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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비 스트리머가 게임을 잘함-28화 (28/110)

028화. 피지컬 테스트(1)

TH소프트의 신작 게임 홍보 방송은 언제나 화제를 몰고 왔다.

‘믿고 플레이하는 TH’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양질의 게임들만 출시해왔으니까.

이번에도 그 방송은 엄청난 화제가 되었다.

오죽하면 지난 며칠간 굳건했던 겜잘알의 베스트 게시판 순위가 완전히 뒤바뀔 정도.

한데, 신작 게임인 ‘배틀 에어리어’에 관한 내용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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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게시판] 미다스는 신이다.

드립 기대하고 온 새끼들은 나가라.

진짜 신이니까.

미다스는 신이다, 신.

사람이면 저런 플레이가 가능할 리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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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찬 그 자체인 첫 번째 글을 시작으로.

[베스트 게시판]

[1. 미다스는 신이다.]

[2. 거꾸로 총 쏘는 괴물…….]

[3. 아 ㅋㅋㅋ 수류탄은 터뜨리면 그만이라고 ㅋㅋㅋㅋㅋ]

[4. 3:1을 이기는 방법]

[5. 저격의 신? 그래서 이제 누가 신이지?]

……

베스트 게시판의 모든 게시물이 가리키는 것은.

지난 며칠간 핵 논란으로 게시판을 독점했던 주인공, 미다스였으니까.

데자뷰가 느껴질 정도로 비슷한 구도.

하지만 온도는 완전히 달랐다.

미다스를 비난하던 글이 사라지고.

대신, 그의 플레이를 극찬하는 내용이 게시판을 가득 채운 것이다.

댓글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ㄹㅇ 개잘핵 그 자체 ㅋㅋㅋ

-어차피 우승은 미다스!!!!

-김두기가 인정한 괴물 스트리머 미다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게임에서 상대로 만나기 싫은 스트리머 1위 ㅋㅋㅋㅋ

-상대편에 미다스 있으면 누구보다 빠르게 포기할 자신 있다;;

몇 시간 전과 달리.

거의 모든 댓글들이 미다스의 피지컬을 극찬하는 내용이었으니까.

하지만 모두 같은 생각일 수는 없는 법.

종종 부정적인 글도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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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미다스 빠는 놈들 나만 이해 안 되냐???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다들 핵이라고 욕했는데, 갑자기 무지성으로 빨아제끼는 중 ㅋㅋㅋㅋ

근데 중요한 건?

핵이 아니라는 증거도 없음 ㅋㅋㅋ

쟤들 말은 미다스 캡슐 아니니까 핵 아님 이건데 ㅋㅋㅋㅋ

TH에서 뒤 봐줬으면 끝 아님?

솔까 저게 핵이 아니라는 게 말이 되냐?????

갑자기 TH 게임 홍보 방송에 나오더니, 무지성으로 실드치는 글이랑 댓글들이 달린다?

이거 나만 알바 냄새나냐 ㅋㅋㅋ

-ㅇㅇ 나도 비슷하게 생각 중.

-근까 ㅋㅋㅋ 핵 아니라고 정확히 판명 난 것도 아닌데 ㅋㅋㅋㅋ

-이 새끼 말이 맞다 ㅋㅋㅋ 저게 핵이 아니면 뭐가 핵이야 ㅋㅋㅋㅋ

-듣고 보니 일리가 있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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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다스를 욕하는 수준을 넘어.

글과 댓글을 쓴 다른 사람들까지 알바로 치부하는 글.

사실 어제까지만 해도 이런 논리가 먹혔을지도 모른다.

아니, TH소프트의 방송을 보기 전까지만 해도 그랬을 터.

하지만.

그때와 달리, 지금 그들을 향한 반응은 싸늘하기 그지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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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핵핵거리는 하는 핵무새들은 봐라.

일단 이전 글 보면 알겠지만, 나도 오늘 아침까지는 미다스가 핵쟁이라고 욕했다는 거 알아둬라.

근데 너네 TH가 어떤 회사인지는 알고 있냐?

온라인은 당연하고 싱글 게임도 핵이 연관되면 바로 계정 통으로 정지 때리는 놈들이야 ㅋㅋㅋ

계정 밴은 아예 TH소프트에서 나오는 게임 전체 밴이고.

가상현실게임은 새 계정 못 파니까, 핵 사용하면 평생 쟤네 게임은 못 한다는 소리지.

퓨처 워 같은 갓겜 만들고도 운영 뭐 같이 해서 욕먹는 파나즈랑은 차원이 다르다 이 말이야.

근데 공식 방송에서 핵을 봐준다?

이건 너네가 생각해도 억지 아니냐 ㅋㅋㅋㅋㅋㅋㅋ

까더라도 상식적으로 까자고 ㅋㅋ

글고 알바? ㅋㅋㅋ 너네 TH나 미다스가 법적으로 걸고 넘어지면 어케 대처하려고 막 던지냐 ㅋㅋㅋㅋ

제발 글 지우지 마라. 기대되니까.

-ㄹㅇ ㅋㅋㅋㅋㅋ

-이래서 멍청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있는겨~~~

-나도 미다스 깠었는데, 이제는 못깜 ㅋㅋㅋ 공식 방송에서 증명했는데 그걸 왜 까누;;;;

-이태한이 예전에 PC 게임할 때 핵쟁이들한테 오지게 시달려서 학을 뗀다던데 ㅋㅋㅋㅋㅋ

-ㅇㅇ 그 이태한이 왜 미다스 뒤를 봐줘 ㅋㅋㅋㅋ 개소리도 정도껏이지 ㅋㅋㅋ

-근데 솔직히 이건 미다스 잘못이다. 적당히 잘했어야지….

-그건 맞아. 플레이 보면 미쳤다는 말 밖에 안 나옴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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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소프트에서 진행한 공식 방송.

게다가 핵에 관해선 엄격하기로 유명한 이태한이, TH의 이름을 걸고 핵은 불가능하다고 확답하기도 했다.

그만큼 철저하게 관리했을 터.

미다스는 그런 상황에서.

그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정도로 압도적인 피지컬을 보여주었다.

게다가, 당시에는 모두가 부정했지만 뒤늦게 다시 부각되는 증거들도 있었다.

[많은 유저들이 제보해주신 플레이어명 ‘미다스’ 계정은 핵사용이 의심되는 정황이 없습니다. -파나즈]

처음 논란이 터졌을 때, 퓨처 워의 개발사인 ‘파나즈’가 발표한 공지와.

-아무튼 나는 핵이 아니라고 확신해. 이분 얘기는 여기서 끝! 이제 게임이나 하러 가보자.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피지컬의 소유자, 프로게이머 엘카의 발언이 담긴 클립이 대표적이었다.

한참 핵 논란이 심했을 때는 이 악물고 무시되던 증거였으나.

지금은 다시 먹히게 된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아직도 미다스가 핵이라고 주장한다?

억지라는 소리가 나오는 게 정상이었고. 자연스레 핵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점차 사그라졌다.

* * *

“음… 분위기는 괜찮네. 내일부터 다시 방송 켜도 되겠다.”

화제의 주인공인 지호는 당연히 그런 변화를 알고 있었다.

그가 집에 돌아오자마자 한 일이 겜잘알을 확인하는 것이었으니까.

방송 현장이나 채팅창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는데.

가장 신랄하게 그를 비난하던 겜잘알의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반응은 예상보다도 좋았다.

‘이제 슬슬 캡슐도 알아봐야겠네.’

단순히 맛보기로 시작했던 처음과 지금은 다르다.

이미 재미를 느끼기 시작한 이상.

본격적으로 집중해야 할 터.

그 시작은 캡슐을 사는 것이다.

앞으로는 꾸준히 방송을 하게 될 텐데, 언제까지 친구에게 신세를 질 수는 없는 일이니까.

물론, 오늘 당장 사고.

내일부터 새 캡슐로 방송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돈이야 무리하면 가능하겠지만.

한두 푼 하는 물건도 아니고, 아무 정보도 없이 살 수는 없지 않은가.

‘일단 주말에 휴방 공지하고 사러 가던가 해야겠다.’

그렇기에 지호는 일단 스마트폰을 들고 준영의 번호를 입력했다.

이어서 통화를 누르려던 찰나.

띠리링-띠링-

때마침 벨소리가 울렸다.

‘왕눈이 님?’

얼마 전, 합방을 진행했던 왕눈이에게서 걸려온 전화.

조금 뜻밖의 인물이지만.

아무런 이유도 없이 전화를 걸지는 않았을 터.

지호는 곧바로 확인버튼을 눌렀다.

“미다스 님, 안녕하세요. 왕눈이입니다!”

“네, 안녕하세요.”

“방송 잘 봤습니다! 고생하셨어요. 보니까, 인터넷 분위기도 좋던데 진짜 다행입니다!”

그러고 보니 핵 논란이 터지자마자 왕눈이의 걱정 섞인 연락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문득 고마운 마음이 들었기에.

지호는 진심으로 감사를 표했다.

“걱정해주신 덕분에 잘 해결됐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제가 뭘 했다고. 이제 내일부터 다시 방송 시작하시는 건가요?”

누가 베테랑 스트리머 아니랄까 봐.

왕눈이의 화제 전환은 매끄러웠다.

“아, 안 그래도 친구한테 연락해보려던 참이었습니다.”

“친구요? 갑자기 친구는 왜…?”

조금 뜬금없는 대답이었는지, 되물음이 들려오는 것도 잠시.

“제가 캡슐이 없어서 일단 친구 캡슐을 빌리고 있거든요. 주말에 구매하러 갈 예정이긴 한데….”

“네에?! 그럼 지금까지 남의 캡슐을 사용하셨다는 말씀인가요?”

이어진 지호의 말에 왕눈이가 경악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못 들을 소리를 들었다는 반응.

마찬가지로 의아해진 지호가 고개를 갸웃하며 반문했다.

“네,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어떤 캡슐을 사용하건 게임하는 데 큰 지장은 없다고 들었는데….”

“음, 그건 맞지만….”

그런 반응이 황당했던 걸까.

왕눈이는 잠시 말끝을 흐리다가 이내 차분하게 설명을 시작했다.

“일단 어떤 캡슐을 사용하든 게임은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 본인에게 최적화된 캡슐을 사용하면 더 나은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것이죠.”

“오….”

놀라운 정보였다.

캡슐은 다 같을 거라 생각했는데, 개인별로 최적화된 캡슐이 있다니.

“뭐, 솔직히 저 같은 평범한 사람은 큰 차이 못 느끼긴 하는데. 피지컬이 좋으신 분들일수록 효과를 크게 보더라고요. 괜히 프로게이머들이 비싼 돈을 주고 전용 캡슐을 맞추는 게 아닙니다.”

그 말인즉, 피지컬이 좋을수록 효과가 극대화된다는 소리!

지호도 피지컬로는 어디 가서 지지 않을 자신이 있으니 분명 효과가 있을 것이다.

“어…!”

그가 잠시 생각에 잠긴 사이.

왕눈이의 말이 멈추는가 싶더니.

이내 한층 밝아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미다스 님! 어차피 주말에 캡슐 구매하러 갈 예정이라고 하셨죠?”

“아마 그럴 거 같네요. 일단 지금은 아무것도 몰라서 좀 알아보고 살 생각이라.”

“그럼 이거 컨텐츠로 한 번 써보시는 건 어떨까요?”

“컨텐츠요?”

뜻밖의 말.

조금 갑작스러웠기에 지호는 일단 되물어보았다.

그러자, 속사포처럼 왕눈이의 설명이 또다시 이어졌다.

“음, 우리 같은 스트리머들은 모든 걸 컨텐츠로 사용할 수 있다는 건 아시죠?”

“네, 그건 알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시청자들이 특히 궁금해하는 부분들이 있어요. 지금의 미다스 님의 경우에는 피지컬에 관련된 주제가 대표적일 거고.”

“음… 그렇겠네요.”

솔직히 게임은 자신 있지만.

이런 부분은 약하다는 걸 지호 스스로도 자각하고 있다.

아직도 왕눈이가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게 그 증거.

하지만 이어진 말을 들었을 때.

지호는 벼락이라도 맞은 것처럼 신선한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보통 규모가 큰 캡슐 전문점에는 가상현실 속 능력치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거든요.”

“아!”

“어때요? 느낌 딱 오죠? 미다스의 피지컬 수치는?! 방제까지 바로 딱 나오는데! 괜찮으면 말해요. 제가 잘 아는 캡슐 매장 연결해드릴게요.”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아니, 대박이었다.

‘바로 테스트까지 엮어서 컨텐츠 뽑을 생각을 하네. 역시 베테랑은 달라.’

어차피 캡슐은 구매할 생각이었고.

이번 기회에 테스트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터.

일단 왕눈이의 말처럼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해할 주제니까.

“진짜 좋네요. 감사합니다, 왕눈이 님.”

지호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 * *

다음 날.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것처럼 비교적 평화로워진 겜잘알에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그 시작은 미다스의 방송공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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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미다스입니다.

오늘 방송은 오후 2시에 시작할 예정입니다.

방송 내용은 캡슐 구매 겸, 피지컬 테스트가 될 것 같네요.

모두들 잠시 후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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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방송을 시작한 이후 항상 화제를 몰고 다녔던 미다스답게.

이번에도 그의 공지는 이슈가 되었다.

캡슐 구매야 그다지 흥미롭지 않지만.

미다스의 피지컬 테스트라니.

이건 누가 봐도 꿀잼각이었으니까.

-피지컬 테스트? 내가 생각하는 그거 맞나??? 정확도 오지는 거.

-ㅇㅇ 캡슐도 산다는 거 보니까 전문적인 테스트 맞을 듯 ㅋㅋㅋ

-진짜 ㅋㅋㅋㅋ 물 들어올 때 노 저을 줄 아는 놈이네 ㅋㅋㅋㅋㅋ

-와, 기대된다.

-미다스는 얼마나 나오려나???

-못해도 프로게이머 평균은 나오지 않을까?

-역대 최고 수치가 엘카였나?

-우리나라에서는 그럴걸.

-엘카 이기면 꿀잼이겠다 ㅋㅋㅋ

-아무리 그래도 엘카한테 비비는 건 에바지 ㅋㅋㅋㅋ

미다스가 공지한 오후 2시가 가까워질수록.

기대감은 커져만 갔다.

그리고 모두의 기대감이 한계까지 부풀었을 때.

미다스의 방송이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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