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뉴비 스트리머가 게임을 잘함-63화 (63/110)

063화. 도약(1)

저격을 꺾고 승리한 승급전 첫판!

다음 판도 저격을 만났지만 한 명인 데다가, 심지어 아군도 아닌 적군이었다.

그러니 문제가 될 리가.

지호의 승급전은 말 그대로 물 흐르듯 이어졌다.

띠링!

[승급 완료 : 다이아몬드 Ⅱ]

-캬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

-15연승 실화냐 ㅋㅋㅋㅋㅋ

-ㄴㄴ 배치까지 포함하면 25연승임 ㅋㅋㅋㅋㅋㅋㅋㅋ

-기세 미쳤누;;;;;

-그냥 폭주기관차네 ㅋㅋㅋㅋㅋ

당연히 결과는 승급 성공!

지호는 이에 만족하지 않았다.

오늘의 목표는 마스터였으니까.

“바로 다음 판 달릴게요.”

[게임 찾는 중]

[00:32]

그리고 같은 시간에 마찬가지로 바쁘게 움직이는 이가 있었으니.

오늘부로 지호의 편집자가 된 절친한 친구, 준영이었다.

“으아…!”

쁘드득!

컴퓨터방 겸, 영상을 편집하는 작업실.

그곳에서 준영은 의자를 뒤로 쭉 젖히며 기지개를 켜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띠링!

이내 들려오는 소리에 그는 피곤함과 뿌듯함이 공존하는 표정으로 모니터를 바라보았다.

[렌더링 완료]

“햐, 이걸 해냈네.”

렌더링.

작업한 결과물을 영상으로 바꾸는 편집의 마지막 단계다.

그게 끝났다는 말은 영상이 완성되었다는 의미!

딸깍!

“흐흥.”

준영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완성된 영상을 틀어보았다.

오튜브 국룰인 10분 길이의 영상.

다소 서둘러서 만들었음에도, 결과물은 만족스러웠다.

“괜찮네.”

대략 한 시간 반 정도 걸렸던가?

나름 오래 편집자를 해온 준영이지만, 그도 이렇게 빨리 영상을 뽑아낸 건 처음이었다.

보통 방송을 보는 시간만 해도 몇 시간인 데다가.

컨셉을 잡는 것부터.

각 장면들을 연결하는 것.

또, 소리와 자막을 넣는 것까지.

10분짜리 영상을 만드는데 최소 6시간은 걸릴 정도였으니까.

‘그나마 컨셉도 확실하고, 평소 만들던 영상이랑 느낌도 비슷해서 다행이었네.’

그가 부랴부랴 영상을 만든 이유가 있다.

마스터까지 가는 여정.

그 중간에 튀어나온 방해물, 저격.

이걸 기회로 미다스의 인지도를 더 높이며, 동시에 오튜브 채널까지 홍보하기 위함이다.

“문제는 이걸 어떻게 알리냐인데.”

원래였으면 고민할 필요도 없다.

오튜브 채널 홍보는 스트리머가 할 일이니까.

하지만 이번엔 경우가 다르다.

친구고 아니고를 떠나, 오튜브 수익의 일정 퍼센트가 그의 몫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무조건 키워야 이득이겠지.

“흠….”

톡, 토옥.

준영은 손가락으로 가볍게 책상을 두드리며 생각에 잠겼다.

그러기를 잠시.

따악!

이내 그는 한결 밝아진 표정으로 손가락을 튕겼다.

괜찮은 방법이 떠올랐다.

“일단 입소문부터 퍼뜨려보자.”

먼저 그는 프리랜서일 때 사용하던 SNS에 짧은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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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종합 게임 스트리머 미다스님의 전속 편집자로 계약하게 되었습니다!

첫 영상.

[100명한테 저격을 당했는데? 이겨버렸습니다!]가 30분 후에 업로드되니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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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편집자치고는 어느 정도 유명세가 있었던바.

몇몇 이들이 그 글을 공유해갔다.

‘기껏해야 몇 명이지만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겠지.’

이어서 준영은 아껴둔 비장의 카드까지 꺼냈다.

바로, 게임 커뮤니티 겜잘알에 다른 사람인 척 관련된 글을 작성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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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미다스 오튜브 예고 ㅋㅋ

얼마 전에 군대 간 에이푸 아는 사람?

걔 편집자가 SNS에 글 올렸는데, 미다스랑 전속 계약했다함 ㅇㅇ

30분 후에 첫 영상 올라온다는데 제목 보니까 저격 관련 내용인 듯?

딱 봐도 개꿀잼 각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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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수십 번씩은 올라오는 흔한 종류의 홍보글이었다.

그것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체급이 큰 스트리머인 미다스에 관한 내용이라는 것과, 작성자의 닉네임이었다.

“이 정도면 어그로 좀 끌리겠지.”

겜잘알에서 준영은 ‘심해 탐험가’라는 별명까지 붙었을 정도로 유명한 네임드다.

그만큼 신뢰도가 높다는 말.

다른 사람들에 비해 비교적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평소에도 홍보해댔으면 씨알도 안 먹히겠지만 그것도 아니니까.’

그는 무조건 먹히리라 확신했고.

역시나 분위기는 예상대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미다스가 오튜브를????

-드디어 만들었네 ㅋㅋㅋ

-솔직히 체급에 비해 ㅈㄴ 늦긴 했어 ㅋㅋㅋㅋㅋㅋ

-근데 에이푸 전 편집자면 영상 잘 뽑기로 유명한 사람 아님??

└ㅇㅇㅇㅇ

└어케 계약한거지 ㅋㅋ 오지네

-심해탐험가 햄은 개추지 ㅋㅋㅋ

댓글이 폭발적으로 달렸고, 추천까지 빠르게 올라갔다.

어느 정도냐 하면.

순식간에 베스트 게시물에 올라갈 정도.

딸깍!

의도했던 대로 관심이 집중되는 걸 보며, 준영은 준비한 영상을 오튜브에 올렸다.

-와 ㅋㅋㅋ 영상 떴다 ㅋㅋㅋㅋ

-1분 후에 최초공개 ㅋㅋㅋ

-오, 그럼 거기서 얘기하면 되겠네 ㅋㅋㅋㅋㅋ

-간다 ㄱㄱㄱㄱ

최초공개.

오튜브의 업로드 방식 중 하나로.

가장 처음 열릴 때, 채팅으로 소통하며 영상을 볼 수 있는 형태였다.

커뮤니티 유저들의 습성을 꿰뚫고 있는 준영인지라, 그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준 거다.

이러나저러나 채팅은 비슷할 터.

한참 겜잘알에서 떠들던 유저들이 새로 공개될 영상으로 모였다.

-????

-제목이 왜 저러누 ㅋㅋㅋㅋ

-ㄹㅇ ㅋㅋㅋㅋㅋ

영상이 시작되기도 전에 그들이 관심을 가진 것은 제목이었다.

[100명한테 저격을 당했는데? 이겨버렸습니다!]

저격 이슈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은 진작 미다스의 방송을 보러 갔다.

타이밍을 놓쳤든 아니면 애초에 관심이 없든.

방금 이 영상을 보러 온 이들의 과반수는 앞뒤 과정을 모른다.

당연히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뭐야, 미다스 저격당함???

-근데 100명은 뭔 소리여;;;

-아 개궁금하네 ㅋㅋㅋ

그렇게 대기하고 있던 사람들의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던 찰나.

화면이 밝아지며 영상이 나오기 시작됐다.

띠리링-

잔잔한 배경음이 깔리며 재생된 영상.

시작은 평범했다.

방송을 시작한 미다스가 시청자들과 대화를 주고받는 것뿐이었으니.

한데, 멘트는 평범하지 않았다.

“다음 주까지 마스터 찍는 거 보여드릴게요.”

-??????????

-마스터가 뉘집 개 이름이누 ㅋㅋㅋㅋㅋㅋㅋㅋ

-심지어 다음주까지 ㅋㅋㅋㅋㅋ

라이브 때와 마찬가지로 편집된 영상을 보는 이들도 황당하다는 반응이었다.

다만, 그때와 달리 분위기는 빠르게 달라졌다

[승리!]

[승리!]

……

연달아 승리 화면이 이어졌으니까.

게다가 마지막에는 현재 전적이 클로즈업되기까지 했다.

-미친;;;;;;

-23승 0패? ㅋㅋㅋㅋㅋㅋㅋㅋ

-배치가 10연승이었으니까 다이아에서 13연승이라는 거네.

-어이가 없누 ㅋㅋㅋ

-진짜 대단하긴 하네…….

그리고 그 순간.

쿠궁-!

배경음이 무거워졌다.

그리고 썩 유쾌하지 않은 내용이 이어졌다.

[미다스 저격 할 사람 구함 (다이아 ~ 마스터 사이)]

시작은 겜잘알에 올라온 글이었고.

다음으로 프로필을 익명 처리한 단톡방의 대화들도 지나갔다.

내용은 미다스를 저격하자는 것.

심지어 이유도 하찮다.

그저 미다스가 쉽게 마스터에 가는 꼴을 못 보겠다는 거니까.

-진짜 저격이네;;;

-단톡방 인원 봐라 ㅋㅋㅋ 100명이 넘네 ㅋㅋㅋㅋ

-아;;; 그래서 제목이;;;;;

영상을 보고 있던 시청자들은 대부분 퓨처 워를 해봤다.

물론 저격에 당해본 사람은 거의 없다만, 고의 트롤 때문에 진 경험은 흔한 데다가.

즐겨보는 스트리머가 저격에 고생하는 걸 본 사람도 많다.

자연스레 감정이입이 됐고.

채팅창이 순식간에 격해지기 시작했다.

-한심한 새끼들ㅡㅡ

-어딜 가든 남 잘되는 꼴만 보면 눈 돌아가는 놈들이 있네;;;

-진짜 왜 저러고 사냐 ㅋㅋㅋ

결국 저격러들과 큐가 잡히자, 그들의 분노는 더욱 거세졌다.

그러면서도 의문이 생겼다.

-저격 3명인데 이거 이기나??

-빡세지 ㅠㅠ 실버도 아니고 다이안데;;;;

-근데 제목을 보면, 이긴 듯?

-그러게…. 어케 했누…….

궁금증은 금방 풀렸다.

저격러들이 상대에게 죽어줘서 게임이 기우는가 싶더니.

이내 미드를 제압한 미다스가 스플릿을 시작했고, 그때부터 게임이 빠르게 뒤집어졌기 때문.

하이라이트는 역시나 마지막의 1:5 싸움이었다.

-캬ㅑㅑㅑㅑㅑㅑㅑㅑㅑ

-미친;;;;;;

-와 ㅋㅋㅋㅋ 개오졌다 진짜

-저걸 실시간으로 봤어야 하는데

라이브 때와 마찬가지로 오튜브 채널의 채팅창도 폭발했다.

그만큼 경이로운 장면이었으니까.

하위 티어에서 5명을 상대하는 것도 쉽지 않을 판에, 다이아 티어에서 1:5를 이겨버리다니.

그런데, 영상은 아직 남아 있었다.

쿠궁-!

다시 배경음이 무거워지며 단톡방의 채팅이 올라온 것이다.

[어차피 아직 기회는 많습니다. 다음에는 무조건 지게 만들죠.]

-아오 징글징글한 새끼들ㅡㅡ

-저거 방장 아님?

-ㄹㅇ 음침하다 음침해 ㅋㅋㅋ

편집 과정에서 익명처리를 해둔 상태라 닉네임은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특징이 있었다.

단톡방의 방장을 상징하는 마크다.

시청자들이 그에 관한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 승급전의 결과도 알리지 않은 채 영상이 끝났다.

-어???

-그래서 어케 됐는데!!!

-여기서 끊는 건 반칙이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최초공개가 끝나면 채팅창은 곧 닫힌다.

평소라면 이대로 끝일 거다.

하지만 궁금증이 폭발한 시청자들의 관심은 쉽게 꺼지지 않았다.

-저격 새끼들 단톡방 링크 아는 사람?

-겜잘알 검색하면 나옴 ㅇㅇ

-테러 가야지 ㅋㅋㅋ

몇몇은 겜잘알의 글을 찾은 뒤, 단톡방으로 향했고.

-미다스 지금도 방송 중이네

-마스터 달리기? ㅅㅂ 이건 못 참지 ㅋㅋㅋㅋㅋㅋ

또 다른 몇몇은 한참 진행 중인 지호의 방송으로 향했다.

“이제 점마가 마스터만 찍으면 완벽하겠네.”

그러한 반응을 보며.

이 상황을 만들어낸 편집자, 준영은 미소를 지었다.

빠르게 올라가는 좋아요와 구독자 수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번 영상은 성공적이다.

남은 건 지호의 마스터 달성뿐.

‘뭐, 그것도 시간문제겠지. 이제 떡상만 남았다.’

준영은 다시 방송으로 눈길을 돌렸다.

어느새 그의 표정에선 여유로움이 묻어나고 있었다.

* * *

푸슉!

“아…, X발. 또 저격 실패했네.”

처음 겜잘알에 미다스를 저격하자는 글을 올렸던 방장.

그가 짜증스럽게 투덜거리며 캡슐에서 나왔다.

벌써 몇 번이나 같이 큐를 돌렸는데.

또 저격에 실패했다.

그사이 미다스는 다이아 1 승급전까지 올라왔으니, 짜증이 날 수밖에.

“괜찮아, 마스터에 올라가려면 승격전도 해야 하니까…. 어?”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스마트폰을 확인하던 찰나.

뭔가 이상한 걸 볼 수 있었다.

[미다스 저격방] 300+

‘300…?’

의미는 간단하다.

미확인 채팅이 300개 이상 밀려있다는 뜻이니까.

문제는 그가 방금 전까지 단톡방을 확인하고 있었다는 것.

캡슐에서 나오는 그 잠깐 사이 채팅이 저렇게 폭주했다는 말이다.

“뭐지.”

그는 고개를 갸웃하며 단톡방에 들어갔고.

이내 표정이 격하게 일그러졌다.

[ㅇㅇ : 여기가 100명이서 한 명도 못 잡는 호구 집합소 맞나요??]

[구경꾼 : 비응신들 ㅋㅋㅋㅋㅋ]

[ㅋㅋㅋㅋ : 에휴 찐따 새끼들 ㅋㅋㅋㅋㅋ 저격 그렇게 하는 거 아닌데 알려줄까?]

……

비꼬는 채팅과 욕설이 연신 올라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톡, 톡! 톡!!!

추방하고, 또 추방해도.

그러한 채팅들은 계속 이어졌다.

추방하자마자 또 다른 녀석들이 방에 들어온 탓이다.

[방장 : 방 터뜨립니다.]

결국 방장은 단톡방을 터뜨리고 새로운 방을 팠다.

다음 과정은 사람을 구하는 것.

그는 곧바로 겜잘알에 들어갔고.

반갑지 않은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신고누적으로 영구 정지당한 계정입니다.]

단톡방은 그가 터뜨렸고, 가장 큰 커뮤니티인 겜잘알에서는 영구 정지당했다.

그 말인즉.

이제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소리.

“X발…….”

그의 표정이 또다시 일그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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