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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비 스트리머가 게임을 잘함-77화 (77/110)

077화. 서든 샷 -내전(4)

“음… 제 생각에 이번 판은 다르게 가야할 거 같아요.”

팀의 오더를 맡은 연두리였다.

“?”

지고 있다면 모를까.

이미 승기를 잡았는데 굳이?

지호를 비롯한 팀원들이 고개를 갸웃하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카인 님은 위험을 싫어하는 성향이시거든요.”

먼저, 핵심부터 말하고.

연두리는 부연설명을 이어갔다.

“연속 두 번 일대일로 졌으니 쉽지 않다는 걸 깨달았을 거예요. 심지어 이번이 마지막 라운드잖아요?”

“음, 네.”

“선택할 차례죠. 리스크를 안고 다시 일대일을 할지, 아니면 허를 찌르는 전략으로 게임을 이기는 데 집중할지…. 전 후자라고 봐요.”

“그거 충분히 가능성 있겠네요.”

거기까지 들은 호박왕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일리가 있는 말이었으니까.

[게임을 시작합니다!]

[Round 5]

때마침 마지막 라운드가 시작됐다.

워낙 진행이 빠른 게임이니 바로바로 움직여야 할 터.

더 자세한 설명 대신.

연두리는 미다스에게 다가가, 총과 섬광탄을 건넸다.

“미다스 님. 일단 총은 이거로 바꾸시고, 1라인으로 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계획은 팀 채팅으로 말씀드릴게요.”

-오 ak ㅋㅋㅋㅋㅋ

-이번 라운드는 돌격이네 ㅋㅋㅋ

-벌써 기대된다 ㅋㅋㅋㅋ

-ㄹㅇ 미다스 에임이 걍 귀신이라 ㅋㅋㅋㅋ

장비를 고르고 시작하는 게임, 서든 샷.

무기를 바꾸는 방법은 두 가지다.

지금처럼 팀원과 교환하거나, 죽은 이의 전리품을 줍는 것.

“네, 알겠습니다.”

철컥!

지호가 장비를 교체한 뒤 1라인으로 향하는 동안.

연두리의 오더는 연신 이어졌다.

“미다스 님, 아무도 그쪽으로 안 오는 거 같으면 바로 달려서 상대 뒷각 잡아주세요.”

혹시 몰라 만약이라고 표현했으나.

연두리는 꽤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왜냐.

이 맵이 비밀창고니까.

비밀창고의 1라인은 2라인보다 긴데다가 개활지다.

‘거기에서 미다스 님이 저격을 들고 있다? 이거 아무런 피해 없이 뚫는 건 진짜 힘들 거야…….’

그렇다면 남은 선택지는 하나다.

차라리 2라인에 집중해서 순식간에 밀어버리는 것.

연두리가 노리는 것은 그 틈이다.

게임이 시작되자마자 미다스가 1라인을 통해서 달리면 적들의 뒤를 칠 수 있을 테니까.

‘만약 예상이 틀렸어도 AK를 드렸으니까 미다스 님 피지컬이면 1라인은 지키실 수 있겠지.’

…라는 생각과 함께 그녀는 빠르게 2라인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시간.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1라인에 도착한 지호와 시청자들은 온몸에 소름이 돋는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진짜 아무도 없네요.”

-미친…….

-진짜 소름이네 ㄷㄷㄷㄷㄷㄷ

-이 정도면 그냥 자리 깔아도 되겠는데;;;;

-이거 바로 달리면 되나??

-ㅇㅇ 그럼 뒷각 잡고 겜 터뜨리기 가능 ㅋㅋㅋㅋㅋㅋㅋㅋ

분명 적들이 도착하고도 남을 타이밍인데.

아직도 털끝 하나 보이지 않는다.

그 말인즉, 연두리의 말처럼 전부 2라인으로 향했다는 것.

“여긴 아무도 없네요. 바로 달려서 뒷각 잡겠습니다.”

지호는 팀원들에게 상황을 브리핑하며 바로 이동했다.

그리고 얼마나 움직였을까.

투두두두! 콰앙! 탕!

[카인 → 미아]

[쿠누누 ← 호박왕]

[카인 → 호박왕]

코너 너머에서 총소리가 울리더니 전장에 킬로그가 연달아 뜨기 시작했다.

적들이 2라인을 밀기 시작한 것이다.

-와, 카인도 에케 들었네 ㅋㅋㅋ

-연두리 저 사람 뭐임?? 귀신이네 ㅋㅋㅋㅋ

-싹쓰리 가즈아!!!!!

-쟤네도 미다스가 뒷각 잡을 거 예상하지 않을까?

-벌써 도착했을 거라곤 생각 못하지. 지금 뒤도 안 돌아보고 뛰어와서 빨리 도착한 거거든 ㅋㅋㅋㅋ

-아하

“저 도착했습니다. 지금 적팀 뒤쪽인데 바로 들어갈까요?”

한시가 급한 상황이다.

지호는 바로 위치를 알렸고, 거의 동시에 대답이 들려왔다.

“네! 제가 연막 깔게요!”

여기까지 연두리의 예상이 적중했으니.

이제 지호가 보여줄 차례다.

그는 코너에 몸을 가린 채 슬쩍 밖을 살폈다.

‘왼쪽에 왕눈이 님, 봉봉봉 님. 그리고 오른쪽 벽에 카인 님이랑 호스 님.’

애매하게 가려진 카인을 제외하고는 전부 열린 각이었다.

당장에라도 맞출 수 있지만 지호는 잠시 참았다.

달칵! 푸슈욱-!

“연막이다! 다들 조심!”

그리고는 연막이 깔리기 시작한 그 순간, 왼쪽 벽 뒤에 숨어있던 왕눈이를 겨냥했다.

타다당-!

예상치 못한 습격에.

그는 아무런 대처도 하지 못했다.

[왕눈이 ← 미다스]

“미친! 뒤쪽이야!”

물론 적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왕눈이가 쓰러지자마자 남은 셋의 총구가 빠르게 지호를 향한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연막이 완전히 깔리는 게 먼저였다.

-개흥미진진하네 ㅋㅋㅋㅋㅋ

-이제 어칼 거 ㅋㅋㅋㅋ

-양각 잡으면 되려나??

-일단 빼야지 ㅋㅋㅋㅋㅋㅋ

“아직 안 끝났어요.”

다른 게임과 마찬가지로 서든 샷의 연막탄도 팀을 가리지 않는다.

그 말인즉, 아군의 연막탄이라 할지라도 내부를 볼 수 없다는 것.

하나, 마지막 위치를 기억하는바.

지호는 감으로 그 위치를 겨눈 뒤 방아쇠를 당겼다.

타다다다!

[호스 ← 미다스]

-미친 ㅋㅋㅋㅋㅋㅋㅋ

-어케 맞쳤누 ㅋㅋㅋㅋㅋㅋㅋ

-연막 깔렸는데 정확히 맞추는 건 반칙이자나 ㅋㅋㅋㅋㅋㅋ

“악! 미다스 님! 치사해!”

카인과 교체한 건지.

TRG-22를 가지고 있던 봉봉봉이 흐린 시야 너머로 총을 격발했으나.

타앙!

지호에게는 닿지 않았다.

그는 이미 벽 너머에 몸을 숨긴 후였으니까.

-ㄹㅇ 개빡치겠다 ㅋㅋㅋㅋ

-내가 저거 당했으면 밤에 잠 못 잤을 듯 ㅋㅋㅋㅋㅋㅋ

-걍 게임을 뒤집어 놓네 ㅋㅋㅋ

이어서.

연막 속에서 불을 뿜는 총구의 위치를 기억해둔 지호는 그곳을 향해 다시 총을 쏘았다.

탕! 타다다다!

그의 총알은 이번에도 전부 꽂혔고 봉봉봉의 체력을 빠르게 바닥냈다.

[봉봉봉 ← 미다스]

이제 남은 건, 카인뿐.

“캬… 제대로 당했네.”

순식간에 홀로 남은 카인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차피 공격팀으로써는 마지막 판.

미다스가 1라인에 있는 틈을 타, 2라인을 제압하고 게임을 끝내려 했거늘.

그것까지 전부 다 읽혀버렸다.

-ㄹㅇ…….

-저쪽 눈치가 빠르네;;;;

-수 싸움에서 질 줄은 몰랐는데.

타다닥!

서서히 걷혀가는 시야.

카인은 미다스가 있던 방향에서 들려오는 발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어쩔 수 없죠. 일단 미다스 님은 따고 갑니다.”

그도 에임이라면 꿀리지 않는다.

최소한 같이 죽는 건 가능하겠지.

철컥!

카인은 타이밍을 맞춰 총을 겨누었고.

펑! 파앗!

그런 그를, 환하게 빛나는 섬광탄이 반겨주었다.

‘이런 미친….’

타앙! 타다다!

[카인 ← 미다스]

* * *

지호팀의 승리로 돌아간 첫 경기.

이어서 공수를 바꿔서 다음 경기를 진행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미다스의 피지컬과 연두리의 전략이 완벽한 시너지를 발휘한 덕에 3연승으로 끝나버렸기 때문이다.

[승리!]

[미션 성공!! - 내전 이기기]

[‘서폿유저’님이 100,000원 후원!]

[미션 성공!! - 카인 킬]

[‘중립핸들’ 님이 50,000원 후원!]

……

-캬ㅑㅑㅑㅑㅑㅑㅑㅑ

-역시 미다스!!! 역시 미다스!!! 역시 미다스!!!

-와 ㅋㅋㅋ 개털리던걸 이렇게 역전하네 ㅋㅋㅋ

-아까 반캔 바로 따라하던 건 진짜 지렸다 ㅋㅋㅋㅋㅋ

-볼 때마다 경이로운 학습능력이라니까…….

-이제 제 기술입니다만 ㅋㅋㅋ

승리 메시지와 함께.

게임을 하는 동안 쌓였던 미션이 연달아 완료됐고, 시청자들이 쉴 새 없이 채팅을 치기 시작했다.

그만큼 이번 승리가 짜릿했다는 소리일 터.

처음부터 이기고 있었으면 모를까.

모두가 걱정할 정도로 밀리고 있다가 역전한 상황이기에 더더욱 짜릿하게 느껴졌던 것이다.

심지어 카인은 준 프로급 실력자.

어쭙잖은 상대가 아니니 더더욱 신날 수밖에.

“다들 감사합니다. 오늘 게임 진짜 재밌었네요.”

지호 또한 밝게 웃었다.

간만에 스릴 넘쳤던 게임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늘의 수확은 또 있다.

-이번 판 오더도 지리지 않았음?

-저 사람 오늘 처음 봤는데 뇌지컬 뭐임? 걍 다 파악하던데;;

-아까 찾아봤는데 처음 볼 만 하더라 ㅋㅋ 이제 7개월 차래 ㅋㅋㅋ

-아하.

-곧 유명해질 듯 ㅇㅇ

-일단 머기업들 내전에 꼈다는 자체가 레드카펫 깔린 거라 ㅋㅋㅋ

-7개월이면 트스대에 미다스 팀으로도 가능한 거 아니냐???

-오???

-킹능성 있는데 ㅋㅋㅋㅋㅋ

바로, 오더를 맡았던 연두리였다.

다른 스트리머들에 대한 언급은 채팅창에 거의 나오지 않는 걸 보면.

그만큼 그녀의 활약이 인상 깊었다는 뜻이겠지.

마찬가지로 내전 내내 놀랐던 참.

‘7개월이면….’

지호는 흥미로운 눈으로 연두리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말을 걸어보려던 찰나.

“미다스 님, 오늘 재밌었습니다.”

내전 내내 치열하게 승부를 벌였던 카인이 웃으며 다가왔다.

“오, 저도 재밌었습니다.”

역시 프로는 다르네.

마무리까지 깔끔하게 챙기고.

이런 생각에 지호는 감탄하며 말했다.

하지만 이어서 되돌아온 카인의 대답은 그의 예상을 벗어났다.

“이번에는 졌지만 트스대에서는 오늘처럼 쉽게 안 따라잡힙니다. 각오 단단히 하셔야 할 거예요.”

-캬ㅑㅑㅑㅑㅑㅑ

-선전포고를 ㅋㅋㅋㅋㅋㅋㅋ

-와 이러니까 지이이이이인짜 기대되네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고 보니 트스대가 있었지.

-내전이 하도 꿀잼이어서 까먹고 있었누 ㅋㅋㅋㅋ

당연히 마무리를 위한 멘트라고 생각했는데.

거기서 또다시 도발을 걸다니.

확실히 효과는 탁월했다.

시청자들은 물론이고 주변의 스트리머들까지 내심 기대하는 표정이었으니까.

‘물론 그때도 내가 이길 거지만.’

도발하면 지호도 어디서 꿀리지 않는다고 자부하는 바.

그는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다음에도 이겨드리죠. 오늘처럼.”

* * *

내전이 끝난 뒤.

방송을 종료한 호박왕과 카인은 따로 대기 공간에서 담소를 나눴다.

“직접 보니까 확실히 피지컬이 엄청나긴 하죠?”

“네, 그렇더라고요.”

먼저 말을 꺼낸 이는 호박왕.

내전 내내 카인과 맞상대한 미다스에 관한 이야기였다.

카인은 고개를 끄덕였고.

호박왕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진짜 트스대에서 우리가 이길 수 있을까요?”

“당연하죠.”

“오, 진짜요?”

예상보다 확신에 찬 대답이었다.

호박왕은 반신반의하면서도 기대를 품고 되물었다.

“네, 오늘 보니까 미다스 님이 피지컬은 진짜 어지간한 최상위권 프로들 수준으로 완벽한데 한 가지 단점이 있더라고요.”

“어떤….”

“게임 경력이 짧으셔서 그런가, 남들은 다 알고 있는 것들을 모르는 경우가 많았어요. 저는 그 점을 공략하려고요.”

“아아! 그 소리군요!”

대강 짐작이 가는 말이었다.

확실히 호박왕도 종종 느끼던 점이었으니까.

카인은 거기서 답을 찾았나 보다.

‘근데… 이게 되려나…?’

확신에 찬 카인의 말을 듣고 있자니.

왜인지 연신 오더를 내리는 연두리의 모습과 그녀를 흥미롭게 바라보던 미다스가 떠올랐으나.

호박왕은 애써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같은 시간.

잠시 호박왕의 머리를 스쳤던 연두리는 놀라운 제안을 듣고 있었다.

“네? 그게 무슨…….”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이번에 1년차 미만 스트리머 분들로 트스대 팀을 꾸릴 예정인데, 연두리 님도 지원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녀의 앞에서 오늘 내전에서 괴물 같은 피지컬을 보여준 대기업 스트리머, 미다스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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