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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비 스트리머가 게임을 잘함-5화 (5/110)

005화. 첫 방송(3)

그 누구도 상상해본 적 없던 상황!

채팅창이 뜨겁게 타올랐다.

-?? 뭐 어케 된 거임???

-저게 왜 좀비 머리에 있어?!!

-이게 운으로 된다고…?

-아니, 실환가.

얼마나 채팅이 빨리 올라오는지, 전부 다 읽기도 힘들 정도였다.

그만큼 지호의 플레이가 놀랍다는 말일 터.

심지어 대다수는 어떻게 된 영문인지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아니, 그래서 뭐가 어케 된 거냐고!!!

-모름;; 뭐가 보여야 말이지….

-누구 본 사람 없음?

이상한 반응이 아니다.

말 그대로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났으니까.

그들의 눈에는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던 것이다.

다행히 의문을 해소시켜줄 존재가 금방 나타났다.

-클립 땄음. 게시판 보셈.

지호의 플레이를 녹화한 짧은 영상을 올렸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걸 보고 온 사람들의 반응은…….

-와, 미침.

-아니;; 저게 무슨…….

-어케했냐;;

-헐.

말 그대로 경악, 그 자체였다.

클립의 내용은.

그저 총알처럼 빠르게 달려들며 발톱을 휘두르는 변종 좀비와, 그걸 가볍게 피하며 식칼을 찌르는 지호의 모습이 전부였다.

다만 한 가지가 특별했는데…….

클립의 재생 속도가 0.5배속이라는 점이다.

덕분에 시청자들도 볼 수 있었다.

지호가 변종 좀비의 공격을 피한 것도.

녀석의 머리에 식칼을 꽂은 것도.

모두 우연이나 운 따위가 아님을 말이다.

그 모든 과정에서 지호의 눈은 정확히 상대를 응시하고 있었기에.

-말이 안 되는데;; 핵 아님?

-백퍼 핵이지 ㅋㅋㅋ 타겜 프로인 레인도 저번에 변종 좀비 잡아보겠다고 50튼가 하다가 실패했는데, 뉴비가? ㅋㅋㅋ

물론 종종 이런 채팅도 올라왔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기존의 상식으로는 불가능한 플레이였으니까.

어지간한 사람은 움직임을 보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피하며 공격을 성공시키겠는가.

한데 지호가 보인 모습은?

식칼로 모든 공격을 성공시켰다.

짧은 사거리 따위는 아무런 제약도 되지 않는다는 듯, 간단하게,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상황.

몇몇 시청자들이 패닉에 빠진 건 정상적인 일이리라.

하지만 그들의 반응이 어찌 됐건.

“키에엑…!”

변종 좀비의 몸이 축 늘어졌다.

결국 죽음을 피하지 못한 것이다.

그것도 오늘로 게임 2일 차인 뉴비에게 말이다.

“끝났네요.”

당연히 지호는 처음부터 이렇게 되리라는 걸 알고 있었다.

‘뭐, 시청자들은 아니겠지만.’

그의 플레이를 본 준영이라면 모를까, 시청자들이 예상했을 리 없다.

-미친!!!

-진짜 죽었어!! 이거 최초 아님?!

-ㅇㅇ 최초 마즘.

-와 ㅅㅂ…. 저게 죽는 거였네.

-ㄹㅇ ㅋㅋㅋ 아무도 못 죽여서 얼마나 오래 살아남는지가 고인물용 컨텐츠였는데 ㅋㅋㅋㅋ

역시나, 그들은 복권이라도 당첨된 듯 열광적인 반응이었다.

당연한 일이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죽은 적 없는 초반부의 변종 좀비.

그야말로 난공불락(難攻不落)이던 녀석이 지금 막 함락당했으니까.

그것도, 아무도 기대하지 않던 뉴비 스트리머에게.

-빨리 다음으로 넘어가 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스겜 ㄱㄱ

-와 이거 오튜브 각인데.

-뉴비가 그런 게 있겠음? ㅋㅋㅋ

이제 시청자들은 이어질 전개를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순서만 조금 달라져도 결과가 완전히 틀어지는 게임이 좀비 아파트다.

심지어 초반에 변종 좀비가 죽는 건, 알려지기론 이번이 처음이니.

당연히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다음은 무슨 다음;; 핵쟁이 쳐내야지 ㅡㅡ

-ㅇㅈ ㅋㅋㅋ 딱 봐도 핵인데 좋다고 우와 하는 거 실환가 ㅋㅋㅋ

아직도 몇몇 시청자들은 의혹을 제기했으나.

이미 대세는 넘어간 후였다.

-ㄴㄴ 핵은 아닌 거 같은데? 눈동자 보셈. 변종 좀비 움직이는 거 다 따라가고 있는데 뭐;;

-지들이 못하면 핵이지? ㅋㅋ

-핵인지 아닌지는 계속 보면 알 수 있겠지. 난 일단 중립 기어 박음.

-ㅇㅈㅇㅈ. 일단 보져?

게임 발매 후 처음으로 새로운 루트가 공개될 상황.

믿기 어려운 결과였지만, 딱히 핵으로 볼 정황은 느껴지지 않았기에.

시청자들은 대개 중립을 유지했다.

-;;

-ㅇㅋ 좀만 더 보고 핵이면 바로 신고함.

게임 방송을 볼 때 의견 표출이 자유인 건 맞다.

그렇다한들, 대부분이 반대 의견인데 계속 물고 늘어지는 이는 극히 드물다.

더군다나 다른 시청자들의 말처럼 지켜보면 답이 나올 상황.

핵이라 말하던 몇몇 이들의 채팅은 금방 멈추었다.

‘일단 진정된 거 같네.’

지호는 굳이 핵 관련 언급을 하지 않았다.

꺼져가는 떡밥에 괜한 장작을 넣을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신 그는 다른 생각에 집중했다.

‘이제 어떻게 되려나.’

앞으로의 전개를 모르는 건 지호도 마찬가지였다.

어제는 변종 좀비가 죽은 후에 곧바로 게임을 종료했으니까.

궁금증은 금세 해소되었다.

크르르-!

이미 목숨을 잃은 좀비에게서 들려오는 섬뜩한 소리!

지호가 반사적으로 식칼을 들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대신.

콰악, 콰라악!

변종 좀비의 시체가 부글부글 끓으며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어?”

갑작스러운 변화에 지호는 고개를 갸웃했다.

-오오…. 시작부터?

-미친, 에반데 ㅋㅋㅋ

그에 반해, 시청자들은 무슨 현상인지 아는 듯 반가운 반응이었다.

‘갑자기 달려들지는 않겠지?’

이런 생각에 지호는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그리고 그사이에도 좀비의 시체는 점점 작아져 갔다.

이윽고 시체가 모두 사라졌을 때.

[변종 좀비가 최후를 맞이했습니다.]

[변종 좀비의 한(恨)과 잔여 기운의 영향으로 해당 구역의 좀비가 강화됩니다.]

지호의 눈앞에는 이런 메시지가 떠올랐다.

-역시.

-무친 이게 벌써 뜨네 ㅋㅋㅋ

-이제 튜토리얼인데 페이즈 2라니. 레전드네….

“강화……?”

지호도 메시지의 의미는 이해했다.

아파트 내의 좀비가 강화됐다는 소리다.

하지만 그 이상은 모른다.

채팅을 보아하니 시청자들은 알고 있을 것 같았다.

“혹시 이거 무슨 상황인지 아시는 분?”

역시나 대답은 바로 올라왔다.

-2페 시작된 거임. 보통 게임 중반에 보스로 나오는 변종 좀비 잡으면 시작되는 건데….

“아. 감사합니다.”

지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변종 좀비를 빨리 죽여서 이벤트가 앞당겨진 모양이다.

확실히 가능성은 있었다.

그가 알아본 좀비 아파트는 유동적인 게임이었으니까.

위잉- 위이잉-!

때마침 사이렌이 울리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게임의 시작이라는 소리다.

평범한 플레이어였다면 이제야 문을 열었을 터.

“음……. 사이렌도 울렸으니까, 이제 움직여도 되는 거죠?”

-이미 움직이지 않았어요?

-ㅋㅋㅋㅋㅋ

지호의 너스레에 시청자들이 맞장구를 쳐줬다.

개중에는 걱정스러운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있었다.

-근데 좀비들 강화된 거 ㄱㅊ?

-맞네. 무기도 기본 무기고 방어구도 못 맞춰서 빡셀 텐데;;

하지만 그들과 달리 지호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뭐, 어때요. 안 맞고 다 패면 되겠죠.”

-자신감 무엇 ㅋㅋㅋ

-맞지, 맞지. 개패면 끝이지.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다 뭐 이런 건가 ㅋㅋㅋ

한 번 행동으로 보였기 때문일까?

시청자들은 처음보다 유한 반응이었다.

“가볼게요.”

그 말을 끝으로 지호는 계단으로 향했다.

찾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

매번 구조가 바뀐다고 들었지만, 그래 봐야 아파트. 대략적인 구조는 척하면 척이다.

그렇게 계단에 도착했을 때.

지호의 앞에 놓인 건, 위아래로 나뉜 계단이었다.

“어디로 갈지 선택해야겠네요.”

-ㅇㅇ 마즘.

한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컴컴했다.

“흐음.”

지호는 당황하지 않았다.

여기까지는 미리 예습해뒀으니까.

‘어디를 고르느냐에 따라 게임 진행 과정이 달라진다고 했지.’

그야 당연하다.

선택에 따라, 엔딩을 보기 위한 조건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어디가 낫나요?”

지호가 알아본 건 거기까지다.

엔딩을 위한 조건이나, 방법까지는 일부러 찾아보지 않았다.

알아버리면 즐기지 못할 테니까.

-위가 꿀잼이에요.

-ㄴㄴ 아래가 낫죠 ㅋㅋㅋ

-솔직히 둘 다 비슷하다 아님? 취향차일 듯.

비율은 거의 반반이었다.

‘거기서 거기네.’

어차피 비슷하다면 망설일 이유는 없다.

“위로 갈게요.”

지호는 곧바로 어두운 계단을 오르려 했다.

그렇게 한 발을 내딛자.

[9층으로 올라갑니다.]

그의 시야가 어두워졌다.

* * *

파앗!

다시 앞이 밝아졌을 때.

지호의 눈에 들어온 풍경은 어두운 복도가 아니었다.

어찌 된 일인지.

그의 시야에는 밝은 대낮의 아파트가 들어왔다.

심지어 드론처럼 허공에 뜬 상태로 아파트를 내려다보는 상태였다.

“어머! 어디 가세요?”

“안녕하세요!”

“엄마! 아빠! 나 잡아봐라!”

여기저기 활기차게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이 보인다.

얼추 보아하니 좀비 사태가 시작되기 전의 평화로운 풍경 같았다.

하지만 평화는 오래 가지 않았다.

“꺄르륵!”

“천천히 가! 넘어진다!”

“크르으…….”

그즈음, 아파트 안에서 수상쩍은 남자가 걸어 나왔으니까.

“뭐야?”

“저…… 아저씨. 괜찮으세요.”

아파트 주민들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남자에게 다가갔다.

그게 지옥의 시작이었다.

까득!

알 수 없는.

아니, 이해할 수 없는 기이한 소리가 남자에게서 들려왔다.

더 정확히는 걱정스레 다가가던 여자의 팔에서.

수상쩍은 남자가 그녀의 팔을 물어뜯은 것이다!

“…….”

평화롭던 현실과는 아득히 멀리 떨어진 기괴한 광경.

순간 정적이 흘렀다.

갑작스러운 사태에 주민들의 눈동자는 사정없이 흔들렸다.

그리고 이내.

“꺄아악!”

“무, 뭐야!”

“미친! 뭐하는 새끼야!”

“으악!”

여자의 짧은 비명을 기점으로, 단지 전체에 혼란이 일기 시작했다.

“나와!”

“다들 도와요! 이 미친놈 힘이 너무 세요!”

남자를 말리러 몇 명이 추가로 달라붙었으나 사태는 더 나빠졌다.

“크아악!”

이번에는 팔을 물렸던 여자도 다른 사람들을 물어뜯기 시작했으니까.

그야말로 전형적인 좀비물이었다.

다행히, 눈치 빠른 주민도 있었다.

“다들 일단 집으로 도망치세요! 제가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그의 말을 끝으로 다시 시야가 어두워졌다.

곧이어 보이는 건.

철컹!

쿵! 쿵! 쿠웅!

각 층마다 위로 올라가는 계단을 막기 시작한 방화벽과.

아파트 입구를 막은 철창이었다.

그리고 이어서.

“후, 살았다.”

“대체 뭐였을까요?”

“아들. 걱정하지 마. 여기서 기다리고 있으면 경찰 아저씨들이 도와주러 오실 거야.”

아파트 내로 대피한 주민들이 각자의 집에서 안도의 한숨을 토하는 장면들이 지나갔다.

하지만 그들은 미처 깨닫지 못했다.

처음 좀비가 나온 곳이 아파트 내였음을.

“크르르르.”

“크르…….”

마지막으로 아파트 곳곳에 이미 창궐해 있던 좀비의 얼굴이 클로즈업 됐다.

그리고.

[Zombie Apartment]

진짜 게임의 시작을 알리는 로고와 함께 씬 재생이 끝났다.

* * *

지호가 눈을 떴다.

어느새 위층으로 올라와진 상태.

시야에는 새로운 메시지가 떠올라 있었다.

[튜토리얼 플레이를 기준으로 난이도를 설정합니다.]

[설정된 난이도는 ‘악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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