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뉴비 스트리머가 게임을 잘함-87화 (87/110)

087화. 팀원 선발전 이후(2)

트스대의 새로운 팀장, 미다스.

처음에는 모두가 의아하게 생각했던 트리스의 이 선택이 가져온 나비효과는 엄청났다.

단적인 예로.

대표적인 게임 커뮤니티 겜잘알의 거의 모든 게시물이 그에 관한 내용으로 채워졌을 정도.

[더 베이스 매우 어려움 마지막 웨이브 혼자 찢는 미다스]

[오늘자 연두리 까리한 장면]

[이게 하꼬 스트리머들이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

[다시는 뉴비를 무시하지 마라]

……

등등.

비단 베스트 게시판이 아닌.

실시간 게시글로 확인해도 결과는 비슷했다.

어딜 가나 미다스에 관한 주제가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 무슨 미다스 팬카페임??

-온 세상이 미다스다 ㅋㅋㅋ

-근데 대단하긴 해 ㅋㅋㅋㅋㅋ

한 사람이 베스트 게시판을 독차지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방송 초창기의 지호처럼 한껏 이름을 드높이다가 핵 논란이 터졌을 때 정도나 가능한 일이랄까.

하물며, 모든 게시판을 채우다니.

전례 없는 경우인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불만의 목소리는 작았다.

더 베이스에서 치러진 미다스의 팀원 선발전.

단 하루 만에 끝난 컨텐츠임에도 얘기할 주제가 수도 없이 많았기 때문이다.

[미다스네 팀원 선발전 간단 요약]

일단 합방에 관한 내용을 빼먹을 수 없었다.

안 그래도 미다스가 어떻게 팀원을 구성할지 모두가 궁금해하던 참.

누구도 예상 못 한 대규모 합방으로 이어간 미다스의 선택, 그리고 결과에 관한 글이 먼저 화제가 되었다.

이어서 다음으로 관심이 쏠린 건.

당시 컨텐츠에 참여했던 모든 하꼬 스트리머들의 체급이 떡상했다는 것이다.

-연두리는 순간적으로 8,000도 넘김 ㅋㅋㅋㅋㅋㅋ

-모자맨도 7,000까진 걍 가던데?

-걔네 말고 ㅋㅋㅋ 걍 광탈한 애들도 기본 천따리였음 ㅇㅇㅇ

지호처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방송을 보는 시청자 수는 그야말로 거북이처럼 천천히 성장하는 게 상식이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한 명의 예외도 없이 3~50명 정도만 보던 이들이었거늘.

단 하루 만에 최소 20배에서 최대 200배 이상까지 성장한 것이다.

물론 그걸 소화시켜서 얼마나 본인의 애청자로 만드느냐는 개개인의 역량에 달린 문제겠지만.

당장에 결과 자체만 놓고 본다면 경이로운 게 사실이었고, 당연히 말로만 들은 이들은 의문부터 품었다.

-지랄 ㄴㄴㄴㄴ 그게 말이 됨?

-ㄹㅇ ㅋㅋㅋㅋ 뭔 ㅅㅂ 하루만에 8,000명이야 ㅋㅋㅋㅋㅋㅋ

-개소리도 정도껏 해야 듣지;;;

뭐, 부정적인 말이 나올 만하다.

그들 입장에선 상식을 벗어난 소리였을 테니.

하지만 그런 말은 금세 사라졌다.

└좀 찾아보고 말해라 ㅋㅋ 지금 너네 말고는 다 실시간으로 본 사람들인데 ㅋㅋㅋㅋ

└링크 줄 테니까 확인해보셈.

곧바로 반박하는 댓글이 달렸고.

이어서 증거가 포함된 링크까지 올라왔으니까.

링크와 연결된 주소는 미다스 채널에 새로이 올라온 영상이었다.

[그래서 이번에 그런 분들과 팀을 꾸려보려고 합니다. 저는 여러분들 덕분에 빠르게 성장한 편이니, 그 기회를 다른 분들과 나눠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캬…….

-저 멘트는 다시 들어도 오지네.

-마인드 진짜 ㅆㅆㅆㅅㅌㅊ

미다스의 멘트로 시작된 영상.

이어서 79명의 스트리머가 함께한 더 베이스로 이어지더니.

중간중간, 팀원이 될 스트리머들의 활약이 클로즈업됐다.

-오…. 다들 센스 지리는데???

-미다스가 은근슬쩍 힌트 흘려주는 것도 있긴 한데, 그거 감안하더라도 연두리 뇌지컬이 오지네 ㅋㅋ

-이 팀 은근 괜찮을지도…….

그리고 후반에는 활을 잡은 미다스의 캐리가 나오더니.

-진짜 미다스는 신이다 ㅋㅋㅋ

-뭔, 혼자서 몇인분을 하는 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솔직히 다른 건 모르겠는데 미다스 피지컬 하나는 원탑일 듯.

-퍼즐겜 아니라서 다행이네 ㅋㅋ

-퍼즐은 좀…….

마지막에는 지호와 팀이 된 스트리머들의 시청자 수가 클로즈업되고, 그들이 우는 장면으로 끝났다.

그야말로 기승전결이 완벽한 영상.

영상을 본 이들은 절로 감탄했다.

-진짜 영상 뒤지게 잘 뽑네 ㅋㅋ

-편집자 진짜 열심히 일한다니까 ㅋㅋㅋㅋㅋㅋㅋ

-말 되냐고 했던 새끼들 나와봐 ㅋㅋㅋ 이래도 아니냐?

-난 개소리하지 말라고 욕하던 놈인데, 대가리 박고 사과함 ㅇㅇ

또, 영상은 그걸로 끝도 아니었다.

마지막 부분, 그러니까 지호와 팀이 된 스트리머들이 감동에 우는 장면들만 자르고.

거기에 잔잔한 배경음을 깐 뒤.

[시청자가 100배 늘어나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뉴비 스트리머들 #Shorts]

라는 제목의 1분짜리 영상까지 만든 것이다.

앞서 올린 영상도 인기였지만.

짧아서 보기 편하다는 특성상 숏츠 영상은 더 빨리 전파됐다.

심지어 감동적인 영상 아니던가.

-ㅠㅠㅠㅠㅠㅠㅠㅠ

-이건 좀 눈물나네 ㅠㅠㅠㅠ

-캬…….

-내가 실시간으로 봤는데 쟤네 시청자 수 느니까 진짜 날아갈 것처럼 좋아하더라 ㅋㅋㅋㅋ

-나였어도 그랬을 듯 ㅠㅠㅠ

게다가, 때마침 다른 소문도 퍼지기 시작했다.

-님들 그거 들음? 호이스키 이번에 미다스가 팀원들 구한다는 소리 듣기 전까지 방접 고민중이었다더라

-연두리도 그랬다는데???

-하긴 하꼬들이 성장하기가 진짜 빡세긴 해 ㅇㅇㅇ

-미다스가 은인이네 ㅋㅋㅋㅋ

-이게 진짜 선한 영향력이지.

이러한 이야기들이 모여.

미다스라는 이름에 긍정적인 이미지가 쌓여갔다.

그리고 거기에 쐐기를 박은 게, 게임을 전문으로 다루는 인터넷 신문사에서 올린 기사였다.

[뉴비들을 대상으로 한 대기업 스트리머 미다스의 모험, 성공적인 성과를 거둬.]

기사의 내용은 처음부터 끝까지 미다스가 기획한 이번 컨텐츠의 장점과 가져올 효과 등등 칭찬으로 가득 차 있었다.

거기까지는 다들 그러려니 했다.

제목부터 긍정적이었으니까.

한데, 기사 마지막에 적힌 내용은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트리스 직원의 말에 따르면, 현재 이번 컨텐츠와 비슷한 느낌의 뉴비 스트리머들을 위한 이벤트를 준비할 예정이라고 한다. 아직 확정된 사항은 아니지만 이번에 가능성을 보여준 미다스를 중심으로…….]

또다시 뉴비 스트리머들을 위한 이벤트가 나올 수도 있다니!

심지어 미다스가 중심이란다.

인터넷 신문사인 이상 허위 정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나.

사람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기사를 쓴 기자가 지금까지 틀린 정보를 물어온 적 없는 사람임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미친, 저거 진짜임???

-이번에도 대박이었는데 이런 걸 또 한다고??

-친구가 트리스에서 일해서 대충 전해 들었는데 아직 미다스한테 연락은 안 했다더라.

-근데 가능성은 높다는 거 아님?

-ㅇㅇ.

-와, 미다스 대박이네? 저런 거 하나 진행하면 트리스에서 미친 듯이 푸쉬 해주던데 ㅋㅋㅋㅋ

-일단 트스대 끝날 때까지는 별 소식 없을 거 같긴 함.

-내가 보는 하꼬한테 트스대 끝나면 준비하라고 해야겠네 ㅋㅋㅋ

사실 미다스의 팀원 선발전 이전이었다면 별 감흥 없는 기사였을지도 모른다.

왜냐?

당시에는 하꼬들에 대한 기대 자체가 없었으니까.

하지만 미다스의 합방으로 인해 하꼬들 중에서도 괜찮은 원석이 많다는 게 알려졌다.

그걸 발굴할 수 있는 기회였으니 모두가 쌍수를 들고 환영한 것.

특히, 미다스를 중심으로 진행된다는 부분이 포인트였다.

-미다스면 믿을 만 하지 ㅋㅋㅋ

-ㄹㅇ 보니까 이거 미다스 아니면 못 살림 ㅇㅇ

-다른 머기업들 지들끼리 으쌰으쌰 할 때 하꼬들 챙긴 건 미다스밖에 없잖아 ㅋㅋㅋㅋㅋ

심지어 이번 일은 트리스를 넘어서 사파리에서 방송하고 있던 BJ들에게까지 번졌다.

[‘모카’님이 달초코 100개를 선물!]

[이번에 트리스에서 하꼬 키우기 한다는데, 함 진출해보실?]

[‘홍울’님이 달초코 10개를 선물!]

[소매타님, 사파리에서 하꼬로 놀지 말고 트리스 가보죠? 운만 좋으면 떡상 가능할 거 같던데 ㅋㅋ 이미 4명 30따리에서 머기업 됨 ㅋㅋㅋㅋㅋ]

……

사파리에서 방송하는 BJ들 중, 체급이 바닥에 가까운 이들이 받은 후원들이다.

여기에는.

진심 반, 농담 반이 섞여있다지만.

중요한 것은, 거짓 정보가 아니라는 점이다.

오죽하면 기사까지 떴겠는가.

“와, 진짜네요?”

“이거 언제부터 시작한다는데요?”

“대박인데.”

그 소식을 전해 들은 BJ들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사파리에서도 하꼬라는 것이다.

어차피 아쉬울 게 없으니 고민할 필요도 없는 것.

자연스럽게 그들 대부분은 비슷한 결론으로 향했다.

‘트리스로 가는 것도 한 번쯤은 고려해봐야겠는데……?’

추후 플랫폼 간의 갈등으로 이어질 대거 이적의 막이 열리는 계기였다.

* * *

이렇게 보이지 않는 전쟁이 시작되고 있을 무렵.

미다스를 향해 경쟁심을 불태우며 열심히 전략을 세우고 있는 이들이 있었다.

“파란수박 님, 진짜 잘하시네요.”

“하하, 별말씀을. 카인 님도 엄청나신데요 뭐.”

호박왕 팀의 일원인 카인과 파란 수박이었다.

[마지막 웨이브 시작.]

[최종 보스 스테이지]

[해당 웨이브를 클리어하면 승리입니다.]

현재 그들이 함께하고 있는 게임은 전날 미다스가 합방을 진행한 더 베이스였다.

마지막 웨이브가 시작됐다는 알림.

카인은 진지한 눈빛으로 전장을 응시했다.

키에엑-! 쿠엉!

크르르…….

세세한 설정을 지정할 수 있는 커스텀 모드에서.

난이도를 매우 어려움으로.

인원수를 40명으로 세팅한바.

마지막 웨이브의 풍경은 미다스의 방송에서 본 그것과 거의 일치했다.

차이점이라면 60명의 스트리머들이 함께였던 미다스와 달리, 이곳에는 파란수박과 카인 둘뿐이라는 것.

하지만.

‘그냥 깰 거 같은데?’

카인의 표정에 자신감이 감돌았다.

그도 프로게이머였던 만큼 피지컬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하나, 그건 일반인과 비교했을 때.

진짜배기들 앞에서는 씨알도 안 먹힌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저 사람은 미다스만큼 괴물이지.’

카인은 질린 눈빛으로 파란수박을 응시했다.

파란수박.

그는 타 AOS 게임인 히어로즈 배틀에서 챌린저를 달성한 인재였다.

듣기로는 프로게이머를 준비하기도 했었다던가.

그 소문이 헛되지 않은 걸까.

엊그제 팀원끼리 합을 맞출 때 퓨처 워에서 봤던 피지컬은 놀라웠다.

순간, 서든 샷에서 상대했던 미다스가 떠올랐을 정도.

물론 카인이 저들보다 피지컬이 뛰어난 게 아니니 정확히 알 수는 없다.

‘트스대에서 부딪쳐보면 알 수 있겠지.’

오늘 더 베이스는 그 전초전이다.

완벽히 같은 조건일 수는 없으나.

비슷한 조건에 놓였을 때, 어느 정도의 활약을 보여주나 궁금했던 것.

다행히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핑! 피잉!

연신 화살을 쏘며 대형 몬스터들을 무너뜨리는 파란수박.

빠르면서도, 한 치의 오차도 없다.

어제 방송에서 본 미다스를 떠올리게 만드는 피지컬.

카인은 만족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역시, 파란수박 님이 계신다면 이길 수 있겠네요.”

하지만 그는 보지 못했다.

말없이 화살을 당기고 있는 파란수박의 표정이 묘하게 굳어 있었음을.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