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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비 스트리머가 게임을 잘함-104화 (104/110)

104화. 트스대 -두 번째 경기(2)

-캬ㅑㅑㅑㅑㅑ

-대 라 디

-이게 정글러지 ㅋㅋㅋㅋㅋ

-역시 다이아 정글은 다르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모두가 집중하고 있던 봇이 아닌 탑에서 나온 첫 번째 킬!

생각지도 못한 킬이었기 때문일까?

시청자들이 격한 반응을 보였다.

“역시 라디라디아. 타이밍을 놓치지 않았네요.”

“아! 깔끔해요! 너무 깔끔했어요!!! 전자두뇌 연두리가 이렇게 허무하게 당해버리다니!!”

“절치가 역버프 시작을 숨겼던 플레이가 이런 결과로 돌아오네요.”

“맞아요! 확실히 센스 있는 플레이였어요! 이게 챌린저죠!”

이어서 라이플과 김두기가 간단하게 상황을 요약했다.

당연하지만 퍼블의 중요성은 크다.

특히 지금 같은 게임 초반이면 더더욱.

왜냐.

전투 로봇 처치 경험치로 인해 레벨까지 차이가 벌어지기 때문이다.

둘 사이에 큰 실력 차이가 있는 게 아니라면 따라잡는 게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

그럴 때 필요한 게 정글러다.

정글러의 갱을 통해서 상황을 복구해야 하는데….

김두기는 재빨리 그 점을 짚었다.

“이러면 팀 미다스 쪽 정글러인 유나도 뭔가 해줘야 하는데요!”

“음, 지금 당장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아무래도 경험 차이가 나다 보니 어쩔 수 없네요.”

“아!! 유나!! 카정이라도 갔어야 하는데! 몰라요! 본인 정글 도느라 바빠요!!!”

-정글 차 ㄹㅇ 심하긴 하네 ㅋㅋ

-어쩔 수 없지 ㅋㅋㅋ 유나는 실버고 라디는 다이아잖아 ㅋㅋㅋ

-아무리 그래도 카정은 가야지;;;

-실버한테 뭘 바라냐…….

정글을 도는 루트는 한정적이다.

하여, 보통 정글러들은 상대의 위치를 파악하면 반대편의 중립 몬스터를 빼먹는 식으로 견제를 한다.

이걸 말하는 건데….

유나는 마냥 팀 미다스 측 중립 몬스터만 잡고 있었다.

뭐,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아무래도 티어가 차이 나는 만큼 보는 시야나 판단이 조금씩은 다를 수밖에 없을 테니까.

-이러면 탑은 불리하게 시작하는 거고, 미드도 반반 가져가는 거 같은데 게임 빡세지겠네.

-봇 말고는 답이 없음;;;

-지금 딱 봇에서 킬이라도 내주면 분위기 좀 나아질 텐데 ㅋㅋㅋ

정글러의 활약은 바라기 힘들 터.

자연스레 모두의 기대는 봇으로 쏠렸다.

“이럴수록 봇이 중요해집니다.”

“맞습니다! 미다스으! 이럴 때 뭔가 해줘야 해요! 그게 에이스! 팀장이니까요!”

시청자들은 물론이고.

중계진들까지 그에 관해 언급하던 찰나.

“어? 라디라디아!”

또다시 변칙적인 움직임이 나왔다.

이번에도 그 주인공은 라디라디아였다.

* * *

“캬! 라디 님! 나이스에요!”

“역시 우리 팀장님! 입에 넣어주는 갱, 달달합니다잉!”

“이번 판은 라디 님 캐리다!”

탑에서 만들어낸 첫 번째 킬!

그에 따라 들뜬 팀원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라디라디아는 생각에 잠겼다.

‘아직 한참 부족해.’

친선 경기에서 미다스의 압도적인 캐리력을 경험해본바.

저 괴물이 있는 팀을 상대로 겨우 1킬 정도로는 안심할 수 없다.

순식간에 따라오고도 남을 테니까.

역시 핵심은 미다스를 직접 잡아버리는 거겠지.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지금 상황으로는 힘들어 보인다는 것이다.

[보안관(절치) : 잔여 체력 32%]

‘아니, 자신 있다면서….’

라디라디아는 미간을 찌푸렸다.

게임 시작 전에 호언장담하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한데, 벌써 체력이 밀리다니.

이래서야 어떻게 이긴단 말인가.

‘역시 버프가 답인가.’

굳이 찾자면 방법은 있다.

그녀가 아직 잡지 않은 아래쪽 중립 몬스터의 버프인 ‘힘의 룬’을 절치에게 주는 것이다.

그 순간 봇의 우위는 넘어올 터.

거기까지만 도와주면 뒤는 챌린저인 절치가 알아서 해주겠지.

‘그래, 이번 판 핵심은 원딜이야.’

확실하게 결심한 라디라디아는 미니맵에 핑을 찍었다.

“절치 님, 이쪽으로 와주세요.”

* * *

‘아니…!’

모자맨은 경악했다.

라인전에서 갑자기 모습을 감췄다가 다시 돌아온 상대 원딜러, 절치 탓이다.

“무슨 극초반에 원딜한테 힘의 룬을 줘!”

절치의 몸 주변에 감도는 기운은 버프인 ‘힘의 룬’이었다.

치사한 놈.

미다스 님한테 피지컬로 안 되니까 버프까지 먹고 와?

이건 너무 불공평하다.

버프를 두르고 있는 원딜을 어떻게 상대하란 말인가.

“그러게요.”

한데, 미다스의 반응은 태연했다.

‘원딜을 잘 안 하셔서 모르나…?’

그러니 모자맨이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가끔.

그러니까 원딜과 정글이 듀오일 경우, 원딜에게 버프를 주는 걸 본 적은 있다.

‘그때마다 결과는 처참했었지.’

게임 초반의 버프는 그 정도로 위력이 있다.

어쭙잖은 실력 차는 무력할 정도로.

타앙!

상대 원딜인 절치는 무려 챌린저 티어다.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 터.

이를 보여주듯, 바로 포지션을 앞으로 잡으며 압박을 시작하고 있었다.

“미다스 님, 일단 버프 끝날 때까지는 죽었다 생각하고 사리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모자맨이 또다시 불안한 목소리로 말했음에도 지호는 태연했다.

절치가 버프를 두르고 온 건 보인다.

한데, 그리 위협적이진 않다.

‘속도의 룬이면 몰라도, 힘의 룬은 뭐….’

힘의 룬은 데미지를 올려준다.

한 방 한 방에 엄청난 딜이 들어온다는 소리!

또, 달리 말하자면.

‘전부 피하면 그만이라는 소리지.’

미드였다면 불가능했을 거다.

사거리 자체가 원딜과는 다르니까.

하지만, 지금은 된다.

사락-!

지호는 대쉬기인 ‘도약’을 발동하며 거리를 벌렸다.

“에헤이, 어딜!”

물론 절치도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았다.

탕!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우위를 점하려 하는지, 전투 로봇 파밍까지 일부 포기하며 거리를 좁혀온 것이다.

그 기세가 사뭇 살벌하다.

하나.

‘딜이 세졌다고 속도가 빨라진 건 아니지.’

지호는 정신을 집중했다.

그리고는 보안관의 평타 사거리 경계선을 오가며 딜을 넣었다.

쇽! 사락-, 쇽!

보다 빠르게, 보다 정교하게.

이후로는 지금까지의 반복이었다.

지호는 계속해서 거리를 조절하며 평타로 딜을 넣었고, 절치가 이를 갈며 그를 잡으려 애썼다.

하지만 닿지 않았고.

그렇게 두 번의 전투 로봇 웨이브가 지났다.

‘확실히 챌린저는 챌린저네. 다르긴 달라.’

지호는 새삼 감탄했다.

버프를 먹었음에도 차이는 압도적이다.

하지만, 죽질 않는다.

슬슬 킬 각이 떴다 싶으면 절치가 칼같이 사려버리는 터라, 마무리를 짓지 못하는 것.

상황이 바뀌기 시작한 건 그때다.

후우웅-!

지호의 등 뒤로 거대한 닻이 날아들었고.

철컥!

[곰덫]

앞과 양옆, 심지어 발아래 바닥에까지 덫이 깔렸다.

상대 서포터인 닻 사냥꾼과 원딜인 보안관의 합공이다.

‘이건 피할 각이 없네.’

아니, 솔직히 피할 각은 있었다.

대쉬기인 ‘도약’이 남아있는 상황.

덫이 깔리기 전에 빠져나가는 수도 있었을 터.

하지만 지호는 피하지 않았다.

대신, 얌전히 덫에 걸렸다.

콰직!

“됐다아!”

“만두디 님! 스킬 꽂아주세요!”

“네에! 죽어라!”

드디어 통한 회심의 일격!

절치와 서포터인 만두디는 씨익 웃으며 거리를 좁혔다.

누가 봐도 선명한 킬각이었으니까.

그 모습을 보며 지호는 오히려 미소를 지었다.

‘됐다.’

절치가 그를 잡기 위해 앞으로 나온 순간.

킬각이 보이기 시작한 까닭이다.

아마 저들도 킬각이라 생각하겠지.

누가 맞았는지는 결과가 보여줄 것이다.

“모자맨 님! 저한테 바로 장막 걸어주시고! 닻 사냥꾼 전담마크 해주세요!”

“넵, 알겠습니다!”

지호는 바로 모자맨에게 오더를 내렸고, 후방에서 빠르게 달려오던 모자맨은 바로 그의 말을 따랐다.

[어둠의 장막]

지호의 주변을 검은 막이 감싸더니.

이어진 닻 사냥꾼의 닻을 막았다.

“하핫!”

서포터의 스킬이 막혔음에도.

절치는 신나게 웃었다.

‘스펠 실드를 저렇게 빼네.’

이제 미다스는 스킬을 피할 방법이 없다.

절치는 바로 궁극기를 발동했다.

[헤드샷]

콰아앙!

그의 총 끝에서 굉음을 내며 총알이 발사되었다.

보안관의 헤드샷은 극딜기다.

순식간에 미다스의 체력이 줄었다.

[심장 추적자(미다스) : 잔여 체력 14%]

이제 남은 건 평타 두 발 정도?

절치는 바로 접근했고, 그 순간 곰덫의 유지시간도 끝났다.

기다렸던 타이밍.

지호는 바로 궁극기를 발동했다.

[스킬 ‘피버 타임’을 발동합니다.]

[‘피버 타임’ 동안 이동 속도가 소폭 증가합니다.]

[‘도약’의 재사용 대기시간이 줄어듭니다.]

[‘도약’을 발동할 때마다 기본 공격이 초기화됩니다.]

[지속 시간 : 20초]

보안관의 궁극기인 헤드샷의 위력은 엄청났다.

한 번에 체력이 70% 까일 정도.

뭐, 괜찮다.

죽을 정도는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궁극기도 맞아줬으니까 이제 내 턴인가?’

간다.

지호는 바로 도약을 시작했다.

* * *

쇽! 쇽!

게임 중계화면으로 연신 절치를 맞추는 미다스가 보인다.

절치는 바로 총을 겨누지만.

사거리가 닿지 않는지 총에서는 틱틱 소리만 새 나올 뿐이었다.

뭐랄까.

샌드백이라는 단어가 떠오르게 만들 정도로 일방적인 장면이었다.

“…….”

“…….”

-…….

-음….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상황.

침묵이 흘렀다.

김두기도, 라이플도.

심지어는 채팅창까지 멈췄다.

미다스가 절치보다 피지컬이 뛰어나다는 것쯤은 앞서 라인전으로 똑똑히 보았다.

하나, 이건 완전히 경우가 다르다.

힘의 룬.

지금 같은 게임 초반에는 상성이고 피지컬이고 뭐고 완전히 씹어 먹을 정도로 차이를 벌려주는 버프다.

한데 이게 무슨 상황이냔 말인가.

“아, 절치! 이건… 이건!”

김두기가 조심스럽게 운을 띄웠으나,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아무리 미다스가 잘해도 그렇지.

절치는 챌린저 스트리머다.

그런데 저렇게 무기력한 모습이라니!

하지만.

그보다 더 충격을 받은 이는 라이플이다.

‘내가 저 심장 추적자를 상대로 이길 수 있을까…?’

그는 잠시 멍하니 고민에 빠졌다.

대략 몇 주 전쯤.

미다스의 배치고사를 보고 감명받은 기억이 있다.

또, 이후로도 방송을 보곤 했는데.

이 정도 충격은 처음이다.

솔직히 벽이 느껴질 정도였으니까.

그가 말했다.

“이건… 그야말로 피지컬의 차력쇼네요.”

“차력쇼…! 재밌는 표현이네요! 하지만 정확해요!”

화면 속 미다스가 도약한다.

그리고 절치에게 석궁을 맞추고 다시 뒤로 뛴다.

그림처럼 완벽한 연계.

거기에는 잠시의 주춤거림도 없었다.

“딱 두 대! 평타 두 대만 맞추면 되는데!!! 왜 안 닿는 거죠! 절치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어요!!”

“보시다시피 완벽한 거리 조절로 사거리를 절대 안 내주고 있습니다.”

“맞아요! 남은 시간은 7초! 그거만 버티면 절치, 또 모릅니다!”

보안관의 헤드샷으로 인해 체력이 바닥에 가까워진 상황이다.

삐끗하면 죽는 외줄타기라는 소리!

하지만 미다스는 단 한 번도 거리 조절에 실패하지 않았고.

마침내 킬까지 따내고 말았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심장 추적자 → 보안관]

절치가 무기력하게 죽었다.

남은 건, 서포터인 닻 사냥꾼.

화면 속 미다스가 모자맨과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는 닻 사냥꾼을 향해 도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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