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안에 마교있다-19화 (19/416)

내 안에 마교있다 19

청년이 관리자석에 앉아 있는 나를 보더니 고개를 갸웃했다.

“원래의 관리자이신 조 선생께서는······.”

서책의 정리나 열람에 관련된 업무만 하면 사서지만, 이곳의 관리자들은 서고의 전반에 대한 관리 권한이 있다. 그래서 사서라는 호칭 대신 관리자라는 호칭을 쓰는 모양이다.

“그 분에게 방학 기간 동안 일이 생겨 제가 임시로 관리를 맡고 있습니다.”

“아.”

고개를 끄덕이는 청년을 향해 말했다.

“출입대장을 작성해야 하니 반, 연차, 성함을 말씀해 주십시오.”

“병반, 삼 년차, 우문직입니다.”

이곳에서 성이 ‘우문’이면, 우문세가의 후예일 가능성이 높다. 갑을병정의 병반에 있을 정도라면 더더욱 그럴 가능성이 높아진다.

곧바로 관도명부를 펼쳐 확인했다.

역시나 복건의 복주에 있는 우문세가 출신이었다. 세가주의 장남이라고 나와 있다. 생년을 통해 나이를 계산해 보니 현재 스무 살이었다.

출입대장에 기록하는 동시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들어가 보십시오.”

“아, 고맙습니다. 한데······, 임시 관리자께서는 잠룡관에서 근무하는 분이십니까?”

잠룡관 근무자 치고는 내가 너무 어려 보이니 저리 묻는 모양이다.

“아닙니다. 저도 잠룡관도입니다. 어쩌다보니 부탁을 받아서 이러고 있는 겁니다.”

“아, 잠룡관도셨군요?”

“아, 잘 모르시는 것도 무리가 아니지요. 저는 계반이니까요. 이 년차, 송유겸입니다.”

당당하게 계반임을 밝히고 이름도 밝히며 우문직의 표정 변화를 살폈다. 하찮은 계반임을 들었으니 순간적으로나마 표정 변화가 생기는지 보려 함이었다.

한데 우문직은 깔보거나 꺼려하는 표정을 전혀 드러내지 않았다. 잠시 뭔가를 생각하는 표정일 뿐이었다.

“송씨에 유자 돌림이면 요 옆, 광풍현 송가장의······?”

“그렇습니다. 내세울 것 없는 작은 가문인데도 아시는군요.”

“예. 동부지맹 근처라서 아는 것도 있고, 그보다는······.”

말을 줄이며 내 눈치를 살피는 모습을 보아하니 저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지 예상이 되었다.

“이런 말씀이 어떻게 들릴지는 모르겠는데, 송유하 소저로 인해 알게 된 것도 있고요.”

그렇지. 송유하의 유명세 덕분인 거지.

“이해합니다. 저 또한 대견한 누이 덕을 보고 있는 입장이라.”

내가 대꾸하자 우문직이 말했다.

“방학 기간 동안 종종 보게 될 텐데 잘 부탁드립니다.”

“예, 저 또한 잘 부탁드립니다.”

우문직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돌아서서 서고 안으로 들어섰다.

참고삼아 이번 승반심사 합격자 명단을 뒤져 보니 우문직도 이번에 승반에 성공한 모양이었다. 지금은 병반이지만, 다음 학기가 시작되면 을반으로 사 년차를 맞게 되는 것이다.

우문직이 서고에 들어간 직후, 탁자에 자리 비움 안내판을 세워두고 빠르게 측간에 다녀왔다.

이상하단 말이야.

단목세가의 사촌남매도 그랬는데, 방금 전에 봤던 우문직 또한 정중한 태도였다.

백도의 후기지수들이 잘난 체 하기를 좋아하며 건방지다고 들었는데, 모두 내 편견이었나?

아닐 텐데. 이 바닥이 보통은 그렇지 않은데.

어쨌거나 계속 이런 애들만 와준다면 내 입장에서는 나쁠 게 없긴 하다.

오늘은 더 이상 드나드는 이가 없겠거니 했는데, 내 예상은 또 빗나갔다.

우문직이 들어가고 나서 한 식경(30분 정도)쯤 지났을 때, 일행으로 보이는 네 명이 입구로 들어선 것이다.

이남이녀였다.

임시 관리자임을 밝히자마자 여인 중 한 명이 내게 물었다.

“그런데 당신은 계반의 송유겸 공자 아닌가요?”

이 몸의 반반한 얼굴 때문에 여관도들 중에는 왕왕 알아보는 이들이 있는 모양이다.

두 명의 여인 중에서 한 명은 보통 키에 날씬한 몸매였고, 다른 한 명은 약간 작은 키에 상대적으로 통통한 몸매였다.

내게 물은 여인은 키가 작은 쪽이었다. 몸매가 통통하다고 해도 옆의 여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렇게 보일 뿐, 실제로 살이 찐 몸은 아니었다. 골격 자체가 짱짱한 편이라고 할까.

“그렇습니다.”

내가 대꾸하자 두 명의 청년이 차례로 한 마디씩 했다.

“아하! 그, 송유하 소저의······?”

“송가장이었던가······?”

역시 송유하다. 갑을병정 반에서도 이렇게 다들 알다니.

어쨌거나 여인들 두 명은 계속해서 나를 힐끔거리고 있었는데, 사내들 두 명은 그런 여관도들이 신경 쓰이는 모양이었다.

“그나저나 이분 출세하셨네. 계반 관도가 이런 곳에도 다 와 보고.”

“그쪽 서고에 있다가 이쪽 서고에 오면 신세계처럼 느껴지겠소.”

사내들 두 놈의 말이었다.

외모 때문에 여인들이 내게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듯하니, 견제랍시고 저런 말을 하는 거다.

으이그, 애새끼들 수준하고는.

상관하지 않고 관도명부를 집어 들며 네 사람에게 물었다.

“출입대장을 작성해야 하니 반과 연차와 성함을 말씀해주시오.”

“정반, 삼 년차, 이금정이에요.”

“병반, 사 년차, 위재흠이오.”

“정반, 사 년차, 고호웅이오.”

“병반, 이 년차, 하후영이에요.”

처음에 이금정이 대꾸하자마자 나머지 세 사람이 매우 빠르게 연이어서 그렇게 말했다. 그래서 그들의 말이 겹치기도 했다.

어쭈? 이것들 봐라? 니들 짰지?

씩 웃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모양새가, 짠 게 확실했다. 특히 위재흠과 고호웅과 하후영은 기억이나 제대로 하겠느냐는 듯 나를 바라보고 있다.

아유, 아유, 수준 떨어져.

내가 이런 것들하고 같은 공기를 마시고 있다니.

태연하게, 하지만 신속하게 한 사람씩 명부를 확인했다.

이금정이라는 여인은 안휘의 태화에 있는 태화무문 출신이다. 현 문주의 둘째 제자인 모양이다. 현재 스무 살.

내가 아는 송유하나 단목지만큼 빼어나지는 않지만, 어딜 가든 충분히 시선을 끌 만큼 용모가 아름다운 편이었다.

그나마도 저 네 명 중에서 유일하게 정상적으로 행동하고 있는 게 바로 그녀기도 했다. 나머지 세 사람과 어쩔 수 없이 붙어 다니는 느낌이다.

위재흠이라는 놈은 스물한 살로, 안휘의 숙주에 있는 위가장의 장남이었다.

위가장은 근래 가세가 매우 커져서, 현재의 위가장주가 세가 출범식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고호웅이라는 놈 또한 안휘의 숙주 출신이다. 숙주표국의 장남이라고 되어 있다. 이쪽도 스물한 살.

숙주표국은 천하의 표국 서열에서도 중상위에 있는 것으로 기억한다.

하후영은 성을 통해서도 예상했지만, 역시나 하후세가 출신이었다. 하후세가는 안휘 북단의 박주에 있다.

하후영은 현 세가주의 이남일녀 중 셋째로, 아직 어린 열일곱 살이었다.

처음에는 병반 관도의 목록에서 하후영의 이름을 찾을 수 없었다. 혹시 몰라서 정반 관도의 목록을 보니 그곳에 이름이 있었다. 이번에 승반 심사를 통과한 모양이었다.

아직까지는 정반인데도 병반이라고 하는 걸 보면, 이번에 승반한 걸 어지간히도 티내고 싶은 것 같다.

아까 우문직이 보였던 태도와는 정반대라고 할까.

어쨌거나 네 사람 모두 안휘의 북부에 위치한 무림 세력의 후예들이다.

비슷한 지역이다 보니 가깝게 지내는 거겠지.

출입대장에 거침없이 네 사람의 목록을 적어 넣었다. 물론 하후영의 경우에는 승반 예정반이 아닌 현재의 반을 적었다.

내가 이렇게나 빨리 확인하고, 이렇게나 정확하게 기입할 줄은 몰랐는지, 네 명 모두 살짝 놀란 표정을 짓고 있다.

“확인 끝났소. 들어가 보시오.”

말하면서 보니 위재흠의 시선이 내가 읽고 있던 두꺼운 심법서에 머물러 있었다. 반쯤 읽다가 엎어 놓은 심법서였다.

“그런 거 읽으면 이해는 되시오?”

계반인 내가 읽어봐야 이해를 하겠느냐는 의미의 질문이다.

“그게······, 내가 읽고 이해를 하든 못하든 귀하께서 상관하실 일은 아닌 것 같소만······.”

정중한 느낌으로 그렇게 대꾸해줬다.

아마도 위재흠 놈은 무시를 당한 내가 당황하는 모습을 예상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 후에는 발끈하거나 창피해 하겠거니 생각했겠지.

내 이런 반응을 예상치 못했는지, 놈은 잠깐이나마 말문이 막힌 모습이었다.

놈이 곧바로 코웃음 치더니 말했다.

“훗. 상관이 있소. 서고 이용자인 내가 읽으려던 서책인데, 관리자인 당신이 읽고 있으니 이러는 것이오.”

아으, 새끼. 진짜, 수준하고는.

“들어가 보시면 한 권 더 있소.”

내가 대꾸하자 하후영이 말했다.

“마침 나도 그 서책을 읽고 싶었어요. 그러면 두 권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어쩔 거죠?”

위재흠을 돕기 위해 나섰음을 알 수 있었다.

이제야 백도의 한심한 애새끼들을 만난 것 같아서 일면 반가운 마음도 든다.

그러나 이런 것들과 귀찮게 엮이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다.

탁.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심법서를 덮어서 하후영의 앞쪽으로 밀었다.

나는 지금 임시 관리자의 입장이다. 이곳을 이용하는 관도가 읽겠다면 그쪽이 우선이다.

두 번째 재독 중인 책이었는데, 쓸데없이 말을 어렵게 써놓은 부분이 있어서 다시 읽고 있던 차였다. 참고삼아 읽고 있었을 뿐, 대단할 건 없는 심법서다.

더 이상 꼬투리 잡을 게 없는지, 네 명의 연놈들이 수군덕거리며 서고 안으로 들어갔다.

물론 하후영은 내가 내어준 심법서를 들고 가지 않았다. 애초에 심법서 따위에 관심이 있어서 나섰던 게 아님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들이 들어가고 나서 이번 승반심사 합격자 명단을 쭉 훑어보니, 승반에 성공한 것은 하후영뿐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서고 안에서 연놈들이 대화하는 소리가 밖에까지 들린다. 주로 세 명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금정을 제외한.

저 정도면 먼저 들어간 우문직에게 방해가 될 텐데.

우문직이 있다는 걸 모르고 저러는 느낌이긴 하다.

적당히 저러다 말겠지 하며 아까의 심법서를 읽고 있는데, 새로운 세 사람이 서고에 찾아왔다.

안휘 쪽 관도들이 서고에 들어간 후 일다경(20분 전후)쯤 지난 시점이었다.

이번에는 이남일녀였다.

젠장, 오늘따라 방문자가 왜 이렇게 많아?

임시 관리자임을 밝히고 반과 연차와 이름을 물었다.

“정반, 삼 년차, 황성락입니다.”

“을반, 사 년차, 소충광입니다.”

“무반, 일 년차, 진운령이에요.”

잠깐만, 무반?

내 시선이 진운령 쪽에 머물자 그녀가 말했다.

“이번에 승반했어요. 규정상 가능하다고 알고 왔어요.”

“예, 말씀대로라면 가능합니다.”

무반에서 승반했으면 정반일 것이다.

정반으로 승반했으면 어차피 조만간 제일서고를 이용할 자격이 주어지기에, 이런 경우에는 방학 때부터 출입이 가능하다. 그래서 관도명부 외에도 승반 심사 합격자 명부가 이곳에 있는 것이고.

모든 확인을 마친 후, 출입대장에 세 사람의 사항을 적어 넣으며 말했다.

“들어가 보십시오.”

세 명 모두 짧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서고 안으로 들어갔다.

관도명부를 통해 확인한 세 사람의 정보를 다시금 떠올렸다.

황성락. 광동의 청원에 위치한 청원표국의 장남이다.

현재 나이는 열아홉.

광동을 대표하는 표국인만큼 규모도 크고 유명한 곳이 바로 청원표국이다.

소충광.

강인한 인상의 그는 광동 남천검문의 소문주라고 되어 있다. 현재 나이는 스물.

남천검문은 광동 혜주의 나부산에 위치한 문파로, 이곳 또한 전통이 있는 중대 규모의 문파다. 광주진가와 함께 광동 무림을 대표하는 강호 세력이기도 하다.

진운령.

현재 열여섯 살인 그녀는 광동 지역에서 유명한 광주진가 출신이다. 형제는 이남이녀인데 그 중 첫째라고 되어 있다.

광주진가는 광동 제일세가다. 천하의 세가 서열로 따져도 이십 위 안에 드는 곳이다. 아까 들어간 하후영의 하후세가보다 열예닐곱 단계 이상 높을 것이다.

진운령은 미모가 빼어났는데, 내 기준으로는 그 전에 들어간 이금정보다 더 예뻐 보였다.

잠룡오화인 단목지와 송유하에 비했을 때 아주 약간 빠지는 정도라고 할까? 그래서인지 잠룡오화의 이름에도 진운령이 없기는 하다.

처음에 승반 심사 합격자 명단을 확인할 때 상당히 놀랐었다.

무반에서 승반했대서 그 윗반인 정반으로 승반한 줄 알았는데, 두 단계를 승반하여 병반으로 승반했던 것이다.

열여섯 살이면 송유하와 동갑이며, 잠룡관의 연차도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 년차에 저런 결과를 냈다니.

물론 본인이 열심히 노력한 결과겠지만, 아무래도 유명한 세가 출신이니 어려서부터 기반을 잘 다져 놓은 덕도 컸을 것이다.

세 사람 모두 잡담 없이 필요한 말만 하던 모습이 인상 깊었다.

무뚝뚝한 느낌이긴 하나, 예에 어긋나는 언행도 없었다.

나이답지 않게 진중한 분위기를 풍겼었고, 기도 또한 정돈되어 있었다.

세 사람의 정보를 보고 나서야 이유가 짐작이 되었다.

몇 년 전까지, 바다와 인접한 지역들은 해적들로 인해 크고 작은 피해들을 입었다.

그 중에서 피해를 가장 많이 입었던 지역이 바로, 대륙 남부의 광동이었다고 알고 있다.

황권의 영향력에서도 먼 곳이라 도지휘사가 이끄는 지방군이 해적을 상대할 수밖에 없었는데, 해적들이 너무 강하여 군대의 피해마저도 극심했다고 한다.

결국 지역의 무림 세력들이 나서서 해적들과 싸울 수밖에 없었고, 당연하게도 광동 무림을 대표하는 광주진가와 남천검문이 앞장섰다. 청원표국 또한 그들과 함께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고 알고 있다.

천마신교에 있을 때 들었던 정보였다.

잠룡관에서의 연차와 나이를 생각했을 때, 저 세 사람이 직접 나서서 해적들과 싸웠다고 여기기는 어렵다.

그러나 직접 참여하지 않았다 해도, 저들은 당시의 상황을 옆에서 보고 생생히 전해 들으며 자랐을 것이다.

주변 사람들 중에 해적들과 싸우다가 죽거나 다친 이들도 적지 않았겠지.

그렇기에 무공도 실전위주일 것이다.

실전을 겪은 어른들과 선배들이 철저하게 그쪽으로 훈련을 시켰을 테니까.

즉, 저들은 무공을 대하는 자세부터가 다를 수밖에 없고, 강해져야 하는 목표 또한 또렷할 수밖에 없는 입장인 것이다.

그래서 저들의 진지함이 이해가 되는 것이고.

서고에 적잖은 손님들이 찾아 온 상태라서 운기조식을 취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딱히 할 일도 없었기에 관도명부를 읽었다.

이전에도 한 번 훑어보긴 했었는데, 오늘 여러 사람들을 마주하고 나니 생각이 달라졌다. 더 자세히 알아두면 이후에도 쓸 일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앞으로도 틈틈이 읽어서 뇌리에 저장해 둘 생각이다.

광동 출신의 세 사람이 들어간 후에도 안휘 쪽 애들의 두런거리는 소리가 계속 들려오고 있다.

저놈들은 서고 예절도 모르나?

하여튼 문제라니까.

조금만 더 두고 보다가, 이후에도 계속 저러면 들어가서 정숙해 달라고 정중히 요청해야겠다.

그래봐야 놈들은 오히려 시비를 걸어올 가능성이 높지만, 애들의 시비쯤이야 뭐, 기억만 해두는 거지.

이후에 약간의 시간이 더 흘렀을 때쯤, 서고 안에서 아예 고성이 오가기 시작했다.

광동 출신의 세 사람이 서고에 들어간 후로 아직 일각이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서고 안에 들어가서 보니 안휘의 네 사람과 광동의 세 사람이 네댓 걸음을 격한 채로 마주보고 서있었다. 그 상태에서 말싸움이 오가는 중이었다.

이들보다 먼저 서고에 들어온 우문직의 모습은 시야에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어디선가 듣고는 있겠지.

“아니, 서고 안에서 정숙해야 하는 건 당연한 상식 아니오?”

광동 청원표국의 장남인 황성락의 말이었다.

그러자 안휘 숙주표국의 장남인 고호웅이 대꾸했다.

“서책을 읽으면서 우리끼리 약간의 의견 정도는 묻고 답할 수도 있는 거지, 뭘 그렇게 빡빡하게 구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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