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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비 스트리머가 게임을 잘함-61화 (61/110)

061화. 퓨처 워 -VS 저격 단톡방(2)

-엥????

-좀 사리지 그걸 들어가네 ㅋㅋㅋㅋㅋㅋ

-진짜 에반데;;;;

돌발적인 지호의 행동.

채팅창에 물음표가 올라오기 시작했으나, 평소에도 그의 방송을 보던 시청자들의 반응은 달랐다.

-유입들 많네 ㅋㅋㅋㅋ

-일단 보셈 미다스가 우리랑 똑같은 줄 아나 ㅋㅋㅋ

-ㅇㅈ 최소한 다딱이들 라인전에서 털릴 사람은 아님 ㅇㅇㅇ

미다스가 누구던가.

배치고사 때부터 지금까지 랭크 게임에서만 23연승을 이어온 괴물 중의 괴물이다.

이처럼 불리한 상황에도 지는 모습이 상상되지 않는 거다.

지금까지 그 믿음이 깨진 적은 없었는데.

왜인지, 이번에는 달랐다.

“오, 개꿀.”

그 시작은 적 라이너인 광전사가 던진 올가미 밧줄이었다.

상대를 당겨오는 스킬 ‘포획’을 발동한 것이다.

휘릭-!

뱀처럼 미다스를 향해 날아드는 광전사의 밧줄!

평소였다면 피하고도 남았을 터.

그런데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찹.

어쩐 일인지 그가 정확히 밧줄에 잡혔고.

이내 끌려가기 시작했으니까.

-어어?? 왜 안 피해??

-이걸 맞아준다고?

-??????

-미다스 진짜 뭐함…….

-이건 진짜 아니지;;;;

광전사의 포획은 비교적 느린 축에 속하는 스킬이다.

그런데 미다스가 거기에 맞는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채팅창이 들끓기 시작했고.

그 순간, 지호의 입이 열렸다.

“걱정 마세요. 패시브 터질 때까지만 맞아줄게요.”

-봐 ㅋㅋㅋ 미다스는 다 생각이 있다니까 ㅋㅋㅋㅋㅋ

-아, 그래서 렙업 할 때까지 기다렸구나 ㅋㅋ 그래야 스킬 효과 올라가니까 ㅋㅋㅋㅋ

-패시브? 스치면 죽을 텐데 괜찮으려나…….

-친구야~ 미다슨데 뭘 걱정해 ㅋㅋㅋ 일단 지켜보라고 ㅋㅋㅋㅋ

-패시브가 뭔데????

패시브를 활용한다는 말.

감탄과 함께 의문도 채팅창에 올라왔고, 이내 누군가 핏빛군주의 스킬에 대한 정보를 올렸다.

[패시브 -피의 갈망]

[체력이 20% 아래로 내려가면, 모든 데미지를 2배로 받는 대신 추가 공격력과 공격속도가 부여됩니다.]

[본 스킬의 효과는 체력을 잃을수록 강해집니다.]

‘피의 갈망’은 달리 ‘유리대포’라고도 불린다.

데미지를 2배로 받는 탓에 스킬에 스치기만 해도 죽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에 전부 피할 수 있다면?

이론상으로는 엄청난 딜을 뽑아낼 수 있다.

미다스라면 가능하다 생각했기에.

시청자들은 그사이 시작된 난투를 즐겁게 감상할 수 있었다.

“이거나 먹어라!”

스타트를 끊은 사람은 광전사였다.

그는 다이아 상위 티어인 유저다.

스킬의 기본적인 연계 정도야 능숙하게 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는 밧줄에 끌려오는 적을 노리고 도끼를 내리찍었다.

[장작 패기]

후웅!

지호는 살 떨리는 기세로 내려오는 도끼를 응시했다.

광전사의 스킬인 장작 패기.

확실히 위력은 강하다.

‘그럼 뭐해. 방향이 저렇게 단순한데.’

피하는 건 일도 아니다.

그럼에도 지호는 피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마찬가지로 스킬을 발동하며 낫을 휘둘렀다.

콰직! 쿡!

광전사의 도끼가 지호를 강타했고, 그의 낫도 적에게 박혔다.

사이좋게 주고받은 일격.

결과는 천지 차이였다.

[남은 체력 : 76%]

“으하하! 핏빛사신 들고 나한테 상대가 되겠냐고!”

지호의 체력은 눈에 띄게 줄어든 반면, 광전사의 체력은 10% 정도밖에 줄어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남자식 맞딜 ㅋㅋㅋㅋㅋ

-광전사 신난 거 봐라 ㅋㅋㅋ

-좀따 어떤 반응일지 벌써 기대되네 ㅋㅋㅋㅋㅋ

오히려 바라던바.

지호는 도망치지 않았다.

후웅!

또다시 가까워지는 적의 도끼를 바라보며 같이 낫을 휘두를 뿐.

콰드득! 스걱!

방어를 도외시하고 서로에게 연신 공격을 퍼붓는 영혼의 맞다이가 몇 번이나 오갔을까.

[남은 체력 : 18%]

[패시브 스킬 ‘피의 갈망’이 발동됩니다.]

지호의 체력이 20% 아래까지 떨어졌고.

동시에 그의 입이 열렸다.

“갑니다.”

-갑니다 개멋있네;;;;

-“진짜” 미다스 간다 ㅋㅋㅋㅋ

-광전사 쉑 지금까진 신났지? 이제 시작이라고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

시청자들은 이어질 장면을 기대하며 웃고 떠들었으나, 이 순간을 기다린 건 광전사 또한 마찬가지였다.

‘빨리 조져야 한다!’

광전사도 핏빛사신의 패시브, 피의 갈망의 효과는 안다.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을 터.

그는 난투를 끝내기 위해, 방금 쿨타임이 돌아온 스킬을 발동했다.

[장작 패기]

“커어어어엇!”

적은 여태껏 공격을 한 번도 피하지 못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겠지.

이제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신나게 외치며 도끼를 내리찍었는데.

그때부터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후웅!

‘?’

지금까지 어김없이 적을 맞췄던 도끼가 허공을 가른 것이다.

푸컥!

반면, 핏빛사신의 낫은 여전히 그의 허리춤에 적중했다.

“에헤이, 그냥 죽으라고!”

광전사도 나름 실력자다.

이 정도로 당황할 짬은 아니다.

그는 차분히 도끼를 회수한 뒤, 다시금 휘둘렀다.

하지만, 결과는 그대로였다.

부웅-!

이번에도 도끼는 거짓말처럼 적에게 닿지 않은 것이다.

‘X발, 뭔데!!!’

순간 광전사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도끼가 연이어 빈 허공을 가른 탓도 있지만, 더 큰 이유는 적 핏빛사신의 표정이다.

후웅! 훙!

자신은 사력을 다해서 공격을 날리고 있거늘.

녀석의 표정은 평온하기만 했다.

문제는, 그럼에도 다 피한다는 것.

대체 왜! 어떻게!

억울해서 미칠 지경인데 상황은 최악을 향하고 있었다.

[남은 체력 : 11%]

그사이 적의 낫이 야금야금 광전사의 체력을 갉아먹었고, 이제 시야가 흔들리기 시작한 거다.

한 대만 맞추면 되는데.

그보다 자신이 먼저 죽게 생겼다.

‘일단 튀어야겠다.’

광전사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경악하며 뒤돌아서 뛰었다.

지금이라도 도망치면 살 수 있다.

…라고 생각했는데 그보다 적이 더 빨랐다.

[피의 길]

붉은빛의 안개가 그를 스치더니.

스걱!

순식간에 체력이 줄어들었다.

“컥!”

핏빛사신이 돌진기인 피의 길을 발동하며 그를 스쳐간 것이다.

귀신같은 정확도와 속도였다.

안 그래도 바닥이었던 광전사의 체력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적에게 당했습니다!]

[핏빛사신 → 광전사]

-캬ㅑㅑㅑㅑㅑㅑㅑㅑㅑ

-이게 미다스거든 ㅋㅋㅋㅋㅋㅋ

-광전사 표정 본 사람??

-입에 파리 들어가겠던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처음에 미다스 의심하던 놈들 다 어디갔냐!!!!!!

-미다스는 신이야 신!!!

어김없이 시작된 화려한 플레이에 채팅창이 폭주했다.

상성 따위는 씹어 먹는 압도적인 피지컬.

이게 그들이 원하는 모습이었으니까.

그리고 그때.

한참 달궈진 분위기를 깨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군이 당했습니다!]

[우주 싸움꾼 → 닻 사냥꾼]

[적, 더블 킬!]

[우주 싸움꾼 → 기계 새]

여전히 저격러들이 활약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소리였다.

-미친;;;

-벌써 4킬이네…….

-ㄱㅊ 어차피 계속 죽어주면 돈도 안 줘서 ㅋㅋㅋ

-그 전에 게임 끝날 거 같은데;;

초반부터 1킬은 따냈지만 여전히 좋지 않은 상황이다.

그럴수록 차분해야 하는 법.

지호는 가볍게 숨을 가다듬으며 말했다.

“라인 주도권도 가져왔으니 지금부터 제대로 가볼게요.”

게임 시작 전에 했던 멘트와 비슷한 말이다.

그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승산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

그의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의 마음속에 기대감이 싹트기 시작했다.

* * *

그로부터 10분이 지났다.

원래였다면 이미 게임의 판세가 기울었어야 할 시점.

한데, 이번 판은 달랐다.

[아군이 당했습니다!]

[우주 싸움꾼 → 닻 사냥꾼]

[적, 더블 킬!]

[우주 싸움꾼 → 기계 새]

“탑, 서폿 미친 새끼들아. 그만 던지라고! 왜 하필 나 승급전일 때 지랄이야!”

“저도 승급전이에요. 제발….”

지호를 저격한 이들이 여전히 틈만 나면 적에게 죽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지호만 승급전이 아니었다는 거다.

저격러를 제외한 다른 두 명.

그들도 승급전이었기에 이를 악물고 게임에 집중했고, 덕분에 상황은 최악을 면할 수 있었다.

-이제 어캄??

-슬슬 뭐라도 해야 하는데 ㅠㅠ

-이러다가는 진짜 그냥 말라 죽음;;;

“음….”

적 미드 라이너인 광전사는 또다시 집으로 보내둔 상황.

까앙-!

지키는 이 없는 상대의 경계 포탑을 부수며, 지호는 잠시 생각에 빠졌다.

두말할 필요 없이 미드는 압도적이다.

애초에 광전사는 초반용 영웅.

한데, 초반부터 털리고 시작했으니 상대가 될 리가 없다.

그 결과.

벌써 1차 경계 포탑을 넘어, 2차 포탑까지 철거하고 있는 중이었다.

-저격 있으니까 빡세긴 하네;;

-ㄹㅇ 미드에 고속도로가 뚫렸는데 게임이 비벼지는 자체가 말이 안 됨…….

-이거 저격 아녔으면 칼서렌인데.

보통 이 정도로 미드가 압도적이면 적들을 포기하기 마련이다.

특히 지호처럼 다른 라인으로 로밍을 자주 가는 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근데도 소용없었지.’

확실히 다이아 티어의 저격은 다른 걸까?

미드의 주도권. 끊임없는 로밍.

놀랍게도 이 모든 것은 의미가 없었다.

저격러들에게 듣기라도 했는지.

지호가 다른 라인으로 이동할 때마다 상대가 칼같이 도망치는데 뭘 어쩌겠는가.

반복하면 경험치 손실만 커지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미드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그것도 이제 끝이다.

[적 포탑을 파괴했습니다!]

이제 상대 미드의 두 번째 경계 포탑까지 사라졌다.

남은 포탑은 본진 내부의 것들뿐.

그 말인즉, 슬슬 상대도 지호를 가만히 내버려 둘 수 없게 되는 시점에 다다랐다는 소리다.

방치했다가는 그대로 본진까지 밀려버릴 테니까.

“지금까지 제일 큰 문제가 저쪽 팀원들이 저를 피해서 도망 다녔던 거잖아요?”

-ㅇㅇ

-맵핵 킨 것처럼 튀던데

-그래서 이제 어카죠?

“간단해요.”

퓨처 워는 이제 마스터를 향해 등반하는 처지지만.

지호는 이런 장르에 익숙하다.

한참 게임에 미쳐있던 시절에는 정상에 선 적도 많을 정도로.

당연히 지금처럼 귀찮은 상황을 해결하는 방법 또한 도가 텄다.

“안 오고 싶어도 어쩔 수 없이 저한테 오게끔 상황을 흔들어야죠.”

* * *

[초코리치 : 니네 뭐하냐?]

[아포포 : 상황 뭔가 꼬이는 거 같은데 아님?]

[우니 : 아, 크르릉 저 새끼. 몇 킬을 줬는데;;;;]

미다스를 저격한 상대 탑 라이너, 크르릉.

그는 슬쩍 저격 단톡방을 보고는 인상을 파악 찌푸렸다.

“내가 뭘 잘못했는데 X발.”

분명 처음에는 계획대로였다.

탑에서 가만히 킬을 받아먹는 것부터, 미다스가 오면 무조건 도망치는 것까지.

더불어 팀원들까지 도망치게 했다.

상황이 틀어지기 시작한 시점은 미드 타워가 터지고 난 이후였다.

핏빛사신.

즉, 미다스.

미드 타워를 시원하게 밀어버린 녀석이 봇으로 향하면서부터 일이 틀어지기 시작한 거다.

그때부터 전장에 계속 그의 이름이 울리기 시작했다.

바로, 지금처럼.

[아군이 당했습니다!]

[핏빛사신 → 그림자 늑대]

‘분명 간다고 알려줬는데!’

벌써 몇 번이나 반복된 상황에 기가 막힌 크르릉은 욕을 내뱉었다.

“아니, 병신아. 미다스 간다고 말해줬는데 왜 안 튀어.”

“지금 내가 튀면 포탑은 누가 지키냐? 킬 처먹고 도망만 다니는 새끼가 말만 더럽게 많네. 킬 값 좀 해라.”

그러자 돌아온 것은 비난이었다.

현재 크르릉의 킬 수는 12킬.

어지간한 게임에서 욕을 먹을 수 없는 수준이다.

문제는, 그가 계속 미다스를 피해 다니고 있다는 것이다.

“저 새끼 저격이라며, 근데 뭐함?”

“모름. 진짜 모름. 그냥 도망만 다니려고 저격했나.”

팀원들의 비난이 연신 이어졌고.

[우니 : 뭔 언제까지 뜸 들이려고 ㅋㅋㅋㅋ 이러다가 게임 끝나겠노.]

[감자링 : 이럴 거면 왜 킬 먹여달라고 함? ㅋㅋㅋㅋ]

같이 저격에 성공했던 이들까지도 그를 비난하기에 이르렀다.

[방장 : ㄴㄴ 좀만 참으세요. 지금은 미다스도 킬 잘 먹고 영웅도 좋아서 크르릉님이 압살 못 해요. 괜히 싸우다가 지면 나가리입니다.]

그런데도 방장이라는 놈은 여전히 참으라고 말하고 있었다.

‘참는 데도 한계가 있지.’

크르릉도 다이아 티어다.

스스로의 실력에는 자부심이 있다.

이 정도로 자존심이 상했으면 충분하다.

[크르릉 : ㄴㄴ 이제 싸울 거임. 걍 찍어 누르고 게임 끝낼란다.]

[우니 : 야, 미다스 메카닉 골렘 먹으러 간다.]

때마침 희소식이 들려왔다.

미다스가 팀 전체에 강력한 버프를 주는 에픽 몬스터, 메카닉 골렘을 잡으러 간다는 소리였다.

지금 뒤를 잡으면 이길 수 있겠지.

“님들 골렘의 숨결로 모이셈. 제대로 한타 하고 끝내죠.”

크르릉은 팀원들을 소집하며 에픽 몬스터의 젠 자리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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