰앙.

부딪친 검에서부터 강한 힘이 전해졌다.

쉽게 피할만한 공격이 아니었다. 그대로 대검을 받아낸 강준우는 생각보다 강한 힘에 놀라워했다.

그는 억누르는 힘을 흘려내기 위해서 사량발천근의 무리를 끌어왔다.

곧장 건곤대나이의 힘을 끌어내며 쌓이는 충격을 떨쳐냈지만, 대검 자체를 밀어낼 수는 없었다.

'흐음.'

짧은 순간, 공격을 받아내며 놈의 의도를 막아낼 수 있었지만, 탑의 주인은 힘을 더하며 그를 밀어냈다.

이미 강준우의 힘을 확인한 만큼 틈을 주지 않으려는 생각인 것 같았다.

드드드득.

강력한 모습을 내보인 강준우가 밀려나자, 남은 사람들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했다.

당장은 서로가 싸우고 있었지만, 결국에는 탑의 주인이라는 놈과 상대해야만 했다.

치열했던 싸움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일의 중함을 잘 알고 있는 그들의 분위기가 달라졌지만, 정작 탑의 주인을 상대하고 있는 강준우의 표정이 좋지만은 않았다.

"물러나!"

그는 크게 소리치면서 뒤에 있는 사람들을 일깨웠다.

계속 밀려난다면 그들에게 영향을 줄 수밖에 없었다.

뒤늦게 상황을 인지한 일행들은 처음 이곳으로 들어왔던 통로로 향했다.

그나마 날아오는 대검을 피할 곳은 그 통로밖에 없는 것 같았다.

빠르게 물러나는 그들의 모습에 일행을 공격했던 자들도 다급해졌다.

그들 역시 통로로 향했지만, 그들이 안으로 들어서기 무섭게 강력한 장력이 터져 나왔다.

콰앙.

"크윽!"

"어딜 기어 들어와?"

"……."

단호한 유키코의 손속에 그들의 얼굴에 낭패의 기색이 어렸다.

그렇다고 이곳에서 버티고 있을 수는 없었다.

밀려나던 강준우는 일행이 물러난 것을 확인하면서 대검을 막아내는 것을 포기했다.

그는 놈의 대검을 피해서 뒤로 내달렸다.

이런 상황이라면 통로 안으로 들어가려고 애를 쓰는 것보다 빠르게 물러나는 게 나았다.

부우웅.

분침이 돌아가는 것처럼 거대한 대검이 주변을 휩쓸었다.

강준우는 빠르게 뒤로 내달리다가 벽을 타오르며 공격을 피해냈고, 다른 사람들은 급하게 문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쿠구구구.

계속 쓸리던 대검이 어느 순간, 멈췄다.

강준우를 멀리 밀어낸 놈의 공격이 근처에 있는 다른 놈에게 향했고, 그 모습을 확인한 강준우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내가 잘못 생각한 건가?'

이번 공격에서 뭔가 어색함을 느꼈다.

하지만 그것을 확신하기도 전에 놈은 해명이라도 하듯 다른 사람을 공격했다.

미처 피하지 못한 자들이 놈의 공격에 휩쓸렸다.

콰아앙.

그들 역시 나름 사력을 다해서 날아드는 대검을 막아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그 공격을 막아낼 수 없었다.

"끄아악!"

휘둘러진 대검에 휩쓸린 누군가의 몸이 잘려나갔다.

몇몇이 힘을 모았지만, 강준우처럼 그 공격을 받아내지 못 했다.

예리하다기보다는 뭉뚝해 보이는 대검에 휩쓸리며 몸이 베인 것이다.

뒤늦게 거대한 대검에 어린 기운을 확인한 모두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검기야? 저 대검에 검기가 어린 거라고?"

"힘이 얼마나 대단하다는 거지?"

저만한 크기의 대검에 검기를 덧대게 만든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었다.

드러난 힘만 봐서는 놈을 쉽게 처리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놈은 생각보다 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강준우는 다시 오필리아라는 여자를 향해 움직였다.

마저 그녀를 쓰러뜨리려고 했지만, 날선 목소리와 함께 한 사람이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어디를 가려고?"

"……."

롤란드였다.

예의 검을 꺼내든 그가 강준우의 앞을 가로막았고, 오필리아라는 여자도 그를 견제하듯 마나를 끌어올렸다.

자신을 죽이려는 사람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수는 없었다.

"죽어라!"

쉬이익. 채앵.

번뜩이는 섬광과 함께 예리한 검격이 날아들었다.

강준우조차 쉽게 경시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공격이었다.

문제는 그 공격이 끝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그 공격을 받아내기 무섭게 오필리아의 마법이 뒤를 이었다.

이번에는 화살처럼 변한 불덩이가 그를 노리며 움직였다.

무작정 날아오는 공격이 아닌, 상황을 살피면서 하나씩 날아드는 공격이 강준우의 신경을 분산시켰다.

콰앙. 콰앙.

터져나가는 마법과 함께 뿜어져 나온 열기가 주변을 가득 채웠다.

롤란드는 그 열기를 뚫고, 강준우를 향해 다시 검격을 뿌렸다.

쉬이익. 채앵. 채앵.

이미 그의 실력을 확인한 롤란드는 힘을 아끼지 않았다.

그들은 빠르게 강준우를 몰아붙였다. 하지만 정작 그들을 상대하는 강준우의 시선은 그들이 아닌 반대편을 향해 있었다.

콰과과광.

탑의 주인이라는 놈은 근처에 있는 다른 사람들을 상대했다.

놈이 노리는 것은 처음 쓰러진 롤란드의 일행이 아니었다.

통로로 들어간 사람들을 노리면서 공격을 이어갔고, 안으로 들어섰던 그들은 다급히 통로를 빠져나와야만 했다.

그대로 숨어 있는다면 통로와 함께 무너질 것 같았다.

거대한 해골 위에 자리 잡은 리치는 마법을 쏘아내며 통로에 있는 일행들을 노렸다.

콰앙.

권우철이 앞으로 나서며 그 공격을 받아냈지만, 놈의 공격은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거대한 해골은 물론이고, 머리 위레 박힌 리치는 밖으로 나온 권우철과 남은 일행들을 노렸다.

그저 마법을 날리면서 그들을 견제하는 게 다가 아니었다.

마법은 물론이고, 거대한 해골을 움직이면서 공격을 감했다.

"크와아아!"

놈은 포효하듯 소리치며 거대한 대검을 휘둘렀다.

동시에 머리에 있던 리치가 곧바로 마법을 날렸다.

놈이 날리는 마법 역시 쉽게 볼 위력이 아니었다.

김연희는 곧바로 놈의 마법에 대응하며 파이어 볼을 날려 보냈고, 하야테가 마법을 쏘아냈다. 하지만 겨우 막아내는 게 최선이었다.

"대검을 조심해!"

권우철은 크게 소리치며 그들을 일깨웠다.

무인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은 그런 공격을 피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문제는 마법사들이었다.

상대적으로 육체적인 능력이 부족한 그들이라면 날아오는 공격을 쉽게 피해낼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으아아아!"

권우철은 힘을 끌어 올리며 날아드는 대검을 받아냈다.

콰앙.

커다란 굉음과 함께 그가 튕겨져 나갔다.

그 틈을 유키코와 안드레이를 필두로 한 무인들이 채웠다.

그들 역시 마법사들이 공격을 피할 수 있게 시간을 벌 생각이었지만, 이어지는 외침에 그들의 표정이 밝아졌다.

"여긴 걱정하지 마!"

"…… 셔틀!"

다이스케는 마법사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대동하고 위로 떠올랐다.

플라이를 사용하며 물러나는 그 모습에 유키코를 비롯한 무인들은 비교적 가벼운 마음으로 놈의 대검을 상대할 수 있었다.

"피해!"

겨우 막아낸 대검을 흘린 그들이 흩어지자, 놈의 공격이 바닥에 꽂혔다.

일부러 공격을 끊어내는 느낌이 강했다.

그런 움직임이 무리가 됐는지 관절로 보이는 곳에서 수많은 뼈가 떨어져 나갔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부서진 부분이 복구가 됐다.

바닥에 떨어진 뼛조각이 놈의 몸에 흡수되면서 빈 공간을 채워나갔다.

"저런 놈을 상대할 수 있을까?"

"대가리 위에 있는 리치라는 놈을 상대해야 할 것 같은데?"

"리치라. 좋아! 대가리 위에 있는 놈만 노려!"

권우철을 크게 소리치며 그들이 공격할 목표를 정했다.

우선 리치라는 놈을 집중적으로 노려서 놈을 쓰러뜨리는 게 먼저였다.

원래대로라면 강준우에게 탑의 주인이라는 놈을 맡겨야 했지만, 그는 문에서 나타난 사람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따로 몸을 빼낼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우선 우리가 이놈을 상대해야 해.'

남은 일행들은 적극적으로 움직이자, 강준우는 그들에게 관심을 돌렸다.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놈을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걱정을 떨쳐낸 그는 앞에 있는 롤란드와 오필리아에게 집중했다.

쉬이익. 채앵. 채앵.

롤란드는 계속해서 사일검법을 펼치며 강준우를 노렸다.

숨어 있는 힘까지 끌어내며 속도를 조절했지만, 그것만으로는 강준우를 쓰러뜨릴 수가 없었다.

'이런 놈이 어떻게 존재할 수 있는 거지?'

나름 강하다고 자부하고 있던 롤란드였다.

적어도 쾌검술에 있어서는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했다.

쾌검술로 유명한 점창의 사일검법을 사용하고 있었다.

경신의 무리를 손에 넣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일섬이라는 기술까지 익히고 있었다.

일섬을 섞은 사일검법을 연속해서 펼치면 아무리 버거운 놈이라도 고전을 할 수밖에 없었다.

최소한 작은 생채기라도 남겨야 했지만, 무슨 일인지 앞에 있는 놈은 그런 공격이 통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무작정 빠르게 공격한 것만은 아니었다.

그는 나름대로 속도를 조절하고 있었다.

느리게 움직이는 와중에 순간 변화를 주면, 아무리 강한 상대라도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앞에 있는 놈은 아니었다.

놈은 오히려 그의 공격 방법을 흡수했는지 날카로운 반격을 날렸다.

채앵. 서걱.

'크윽.'

지금도 갑자기 속도를 높이며 공격을 뿌렸다.

그나마 오필리아의 도움이 없었다면 진즉에 바닥을 굴렀을 게 분명했다.

자신만만하게 시비를 걸었지만, 오히려 그들이 밀려나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승산이 없어.'

문제는 앞에 있는 놈을 떨쳐낼 수 없다는 점이었다.

곧장 물러나면 잠깐은 숨을 돌릴 수 있었지만, 뒤에 있는 오필리아가 위험했다.

강한 마법을 사용하는 그녀가 쓰러진다면 이렇게 버틸 수도 없었다.

'어쩔 수 없나?'

모험을 걸어야만 했다.

롤란드는 힘을 끌어 올리며 오필리아에게 전음으로 자신의 뜻을 전했다.

동시에 오필리아의 마법이 강준우의 앞을 가로막았다.

화르르르.

전방을 가득 채운 파이어 볼 중에 일부가 그를 노리며 날아들었다.

어려운 공격이 아니었기 때문에 곧바로 막아낼 생각이었지만, 날아들던 파이어 볼이 대뜸 터져나갔다.

그리고 강력한 검기가 그의 미간을 노리며 쏘아졌다.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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