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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에 천마신공-237화 (237/254)

그를 찾아온 자들 (2)

단단한 근육이 도드라져 보이는 거대한 덩치를 가진 놈은 트롤이 분명했다.

일전에 상대한 놈도 평소 생각했던 트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힘을 가지고 있던 놈이었지만, 지금 마주한 놈은 또 달랐다.

앞에 있는 놈은 황금빛 피부를 가지고 있었다.

그저 마주한 것만으로도 강렬한 기운이 여실히 느껴졌다.

'변종인가?'

탈마경에 오르면서 더 이상 어려운 상대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이제 트롤과 같은 놈들도 어렵지 않게 사냥을 할 자신이 있었지만, 지금 나타난 놈은 그조차도 쉽게 장담할 수 없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앞에 있는 트롤은 강준우에게 뒤지지 않는 힘을 가지고 있는 존재였다.

"이번에는 제대로 된 놈이냐?"

"…."

웅크린 채로 쓰러진 사람들을 씹어 먹던 트롤이 중얼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명확하게 의사를 전달할 수 있을 정도의 언어를 사용하는 놈의 모습에 강준우는 유키코의 혈을 풀어내며 한쪽으로 내던졌다.

"말하는 트롤이라. 일전에 죽은 놈과는 다르다는 건가?"

"일전에 죽은? 네놈이냐? 내 형제를 죽인 놈이!"

분개한 트롤의 외침과 함께 강한 기파가 뿜어져 나왔다.

제대로 된 힘을 드러낸 트롤은 강한 적대감을 내보였고, 강준우는 놈의 기운에 대항하며 힘을 끌어 올렸다.

콰지지직.

서로가 뿜어낸 기파가 부딪치면서 주변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강력한 트롤의 살기에 강준우의 표정이 굳어졌고,지지 않는 강준우의 기세에 마주한 트롤의 얼굴 역시 딱딱하게 굳어졌다.

"쉽게 죽지는 못할 것이다!"

"…."

[천마신공의 공능이 칸스로프의 마력에 저항합니다.]

'칸스로프?'

처음 듣는 이름이었지만, 만만치 않은 힘을 가지고 있었다.

11성의 천마신공으로도 그의 마력에 저항하는 게 전부였다.

형제라는 놈을 죽였다고 외친 칸스로프지만, 그는 침착한 모습을 보였다.

흘러나온 기세만 봐서는 흥분을 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놈은 오히려 냉정한 모습으로 강준우를 대했다.

상대했던 다른 놈들과는 다른 모습에 강준우의 표정이 더욱 굳어졌다.

드러난 단편적인 모습만 봐서는 쉬운 상대 같지가 않았다.

쿠웅.

칸스로프가 적의를 내보이기 무섭게 강준우는 바닥을 박차며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

제대로 된 준비를 갖추기 전에 공격을 감행할 생각이었다.

처음은 천마군림보였다.

발을 구르면서 튀어나가는 순간, 기운을 흘리며 칸스로프의 몸을 옥죄었다.

"지금… 장난하자는 거냐?"

콰앙.

칸스로프는 뒤로 물러나는 것만으로 천마신공의 힘을 흘렸다.

그저 무식하게 힘만 가지고 있는 놈이 아니었다.

파고든 기운을 떨쳐내는 놈의 모습에 강준우는 곧바로 장력을 뻗었다.

길게 늘어난 새하얀 수강이 칸스로프의 가슴을 향해 날아들었고, 상대는 주먹을 뻗으며 그 공격을 받아냈다.

콰앙. 파사삭.

커다란 굉음과 충격이 뒤를 이었다.

낮아진 온도에 얼어붙은 얼음 조각들이 부서져 나갔지만, 이렇다 할 피해를 남기지는 못했다.

오히려 강한 반발력에 주춤거린 강준우는 곧바로 현철보검을 꺼내들며 칸스로프를 노렸다.

터엉. 터엉. 콰드득.

길게 돋아난 강기가 연신 칸스로프의 팔을 두드렸다.

상대 역시 강기를 덧대며 그의 공격을 받아냈지만, 강준우가 펼치는 공격은 평범한 검격이 아니었다.

천마복룡파를 사용하며 칸스로프를 공격하고 있었다.

회전하는 강기가 칸스로프의 강기를 부수면서 피해를 남기자 순식간에 피가 튀었다.

하지만 칸스로프는 개의치 않았다.

"크아아!"

다시 피어를 쏟아낸 그는 강준우와의 거리를 좁혔다.

'곧바로 회복을?'

이전에 상대한 트롤보다 회복력은 더 좋아 보였다.

피해는 안중에도 없다는 놈의 저돌적인 모습에 강준우는 뒤로 물러나며 연신 검격을 뿌렸다.

그는 의도적으로 머리를 노렸다.

이미 트롤과 상대해본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어디가 약점인지 잘 알고 있었다.

머리가 부서지고도 살아남을 수는 없었다.

위협적인 공격에 칸스로프는 주춤거렸다.

하지만 곧 방법을 찾았는지 놈은 팔을 들어 올리며 머리를 보호했다.

'무식한 놈!'

오직 머리만 보호하며 달려드는 놈의 모습에 강준우는 어쩔 수 없이 뒤로 물러나야만 했다.

그의 공격이 멈추기 무섭게 칸스로프의 공격이 꽂혔다.

거대한 덩치와는 다르게 기민한 움직임이었다.

순식간에 거리를 좁힌 놈은 그대로 강준우의 몸을 두드렸다.

콰과과광.

짧은 순간 날린 수많은 주먹이 그의 몸을 꿰뚫으며 일대를 초토화 시켰지만, 다행히 강준우는 어렵지 않게 그의 공격을 피해냈다.

"어설픈 수작이다!"

잔상이 흩어지기 무섭게 칸스로프는 곧장 발을 뻗었다.

어지간한 고목보다 두꺼운 놈의 발이 그대로 뒤를 후려쳤다.

부우웅. 콰앙.

흔히 말하는 회축이었다.

놈의 덩치만 봐서는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로 기술적인 움직임이었다.

뒤를 잡았지만, 오히려 공격을 허용한 강준우는 그대로 튕겨져 나갔다.

다행히 건곤대나이를 통해서 충격을 흩었지만, 마주한 칸스로프의 힘은 가볍지 않았다.

'후우. 쉽지 않겠는데?'

트롤의 장점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으면서도 기운까지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는 놈이었다.

육중한 몸이 깃털처럼 가벼울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기운을 응용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했다.

강준우는 다시 바닥에 내려서면서 기운을 뿌렸다.

그가 바닥에 내려서기 무섭게 달려들던 칸스로프는 쏟아지는 공격을 무시하며 다시 몸을 내던졌다.

피슉. 피슉.

한 번에 쏟아낸 일양지가 그대로 칸스로프의 몸을 관통했지만, 놈은 개의치 않았다.

그저 우악스러운 손길로 그런 강준우를 노릴 뿐이었다.

터엉. 콰앙.

곧장 바닥을 박찬 강준우는 누런 피부를 가진 트롤의 손길을 벗어났다.

바닥을 박차면서 뛰어오르기 무섭게 천마군림보를 펼쳤지만, 칸스로프는 그 힘을 무시하며 다시 주먹을 뻗었다.

부우웅.

공중에 뜬 강준우를 향해 거대한 주먹이 날아들었다.

쉽게 피할 수 없을 정도로 절묘한 순간에 날아든 공격이었다. 하지만 강준우는 그대로 몸을 뒤집으며 공격을 피해냈다.

"쥐새끼 같은 놈!"

확실히 잡았다고 생각했지만, 앞에 있는 인간은 생각지도 못한 모습을 보였다.

허공에서 몸을 뒤집으며 공격을 피해낸 것이다.

그래도 칸스로프는 포기하지 않았다.

한 번은 요행으로 공격을 피해낼 수 있었다.

그는 남은 손을 휘두르며 여전히 공중에 머물러 있는 강준우를 노렸다.

휘이익. 파앙.

휘이익. 콰과광.

칸스로프의 모습은 능숙한 복서의 움직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3m가 넘어가는 트롤은 유난히 기다란 팔을 쉬지 않고 움직이면서 허공을 휘저었다.

하지만 강준우는 칸스로프의 공격을 모두 피해냈다.

운룡대팔식을 이용해서 몸을 뒤집었고, 건곤대나이를 이용해서 충격을 흘렸다.

그 와중에 일양지로 만들어낸 기검을 움직였다.

미친 듯이 주먹을 뻗어대는 칸스로프의 빈틈을 이용해서 놈의 머리를 노렸지만, 상대 역시 만만한 놈은 아니었다.

콰과광.

"미친! 그 와중에 호신강기까지?"

"이게 전부냐?"

허를 찔렀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칸스로프는 그런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있었다.

미친 듯한 재생력과 강력한 방어력까지 갖춘 놈이었다.

능숙하게 기운을 운용하는 거대한 덩치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지금 가진 힘만으로는 부족할 것 같았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당장은 앞에 있는 놈을 쓰러뜨리는 게 먼저였기 때문에 강준우는 지체 없이 남은 카드를 꺼내들었다.

'천마강림!'

쿠구구구구.

[천마강림이 펼쳐집니다.]

[잠력이 폭발합니다. 익히고 있는 하위 마공의 부족한 성취가 천마신공의 성취에 맞춰집니다.]

비장의 수를 펼치자 잠력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다른 마공이 11성으로 오르기 무섭게 미증유의 힘이 넘쳐흘렀다.

'이게 인간이 낼 수 있는 힘이란 말인가?'

달라진 강준우의 모습에 칸스로프도 입술을 깨물었다.

잠깐 부딪쳐본 놈은 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얼마 남지 않은 종족들 중에 한 명을 쓰러뜨린 이유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지만, 더 강한 힘을 내보이고 있었다.

'로드의 계획이 실패했던 이유가 있었던가?'

처음 강준우를 상대할 때부터 진지하게 임했었다.

이미 경시하는 마음을 버렸었지만, 이제 최선을 다해야 할 것 같았다.

"크아아압!"

칸스로프도 기운을 끌어 올렸다.

황금빛 피부에 광채가 어리기 시작했고, 그 역시도 변화를 보였다.

강준우와 크게 다르지 않은 힘이 뿜어져 나왔다.

천마강림을 사용한 강준우처럼 칸스로프도 폭발적인 힘을 드러냈다.

'변신인가?'

황금빛 광채가 주변을 가득 채웠다.

서로가 흘린 기파가 충돌하면서 주변을 휩쓸었고, 그 힘에 멀리 떨어져 있던 유키코는 본능적으로 도망을 택했다.

빠르게 빠져나가는 그녀의 움직임이 느껴졌지만, 강준우는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그런 그녀의 선택을 반겼다.

괜히 여기 남아 있어봐야 공격에 휩쓸려서 방해만 될 뿐이었다.

달라진 트롤의 모습을 확인한 강준우는그 빛이 뿜어져 나오는 순간을 노리며 곧바로 기운을 쏟아냈다.

변신할 때까지 기다릴 생각은 없었다.

그렇다고 변신할 때를 노리지도 않았다. 이미 몇 번의 경험으로 변신을 하는 순간은 모든 공격이 소용없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에 그 상황은 피했다.

그는 곧바로 수많은 검격을 뿌리며 강기를 만들어냈다.

허공에 생겨난 수많은 반월의 강기가 회전을 잔뜩 머금었다.

11성에 이른 천마기멸격이었다.

만들어낸 강기는 그의 의지대로 계속 허공에 머물렀다. 그리고 변화가 끝나는 순간을 노리며 빠르게 쏟아지기 시작했다.

콰과과광. 콰과광.

경천동지할 위력이었다.

천마강림을 펼친 상황에서 사용한 천마기멸격에 칸스로프가 있던 공간이 사라졌다.

'후우.'

천마강림을 펼치고도 제 정신을 유지하고 있는 강준우는 빠르게 빠져나간 힘을 느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잠력이 폭발한 상황에서도 쉽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내공을 필요로 하는 기술이 바로 천마기멸격이었다.

아무리 변한 트롤이라고 하더라도 무사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곧 드러난 광경에 강준우는 말을 잇지 못했다.

"크큭. 대단하군."

"…."

칸스로프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놈의 모습은 강준우의 생각과는 많이 달랐다.

파지지직. 파사삭.

황금빛 광채를 흘리던 칸스로프의 피부에 균열이 갔다.

아마도 천마기멸격을 받아내고 강한 충격을 받아낸 것 같았다.

문제는 균열이 간 피부가 부서지면서 드러낸 놈의 모습이었다.

껍질을 벗은 놈은 멀쩡했다.

곳곳에 드러난 몇 개의 상처를 제외하고는 처음 만났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마저도 곧바로 회복하기 시작했다.

"이 피부를 부수고 피해를 입힐 정도의 위력이라니."

천마기멸격을 받아낸 것은 칸스로프의 보호막이었다.

호신강기보다 더 뛰어난 위력으로 칸스로프는 무사할 수 있었다.

가슴을 쓸어내린 칸스로프는 바로 강준우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리고 놀란 강준우를 향해 공격을 쏟아냈다.

콰앙. 콰앙.

강력한 공격이 연신 그의 몸을 두드렸다.

껍질을 부순 그의 움직임은 전과는 또 달라져 있었다.

배는 빨라진 움직임은 마치 헤이스트의 도움을 받은 것 같았다.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빨라진 주먹을 쉽게 피할 수 없었다.

콰과광.

강준우는 곧바로 현철보검을 휘두르며 공격을 받아냈다.

주변에 생기는 강기의 막이 날아드는 칸스로프의 권강을 받아냈다.

연신 강한 충격이 전해졌다.

검막을 펼치고 있는 강준우는 물론이고, 미친 듯이 주먹을 휘두르는 칸스로프 역시 충격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강준우는 건곤대나이로 충격을 흘리고 있었다.

하지만 모든 공격을 흘릴 수는 없었다. 어느 정도 충격을 받아내야만 했고, 결국 시간이 지나면 피해를 입을 게 분명했다.

방어를 하고 있는 그도 문제였지만, 칸스로프의 상태는 더 심각했다.

콰과광.

계속 검막을 두드리는 칸스로프의 주먹은 넝마가 됐다.

강기를 잔뜩 머금었어도 뼈가 드러날 정도로 피해를 입고 있었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콰과광.

이대로 강준우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계속 주먹을 휘두르는 칸스로프는 더욱 힘을 끌어 올렸다.

동시에 뼈가 드러났던 피부가 빠르게 재생되기 시작했다.

트롤만이 가지고 있는 회복력을 이용해서 혼신의 힘을 쏟아내고 있었고, 이대로라면 상대가 먼저 쓰러질 거라고 확신했다.

자신만만한 칸스로프의 표정.

쏟아지는 주먹질 사이에서 그의 상태를 확인한 강준우는 방법을 달리했다.

쿠웅. 콰과광.

천마군림보를 펼치며 강한 기운을 뿜어낸 그는 주먹이 멈춘 순간, 현철보검을 내던졌다.

머리를 노리며 날아간 공격은 곧바로 칸스로프의 주먹에 튕겨져 나갔고, 예의 주먹이 날아들었다.

하지만 강준우는 맨손으로 그의 공격을 받아냈다.

'유능제강(柔能制剛).'

예전에 얻은 무리를 떠올린 그는 건곤대나이의 힘을 극성으로 펼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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