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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비 스트리머가 게임을 잘함-109화 (109/110)

109화. 트스대 -이벤트 매치(3)

“아! 절치! 도발에 당하더니 뭔가 해주네요!”

“2차전에서 미다스한테 지긴 했지만 절치도 이번 대회에 나온 선수들 중에서 피지컬로는 손꼽히거든요.”

“심지어 절치는 원딜러에요! 근데도 가속검을 저렇게 날카롭게 다루다니! 대단합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콜로세움은 원거리 영웅이 힘쓰기는 어려운 구조거든요.”

“아쉬워요! 하지만! 그래도 절치! 저력을 보여줬어요!”

-쫄좌가 한건했네 ㄷㄷㄷ

-미친 ㅋㅋㅋ 쫄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말했제? 절치가 보여줄 거라고!!!!!!!

-절!치!절!치!!!

완벽한 빈틈을 노린 절치의 기습.

중계진과 시청자들은 환호했다.

무기력하게 막혔던 이전 공격과는 달랐다.

절치의 검은 순식간에 미다스 쪽으로 기운 균형을 조금이나마 가져오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라이플은 바로 이 점을 언급했다.

“퓨처 워는 흐름입니다. 방금 절치의 공격은 진짜 좋았어요. 지금처럼 계속 흐름을 끊어야 합니다.”

“맞아요! 특히 가속검 상대로는 그래야 해요! 스택을 쌓으면 쌓을수록 더 강해지거든요!”

“심지어 상대는 그 미다스죠.”

“그렇습니다아! 미다스의 가속검은 진짜 유명하거든요! 오죽하면 핵 소리까지 들었을 정도예요!”

그때였다.

“드디어 시작됐네요.”

“아! 갑니다! 좋아요! 7대1이면 수적 우위를 이용해야죠!”

중계진의 말이 들리기라도 하는 건지.

스크린 속 스트리머들이 일제히 미다스를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간다!”

그 시작은 방금 전 미다스를 기습했던 절치였다.

후웅!

그가 먼저 맹렬한 기세로 검을 내리쳤다.

하지만.

‘어림없지.’

미리 예상하고 있던바.

챙!

지호는 가뿐히 검을 들고 막아냈다.

하나, 적은 절치 혼자가 아니다.

쐐애액! 후웅!

다른 스트리머들이 서로 시선을 주고받더니.

처음과 마찬가지로 사방에서 무기와 스킬이 날아들었다.

심지어 그때보다 더 빽빽하다.

허무하게 당한 만큼 더 집중한 모양이다.

-이건 좀 빡센데;;;;

-솔직히 이 정도도 잘했다…. 7:1은 에바였어….

-포기 ㄴㄴ 미다스는 또 모름.

-미멘…. 가자!!!!!

시청자들의 걱정 섞인 채팅이 빠르게 올라왔다.

누가 봐도 명백한 위기였기 때문.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지호는 당황하지 않았다.

그저 흘끔 스택을 확인할 뿐.

[가속검 : 12]

확실히 다대일은 쌓이는 속도가 달랐다.

상대는 7명인데.

속도는 평소의 10배 이상이랄까.

뭐, 그만큼 공격을 많이 막았다는 뜻이겠지.

‘아직은 부족하지만, 쌓이는 속도 보면 충분히 할 만하겠네.’

지호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7:1은 어떻게 이기면 되는지 제가 보여드릴게요.”

그리고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땅을 박찼다.

동시에.

그는 주변을 빠르게 스캔하며 적들의 공격을 하나하나 파악하기 시작했다.

‘왼쪽에 가속검. 오른쪽에 암흑과학자, 뒤쪽에 고대창병이랑 광전사. 사각지대에 있는 적은 없고. 뭐, 평타는 맞아야겠네.’

거기까지 파악을 끝낸 뒤.

후읍.

지호는 호흡까지 멈추며 집중력을 끌어올렸고.

이어서 손과 발을 빠르게 놀렸다.

[대응]

퉁-

대응 스킬을 발동한 검을 대각선으로 내리그으며 적들의 스킬을 파훼하고.

후웅!

이어서 앞으로 반 발자국 도약하며 뒤에서 그를 노리던 광전사의 도끼를 피했다.

물론 모든 공격을 피할 수는 없다.

대응의 쿨타임 때 날아드는 공격이라던가, 평타 등등.

불가피한 공격을 그는 최소한의 피해로 흘리며 맞아냈다.

“아! 미다스! 엄청나요! 스킬을! 피하고! 쳐내고! 막고! 눈이 몇 갠가요! 전부 다 파악하고 있어요!”

“가속검이라는 영웅에 대한 이해도가 엄청나네요. 거리 조절도 완벽하고.”

“괜히 주력 영웅이 아니거든요! 대회 전부터 유명했어요! 미다스 가속검은 필밴이라고!”

시간이 갈수록 중계진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아무리 중계진이라 해도 사람이다.

직접 보고도 믿기 힘든 광경이 연달아 이어지고 있으니 점점 흥분해서 외치게 된 것이다.

그만큼 7명을 맞상대하는 미다스의 플레이는 화려하고. 또, 치열했다.

뭐랄까.

곡예를 보는 느낌이라 해야 하나.

하지만, 그 분위기는 이내 가라앉았다.

“아아! 체력이 줄어들고 있어요!”

“어쩔 수 없습니다. 미다스는 손이 두 개고 적들은 열넷이니까요.”

“이러면 결국 미다스가 제일 먼저 죽겠네요! 하지만 화려했어요! 멋있었어요! 잘 싸웠습니다!”

대부분의 공격을 쳐내고 피한다지만, 어쩔 수 없이 허용하는 공격이 있다.

심지어 적이 하나면 모를까, 열넷.

체력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이건 진짜 졌잘싸다 ㅇㅇㅇ

-솔직히 이 정도만 해도 오늘 미다스가 걍 핫클립 다 먹을 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까지도 걍 미친놈이었어;;;

-ㄹㅇ 바로 가속검 살 뻔…….

김두기와 라이플이 아쉬움을 표했고.

시청자들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그럼에도 지호는 끝까지 쓰러지지 않았다.

퉁-후웅!

여전히 대응으로 막아내고.

피하고, 쳐내고.

또, 급소를 피해서 맞아내고.

그러기를 얼마나 지났을까.

[가속검 : 82]

보통 프로게이머들의 한계라 불리는 40스택의 두 배가 넘는 스택이 쌓였고.

그때부터 반전이 시작되었다.

‘어?’

먼저 이상한 걸 깨달은 사람은 절치였다.

‘점점… 빨라진다…!’

타앗-! 쐐애액!

그를 포함해서 총 7명의 스트리머가 공격을 퍼붓고 있던 상대.

미다스의 움직임이 점점 빨라졌다.

‘젠장.’

그뿐만이 아니다.

여전히 7명이 합공을 날리고 있거늘.

아니, 그새 합이 좋아져서 처음보다 더 날카롭다고 생각하는데….

이제는 공격이 하나도 통하지 않고 있었다.

심지어 평타까지도.

퉁-!

미다스는 빛처럼 빠른 움직임으로 스킬을 전부 막아내거나.

가뿐히 피해버리고 있었다.

‘진짜 괴물이여, 괴물…….’

절치는 새삼 경악했다.

미다스가 왜 저렇게 빨라졌는지 그 이유쯤이야 당연히 알고 있다.

‘가속검 스택 때문이겠지.’

절치도 같은 가속검이지만 속도는 차원이 달랐다.

왜냐.

미다스는 지금 7명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지 않던가.

가속검 스택은 적에게 공격을 성공시키거나 막았을 때 쌓인다.

그 말인즉, 지금의 미다스는 단순 계산으로도 7배의 속도로 스택을 쌓고 있다는 소리.

그 위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쐐액-! 쐐애액!

미다스가 땅을 박차는가 싶더니.

이제는 얼핏 잔상까지 보일 정도였으니까.

-이거 뭔가 꼬였는데??

-쟤 왜 점점 빨라짐????

-아니;; 왜 안 죽냐 ㅋㅋㅋㅋ

-좀 뒤져라 ㅠㅠㅠ

-이러면 나가리 아녀???

슬슬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다고 느끼는지.

시청자들도 불안한 반응이었다.

물론, 절치의 생각도 비슷하다.

이대로 가면 답이 없다.

어떻게든 막아야….

방법은 있다.

‘가속검 스택을 끊는 것.’

절치는 다른 이의 공격을 막는 미다스를 향해 달려들었다.

몸으로라도 막기 위해서였거늘.

그 순간.

씨익.

미다스의 입가에 미소가 걸리더니.

갑자기 시야에서 사라졌다.

말 그대로, 갑자기 온데간데없이.

‘?!’

절치는 멍하니 눈을 깜빡였다.

그와 동시에 정면에 있던 팀 왕눈이의 챌린저 스트리머, 청해와 눈이 마주쳤고.

그의 입이 열렸다.

“뒤!”

절치는 곧바로 뒤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그땐 이미 늦었다.

서걱!

검을 크게 내리긋는 미다스가 보이는가 싶더니, 이내 체력이 훅 줄어들었다.

공격에 당한 것이다.

그는 반사적으로 검을 휘둘렀으나.

후웅!

미다스는 어느새 사라졌고, 절치의 검은 또다시 허공만 가르고 지나갔다.

그야말로 귀신에 홀린 기분.

‘와… 이게 무슨….’

절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방금 전의 일격으로 깨달을 수 있었다.

이 게임은 늦었다.

어떻게든 막아보려 했던 괴물이 풀려나 버린 것이다.

‘이건 절대 못 이긴다. 절대.’

절치의 직감대로.

그때부터 미다스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서걱! 사악!

연신 전장을 휘젓는 미다스의 공격에 그를 비롯한 스트리머들의 체력이 빠르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미다스의 기세는 줄어들지 않았다.

가속검 스택이 쌓일수록 점점 더 거세질 뿐.

그러던 와중.

[퍼스트 블러드(First Blood)!]

[가속검(미다스) → 암흑 과학자(로몽)]

드디어 첫 번째 희생자가 나왔다.

“다 막아봅시다! 어떻게든 스택만 끊으면 되잖아요!”

“한 번에 갑시다! 하나, 둘 셋!”

“셋!”

동시에 다른 스트리머들이 더 열심히 그를 막아보려 애썼으나.

이는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

휙-!

그들의 스킬이 노리는 방향에 있던 미다스는 어느새 사라진 후였으니까.

-와…….

-미친 ㅋㅋㅋㅋㅋㅋ

-점마 진짜 뭐임??? 저걸 어떻게 컨트롤 하는 거야 ㄷㄷㄷㄷ

-저게 미다스 전매특허잖아 ㅋㅋ

-그냥 돌았네;;;

절치는 또다시 경악했다.

그는 앞서 트스대 준결승전에서 미다스의 가속검에 2라운드를 허무하게 털린 바 있다.

하지만 그때와는 또 달랐다.

당시는 그나마 사이사이 스택이 끊겼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계속 유지되고 있었다.

그러니 저렇게까지 빠르겠지.

‘아니, 이 정도 괴물이 왜 프로 무대에서 안 뛰고 스트리머 하고 있냐고….’

절치를 포함.

미다스를 노리던 7명은 다 챌린저 티어다.

한데, 아무도 대응하지 못했다.

과할 정도로 넘치는 스택을 쌓은 미다스의 가속검은 그야말로 천재지변이었으니까.

서걱!

왼쪽에서 검을 내려치는가 싶더니.

갑자기 정면에서 나타나서 머리를 노리고 들어온다.

그 와중에.

공간참을 날리며 뒤쪽에 딜을 넣기까지 하다니!

[가속검(미다스) → 고대창병(청해)]

[가속검(미다스) → 광전사(카인)]

[미다스는 전설적입니다!]

하나둘씩.

그와 함께 미다스를 노리던 스트리머들이 사라져갔다.

이제 남은 마지막 사람은 절치 뿐.

“덤벼.”

그는 한 번이라도 공격을 성공시키기 위해 정신을 집중했다.

하지만.

아무 소용없었다.

서걱!

공격은 개뿔.

가속검 스택 차이로 제대로 검 한번 맞부딪치지 못한 채 무기력하게 당해버렸으니까.

[적에게 당했습니다!]

[가속검(미다스) → 가속검(절치)]

* * *

[가속검(미다스) → 고대창병(청해)]

[가속검(미다스) → 광전사(카인)]

[미다스는 전설적입니다!]

“…….”

“….”

연달아 울리는 킬 로그!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트스대 방송은 조용했다.

김두기도, 라이플도 아무 말 못한 채 방송에 집중하고 있던 탓이다.

심지어 채팅까지 올라오지 않았다.

그만큼 경이로운 플레이였다.

쐐액! 타앗-! 쐐애액!

들려오는 것은 오로지 스크린 속 미다스의 소리뿐.

그러기를 얼마나 지났을까.

[가속검(미다스) → 가속검(절치)]

최후의 생존자였던 절치를 포함 모든 스트리머의 체력이 바닥났다.

남은 건, 미다스 하나.

스크린 속 미다스는 처음에 중앙 투기장에 도착했던 그때처럼 주변을 돌아보고 있었다.

그야말로 완벽한 승자의 모습이다.

잠시 그걸 멍하니 바라보다가.

퍼뜩 정신을 차린 김두기가 외쳤다.

“끝… 끝났습니다! 제2회 트스대 이벤트 매치! 콜로세움의 승자는 미다스였씁니다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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