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뉴비 스트리머가 게임을 잘함-79화 (79/110)

079. 더 베이스 -팀원 선발전(1)

<효율적으로 팀원을 선별하기 위한 방안>

이라는 제목으로 시작된 장문은 꽤나 디테일하고 설득력이 있었다.

“오…?”

이런 분야에 나름 조예가 깊은 준영도 감탄했을 정도.

‘연두리 이 사람, 지호 방송으로 봤을 때도 제법이라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더 야무지네.’

상황별로, 조건별로 나뉜 5개의 방안.

그중 특히 괜찮은 방법이 보였다.

‘익명으로 합방이라…. 괜찮은데?’

조금 다듬기는 해야 할 것 같다만 이 정도면 충분히 실현 가능할 터.

그는 바로 지호를 불렀다.

“야야, 연두리 님이 보낸 메일 아직 못 봤지?”

“엉, 아직. 왜?”

“함 봐봐, 느낌 있네.”

그러자 지호가 다가와서 메일을 읽어보더니.

마음에 드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데?”

“거기서 조금만 보완하면 더 나을 거 같거든.”

이어서 준영은 자신이 생각한 방법을 설명했다.

그리고 모든 설명이 끝났을 때.

만족스러운 지호의 표정을 볼 수 있었다.

“좋다. 일단 사람들을 추리는 게 먼저겠네.”

“그렇지?”

“오케, 한 번 가보자.”

* * *

-그래서 트스대 언제 시작함???

-지금 멤버 확정된 팀 있나?

-이번에 우승하면 광고도 찍는다고? 대박 ㅋㅋㅋㅋㅋ

3일이 지났다.

그동안 트리스를 보는 모든 사람들의 관심사는 오직 트스대였다.

워낙 큰 이벤트니 당연할 터.

그중에서도 특히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진 것은 팀을 어떻게 꾸리느냐에 대해서였다.

전년도에 하루가 멀다 하고 논란이 터졌던 기억이 있기에 더욱 관심이 쏠린 것.

그래서일까?

[왕눈이네 팀 떴다!!!!]

[쿠나쪽도 오피셜 나옴 ㅇㅇ]

[라디라디아는 일단 2명만 공개하네 ㅋㅋㅋㅋㅋ]

한 팀의 멤버가 확정될 때마다.

그에 관한 글들이 순식간에 정리되어 올라왔고, 빠르게 추천과 댓글이 달렸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유난히 많은 관심을 받은 팀은 엊그제 지호와 합방했던 호박왕의 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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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호박왕 팀 명단 공개! 지이이이인짜 대박임 ㅋㅋㅋㅋ

다들 예상했듯이 카인 포함에, 나머지는 평소에 자주 합방하던 마론12랑 권수한인데.

마지막 한 명이 리얼 대박임.

파란수박이라고 들어봄?

비주류 게임이라 처음 들어보는 사람도 있을 텐데, 퓨처 워랑 비슷한 AOS 게임인 히어로즈 배틀에서 챌린저 찍은 사람임 ㅋㅋㅋㅋㅋ

근데 어떻게 호박왕네 들어갔냐?!

퓨처 워 자체를 처음 하는데, 이번에 배치 돌려서 플레 나왔다더라 ㅋㅋㅋㅋ

아마 이 팀이 우승후보일 듯???

-벌써??? 개빠르네 ㅋㅋㅋㅋ

-미리 준비하고 있었나봄 ㅇㅇ

-파란수박 점마 유명하잖아;;;

-ㄷㄷㄷㄷㄷㄷㄷㄷㄷ

-아니, 전 프로인 카인 하나로도 빡센데 파란수박까지? ㄹㅇ 밸붕인데 ㅋㅋㅋㅋㅋㅋㅋ

-이거 뒷말 안 나오려나???

└일단 룰에는 어긋날 게 없긴 해 ㅋㅋㅋㅋㅋㅋ

└안 그래도 누가 호박왕한테 물어봤는데 미다스 잡으려면 이 정도는 해야 한다던데 ㅋㅋㅋㅋㅋ

└흠, 그 정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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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프로인 카인으로도 모자라서 그보다 더한 잠재력을 가진 파란수박까지 영입하다니!

호박왕의 팀이 순식간에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건 당연한 결과리라.

그리고 이처럼 다른 팀들의 윤곽이 하나둘씩 드러나는 와중.

자연스레 관심이 향한 팀이 있었다.

-미다스는 아직 소식 없나???

-그러게;;; 며칠 전에 올린 공지가 마지막 아님??

-ㅇㅇ 당분간 휴방 한다는 공지 올린 다음에는 오튜브도 안 올라오고 있음.

-오튜브도???

-아직도 고민하고 있나 ㅋㅋㅋ

-아니;;; 트스대가 2주 후에 시작하는데, 어느 세월에 구하고 어느 세월에 호흡 맞추냐 ㅋㅋㅋㅋㅋ

-ㅁㄹ 내가 보는 하꼬한테도 신청해보라고 하긴 했는데, 아직 확실하게 대답 돌아온 게 없대 ㅋㅋㅋ

트스대까지 남은 기간은 대략 2주.

한데, 뭐 하나 속 시원하게 공개된 정보가 없다.

팀이 완성되기는커녕 이제야 멤버 후보를 받고 있는 상황이니까.

심지어 3일이나 소식이 없다니!

결국 대답을 들을 수 있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미다스의 방송.

그렇기에 수많은 시청자들, 그리고 빠르게 정보를 나르고 싶은 이들이 오매불망 그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 * *

[스트리밍을 시작합니다.]

3일 만에 방송을 켠 지호.

화면을 연동하자마자 그의 눈에 보이는 것은 수많은 채팅들이었다.

-왜케 늦게 와!!!!!!

-어이, 미씨 빨리 문 열어!!!!

-미하!!!

-미다스님 호박왕네 팀 멤버 들으셨나요????

……

개중에는 평소 방송을 시작할 때처럼 반기는 인사들도 있었고, 종종 트스대에 관한 질문도 보였다.

일일이 답하다 보면 끝도 없을 터.

지호는 일단 차분하게 인사로 스타트를 끊었다.

“안녕하세요, 미다스입니다. 다들 오랜만이네요.”

하지만 그렇다고 3일이나 기다려온 호기심이 멈출 리 없다.

-미다스님, 팀원은 구하는 중이신가요???

-혹시 추천도 받으심???

-안녕하세요, 미다스님! 스트리머 하이바라고 합니다!!!

-지금 몇 명 정도 정해졌는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ㅋㅋㅋㅋ

그들은 채팅으로.

[‘ㅇㅇ’님이 1,000원 후원!]

[팀원은 다 구하셨나요? 3번째 물어봅니다.]

[‘빗속산책’님이 1,000원 후원!]

[오늘 팀원 발표하나요????]

후원으로.

[‘무인카페’님이 미션을 등록했습니다.]

[트스대 팀 어떻게 되고 있는지 시원하게 설명해주면 50,000원]

심지어는 미션으로까지 연신 질문을 던져댔다.

아직 팀원을 확정 짓지는 못했으나.

이런 반응은 예상하고 있던 바.

지호는 태연하게 멘트를 쳤다.

“먼저 미션부터 받고, 간단하게 설명해드릴게요.”

-캬ㅑㅑㅑㅑㅑ

-5만원은 못 참지 ㅋㅋㅋㅋㅋ

-아, 궁금하면 그만큼 성의를 보이라고 ㅋㅋㅋㅋㅋㅋㅋ

[미션이 수락됐습니다.]

“일단 팀원이 확정됐냐는 질문부터 대답하자면, 아직 아닙니다.”

-??????

-아직도?????

-에반데 ㅋㅋㅋㅋㅋㅋ

바로 갈고리가 돌아왔으나.

그는 사뿐하게 받아쳤다.

“에이, 그래도 뭔가 말씀드릴 게 있으니까 이렇게 왔겠죠? 진짜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하긴…….

-맞긴 해 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어칼 거???

이를 시작으로 잠시 동안 가볍게 대화를 주고받은 지호는 이어서 본론으로 들어갔다.

“일단 제가 공지를 올리고 받은 메일이 대략 1,700개 정도 되더라고요.”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그렇게 많아??

-하꼬들 입장에서 이만한 기회가 어디 있겠어 ㅋㅋㅋㅋㅋㅋ

-ㅇㅈ 나였어도 넣고 봤을 듯.

방송 게시판에 공지를 올린 이후.

마감하기까지 그가 받은 메일은 정확히 1,739개였다.

물론 전부 적합한 메일인 것은 아니었다.

방송 기간이라던가, 방송 시간 등.

기본적으로 내세운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았음에도 일단 찔러본 이들도 종종 있었고.

또, 장난으로 보낸 메일도 섞여 있었으니까.

이렇게 걸러진 게 수백 개 정도.

다음은 왕눈이의 말처럼 논란이 있던 이들을 거르는 과정이었다.

‘이게 진짜 빡셌지.’

허수를 거른다 해도 천 명 이상.

오죽하면 준영이 도왔음에도 꼬박 3일이 걸릴 정도였다.

거기에 더해 마지막은 티어별로 상위 20명을 선정하기까지.

“그렇게 80분이 남았는데, 한 분이 사정상 불참하셔서 79명으로 확정됐고, 그다음에….”

-다음에???

-어이.

-뜸 들이지 말라고 ㅋㅋㅋㅋㅋㅋ

-여기서 밀당각을????

-아오 ㅋㅋㅋㅋㅋ

잠시 말을 멈칫하자 채팅창이 순식간에 폭주하기 시작했다.

그만큼 이어질 말이 궁금한 모양이다.

오히려 바라던 반응이었던 터.

분위기를 더 끌어올리기 위해, 지호는 정보를 공개하기 시작했다.

“오늘 그분들이랑 같이 대규모 컨텐츠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

-어떤 컨텐츠??

-미다스를 이겨라 이런 건가?

-무슨 게임인지부터 알려주세요!!!

전혀 생각지도 못한 말이었는지 채팅창이 물음표로 가득 찼다.

뭐, 예상했던 반응이다.

지호는 거기에 추가로 설명을 더하기 시작했다.

“제가 고른 게임은 더 베이스라고 기지를 지키는 디펜스 게임인데, 최대 100인까지 들어갈 수 있는 서버를 만들 수 있더라고요.”

-오?

-미친 ㅋㅋㅋ 스케일 갑자기 커지는데???

-이건 진짜 지렸다.

-캬ㅑㅑㅑㅑㅑㅑㅑ

“서버는 이미 주문제작 끝났고, 개인적으로는 피지컬도 피지컬인데. 뇌지컬이나 팀워크가 있는 분들이 좋을 거 같아서 이걸로 골랐습니다.”

-더베면 킹정이지 ㅋㅋㅋㅋㅋㅋ

-ㅇㅈ 간만에 보겠누 ㅋㅋ

-근데 이거 8인큐만 되는 거 아니었음?

-ㄴㄴ 서버 파면 됨. 예전에 이벤트로 20명 시참 해봤는데 개꿀잼이긴 하던데 ㅋㅋㅋㅋ

시청자들은 대개 더 베이스에 대해 아는 분위기였다.

하긴.

한때는 인기 순위에도 들었을 정도로 유명하던 게임이라 했으니 모르면 더 이상하겠지.

그래서일까?

순식간에 게임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부터, 시청자들의 경험까지 쏟아지기 시작했다.

더 베이스.

한때 디펜스 게임 붐을 일으켰던 혁신적인 게임으로.

인원수에 비례해 규모가 커지는 기지를 셀 수 없이 많은 몬스터에게서 지켜내는 게임이다.

그만큼 개개인의 피지컬보다는 단합이 중요한데….

문제는 난이도 또한 인원수에 비례한다는 것이다.

-20명일 때는 작은 건물 지키는 거였는데, 그것도 클리어는 진짜 빡셌음 ㅋㅋㅋㅋ

-이게 몹도 몹인데 팀플 안 되면 최악이라 ㅋㅋㅋㅋ

-ㄹㅇ ㅋㅋㅋ 그래서 한국인은 절대 못 깨는 게임이라는 별명도 있었잖아 ㅋㅋㅋㅋ 하도 트롤해서;;;

“다들 아시나보네요. 그래서 어떻게 진행할 거냐면-.”

그 후로 잠시 동안, 지호는 정보를 조금씩 공개하며 시청자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또, 자세한 과정도 풀었다.

“저를 포함, 모든 스트리머들은 익명에 랜덤 아바타로 게임을 시작할 거고. 클리어까지 과정을 보고 여러분들이 투표해주시면 됩니다.”

-ㄷㄷㄷㄷㄷㄷㄷㄷㄷ

-오디션 프로그램이었네?!

-미친 ㅋㅋㅋㅋ 컨텐츠 귀신 ㅋㅋㅋㅋㅋㅋ

-여기서 컨텐츠 뽑을 생각을 하네 ㅋㅋㅋㅋㅋㅋ

-이게 스트리머고 오튜버지 ㅋㅋ

시청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솔직히 그들도 면접을 보는 것처럼 한 명, 한 명 대화를 나누면서 뽑는 건 불가능하다는 걸 안다.

그렇기에 어떤 방법으로 뽑을지 더 궁금했던 건데.

미다스의 선택은 신박했다.

프로 스트리머의 느낌이 난다랄까.

물론 거기에는 당연히 의문도 있었다.

[‘서폿유저’님이 1,000원 후원!]

[익명이어도 미다스님 방송 보면 다 알 수 있는 거 아닌가요?]

-글고보니 그렇네?

-ㅇㅈ

-솔까 못 숨기지 ㅋㅋㅋㅋ

충분히 벌어질 법한 일이다.

당연히 그에 대한 대비도 끝났다.

“일단 모든 스트리머 분들은 방송을 켠 상태로 진행할 거고, 시야는 본인 시야로 고정해주기로 약속했습니다. 당연히 방플은 못하겠죠?”

[‘ㅇㅇ’님이 1,000원 후원!]

[그래도 앵무새는 꼭 있을 듯 ㅋㅋㅋㅋㅋ]

앵무새.

즉, 정보를 퍼다 나르는 시청자가 있을 거라는 지적이다.

이 또한 가능성 높은 일이고.

지호는 이것도 예방책을 준비했다.

“안 그래도 앵무새를 다 막을 수는 없는 일이라. 참가자분들한테 미리 양해 구했습니다. 오늘 하루는 채팅이랑 후원 없이 방송해주셨으면 한다고. 이러면 앵무새도 못 하겠죠.”

-오 ㅋㅋㅋㅋㅋㅋ

-그러면 확실히 앵무새는 못 하겠네;;;

-하긴 미다스 방송에 나오는 자체가 기회라 하루 정도는 채팅 없이 방송해도 이득이긴 하겠다 ㅋㅋㅋ

-거기다가 트스대까지 나가면? 이건 걍 로또임 ㅋㅋㅋㅋ

-ㄹㅇ…….

평소의 미다스답지 않은 단호한 어투임에도 시청자들은 바로 납득했다.

그만큼 중요한 사항이었기 때문.

이번 컨텐츠의 포인트는 누가 누구인지 모르는 익명 속에서 보이는 가면 벗은 모습이다.

한데, 상대의 정체를 알게 된다면 아무래도 연기를 하게 될 수밖에 없고.

미다스는 그걸 원하지 않는 거다.

‘슬슬 시작해도 되겠네.’

채팅창의 분위기를 보아하니 대강 이해된 모양이다.

남은 건, 게임을 진행하면서 풀어가도 될 터.

지호는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이 정도면 다들 이해하셨을 테니. 바로 시작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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