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뉴비 스트리머가 게임을 잘함-66화 (66/110)

066화. 합방 -호박왕

[제2회, 퓨처 워 트리스 스트리머 대회가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트리스 스트리머 대회.

보통 ‘트스대’라고 줄여 부르는 이 대회는, 트리스의 모든 시청자들이 기대하고 있던 행사였다.

꽤나 규모가 큰 스트리머들이 모이는 만큼.

보는 재미부터, 흥행까지 완벽하게 만족시켰던 인상적인 이벤트로 기억에 남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대감을 보여주듯.

트리스에서 올린 심플하지만 임팩트 강한 공지는 순식간에 널리 퍼져나갔다.

-오, 트스대가 벌써????

-작년에 개꿀잼이었는데 ㅋㅋㅋ

-ㅇㅇ 그때 거진 한 달 동안 트스대 얘기만 있었자나 ㅋㅋㅋ

-와 ㅋㅋㅋ ㅈㄴ 기대된다 ㅋㅋ

공지가 올라오자마자 각종 커뮤니티에 도배될 만큼 반응이 뜨겁더니.

이내 알아보기 쉽게 정리한 글들도 하나둘씩 올라오기 시작한 것.

그 중 겜잘알에 올라온 글 하나를 골라보자면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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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트스대 간단요약.txt

트리스에서 올린 공지가 너무 길어서 대충 정리해봤슴 ㅇㅇ

일단 베이스는 작년이랑 비슷함.

총 8팀이고, 트리스에서 픽한 팀장들이 각각 스트리머들 섭외해서 팀 꾸리는 시스템이거든.

딱 여기까지는 작년이랑 같은데 이 뒤가 중요할 듯?

원래는 마 / 다 / 플 / 골 / 실~브 이렇게 티어별로 구분해서 각 1명씩, 총 5명이 팀인 구조였는데.

올해부터는 마스터가 아니라 챌~마까지 가능하다더라.

한 마디로, 챌린저도 참여할 수 있다는 말이지.

프로팀 규정상 현직 프로게이머들은 못 나오겠지만, 은퇴한 사람들은 나올 자격이 되는 거지.

아마 나오려고 하는 사람들도 꽤 많을 듯.

같은 챌이어도 미드랑 서폿은 캐리력이 다르니까 밸런스가 맞을까 걱정되긴 하는데.

그건 팀장들이 알아서 하겠지?

뭐, 그만큼 팀 짜는 과정부터 신경전 치열할 거 같아서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함.

아, 그리고 우승팀 혜택 보니까 이번 대회 트리스에서 빡세게 밀어주려고 하는 거 느껴지더라.

일단 상금은 2배 늘어난 1억.

거기에 추가적으로 우승한 팀원들은 다음 트리스 광고 메인모델로 들어간다더라 ㅋㅋㅋ 오지지 않냐?

마지막으로 이벤트 매치 하나 더 추가됐는데, 이게 대박이더라 ㅋㅋㅋ

각 팀 MVP들의 콜로세움 진검승부.

딱 봐도 느낌 있지?

난 개인적으로 이번 시즌은 이 콜로세움 매치를 제일 기대하는 중.

챌린저들도 나올 거고, 요즘 유명한 미다스도 있을 테니까 ㅋㅋㅋ

다들 알다시피 콜로세움은 팀도 없어서 본인의 피지컬만 믿을 수 있거든.

무패 마스터가 챌린저한테 비빌 수 있을까?

벌써 기대되네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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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딱딱했던 트리스의 공지글을 일목요연하게 요약해준 정리 글.

특히, 사람들이 관심을 가진 부분은 작년과 달라진 것들이었다.

-오……. 챌린저까지 가능하다고?

-저건 딱 보니까 미다스 견제하려고 만든 룰이네 ㅋㅋㅋㅋㅋㅋㅋ

-ㄹㅇ ㅋㅋㅋㅋ 근데 이게 맞긴 해. 마스터까지로 정해두면 미다스가 걍 밸붕이거든;;;;

-인정. 나 현직 마딱인데 미다스 절대 못 이길 거 같음 ㅋㅋㅋㅋ

-개웃기네 ㅋㅋㅋㅋㅋ 피지컬 테스트 때도 기록 박살내더만, 뭘 하든 상식을 깨고 다니누…….

어지간한 사람의 생각은 비슷하다.

게다가 겜잘알의 유저들은 게임 방송에 도가 튼 이들이다.

그러니 수정된 룰을 보자마자 트리스 직원들의 의도를 파악하는 건 당연한 흐름이었다.

‘이건 미다스를 겨냥한 룰이다.’

하지만 불만은 없었다.

저거 말고는 밸런스를 맞출 방법이 없었을 테니까.

대신 그들의 관심은 다른 곳을 향했다.

-그래서 ㅋㅋ 미다스 이번에 누구 팀으로 들어감? 오피셜 없음?

-ㅇㅈㅇㅈ 이게 제일 궁금함

불과 한 달 전에 혜성같이 나타난 신입 스트리머.

동시에 평청자 1만 명을 넘기고, 트스대의 룰까지 바꿔야 할 만큼 영향력을 뻗치는 대기업 스트리머.

이 어울리지 않는 두 수식어를 동시에 지닌 남자, 미다스.

그가 어떤 팀으로 향할지에 대해서였다.

-그래도 왕눈이네가 제일 가능성 높지 않을까? 얼마 전에 로스트 월드 공섭도 같이 뛰던데 ㅋㅋㅋㅋ

-222 미다스 뉴비라 인맥도 거의 없자나.

-일단 왕눈이는 무조건 데려오고 싶을 듯 ㅋㅋ 작년에도 멤버에 마스터 없어서 용병 받았거든 ㅋㅋㅋㅋ

-흠…. 근데 다른 팀들도 미다스 섭외하려고 각보겠지.

-지금부터 서로 싸워라 ㅋㅋㅋ

미다스가 소속된 팀이 우승할 거라는 보장은 없다.

이번 대회에는 전직 프로게이머들이 상주한 챌린저 티어도 참여 가능하니까.

다만, 가능성은 높다.

그러니 당연히 관심이 갈 수밖에.

“후….”

그 시각.

흘러가는 분위기를 보며 착잡한 표정을 짓는 사람도 있었다.

“아니, 무슨 대회가 이렇게 급하게 열려. 작년보다 2달은 빠르네….”

미다스와 합방 약속을 잡았던 스트리머, 호박왕.

그는 트리스에서 올린 트스대 공지를 보며 머리를 긁적였다.

다음 주에 있을 합방을 계기로.

서서히 관계를 이어나가며 친밀도를 쌓으려 했는데, 시작하기도 전에 공지가 올라오다니.

억까도 이런 억까가 없었다.

‘이러면 나가린데….’

트리스 스트리머 대회.

스트리머들이 모인 행사답게 재미와 방송각이 우선인 건 맞다.

하지만, 그래도 대회는 대회다.

지는 것보다는 이기는 게 훨씬 더 즐겁다는 말이다.

“또 준우승으로 만족해야 해?”

호박왕은 작년에 개최된 1회 트스대의 준우승 팀장.

미다스가 탐난 것도 그래서였다.

이번에야말로 우승하고 싶었던 거다.

‘어쩔 수 없이 다른 챌린저들을 알아봐야겠네. 뭐, 그래도 프로 출신이면 괜찮지 않을까….’

호박왕이 잠시 고민하며 인터넷을 뒤적이던 찰나였다.

띠링!

[새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오튜브 알림이 떴다.

미다스가 새로운 영상을 올렸다는 알림이었다.

딸깍! 딸깍!

그는 잠시 영상을 틀어보았고.

이내, 감탄의 한숨을 내쉬었다.

“후… 안 되겠다.”

호박왕의 티어는 골드다.

실력과 안목이 정비례하는 건 아니라지만, 어느 정도 연관은 있을 터.

솔직히 마스터 이상인 사람들의 플레이는 어지간하면 비슷하게만 보였다.

애초에 다 잘하는 건 알지만, 세세한 차이를 인지하기에는 그의 실력이 부족한 탓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다스의 플레이는 뭔가 달랐다.

수준이 다르게 느껴진다랄까?

게임 보는 눈이 별로인 그가 보기에도 다른 이들과는 차이가 있었다.

그러니 어떻게 포기하겠는가.

“에휴, 타이밍이 이 모양이면 당연히 티 나겠지만, 나중에 후회하는 것보단 낫겠지.”

호박왕은 앞서 받았던 미다스의 연락처를 찾았다.

그리고는 잠시 고민한 뒤.

합방 날짜를 당길 수 없는지, 양해 문자를 보냈다.

* * *

다음 날.

[방송 ON-호박왕]

-ㅎㅇㅎㅇㅎㅇㅎㅇ

-호박이 빨리빨리 안 나오고 뭐하냐!!!

-슬슬…….

-똑똑!!!! 똑똑!!!! 똑똑!!!!

-오늘 진짜 큰 거 있음???

-얘 하루 이틀 보나 ㅋㅋㅋㅋ 백타 낚시다 ㅋㅋㅋ

-오늘은 진짜랬는데;;;;;;;

대형 스트리머 호박왕의 방송이 시작부터 떠들썩했다.

방송이 켜지기 1시간 전.

호박왕이 방송 공지를 통해, 큰 거 온다는 밑밥을 던졌기 때문이다.

파앗!

“님들, 하이! 호박왕이 왔습니다!”

-왔다!!!!!!!!

-호하호하

-큰! 거! 큰! 거! 큰! 거! 큰! 거!

그래서일까?

시청자들은 호박왕이 등장하기가 무섭게 그를 닦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호박왕이 누구던가.

짬이 찰 만큼 찬 프로 방송인이다.

이 정도 밀당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

“에헤이. 그걸 바로 말해주면 재미없잖아? 다들 진정들 하자고!”

-ㄹㅇ ㅋㅋㅋㅋㅋㅋㅋ

-다들 호들갑 뭔데 ㅋㅋㅋㅋㅋ

-니들이 그런다고 얘가 바로 말해주겠냐 ㅋㅋㅋㅋㅋㅋㅋ

능글능글한 그의 말에 오랫동안 방송을 보던 시청자들이 호응했다.

하지만 그것도 오래가진 않았다.

-근데 너 왜 웃참하냐 ㅋㅋㅋ

-와씨. 표정 보니까 리얼로 큰 거 오나보네 ㅋㅋㅋㅋㅋㅋㅋ

-이러면 진짜 기대되는데?????

-뭔지 몰라도 그냥 빨리 까자 ㅋㅋㅋㅋ

잠시 후가 기대되는지 웃음을 참는 호박왕을 보고는 그들의 궁금증도 폭발하기 시작했으니까.

더 질질 끌어봐야 욕만 먹을 터.

호박왕은 바로 핵심 정보를 풀었다.

“힌트 하나 간다. 요즘 게임 잘하는 거로 제일 유명하신 분!”

-엥, 설마 ㅋㅋㅋㅋㅋㅋ

-미다스야??????

-뭐야 ㅋㅋㅋ 진심임??

-와 대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나 채팅창에서 바로 반응이 올라왔다.

하기야, 모르면 더 이상하겠지.

그들이 놀라는 타이밍에 맞게 호박왕이 박수를 쳤다.

짝짝!

“그렇지! 정답! 미다스 님 나와주세요!!!”

동시에 미다스가 나타났고.

채팅은 방금 전보다 몇 배는 더 빠르게 올라가기 시작했다.

-와!!!!!!!!!!

-진짜 미다스네 ㅋㅋㅋㅋㅋ

-아니, 미다스님이 이 누추한 곳엔 어쩐 일로 ㅋㅋㅋㅋㅋㅋㅋ

-혹시 호박왕이 약점이라도 잡았나요!!!!

-물로켓 둘이 모였네 ㅋㅋㅋ

놀라는 채팅, 장난스러운 채팅, 그리고 이유 없이 긁는 채팅까지.

호박왕과 미다스는 바로 시청자들과 소통을 주고받았다.

“에이, 약점은 무슨. 미다스 님이 그런 게 있겠냐!”

“뭐, 저도 사람인데 당연히 약점은 있겠죠. 물론 아직 약점을 잡힌 건 아닙니다.”

“하하, 잘 찾아봐야겠네요. 아, 그리고 물로켓 어쩌고 너는 밴이야. 나한테는 몰라도 다른 분한테는 그러면 안 된다고 몇 번을 말해.”

그렇게 잔잔하게 대화를 주고받던 찰나, 후원이 날아들었다.

[‘호박호박’님이 1,000원 후원!]

[이 조합은 처음 보는데 좀 신선하네요. 근데 오늘 둘이 무슨 컨텐츠하심? 게임??]

갑자기 온 후원이지만.

이러한 질문이 있으리란 것쯤은 예상하고 있었다.

호박왕은 시원하게 대답했다.

“아! 원래는 세계 최초로 배치고사에서 다이아를 받은 미다스 님의 논란을 파헤쳐보자! 이런 컨셉으로 가려고 했거든?!”

“그렇죠. 처음에 그렇게 연락 주셨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세탁 전문 스트리머 ㅋㅋ

-하지만 늦었죠?

“그니까! 이제 세계 최초 배치고사 다이아가 아니시잖아! 세계 최초 무패 마스터시지!! 심지어 논란도 싹 사라졌고!”

-세계 최초만 하는 남자 ㅋㅋㅋ

-오튜브 어그로 오지겠다.

-ㅇㅇ 그래서 미다스 오튜브 개떡상했잖아 ㅋㅋㅋㅋㅋ

미다스와 호박왕.

두 거물이 합친 시너지는 굉장했다.

방송이 시작되고 10분이 채 지나기도 전에, 시청자 수가 2만을 돌파했을 정도다.

그걸 보여주듯.

채팅창의 반응도 뜨거웠다.

“그래도 그냥 넘어가면 아쉬우니까 간단한 인터뷰 정도만 해볼까?”

“저는 좋습니다.”

-캬ㅑㅑㅑㅑㅑㅑㅑ

-질문도 받음???? 중요

-ㅇㅈ 궁금한 거 많은데 ㅋㅋㅋ

-나도 ㅋㅋㅋㅋ 질문!!!!

두 스트리머의 말 한마디 한마디마다 격한 반응이 돌아왔다.

특히 기존 호박왕 방송의 시청자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평소 다른 방송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미다스의 성향 때문이다.

심지어 워낙 유명한 인물이라, 마치 연예인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다.

“음…. 질문은 나중에 상황 봐서 받을 수 있으면 받는 거로 하고. 일단 준비한 질문 몇 개 있는데 그거부터 물어보자고.”

그 후로 잠시 동안.

간단한 인터뷰가 이어졌다.

그리고 대강 인터뷰가 끝났을 즈음, 분위기를 가라앉게 만드는 후원이 날아들었다.

[‘ㅇㅇ’님이 1,000원 후원!]

[근데 이 시점에 합방한다는 건 호박왕 팀에 들어간다는 말인가?]

“음.”

“하하.”

말 그대로, 급발진인 질문.

한참 대화를 주고받던 호박왕과 미다스가 순간 말을 멈췄고.

-???????

-저걸 쳐 묻고 있네;;;;

-넌 밴이다 ㅋㅋㅋ

-아오, 눈치 없는 쉑. 지금 다 궁금한데 안 물어보는 거 모름?

채팅창의 온도도 순식간에 싸해졌다.

사실 그들도 궁금하긴 했다.

한데, 워낙 예민한 주제 아니던가.

그래서 말을 아끼고 있었거늘, 저렇게 대놓고 들이받다니.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싸해진 분위기를 해결하는 것은 스트리머들의 몫이었다.

“에휴, 밴까지는 좀 그렇고. 임시차단 먹일 테니까 잠깐 생각하다 와. 그리고 다들 오해하지 마. 이거 그냥 합방이야 합방.”

“네네, 그런 거 아닙니다. 아직 확정된 건 없어요.”

호박왕은 손사래 치며 대답했고.

미다스도 태연하게 어깨를 으쓱했다.

-오?? 아직????? 아지익???

-그럼 가능성은 있다는 말인데!!

-이러면 진짜 큰 거 맞다 ㅋㅋㅋ

의미심장한 미다스의 멘트에 일말의 가능성을 본 시청자들이 또다시 폭주하려던 찰나.

호박왕이 그 맥을 끊었다.

“다들 진정하고, 다른 얘기하자. 그런 얘기 할수록 미다스 님한테 부담이라고.”

사실 그도 궁금해 죽겠다.

다만, 여기서 욕심 부려 봐야 의미가 없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그렇다면 점수라도 따둬야겠지.

호박왕은 빠르게 화제를 돌렸다.

“트스대 얘기 나온 김에, 다들 들어봤어? 이번에 이벤트 매치에 콜로세움 있더라고.”

-ㅇㅇㅇㅇㅇㅇ

-그거 ㄹㅇ 기대중 ㅋㅋㅋㅋ

-콜로세움이 진심 피지컬싸움이거든 ㅋㅋㅋㅋㅋ

“아부하는 건 아니고. 난 개인적으로 MVP들이 모인 콜로세움에서 제일 기대되는 사람이 미다스 님이거든. 그래서 말인데, 다들 보고 싶지 않아?”

그리고 화제전환은 성공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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