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손에 천마신공-184화 (184/254)

제 184화

<강적들>

강준우는 사로잡은 자를 옆구리에 낀 상태로 움직였다.

남은 일행들과 그들을 상대하는 두 사람 역시 그의 존재를 인지했다.

동료라고 할 수 있는 자가 남아 있는 곳에서 들려오는 굉음이 그 사실을 알려주고 있었다.

"조심해! 다른 놈들이 더 있는 것 같으니까."

"이미 정리된 것 같은데? 그놈이 당할 리는 없잖아?"

"그건 그렇지만."

그들 역시 뒤에 남은 놈의 실력을 잘 알고 있었다.

커다란 굉음이 멈춘 걸 보면 벌써 상황이 끝난 것 같았다.

마법을 잘 사용하는 놈이라 그가 당했다고 생각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지금 상대하는 놈들의 표정 역시 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문제였다.

'뭔가 찜찜한데.'

크게 어렵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 싸움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었다.

앞을 가로막은 여섯은 생각보다 잘 버텼고, 오히려 위협적인 반격을 가하면서 그들을 몰아붙이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또 다시 뒤에 있는 놈에게 이들을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창을 든 자는 더욱 힘을 끌어 올렸다.

파츠츠츠.

손에 쥔 창두에 강한 기운이 몰렸다.

붉은 기운이 더욱 진해지며 크기를 키워갔고, 그 모습을 마주한 권우철의 표정이 굳어졌다.

'강기?'

검기보다 상위 단계에 있는 힘이었다.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 중에서 강기를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강준우가 유일했다.

생각지도 못한 힘에 권우철은 신성력을 끌어 올렸다.

그리고 뒤에 있던 사람들도 그런 권우철을 돕기 위해서 힘을 집중시켰다.

삐리링.

하지만 상대는 혼자가 아니었다.

지금까지 검술을 펼치면서 공격을 감행하던 자가 대뜸 뒤로 물러서더니 손에 쥔 막대기를 입에 가져다 댔다.

"크윽."

"조심해! 음공이다! 파혼소(破魂笑)야."

"파혼소(破魂笑)?"

"……."

다이스케는 이런 식의 음공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 음공에 대항할만한 비장의 수도 가지고 있었다.

'이게 이렇게 도움이 될 줄이야.'

강준우의 강압에 의해서 어쩔 수 없이 배운 마법이 이런 식으로 쓰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일전에 잘못 사용해서 타박을 받았던 그 기억을 떠올린 그는 쓰게 웃으며 마나를 끌어 모았다.

우선 한 놈을 무력화 시킨 이후에 권우철을 압박하는 놈을 상대하는 게 나으리라는 판단이었다.

곧바로 캐스팅을 한 그는 마법을 펼치며 상대의 공격을 막았다.

"사일런스!"

"……."

흐릿한 기운이 주변으로 퍼져나가기 무섭게 무거운 적막이 내려앉았다.

연신 방패를 두드리던 자는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는 상황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뭐야? 이건?'

그뿐만 아니라 음공을 펼치던 사람도 황당해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제 막 제대로 된 힘을 드러내려고 했지만, 무공을 펼칠 수단 자체가 막힌 것이다.

그는 어쩔 수 없이 마주 오는 유키코를 상대해야 했다.

이를 악문 그는 그런 그녀를 향해 기운을 실은 공격을 날렸고, 유키코는 소수로 그의 공격을 받아냈다.

점점 상대의 움직임을 더디게 만드는 음한 계열의 무공을 펼치고 있었지만, 문제는 상대하는 자의 내공이었다.

음공을 펼치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많은 내공을 가지고 있어야 제대로 된 위력의 음공을 펼칠 수 있었다.

다수로 향할 공격이 오롯이 그녀에게 집중되는 상황이었다.

그나마 강준우와의 특훈으로 고수라고 할 수 있는 자들의 힘을 흘리는 방법을 섞을 수 있었지만, 아직까지는 많이 부족했다.

그녀가 힘겹게 상대를 막아내는 사이, 권우철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터엉. 터엉.'

연신 날아드는 창이 방패를 두드렸다.

창을 막아낼 때마다 움푹 파여 나가는 방패에 권우철은 이를 악물었다.

사일런스로 아무런 소리도 새어나오지 않았지만, 충격은 그대로였다.

그는 최대한 신성력을 끌어 올리고 있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상대의 공격을 받아내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창을 쥔 자가 펼치는 힘이 강기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강기였으면 이미 내 방패가 잘려나갔겠지?'

강준우와 비슷한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진즉에 쓰러졌을 게 분명했다.

그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앞에 있는 자가 많이 부족하다는 사실에 권우철은 더 강한 힘을 끌어 올렸다.

'좀 떨어져라! 이 지독한 자식!'

그런 권우철의 끈질긴 모습에 크게 소리친 사내는 기운을 한데 모아서 강한 힘을 뿌렸다.

그 말이 새어나가지는 않았지만, 강한 위력에 권우철이 튕겨져 나갔다.

힘을 이기지 못한 그가 바닥을 굴렀다.

그는 마저 권우철을 처리할 생각으로 움직였지만, 다가갈 수 없었다.

기회를 얻기 무섭게 날카로운 공격이 날아들었다.

형체가 없는 화살을 쳐낸 그의 표정이 절로 구겨졌다.

매번 방해를 하는 백선화를 인지한 그는 권우철을 뒤로하고 그들이 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우선 저것들을 죽여야겠어!'

앞을 가로막는 놈이 사라진 지금이 기회였다.

우선 뒤에 있는 놈들을 쓰러뜨려야 상황을 쉽게 풀어낼 수 있었다.

그는 내디딘 발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그가 발을 뻗기 무섭게 낯선 기운이 파고 들었다.

'흐읍!'

끌어 올린 기운을 방해하는 이질적인 힘.

은밀히 파고든 기운에 그가 움찔거리자, 뒤에 있던 모두의 표정이 밝아졌다.

'저건 천마군림보?'

강준우의 등장을 반기며 목소리를 높였지만, 사일런스의 영향으로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크윽. 이게 뭐지?'

내부로 파고든 힘에 창을 쥔 사내는 이질적인 기운을 억눌렀다.

누군가의 방해가 있다지만, 그 힘을 떨쳐내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기운을 떨쳐내는 순간, 강한 폭발이 그를 휩쓸었다.

'콰과과광.'

바닥에서 터져 나온 기운이 그를 집어 삼켰다.

번뜩이는 빛과 함께 강력한 충격이 그를 덮쳤고, 그 공격을 확인한 사람들은 그게 강준우의 공격이라는 사실을 인지했다.

'뒤에 있었던 싸움은 끝난 건가?'

경시할 수 없을 정도의 굉음을 들었던 그들인지라 걱정이 됐지만, 괜한 기우에 불과했다.

강준우는 멀쩡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옆구리에 축 늘어진 누군가를 낀 채로 모습을 드러낸 그는 모두의 시선을 붙잡았다.

유키코를 상대하던 자도 입술을 깨물며 그에게서 눈을 떼지 못 했다.

'저놈이 왜 옆구리에…… 설마 잡힌 거야?'

뒤에서 그들을 지원해줘야 할 동료가 축 늘어진 채로 강준우의 옆구리에 끼어 있었다.

그런 그의 머리통을 붙잡고 있는 강준우의 모습에 그는 침음을 삼켰다.

이번에는 상대를 잘못 고른 것 같았다.

그들보다 더 강한 존재는 없을 거라고 확신하고 잇던 그는 뒤바뀐 상황에 눈치를 살폈다.

'아직 저놈이 멀쩡할 때 물러나는 게……'

고심하던 그는 천천히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그 순간, 낯선 힘이 그를 파고들었다.

'크윽.'

물러나던 자가 신음을 삼키며 멈칫거렸다.

천마군림보였다.

그 틈을 노린 유키코는 호흡을 골랐고, 백선화는 그녀를 돕기 위해서 화살을 날렸다.

그의 등장과 함께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남은 일행들은 힘을 끌어 모으면서 남은 자들을 상대했다.

강준우는 연신 천마군림보를 펼치면 일행들을 도왔다.

'콰앙. 콰과광.'

적막 속에서 펼쳐지는 치열한 싸움들.

하지만 강준우의 도움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우위를 잡지 못 했다.

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강준우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가지고 있는 힘이…… 전부 비슷한 것 같은데.'

그의 견제 속에서도 경시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공격을 펼치는 이들의 기운에는 익숙한 힘이 섞여 있었다.

지금 옆구리에 끼고 있는 자가 가지고 있는 그 힘이었다.

비슷한 경지에서는 가지지 못할 정도의 강력한 힘에 강준우는 마음을 달리 먹었다.

이들 모두를 넘길 생각이었지만, 우선은 한 놈을 먼저 처리하는 게 나으리라는 판단이었다.

- 창을 든 놈은 내가……

전음을 하려던 그는 사일런스가 펼쳐진 상황을 떠올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대신 손을 뻗으며 앞에 있는 창을 쥔 자를 노렸다.

'터엉.'

의도치 않게 은밀하게 펼친 일양지가 창을 쥔 자의 뒤를 노렸다.

권우철을 상대로 강한 힘을 내보이던 그는 무지막지한 기운을 느끼며 간신히 공격을 쳐냈다.

하지만 일양지를 쳐낸 손이 덜덜 떨려왔다.

생각보다 강한 힘에 그는 남은 기운을 끌어 올리며 강준우를 향해 휘둘렀다.

'쐐에엑. 콰과광.'

그가 쏘아낸 기운이 허공에서 터져나갔다.

날아드는 기운은 강준우가 만들어낸 기검에 막혔다.

기로 이루어진 검을 확인한 상대의 눈이 커다래졌지만, 그 순간 다시 낯선 기운이 파고들었다.

'크읍.'

그가 멈칫거리기 무섭게 강준우는 기검을 날렸고, 그 힘을 이기지 못한 자는 그대로 튕겨져 나가며 바닥을 굴렀다.

강준우가 손을 쓰자, 권우철은 뒤로 물러났다.

따로 말을 하지 않았지만, 그는 곧바로 유키코를 돕기 위해 움직였다.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그에게 창을 든 놈을 온전히 맡기는 게 나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제는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의 생각을 알 수 있었다.

물러나는 그들의 모습에 강준우는 사로잡은 자의 몸에서 기운을 뽑아내며 일양지를 날렸다.

'쐐에엑.'

성취가 오른 일양지의 수는 전보다 더 늘어나 있었다.

두 개의 강한 지력이 날아들자, 창을 쥔 사내 역시 바빠질 수밖에 없었다.

'콰앙. 콰앙.'

연신 창을 뿌리며 공격을 받아내야만 했지만, 그 공격이 끝이 아니었다.

힘겹게 공격을 쳐내면 날아든 지력이 검으로 변하면서 그의 목을 노렸다.

연신 손을 놀리며 빠르게 공격을 쳐내는 와중에도 은밀히 파고드는 기운이 그의 움직임을 방해했다.

'어떻게 저런 놈이 존재할 수 있는 거지?'

오히려 그들보다 내공이 앞서는 것 같았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 강준우는 본신의 내공을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제압당한 채로 옆구리에 낀 자의 힘을 이용하고 있었다.

천마흡기공으로 그의 마나를 뽑아내면서 사용하고 있었다.

보조 배터리를 사용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뽑아낸 모든 기운을 흡수할 수 없었다.

흡수되지 않은 기운은 일양지나 형상기검 같은 무공을 사용하는데 펼치고 있었다.

이런 사실을 알 리 없는 상대가 그의 내력에 놀라는 것은 당연했다.

계속되는 공세에 창을 든 사내 역시 비장의 수를 꺼내들었다.

'콰앙.'

작정을 하고 날린 일격에 휘두른 기검이 터져 나갔다.

강한 충격에 강준우의 얼굴에 놀람이 어렸고, 곧 그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강기?'

곧바로 자세를 잡은 자의 창두에 진한 기운이 어렸다.

검기상인의 경지를 뛰어넘은 모습이었다.

모여든 것만 봐서는 강기에 버금갈 정도의 힘이었지만, 만들어진 기운은 강기가 아니었다.

'흉내만 낸 건가?'

무지막지하게 기운을 몰아넣으면서 억지로 강기를 만든 것 같은 느낌이 강했다.

그것만 봐서는 아직 절정이나 초절정에 머무는 것 같았다.

'하압!'

그는 입을 크게 벌리며 힘을 더했다.

그 소리가 흘러나오지 않았지만, 상대는 섬전으로 변하며 강준우를 향해 쏘아졌다.

창과 하나가 된 듯한 모습이었다.

자신만만한 그의 모습에 강준우도 현철보검을 꺼내들며 기운을 흘렸다.

파츠츠츠.

검신에 맺히는 진한 기운들.

그를 노리며 달려든 자는 그 모습을 확인하며 눈을 부릅떴다.

'거, 검강!'

그가 만들어낸 기운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진한 힘이었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물러날 수도 없었다.

그는 더욱 힘을 쏟아내며 창을 뻗었다.

'쉬이익. 콰과광.'

기운을 가득 담은 검과 창이 부딪쳤다.

별다른 소리가 들리지는 않았지만, 곧바로 터져 나온 충격파가 주변을 휩쓸었다.

그 힘에 놀란 모두의 시선이 그곳으로 쏠렸다.

서로 무기를 맞대고 있는 두 사람.

하지만 창을 쥔 자의 얼굴이 곧바로 구겨졌다.

그가 쥔 창이 창두부터 갈라지기 시작했다.

대나무가 쪼개지는 것처럼 속수무책으로 갈리는 창에 그의 눈이 부릅떠졌다.

창두에 머문 기운이 사라지고, 강준우의 현철보검이 그대로 창을 가르며 팔을 내뻗은 자의 몸을 꿰뚫었다.

'커헉!'

시뻘건 피를 토해내는 사내의 표정이 처참하게 구겨졌다.

그의 가슴에 검을 찔러 넣은 강준우의 표정도 좋지만은 않았다.

**

뒤에 숨어 있는 자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그들과 계약한 자들이 그들을 대신해서 공격을 감행합니다.

목표 : 대리자들 처리.

전체 보상 : 숨어 있는 힘의 정체 파악.

개인 보상 : 처리한 적의 수에 따라 차등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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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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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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