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뉴비 스트리머가 게임을 잘함-83화 (83/110)

083화. 더 베이스 -팀원 선발전(5)

“아아, 네. 메인에……. 예에?!”

[미다스의 방송을 메인에 걸자.]

확신에 찬 황기택 과장의 목소리에 반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던 이호산은 이내 두 눈을 부릅떴다.

그만큼 놀라운 말이었던 탓이다.

“과장님, 방금 메인에 걸자고 하신 거 맞습니까?”

“그래, 메인에 걸자고.”

혹시나 싶어 다시 물어보았으나.

돌아오는 대답은 변함없었다.

오히려 핀잔 어린 눈빛만 추가됐을 뿐.

‘아니, 뭔 메인이야…….’

순간 찾아온 두통에 이호산은 머리를 짚었다.

저 말의 의미야 간단하다.

트리스에 접속하면 볼 수 있는 메인화면 최상단의 배너, 그곳에 미다스의 방송을 띄우자는 소리니까.

문제는 배너의 가치다.

메인화면에 띄워지기만 해도 노출효과는 엄청나다.

‘일단 트리스에 들어오는 사람들 눈에 최소한 한 번씩은 띄고 시작한다는 소리니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아무런 방송이나 올릴 수는 없다.

협약을 맺은 게임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채널이나, 트리스와 전속계약을 맺은 스트리머에게만.

그것도 아주 가~끔 제공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단지 체급이 크다고 넣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소리다.

‘기준이 체급이면 미다스도 차고 넘치겠지만… 그게 아니잖아.’

황 과장이 올리라면 올리기야 하겠지만.

그대로 가다간 혹시 문제가 생겼을 때 자신에게도 책임이 돌아올 터.

이호산은 조심스레 고개를 저었다.

“에이, 과장님도 아시잖습니까. 아무 절차도 없이 배너에 어떻게 올립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황 과장의 스탠스는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호탕한 대답만 돌아왔으니까.

“걱정 말고 올려. 문제 생기면 내가 책임질 테니까.”

“…네, 바로 올리겠습니다.”

황 과장의 성격이야 유명하다.

저렇게까지 말한 이상, 문제가 생기더라도 본인이 책임지겠지.

‘그나마 황금 시간대가 아니라 다행이네.’

그의 기억대로라면.

기존에 배너에 올라가 있던 파트너사에서 방송이 아닌 녹화 영상을 틀고 있을 시간대다.

일단 양해부터 구해봐야겠지.

이처럼 메인 배너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과정을 생각하는 와중.

그의 머리에 이런 생각도 스쳤다.

‘저렇게까지 확신하는 거 보면 이번에도 또 뭔가 해내겠구만.’

메인 배너를 올리는 과정이 복잡하다지만, 황 과장에게는 절차를 생략할 수 있는 능력과 권한이 있었다.

언제나 결과로 증명했기 때문이다.

한데, 문득 의문도 차올랐다.

‘근데 미다스가 지금 하고 있는 방송이 그 정도인가……?’

그리고 그때.

이호산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건지 등 뒤에서 황 과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장담한다. 이번 일로 득이 되면 득이 됐지, 해가 될 리는 절대 없을 거다.”

* * *

이호산의 짐작대로 일은 빠르게 처리되었다.

어느 정도냐 하면.

그로부터 10분이 채 지나기도 전에 미다스의 방송이 트리스의 메인 화면에 띄워졌을 정도다.

[미친 ㅋㅋㅋ 미다스 방송 트리스 메인에 올라왔다 ㅋㅋㅋㅋㅋ]

개인 방송인인 미다스의 트리스 메인 배너 등판.

이는 트리스의 직원인 이호산도 화들짝 놀랐을 정도로 파격적인 건이었으니.

일반 유저들이 놀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리라.

또, 트리스에 들어갈 때마다 보였던 터라 이야기가 전파되는 속도도 빨랐다.

-????

-트리스 메인 뭐임????

-어??

-진짜 미다스네???

의문을 가진 이들이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결국 베스트 게시판에 올라가기까지 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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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ㅋㅋㅋ 미다스 방송 트리스 메인에 올라왔다 ㅋㅋㅋㅋㅋ

오늘 미다스가 트스대 팀원 정한다고 하꼬들 79명 모아서 대규모 합방 열었는데.

트리스에서 그거 메인 배너에 걸어줌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개인 스트리머가 저기에 걸리는 거 처음 보는데 진짜 대박 아님???

-메인에 걸렸다고?? 리얼??????

└ㅇㅇ

└미친;;; 저거 게임사거나 아니면 프로 팀 소속 프로게이머들 방송만 걸어줄 텐데 ???

-예전에 와누가 평청자 3만대일 때 대규모 컨텐츠 한다고 한 번 올라간 적 있긴 한데…. 그때 배너 올리려고 반년 전부터 부탁했다던데;;; 미다스는 그런 것도 아니자나???

-아니, 진짜 대박이네 ㅋㅋㅋㅋㅋ

-함 봐봐야겠네…….

-지금 시청자 수 실시간으로 개떡상하는 중 ㅋㅋ 미쳤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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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걸 떠나서.

개인 방송인이 메인 화면에 걸렸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엔 충분했다.

게다가 비단 그게 아니더라도 워낙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던 터.

미다스 방송의 시청자 수는 무시무시한 기세로 늘어났다.

지금까지의 최대치를 가뿐히 넘었을 뿐만 아니라, 전례 없는 속도로 올라가기까지 한 것이다.

그리고 이는 자연스럽게 다른 흐름으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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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다스 천재임?? 이번 팀원 뽑는 컨텐츠 걍 미쳤는데? ㅋㅋㅋㅋ

다른 팀들은 걍 팀장이 고르고 싶은 대로 고르잖아?

솔직히 이거 별로라 생각했거든.

너무 지들끼리 고인물 파티 되는 거니까.

솔직히 그래서 미다스 기대했는데.

기대를 저버리지 않더라 ㅋㅋㅋ

지금 팀원 후보들 모아놓고 단체로 디펜스 게임 달리는 중인데, 다 끝나고 나서 시청자 투표로 결정한다하거든?

처음엔 뭔 오디션 프로그램이냐 싶었는데 채팅창 열기 미쳤음 ㅋㅋㅋ

거의 광기 수준 ㅋㅋㅋㅋㅋㅋ

지금 중간 정도 지났는데 궁금하면 다들 한 번씩 봐보셈 ㅋㅋㅋㅋ

+++ 만약 투표 할 거면 60번에 한 표 넣어라. 킹두리는 신이다…….

-뭣? 오디션??? 오디션은 못 참지 ㅋㅋㅋㅋㅋㅋㅋ

-그럼 맘에 드는 사람 홍보 때릴 수도 있겠네???

-미친 ㅋㅋㅋ 듣기만 해도 개꿀잼 파틴데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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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메인 컨텐츠인 팀원 선발전으로 시선이 넘어간 것이다.

트스대의 팀원 선발.

작년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만큼, 과정에 아쉬움을 가진 이도 종종 있었다.

개중 가장 큰 아쉬움은, 결정이 오로지 팀장의 입맛에 따른다는 것.

한데,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르게 진행된다 하니 기대가 쏠린 거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올라오기 시작한 글들도 있었다.

[미다스네 팀 선발전 60번 연두리의 활약.avi]

[다 필요 없고 꿀잼충이라면 무조건 모자맨 뽑자 ㅋㅋㅋㅋㅋㅋㅋ]

[55번 클립 따왔음 ㄱㄱㄱㄱ 난 얘가 맘에 들더라.]

[창을 이렇게 잘 다루는 하꼬가 있다?! 이건 못 참지!!!!!]

미다스와 함께 더 베이스를 플레이하고 있는 스트리머를 홍보하는 글이었다.

투표로 결과가 정해지는 구조.

자신이 응원하는 스트리머에게 힘을 보태기 위해, 몇몇이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아마 평소였다면 조용히 묻혔을지도 모른다.

겜잘알은 워낙 글이 빨리 올라오는 데다가, 쓸데없는 글은 차갑게 무시 받기 일쑤였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타이밍이 좋았다.

미다스의 방송이 트리스의 메인 배너에 올라오기도 했거니와.

그의 컨텐츠가 신박하다고 알려지기 시작한 타이밍 아니던가.

-미친놈. 클립 개 잘땄네 ㅋㅋㅋ

-일단 찍먹 해본다 ㅋㅋㅋㅋㅋ

-와, 하꼬 중에서도 괜찮은 사람들 꽤 많네;;;;

흥미를 가지고 글을 클릭했던 사람들 중 몇몇이 빠져들었고.

각각 방송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흐름은 꽤나 큰 결과를 가지고 돌아왔다.

* * *

“하하, 진짜 대단하다니까.”

엄청난 속도로 인터넷 세상을 스쳐 가는 떡밥들을 보며 왕눈이는 감탄했다.

이어서 그는 모니터를 응시했다.

그의 앞에 놓인 3개의 모니터에는 각각 미다스와 60번, 그리고 72번의 방송이 띄워져 있었다.

‘무슨 시청자 수가 이렇게 빨리들 오르냐…….’

왕눈이의 표정에 황당함이 묻었다.

미다스와 연두리 그리고 모자맨.

현재 그들 방송의 시청자 수는 각각 32,110명 / 6,953명 / 5,018명이었다.

솔직히 미다스는 이해된다.

애초에 포텐도 뛰어난 데다가.

평소에도 어지간하면 1만 명 후반대를 유지하던 편이었으니까.

하지만 다른 두 명은 아니다.

연두리야 엊그제 내전 때 만났으니 대강은 알고 있고, 모자맨이라는 스트리머에 대해서도 찾아봤다.

‘둘 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시청자 수가 100명 아래였는데.’

그 말인즉, 50배 이상 늘었다는 소리다.

단순히 계산하더라도 엄청난 수치.

게다가 이제야 게임이 절반 정도 진행됐다는 걸 감안하면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걸 다 흡수하지는 못하겠지만.

일부만이라도 자신의 팬으로 만드는 데 성공하면 저 둘의 방송 미래는 탄탄대로일 것이다.

게다가 저 둘 뿐만 아니라 다른 스트리머들에게도 몇백에서 천 단위의 시청자들이 모이고 있었다.

‘이게 한 명의 영향력이라니…….’

문득 미다스와의 첫 합방이 떠오른다.

아무것도 몰라서 멘트 하나하나까지 왕눈이가 유도했던 게 불과 한 달 전이다.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

그동안에 이 정도로 영향력을 뻗칠 수 있는 스트리머로 성장하다니.

친분을 떠나서, 대단하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하지만.

‘이번 트스대는 양보 못 하지.’

거의 방송 시작부터 지켜봤던 터.

왕눈이는 미다스에 대해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빠삭하다.

그의 약점 또한 마찬가지다.

이번에 그를 대신할 만한 히든카드도 영입했으니 해볼 만하겠지.

“후, 가보자.”

그는 연습 게임을 위해 팀원들에게 모이자는 연락을 보내며 캡슐로 들어갔다.

* * *

그 시각.

“흐음…….”

준영은 턱을 괴며 모니터를 보고 있었다.

[카아아악!]

거기에 보이는 더 베이스의 보스 몬스터 ‘사이클롭스’는 전신을 난도질당하며 죽어가고 있었다.

게임이 무사히 진행되고 있는 것.

한데, 준영의 표정은 찝찝했다.

“흠…….”

현재 그가 보고 있는 방송은 지호의 것이 아닌, 47번 호이스키의 방송이었다.

‘뭔가 이상한데.’

방송 시작 전.

지호는 그에게 부탁을 건네고 갔다.

혹시 채팅창을 보는 것 같거나 문제가 있는 방송이 있으면 바로 메신저로 연락을 달라는 것이었다.

애초에 어려운 부탁도 아니었다.

어차피 이번 선발전도 영상으로 만들 생각이었던 바.

편집점을 찾기 위해 요주 인물들의 방송은 다 켜두려던 참이었으니까.

덕분에 누구보다 빨리 수상한 스트리머를 파악할 수 있었던 것.

‘음, 확실히 이상해.’

준영은 고개를 갸웃했다.

47번, 호이스키.

보면 볼수록 그의 플레이는 수상했다.

다른 사람을 대놓고 죽이지는 않지만, 교묘하게 위험한 오더를 하면서 함정에 빠트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수상하단 말이지.’

딸깍! 딸깍!

준영은 곧바로 인터넷을 뒤지며 호이스키에 대한 자료를 찾았다.

그리고.

“아…….”

이내 그의 표정이 뭔가 집히는 듯 찝찝해졌다.

불과 저번 주에 호이스키가 방송을 접을 생각까지 했다는 정보를 발견한 탓이다.

‘이거 설마…?’

문득 한 가지 가능성이 떠올랐다.

“흑화한건가?”

경험상, 스스로 생각하는 성장 한계에 다다랐을 때 스트리머들의 선택은 다양하다.

개중 준영이 흑화라고 명명한 건.

각종 어그로나 논란을 연신 터뜨리며 성장하려는 방식이다.

예를 들면, 일전에 지호가 배치고사에서 만난 사파리의 BJ 라스코가 대표적이겠지.

확실치는 않지만.

가능성은 꽤나 높을 것 같았다.

‘그거 진짜 안 좋은 선택인데…….’

안타까워도 어쩔 수 없다.

그가 모르는 사람의 멘탈까지 케어해줄 필요는 없을 터이니.

“그래도 컨텐츠를 방해하면 쳐내야지.”

결정내린 준영은 메신저를 켰다.

그리고는 지호에게 쪽지를 보내려던 찰나.

띠링!

메신저가 울며 쪽지가 왔다.

[47번, 호이스키. 저 사람 퓨처 워 티어 어디인지 좀 알아봐 주라.]

발신인은, 지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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